애를 낳고 싶지 않은 주부입니다..

복불고기2010.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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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32살 결혼 5년차 직장인 주부입니다..

22살에 남편을 만나 27에 결혼했구요.. 아직 아기는 없어요..

사실..제가 별로 아이에 대한 애착이 없구.. 결혼하면서 남편한테 애는 좀 생각해보자고 반 강제로 남편한테 말해둔 상태예요..

남편이 집안에서 막내라 시댁에서도 크게 닥달하시거나 뭐라 그러시진 않구요..

속으로는 혹 문제가 있나 걱정하실 수는 있겠지만요..

 

제가 아이를 갖지 않은 이유는..

 

우선 제 노후대책입니다.

얼마나 삐까뻔쩍하게 살꺼라고 남자대를 끊냐는말.. 주위에서 아주 많이 들었어요..

남편과 저 맞벌이 부부지만.. 많지 않은 수입에다 결혼할때.. 시아주버님 사업자금으로 돈 다 날리고 정말 무일푼으로 시작했구요.. 아직 빚이 있는 상탭니다..

서민 둘이서 뼈빠지게 50살 기준으로 돈을 모은다고 해도.. 늙어 삐까뻔쩍하기 힘듭니다..

그저 두 늙은 노부부가 더운날 파지 안주워다닐 정도.. 그 상태 예상하고 있습니다..

 

두번째는 봉양해야할 어머니가 계십니다.

어머니에 대한 애착과 어머니를 편하게 오래오래 모셔야 하는 사명감.. 좀 깊습니다..

애 키운다고 제새끼 입에 고기 넣어줌서.. 평생을 키우느라 고생하신 어머니..뒷전으로 하기 싫습니다.. 내리사랑이라고.. 제 자식을 낳으면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되니까 그것 또한 겁납니다..

 

세번째는 우리 부부 나이입니다..

남편은 지금 37입니다.. 아이를 길러 그나마 성인구실할 20세가 되면.. 남편 58세입니다..

누가 그러더군요.. 아들은 내가 무덤에 들어갈때까지 키워야 한다고..

내가 아이한테 뒷받침 못해줬단 원망보다.. 내가 해주지 못한 미안함에 더 힘들것같아.. 겁쟁이 같이 이러고 있습니다..

 

어머니 그러십니다..

내가 늙어 니가 없었다면..내 노년이 얼마나 외롭고 쓸쓸했겠냐고..

자신의 딸이 늙어 자식없이 외로울까 겁나신답니다.. 우리 부부가 한날한시에 저세상 가는것도 아니고 누구든 남겨질 사람이 너무 외롭지 않겠냐고..

 

제가 칭구들 몇과 봉사활동을 갔었어요..

취지도 좋고 계모임이랍시고 술먹고 수다나 떨지말고.. 봉사활동 해보자구요..

고심끝에 애망원은 처음간 친구들이 겁먹어서 상처줄까 겁나구.. 고아원도 꾸준하지 않으면 상처 받는다 그래서 가까운 양로원에 갔었어요..

어른들 수발들고 씻겨드리면서 뿌듯함과 보람을 느끼고 싶었는데..

저희..딱 한번 갔습니다..

양로원을 나오면서 느끼고 싶었던 보람은.. 서글픔과 허망함으로 뒤덮어져..두번다시 가고싶지 않아졌습니다..

거동도 못하면서 반쯤 누워 답답한 병실에서 식사하시면서도.. 끊임없이 이어지는 자식 사랑과 칭찬.. 그리움이 .. 치가 떨리게 보기 싫었어요..

그래서 결국은 병걸린 몸으로 이런곳에서 낯선 이에게 수발받으시는 건가요..

 

물론 극단적인 예일 수 있지만.. 나는 아닐꺼란 막연한 믿음으로 결혼하면 무조건 애를 낳아 길러야 한다는 그런 사명감은 지고 싶지 않습니다..

하지만 저도.. 이런 제 생각에 확신이 없어.. 자꾸 묻고 고민하고.. 남편하고 상의하고 있지만.. 결정을 못내리고 있어요..

 

어떠신가요..?

제가 너무 계산적인가요.. 애를 낳아보면..이런 생각은 언제 했냐는듯이 싹 씻긴다는데..

제가 그 기쁨을 전혀 몰라.. 이런 글들을 쓰고 있는 건가요?

예전처럼 낳기만 하면 맘껏 뛰어 놀면서 알아 크는 세상.. 이젠 정말 옛말이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