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 미친년이군

-2010.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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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본 순간 자신의 사람이라고 생각했단다.

그래서 나에게 조심스레 다가오기 시작했단다.

매일 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 몇달에 한번 정도 밖에 볼 수 없어서

보고싶어 죽겠노라고 연락을 해오기 시작했었다.

그러기를 일년 반.

그렇게 시간은 미친듯 흘렀고

나는 그 사람을 받아들이지 못했고

나에게 그는 그냥 친구같은 사람. 그에게 나는 사랑의 대상체.

우리의 관계는 그러했다.

 

길들여진다는 것. 누군가 지속적으로 나에게 사랑을 외칠때

그것이 정말 농담,장난으로만 느껴지지 않을때

우리는 길들여지는 것 같다.

내가 그렇게 길들여졌었나보다.

그 사람의 사랑한다는 말에 웃고 있었고

보고싶다는 말에 가슴떨리고 있었다.

다만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고 누구에게도 부정하면서

그냥 내겐 친구라고 말하면서 말이다.

나도 모를 내 마음에 어느새 자리가 생겨났고.

현실적으로 우리는 함께할 수가 없고 결혼이란 형식도 너무나 먼 나라의 일이다.

나는 계속 거부하고 부인하고. 그렇게 시간은 지났는데

오랜만에 만난 그 사람.

나를 안았고 또 안았다.

떨리는 목소리와 손을 느꼈었다.

여전히 사랑한다 하고 내게 사랑해달라 애원했다.

함께하자고 얘기하고 옆에있고 싶다 얘기했다.

내 몸은 그에게 안겼고 또 안겼다.

일반적인 사랑의 마지막 행위까지는 가지 않았지만

결코 그에 못지않은 사랑의 행동을 했었다.

내 행동을 믿을 수 없을만큼 내가 인정하지 않았던 그 사람을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사람은 또 그렇게 변한단다.

그 사람은 다시 그의 자리로 돌아갔고

나는 그 사람의 한결같음을 바랬었단다.

결국 매일 걸려오던 전화도 메세지도 수 많은 메일들은

돌아간 다음날로부터 극도로 줄어들기 시작했다.

예견된 일이었던 것 처럼.

 

나는 여전히 그 사람을 그냥 친구로만 대한다.

무언가 요구하고 따질 그럴 관계가 아님으로.

여전히 모호한 우리의 관계.

변함을 느끼지만 절대로 각성해달라고 요구할 수 없는 우스운 관계.

 

거의 십분의 일로 줄어든 연락이지만 그래도 그 사람은 나에게 사랑해.를 외친다.

여전히 나는 들떠있지 않는 목소리로 대답한다.

아니라고.

내 맘속의 아니라는 답은 무엇의 아님인지 나도 모른다.

부족한 나 때문인지 사람이 싫음인지..

금욕적으로 살아가지 못한 이 살아있음을 표시하는 본능이 한없이 어이가 없고

결국엔 변해가고 시들어가는 한 사람을 다시금 보면서 또 웃음이 나온다.

당신과의 시간때문에 내가 당신한테 집착해 가는 모습은 보이고 싶지 않다.라는

굳은 신념으로 한결같은 목소리를 유지한다.

 

하지만 상황은 전과같지 않다.

변한다는 것을 막을 힘은 나에게는 없다.

요구할 수도 없다. 내가 부정해온 남녀의 관계이기 때문에

그냥 또 웃는다.

나는 조금 더 다가갔나보다.

흔히 말하는 여성의 심리가 작용했고

그 사람은 조금 더 느슨해졌나보다.

흔히 말하는 남성의 심리가 작용했나보다.

조금 더 가지게 되었다고, 자신에게 조금 더 속했다고,

 

이렇게 우리는 또 좁혀지지 않은 관계가 유지되고 있다.

평상심을 잃은채 나를 잃은채 살아가게 되는거다.

이 연애도 아니고 뭣도 아닌것이 사람을 힘들게한다.

남녀의 관계란 이렇다.

확실한 것이 참 없다.

 

이래도 저래도 움직일 사람마음일테다.

 

그냥 얘기가 하고 싶었다.

나는 연애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더군다나 결혼따위는 생각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남자란 나에겐 그냥 사람일 뿐이다.

그런데 이렇게 날아든 일년반의 시간이 나를 뒤흔들고 있는거다.

욕심은 끝없이 늘어가고 상황은 변하지 않고 나는 또 미쳐가게 되는거다.

가만히있고 싶었는데.

 

부럽다. 자유롭게 사랑을 하는 이들이.

 

도대체 알 수 없는 밑도끝도없는 글을 쓸 수 밖에 없는건

이 세상 어디에도 말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변해가는 그 사람에게도 변하지말라 얘기할 수 없고

내 곁에 존재하는 사람에게도 그런말을 해볼 수 없고

나에게는 내스스로 말해도 내 생각말고는 대답이 없다.

그래서 그냥 중얼거리는 것이다.

어리석은 사람임을 말하는 것이다.

 

사람살이 참 쉽지않다.

그게 남녀일때는 더 원초적으로 쉽지가 않다는것이다.

모든게 쉽지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