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쮜야's Belgium> 다시 찾은 길

이주희2010.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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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ugge에 도착한 주말~!! 동네 한바퀴를 돌고 나니...

내가 살던 집과 함께 한 가족들이 너무너무 그리워진다.

가족끼리 정원을 손질하는 풍경, 집을 비우고 여행을 떠났는지 한적한 길들,

개를 데리고 산책 나오신 아줌마를 보니 엄마 생각도 나고 ㅠ

아까부터 지도를 펼쳤지만...

내가 걷고 있는 이 길은 지도에 있는 그곳이 아닌 엉뚱한 곳으로만 나를 이끈다.

2시간을 헤매다가 더이상 헤맬 수는 없어 뒤뜰에 산책나오신 할아버지를 불러서 길을 물어봤다.

힘겹게 몸을 가누며 달팽이만큼 천천히 걸어나오시는 할아버지를 보니 괜히 부른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지도를 보여드리며 이곳에 가고 싶다고 했더니...

"I can't see" 어맛!! 앞이 안보이시는 할아버지다.

할아버지는 내 지도를 들고는 말을 어렵게 이어가시면서 오랜만에 입을 여셨는지...

걸쭉한 침 방울을 입에서 늘어뜨리셨다.

아~~~악!! 내 지도가 그 침 방울을 받을 준비를 하고 있다. 으악!!!

그래도 힘겹게 걸어나오신 할아버지께 고맙다는 말을 남긴채 얼른 지도를 낚아채서... 뒤돌아 나왔다. ㅠ.ㅠ

 

자전거 도로랑 인도랑 구분이 안가서 자전거 도로로 내가 걷고 있었나보다.

뒤에서 벨을 울리며 따라오는 사람들 아~!! 서럽다. 길도 못 찾고 헤매이고 있는데...

사람들은 쌩하니 자전거를 타고 사라진다.

도대체 brugge에 있다는 마르크스 광장은 어디에 있는건지? 2시간 넘게 외곽만 한바퀴 돌았나 보다.

 

2시간을 헤매이다 드디어 들어선 길엔 자전거 한 대가 덩그러니...

빨간색 문과 창틀이 예쁜 흰색 집이 있는 브뤼헤 어느 골목길 

 

 

 

 아~!! 가을이구나.

 

 

 

 이 자전거라도 타고 가고 싶었다. 2시간 넘게 광장은 찾지도 못하고 돌아다닌 난 이미 지쳐버렸다네~

 

 

 

 창가엔 누군가가 물을 주며 가꾸고 있는 화분들이 놓여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까사미아(CASAMIA) 매장에서만 볼 수 있는 sia제품들이 가득한 곳

 

 

 

 벌써 크리스마스 소품들이 한 가득 쇼윈도를 채우고 있다.

빨간색 오너먼트와 산타 클로스 인형, 솔방울과 베리열매로 만든 초컵 받침용 리스도 있고...

쮜야는 빨간색 크리스마스 소품들을 구경하느라 눈이 반짝반짝~!!

 

 

 

빨간 모자와 장갑을 낀 인형, 베리 열매가지들, 크리스마스 카드에 꼭 등장하는

포인세티아 화분은 매년 크리스마스 시즌마다 사랑받는 아이템들이다.

 

 

 

 개구장이 빨간모자 아이들은 바구니 한가득 베리열매 가득 가득!

Merry Xmas가 필기체로 적힌 빨간색 머그컵에

아메리카노 한 잔을 마시는 상상만으로도 내 마음은 이미 따뜻해진다.

 

 

 

 

 

 

 

 케롤이 은은하게 울려퍼지는 겨울이 오면 내 방에 초도 하나 켜고,

크리스마스 트리에는 예쁜 인형이랑 빨간색 유리 구슬 오너먼트를 달고 있을 나를 상상을 해본다. ^____^

 

 

 카라, 국화,장미며 수국... 온통 하얀색 꽃들이 가득한 조화 코너

 

 

 

 찬장 가득 들어있는 그릇들도 탐나고, 식탁위에 셋팅된 유리잔과 식기들도 탐나고...

집안을 아늑하게 비춰줄 샹들리에와 스탠드도 탐나고... sia매장을 둘러보면 온통 탐나는 것들 뿐이다.

난 언제쯤 이런 예쁜 소품들로 집을 꾸미게 될까?? 아~!! 요런 것들 볼땐 정말 결혼하고 싶단 말이지.ㅋ

 

 

 

 브뤼헤 광장으로 가는 길에 들른 sia매장

 

 

 

 인테리어 소품점을 실컷 구경하고 나와서 또 길을 걷는다.

오토바이 뒤에 타고 가는 저 여자분이 갑자기 부러워지네~^^

 

 

 

 와~!! 이번엔 초코렛 상점 쇼윈도를 들여다 본다.

걸쭉하고 진한 초코라테를 가득 담고, 케잌 한 조각을 놓으면 안성맞춤일 그릇을 보니 그냥 지나칠 수 없다.

너무너무 사고 싶었는데... 내 욕심을 누르면서 그저 한동안 바라만 볼 뿐...   

 

 

 

 물 위에 있는 집

 

 

 

브뤼헤는 광장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지 주변을 빙 둘러서 수로가 나 있다. 그 위로는 배가 지나다니고...

관광객들은 배에 올라타기 위해 기다리고... 손님을 가득 채운 배는 브뤼헤를 한바퀴 크게 돌게 되는거지~

 배 위에서 풍경을 바라보는 것도 참 좋지만 말야 난 골목골목을 걸으면서 

그 안에 있는 상점들 하나하나를 다 내 마음안에 담아두고 싶어.

 

 

 

 

 

 

 

 

 

 

 

 

 

 

 

 어떤 이들은 그저 2~3시간 코스로 브뤼헤를 휙 돌고나서는 기차를 타고 다른 곳으로 떠난다.

난 2박 3일동안 이곳에 머물기로 했다.

그리고 나중에 네델란드를 여행한 후에 다시 돌아올 브뤼셀에서 머물면서

한번 더 이곳에 올 계획을 세워본다. 과연 계획대로 될까?? ^^

 

 

 

 

 

 

 

 

 

 

 

 

 

 

 

 

 

 

 

 

 

 

 

 

 나처럼 누군가도 쇼윈도 안을 들여다 본다. 만나기로 한 여자친구를 기다리면서?

아니면 지나가는 길에 눈길을 끄는 물건을 발견하고?

 

 

 창안에서 밖을 내다볼 때 우리는 그저 밖의 풍경을 바라보게 된다.

창 밖에서 창 안쪽을 들여다 볼 때 우리는 그 창 유리에 비친 바깥 세상을 보게 된다.

내가 속한 이 공간과 시간을 함께 나누는 사람들, 그리고 내 뒤로 보이는 건물들이 그 안에 있다.

 

 

 

 겨울이 되면 누군가에게 줄 선물을 포장할 때

난 리본보다는 털실을 이용해서 포장지를 묶었던 기억이 난다.

따뜻한 마음도 전달되고... 계절감도 느낄 수 있고...  

누군가는 쇼윈도를 꾸밀 때 뜨개질용 바늘과 털실을 이용했다.

 

 

 

 

자전거를 타고 바쁘게 스쳐지나가는 사람들과 그 사람들을 여유있게 바라보는 노천카페에 앉은 사람들

어떤 이는 바쁘게 세상을 살아가고, 또 어떤 이는 그 바쁜 세상을 그저 바라볼 때가 있다.

돌아보며 바라볼 시간조차 사치라고 느끼며, 끝없는 욕심으로 가득한 세상 속에 서 있던 나

 

어느날 그녀는 여행을 떠났다.

 

지금~!! 여행기를 쓰는 동안 만큼은 그 바쁜 세상을 바라보는 관조자가 된다.

세상 속에서 열심히 살아가야 하는 동시에 우리에게는 그 세상을 바라보는 시간도 필요하다.

기도하는 시간만큼은 열심히 살아온 시간들을 돌아보고 바라보게 된다.

여행을 하는 시간 속에서도 우리는 살아온 시간과 삶을 돌아보게 된다.

 

여행은 세상을 끝없는 호기심으로 바라보게 하지만... 기도는 세상을 끝없는 겸손함으로 바라보게 한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지금의 나는 요즘 기도를 한다. 그리고 세상 속에서 작아지는 나를 보게된다.

진정으로 내가 가야할 길, 변함없이 따라가야 할 그 길을 알기위해 오늘도 나는 기도한다.

 

 

 

 

 

 

 

 

 

 

 

 

그들이 나누는 대화

"나도 네 나이땐 말야~"로 시작할 것 같은 그들의 대화

 

 

 

마침 비둘기 떼가 슈르륵 지나가는데... 그 중에 한 놈이 걸려들었다.

 

 

 

계단모양을 닮은 건물 정면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광장은 언제나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유럽인들의 삶은 광장에서 시작해서 광장에서 끝나는 것인가?

이른 아침 광장에는 장이 열리기도 하고... 주말엔 축제나 결혼식이 행해지기도 하고...

한 낮엔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며 광장을 지나다니는 사람구경에 눈동자를 굴리는 이도 있고...

 커피 한 잔과 함께 친구들이나 가족과 삶을 이야기하는 이도 있다.

겨울이 되면 광장엔 아이스링크가 만들어지고 젊은 사람들은 스케이트를 타기도 하고...

내가 후에 다시 찾은 브뤼헤 광장엔 아이스링크가 있었다. ^____^

 

 

 

현지인들은 절대 탈 일이 없는 마차. 요런거 타고 즐기는 것도 관광객이니까 누리는 특권이다. ㅎㅎㅎ

하지만 이런거 타는 거 별로 즐기지 않는 쮜야는 그저 바라만 볼 뿐...

 

 

 

아는 언니가 내가 유럽여행을 준비한다니까 벨기에 브뤼헤에 가면

꼭 레이스를 뜨고 계시는 할머니를 찾아보라고 했다.

이미 레이스 파는 가게들은 관광객들의 입에 맞추느라 상업적이 되어 버려서...

레이스 뜨고 있는 장인할머니 같은건 찾아볼 수 없었다. 물론 어딘가에 있었을지 모르겠지만...

 내 눈에 띄지는 않았다. 레이스 뜨는 방식도 지역마다 차이가 난다고 한다.

브뤼셀에 있는 레이스 가게에서 본 레이스보다

훨씬 정교하고 화려한 브뤼헤 가게에 진열된 레이스들을 사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그냥 구경하는 거지뭐~^^

 

 

 

 

레이스로 가득한 쇼윈도

 

 

 

 

 

 

 

 

 

 

 

 

 

 

 

 

 

 

 

 

 

 

수로는 길을 따라 계속 이어진다~~^^ 브뤼헤는 해질 녘 수로 옆 풍경이 너무 아름다웠다.

 

 

지도를 확인하는 관광객

브뤼헤 지도를 보면 광장을 중심으로 퍼져있는 관광지를

둥글게 빙 둘러서 수로가 지나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관광지 사이를 관통하는 수로도 있다. ^^

 

 

 

길을 걷다보면 수로 옆으로 집들이 늘어선 풍경을 볼 수 있다.

 

 

 

브뤼헤는 작지만 아기자기하다.

건물과 건물사이를 간신히 지나갈 수 있는 좁은 길을 나오면 아까 왔던 그 길에 레이스 가게가 있고,

넓은 광장이 나왔다가도 광장에서 퍼져 나가는 여러 갈래의 길 중에 한 곳을 선택해서 걸어가면

초코렛을 파는 상점,기념품 가게 그리고 와플이며 감자튀김을 파는 가게,

샌드위치와 커피를 파는 가게, 치즈나 햄등을 판매하는 식료품 가게가 나온다.

조금 넓고 잘 정돈된 세련된 길가에는 벨기에 브랜드 중에 하나인 키플링 가방 가게도 있고,

젊은이들이 좋아할 만한 옷가게도 있다.

어느새 상점들을 구경하는 재미에 빠져 시간이 쉬리릭 흘러가 버렸다.

하늘 꼭대기에 있던 해도 지쳤는지 많이 기울어져 있다.

 

 

자전거를 타고 어딘가를 급히 가시는 아저씨

 

자전거를 타고 가는 풍경은 유럽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다.

그 복잡하던 런던 시내에서도 빨간 2층버스를 요리조리 피해가며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던 사람을 봤으니까...

 이런 넓고 한적한 길에서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건 당연하쥐~

골목을 지나다 보면 자전거만 지나다닐 수 있는 길이 따로 있다.

나중에 자전거를 빌려서 타보니까 그때서야 그 표지판이 보이더라고요~ㅎㅎ

사람은 일단 여러가지 경험을 해봐야~~ 무언가를 알 수 있나보다. 그 전엔 관심도 없었는데...

 

 

 

관광지역을 조금만 벗어나도 정말 한적하다.

딱 나이 들어서 남편과 둘이 조용히 살고 싶을 때 다시 오면 좋을 그런 곳이다.

 

 

 

 

 

 

 

 

 

 

이곳 마트는 일찍 문이 닫네요. 어제부터 과일이 너무 먹고 싶어서

숙소로 가려다가 일부러 온 길을 되돌아가서 마트까지 갔는데 문이 닫혔더라구요.ㅠ.ㅠ

그래서 오늘은 마트가 보이자마자 얼른 들어가서 천도복숭아 한상자를 샀어요.

벌써 세 개나 홀랑 먹어버리고... ㅎㅎㅎ 브뤼헤 지도 위에 올려놓고 기념컷~ 한장!! 찰칵!

 

 

브뤼헤 지도: 벨기에 브뤼셀에서 미리 챙겨놓은 지도다. 브뤼헤 유스호스텔에도 비치되어 있었다.

www.use-it.info (USE-IT EUROPE-tourist info for young people)

 

 

 

 수로 위에 세워 놓은 개인 보트들인데 이런 건 언제 타는거지??

 

 

 

보트 모양도 가지각색~!! 지나가다가 보니 보트 안에서 노부부가 함께 차를 마시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브뤼헤의 9월

 

한적한 산책로 그리고 잔디 위 낙엽을 밟으며 걷고 있는 할머니를 보니 가을느낌이 물씬 난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계절~!! 가을을 브뤼헤에서 맞이하니 가슴이 설렌다.

기나긴 추위가 계속 될 겨울로 가는 길목에서 가을은 마지막 발버둥을 치듯

최고의 아름다운 풍경들을 만들어낸다.

코 끝이 싸하게 시린 바람 사이로 비처럼 그리고 음악처럼 떨어지는

잎새들과 덩그러니 놓인 사람없는 벤치만 바라보아도 좋고,

옷깃을 여미며 홀로 걷는 신사의 뒷모습이 점점 작아지는 모습을

벤치에 앉아서 가만히 지켜봐도 좋고,

소리없이 마음으로 읽고 있던 시집 위로 떨어지는 잎새가득 번져있는

붉은 가을빛에 내 마음도 붉게 물든다.

새롭게 시작되는 봄의 설레임과는 사뭇 다른 여물어 가는 성숙함 속에 가을을 홀로 맞이해본다. 

 

 

 

 

4인실 숙소 한켠에 있는 침대 위에 두 다리를 뻗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종일 걷고 또 걸었던 하루가 거의 끝나가는 시간~!!

앞에 보이는 저 다리를 지나서 걷다보면 내가 머물고 있는 유스호스텔이 나온다.

 

 

신 호  대 기

 

차보다 앞에서 신호를 기다리는 자전거 탄 사람들

 

 

 

 지친 몸을 거의 질질 끌다시피해서 터덜터덜거리는 걸음으로 도착한 숙소

하루종일 정말 일년치 걷는 건 다 걸었나보다. ㅋㅋㅋ

많이 걸으니 안가던 화장실도 잘 가고...

 

어떤 이는 한국에 있는 자기 남자친구에게 전화를 걸어서 얘기 했단다.

 

여자 왈

 "자기야~!! 나 여기 음식이 입에도 잘 맞고 몸에도 잘 맞나봐~!

변비가 싹 없어졌어. 아무래도 나 여기 살아야겠오~~"

 

남자친구 왈

 "음식이 잘 맞는게 아니라 매일 걸어서 그래~!! ㅋ

다시 돌아와서도 그렇게 하루종일 걸어봐.~~ 잘 나온다. 빨랑와~~!!"

 

 

 

 

 2008. 09. 27  브뤼헤의 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