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모르는 남편과 산다는것.

남촌2010.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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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모르는? (답답한)

결혼 18년차입니다.

내남편 결혼하면서 부터 지금까지 속썩인것 별로 없습니다.

음주안하고, 가정적이고, 제게도 잘 합니다.

애들한테도 매한번 댈줄 모르는, 착한 가장입니다.

귀가 얇아서  다단계 몇번 했지만 큰돈 날린거 아니라 괜찮습니다.

이 다단계를 하면서 속썩은 것은 말로 다 못합니다.

제일 싫은건 주위 사람들에게 눈치도 없이 하라고 권하고,

제 친정 식구들에게도 저 모르는 사이 전화하고.....이부분은 속터지다 한마디만으로

해결 안되지만, 통과 하겠습니다.

 

저도 나이가 있었고, 남편도 나이가 있는 상태에서

아는분 소개로 결혼을 했습니다.

별탈없이 살고 있구요.

남들은 속안썩이는 신랑 얼마나 좋으냐 허지만 저는 남편을 볼때 너무 답답합니다.

첫번째 답답은 뭘 모른다는 겁니다.

사람과 사람사이의 도리라든가....이런것들 정말 모릅니다.

(당연히 눈치 없고요, 상대방이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 캐치 못합니다.)

 

오늘 내남편이 너무나 창피했습니다.

제가 회사에 출근한 후에 급히 필요한게 있어서 남편에게 갖다 달라 부탁했습니다.

남편은 자영업. 제가 먼저 출근합니다.

회사 주차장에 차가 들어오더니 가지러 나오라고 전화하더군요.

그래도 와이프 다니는 회사고 사장님도 계시니

잠깐 와서 인사하고 가라고 했더니

그렇게 하더군요.

사장님과 인사나누니 사장님께서 들어와서 시원한것 한잔 드시고 가랍디다.

바쁘다고 그냥 간답니다.

2분도 안되는 사이 그냥 밖에 서성이다 가는 사람이

사장님 보고

"그럼 수고 해요"라고 말하고 차타고 가버립니다.

사장님 왈

"김과장 남편이 나이가 많은 가보네.....

(수고해요라는 말을 들은 사장님 얼마나 어이가 없었을까요.

사장님 나이가 울신랑보다 10살이상 많습니다.)

속이 터지고 터지고 너무나 창피해서 쥐구멍에 숨고 싶었습니다.

남편이 도착할 즈음에 전화 해서,

와이프 일하는 회사 와서, 사장님께 그렇게 밖에 못하냐고 한마디 했습니다.

그런데 남편왈 본인은 아무 잘못이 없답니다.

수고해요 라는 말이 뭐가 반말이냐고, 우깁니다.

한술 더 떠서 자기가 여기 고용된 직원도 아닌데 사장님 앞에서 왜 저자세를 해야 하냐고..

당당하게 살고 싶다네요.

저요. 이렇게 뭐가 뭔지  똥오줌도 못가리는 신랑 너무나 창피합니다.

살아오면서, 참 답답한 순간 많았습니다.

 

그런데 남편의 이런 모습은 시어머니를 꼭 닮았습니다.

우리 어머니 며느리들 사랑하시고 자식에게 손 안벌리시고

친정엄마처럼 좋으십니다.

어머님의 단점은 고집이 너무 센것과 (내주장이 무조건 옳습니다. 똑같은 레파토리 18년째 반복 하시면서, 결론은 내가 잘나서 집안이 이정도다. 마지막에 붙이는 말 니아버지 같으면 어리없다...)

 

또한가지는 경우를 모르신다는겁니다.

때에 맞는 처신을 할 줄 모른다는겁니다.

이부분이 자식중 몇명이 닮았고, 제남편이 으뜸입니다.

 

정말 속터졌던 일 써보겠습니다.

 

결혼 6개월만에 친정아버지가 돌아가셨습니다.

시댁에 딸2. 아들6남매입니다.

아버지 부의금으로 시아버지 5만원 딸랑 가져와 다녀가고, 형제들 아무도 안왔습니다.

나중에 들으니 아주버님과 형님은 형님친정아버지 돌아가셨을때

내남편이 (당시23세미혼) 안와서 안왔다고 당당히 말하더군요.

바로옆에 가까이 살던 둘째시누이, 제가 장례치르고 와서 마주쳐도

어려운일 당해서 힘들었겠네 소리 한번 할 줄 모릅디다.

 

그후 40일만에 시어머니 회갑잔치 하게되었습니다.

친정오빠가 대표로 회갑연에 오셨고,

다른형제들 빠짐없이 오빠편에 축의금 20~30만원씩 보냈더군요.

잔칫날 시어머니 내게와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니 친정 언니들은 왜 안오냐. 사돈지간에 이런때는 와봐야 하는건데...

진짜 사람으로 안보이더군요.

 

형님친정 어머니가 돌아가셨습니다.

자식들에게 알리지도 않고, 아버님이 또 대표로 혼자 다녀오셨다더군요. ㅎㅎㅎ

 

동서 친정 아버지가 돌아가셨습니다.

동서가 아이가 어려서 장거리 무리이니, 저보고 봐달라더군요.

부의금 보내고, 애 몇일 봐줬습니다.

거리가 멀다고 시부모님이고 형제고 모두 입딱고

제가 보낸 부의금이 전부였답니다.

 

결혼1년차쯤에 큰시누이가 돈이 필요하다더군요.

그때까지 시누이가 어떤 사람인지 몰랐던 저는

친정언니는 돈이 있는데, 은행이자는 너무 싸고, 믿을 만한 사람 있으면

돈을 빌려주곤 하던 때라...언니는 시골에서 살고, 농사 이외 별 소득이 없기 때문에

나쁜 이자놀이라고 생각치 않습니다.

언니에게 천만원 빌려다 시누이 빌려주고,

그돈 이자까지 제가 갚았습니다.

10원 벌면 30원 쓰는 헤픈 씀씀이에 당해낼 재간이 없어요.

큰시누의 만행을 나열하자면 이렇습니다.

남의 땅에 시부모 집 지어준다고 친정땅 저당잡혀 가져간돈 안갚았습니다.

동서가 가게하다 정리한돈 어떻게 알고 3일쓰고 준다고 빌려가 떼어먹었습니다.

(동서돈 아니고, 동서형부 보험회사에서 빌린돈이어서 동서가 다 갚았습니다)

되지도 않는 가게 차려놓고, 자꾸 기울어가니 동생 꼬뜩여서,  야금야금 돈 다 빼다 쓰고,

그 동생은 누나 때문에 이혼까지 했습니다.

지새끼 둘 대학 다 가르치고,....

나중에 들으니 큰시누가 딸래미 시집을 보낸다더군요.

십여년이 지나도록 저 어머님 앞에서 큰시누 때매 서운한 내색 안했었습니다.

돈한푼 안갚고 지새끼 시집보내는거 너무 얄미워 시어머니께

하손연 한번 했습니다.

어머니 역정내면서 하는 말.

"돈 안갚으면 새끼 시집도 보내지 말라는 말이냐. 너 참 그렇게 안봤더니 너무한다."

제가 부모님께 잘하는 편이었는데 이때6개월간 발길 끊었었죠.

부모님 연로하셔서 맘 풀고 지금은 잘 하지만.

 

주기적으로 부모님 뵈러 시골 다니는데

우리 작은애가 태어난지 6개월 됐을때의 일입니다.

부모님 뵙고 새벽에 올라와, 남편도시락 싸주려고(형편이 어려웠음)

전기밥솥에 밥하는데, 애기가 호기심에 손을 대는 바람에 손가락이 데었습니다.

그중 한 손가락은 여러번의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었죠.

어머니 애 다쳐서 어떠냐는 전화 한마디 없습니다.

제가 전화로 얘기해서 상황 다 알고 계셨습니다.

나중에 갔더니 우리 애 손가락을 보면서 하는 말 대박이었습니다.

 

"얼레, 손가락 기어이 병신됐구나."

아무리 무식해도 정말 이건 아니었습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보니 어머님의 한쪽면은, 생각없이 말하는게 몸에 베셨더군요.

친척들앞에서도 오해 살만한 말을 스스럼 없이 내뱉으시더군요.

지금은 그러려니 하고 받아들입니다. 어쩌나요. 방법이 없는거잖아요.

 

제가 별거 아닌것 같고 예민한건지 모르겠습니다만,

오늘 정말 창피하네요.

울남편이 제 회사에 올일도 없지만,

온다고 해도 정말 말리고 싶네요.

애들은 커가고, 사오정 같은 아빠의 행동때문에

애들 나름대로 스트레스도 받는 것 같고.

그냥 답답해서 써봤네요.

 

다행히도 아이들은  빠릿빠릿하고 말귀도 빨리 알아듣고, 공부도 잘하고

잘 자라주어서 감사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