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팅 관련 톡은 언제 봐도 재밌는 것 같아요 저도 트라우마로 남은 소개팅 얘기 하나 해볼까 해요^^ 바로 시작하겠음 7월말에 있었던 따끈따끈한 이야기임 주선자는 엄친아 (말 그대로 그냥 엄마의 친구분의 아들) 엄친아 오빠가 자기랑 진짜 친하고 얼굴도 매우 잘생겼다며 소개를 시켜줌 주선자 자체가 좀 못미더웠지만 그래도 외로운 나는 소개팅을 강행함 두근두근 디데이가 되었음 나는 설레는 맘을 붙잡고 토요일 6시 강남역 지오다노 앞에 서있었...으나 진짜 사람 붐비는 거 싫어하는 나에게 항상 그곳은 지옥이고 그날도 어김없이 지오다노 앞은 북새통이였음 거기서 소개팅 해본 사람은 알 거임.. 그것은 마치 쟤가 소개팅남인가? 얘가 소개팅남인가? 월리를 찾아라를 마음속으로 수백번 하는 기분임 그 때 소개팅남에게서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음 "저저 거거의 도착했는데요~ 지지오다노 앞엔 사사람이 너무 많으니까 그.. 그그 옆에 파파ㅏ스쿠치 앞에 서서서계세요 저저ㅓ저는 진한 남색 남방을 입입입고있어요" 나 쒸프뜨끼 안빠지는 거 아님 그냥 이사람 긴장했는지 말을 아주 많이 더듬었음 나는 자신감 있는 남자가 좋은데 아직 만나보진 않았지만 말까지 더듬는 연약한 모습이 뭔가 싫음 그래도 한편으로는 '되게 긴장했네......귀엽다^^' 고 애써 마음을 달랬음 파스쿠치로 이동한 나는 열심히 열심히 남색 남방 입은 남자를 찾았음 남색 남방 남색 남방 남색 남방......... 시간이 아무리 아무리 많이 지나도 남색 남방을 입은 남자가 보이지 않았음!! 뭐야.. 하면서 전화를 다시 거는데 뭔가 파스쿠치 앞의 사각지대같은 곳에 어떤 남자가 전화를 받음 뜨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진짜 진짜 사람을 겉모습으로 판단하면 안되는 거지만 그 순간의 거부감은 농담이 아니라 그 더운날 내 팔의 털이 직립할 정도였음 그렇지 남색 남방 내가 생각했던 남방의 그것이 아니였음 남방은 앞 뒤 가리지 않고 대문짝만하게 BEANPOLE이라는 글자가 천으로 덧대어 자수놓여 있었음 글자의 끝부분은 빈티지함과 자유분방함을 강조하게끔 실밥이 너덜너덜했음 또한 태어나서 그렇게 커다란 바퀴 그림을 처음 본 것 같음 농담 아니고 빈폴집 사장 아들인 줄 알았음 그리고 언뜻 목에 보이는 그것은............ 아........ 그것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까만 줄에 코끼리 상아 모양의 스뎅이 달린 목걸이였뜨유ㅠㅠㅠㅠ 나름 멋부린다고 하고 나오신 악세사리....^^ 하지만 그 상아 스뎅이 어머니가 주신 팬던트여도 용서못하겠음!!!!!!!!! 부수적으로 바지는 힙합퍼들이 사계절 입을 것 같은 무심한 통바지 까만 아디다스 운동화.. 운동화는 그저께 산 듯 하얀 세 줄이 눈부셨음 머리스타일은 왁스라고는 발라본 적 없는 린스를 아주 세심하게 잘 하고 나온 듯한 정갈하고 차분한 조금 긴 머리였음 우리 외삼촌 고시공부 하는 중인데 삼촌생각났음..... 친척돋네 그리고 서 있는 자세도 어깨가 매우 구부정하여 펴주고 싶을 정도로 아주 매우 많이 자신감이 없어 보였으나 아이러니하게도 청바지 호주머니에는 엄지를 제외한 나머지 손가락을 시크하게 구겨넣고 남자의 호기로움을 표현해주었음 물론 그래도 사람이 진짜 입은 것, 외모만 보고 모든 걸 평가하면 안되기에 그런 옷입는 것 쯤 내가 바꿔 입히면 그만이기에 나는 고슴도치처럼 직립한 나의 팔 털들을 쉬쉬 달래고 정말 인간 대 인간으로 진솔한 대화를 나누기 위해 장소를 이동했음 물론 대화를 하는 도중에 버릇일지 모르지만 그놈의 콧구멍의 동굴과 동굴 사이를 계속 잡아당겨서 나를 미치게 만들었음 대화가 오가고 시간이 흐를 수록 아직도 해가 지지 않는 여름이 너무너무 싫었음 우리의 대화는 이러했음 1. 취미 나는 사실 이런 질문이 올 때면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음 그래서 이것저것 주섬주섬 진부한 대답을 해줬음 "그냥 뭐.. 책보고.. 음악도 듣고.. 그림도 그리고.." 여기서 말하는 그림이란 스케치를 이야기 하는 것임 나는 미술을 전문적으로 배운 적은 없지만 스케치를 무척 좋아해서 못그리지만 종종 그릴때가 있음.. 그래봤자 1년에 두번? 이 '그림'이라는 단어에 빈폴남은 격하게 반응함 "오!! 어떤 그림이요? 저 만화 되게 좋아하거든요!! 애니도 자주 보구요 만화책은 꼭 사서 보구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난 만화책 본 것도 손에 꼽는 사람임... 2. 특기 그 사람은 타로점을 아주 잘 본다고 함 귀엽게 봐주고 싶었지만 자꾸 그 콧구멍 사이의 살을 잡아 당기는 손으로 타로카드를 만진다고 생각하니 정말 현기증이 났음 3. 2세기 이 대화는 아직까지도 미스테리로 남은 대화임 앞에 무슨 얘길 했는지는 까먹었음 한참 얘기를 하다가 이 사람이 "괜찮아요 저는 2세기를 살꺼니까요" 라는 대사를 날렸음 나의 당황했던 그 느낌이 아직도 생생함 웃어야 하나 끄덕끄덕 해야 하나 고민하던 나는 결국 "네?" 하고 되물었음 "2세기요. 200년.." 그래요 인마 내가 2세기가 200년인걸 몰라서 되물은게 아니잖슴 난 아마 이쯤에서 대화를 포기했던 것으로 기억함 휴.. 더 많고 자세한 얘기가 있지만 이쯤에서 마무리 하겠음 이제 나는 빈폴이 아주 조금은 싫어진 것 같음 200년후에 그와 함께 자멸했으면 좋겠음 그리고 여러분 스뎅 팬던트 목걸이는 안돼요 어머니가 주신 팬던트여도 안됨 끗 5
특정 브랜드의 거부감을 불러일으킨... 소개팅남
소개팅 관련 톡은 언제 봐도 재밌는 것 같아요
저도 트라우마로 남은 소개팅 얘기 하나 해볼까 해요^^
바로 시작하겠음
7월말에 있었던 따끈따끈한 이야기임
주선자는 엄친아 (말 그대로 그냥 엄마의 친구분의 아들)
엄친아 오빠가 자기랑 진짜 친하고 얼굴도 매우 잘생겼다며 소개를 시켜줌
주선자 자체가 좀 못미더웠지만 그래도 외로운 나는 소개팅을 강행함
두근두근 디데이가 되었음
나는 설레는 맘을 붙잡고
토요일 6시 강남역 지오다노 앞에 서있었...으나
진짜 사람 붐비는 거 싫어하는 나에게 항상 그곳은 지옥이고
그날도 어김없이 지오다노 앞은 북새통이였음
거기서 소개팅 해본 사람은 알 거임.. 그것은 마치
쟤가 소개팅남인가?
얘가 소개팅남인가?
월리를 찾아라를 마음속으로 수백번 하는 기분임
그 때 소개팅남에게서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음
"저저 거거의 도착했는데요~ 지지오다노 앞엔 사사람이 너무 많으니까
그.. 그그 옆에 파파ㅏ스쿠치 앞에 서서서계세요
저저ㅓ저는 진한 남색 남방을 입입입고있어요"
나 쒸프뜨끼 안빠지는 거 아님
그냥 이사람 긴장했는지 말을 아주 많이 더듬었음
나는 자신감 있는 남자가 좋은데 아직 만나보진 않았지만
말까지 더듬는 연약한 모습이 뭔가 싫음
그래도 한편으로는 '되게 긴장했네......귀엽다^^' 고 애써 마음을 달랬음
파스쿠치로 이동한 나는 열심히 열심히 남색 남방 입은 남자를 찾았음
남색 남방 남색 남방 남색 남방.........
시간이 아무리 아무리 많이 지나도 남색 남방을 입은 남자가 보이지 않았음!!
뭐야.. 하면서 전화를 다시 거는데
뭔가 파스쿠치 앞의 사각지대같은 곳에 어떤 남자가 전화를 받음
뜨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진짜 진짜 사람을 겉모습으로 판단하면 안되는 거지만
그 순간의 거부감은 농담이 아니라 그 더운날 내 팔의 털이 직립할 정도였음
그렇지 남색 남방
내가 생각했던 남방의 그것이 아니였음
남방은 앞 뒤 가리지 않고 대문짝만하게
BEANPOLE이라는 글자가 천으로 덧대어 자수놓여 있었음
글자의 끝부분은 빈티지함과 자유분방함을 강조하게끔 실밥이 너덜너덜했음
또한 태어나서 그렇게 커다란 바퀴 그림을 처음 본 것 같음
농담 아니고 빈폴집 사장 아들인 줄 알았음
그리고 언뜻 목에 보이는 그것은............
아........ 그것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까만 줄에 코끼리 상아 모양의 스뎅이 달린 목걸이였뜨유ㅠㅠㅠㅠ
나름 멋부린다고 하고 나오신 악세사리....^^
하지만 그 상아 스뎅이 어머니가 주신 팬던트여도 용서못하겠음!!!!!!!!!
부수적으로 바지는 힙합퍼들이 사계절 입을 것 같은 무심한 통바지
까만 아디다스 운동화.. 운동화는 그저께 산 듯 하얀 세 줄이 눈부셨음
머리스타일은 왁스라고는 발라본 적 없는
린스를 아주 세심하게 잘 하고 나온 듯한 정갈하고 차분한 조금 긴 머리였음
우리 외삼촌 고시공부 하는 중인데 삼촌생각났음..... 친척돋네
그리고 서 있는 자세도 어깨가 매우 구부정하여 펴주고 싶을 정도로
아주 매우 많이 자신감이 없어 보였으나
아이러니하게도 청바지 호주머니에는 엄지를 제외한 나머지 손가락을
시크하게 구겨넣고 남자의 호기로움을 표현해주었음
물론 그래도 사람이 진짜 입은 것, 외모만 보고 모든 걸 평가하면 안되기에
그런 옷입는 것 쯤 내가 바꿔 입히면 그만이기에
나는 고슴도치처럼 직립한 나의 팔 털들을 쉬쉬 달래고
정말 인간 대 인간으로 진솔한 대화를 나누기 위해 장소를 이동했음
물론 대화를 하는 도중에 버릇일지 모르지만
그놈의 콧구멍의 동굴과 동굴 사이를 계속 잡아당겨서
나를 미치게 만들었음
대화가 오가고 시간이 흐를 수록
아직도 해가 지지 않는 여름이 너무너무 싫었음
우리의 대화는 이러했음
1. 취미
나는 사실 이런 질문이 올 때면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음
그래서 이것저것 주섬주섬 진부한 대답을 해줬음
"그냥 뭐.. 책보고.. 음악도 듣고.. 그림도 그리고.."
여기서 말하는 그림이란 스케치를 이야기 하는 것임
나는 미술을 전문적으로 배운 적은 없지만 스케치를 무척 좋아해서
못그리지만 종종 그릴때가 있음.. 그래봤자 1년에 두번?
이 '그림'이라는 단어에 빈폴남은 격하게 반응함
"오!! 어떤 그림이요? 저 만화 되게 좋아하거든요!! 애니도 자주 보구요
만화책은 꼭 사서 보구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난 만화책 본 것도 손에 꼽는 사람임...
2. 특기
그 사람은 타로점을 아주 잘 본다고 함
귀엽게 봐주고 싶었지만 자꾸 그 콧구멍 사이의 살을 잡아 당기는 손으로
타로카드를 만진다고 생각하니 정말 현기증이 났음
3. 2세기
이 대화는 아직까지도 미스테리로 남은 대화임
앞에 무슨 얘길 했는지는 까먹었음
한참 얘기를 하다가 이 사람이
"괜찮아요 저는 2세기를 살꺼니까요"
라는 대사를 날렸음
나의 당황했던 그 느낌이 아직도 생생함
웃어야 하나 끄덕끄덕 해야 하나 고민하던 나는 결국
"네?" 하고 되물었음
"2세기요. 200년.."
그래요 인마 내가 2세기가 200년인걸 몰라서 되물은게 아니잖슴
난 아마 이쯤에서 대화를 포기했던 것으로 기억함
휴.. 더 많고 자세한 얘기가 있지만 이쯤에서 마무리 하겠음
이제 나는 빈폴이 아주 조금은 싫어진 것 같음
200년후에 그와 함께 자멸했으면 좋겠음
그리고 여러분 스뎅 팬던트 목걸이는 안돼요 어머니가 주신 팬던트여도 안됨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