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이런 것을 두고 많은 사람들은 세상이 불공평 하다고 생각을 할 것이다. 대한민국 온 전체가 붉은 악마의 물결로 뒤 덮혀 있을 때 축구의 'ㅊ'자도 모르는 나는 유럽의 한 최대 방송국 팀 통역으로 일하며 알지도 못하는 축구를 1시간 이상 앉아서 관람해야 하는 개 고통을 맛봤다. 그나마 축구의 게임 방식에 대해 내가 오직 아는 것은 '골 인'이라는 것인데.... 것도 어떨 땐 나쁜 시력 때문에 그물을 스쳐 지나가면 골인 한것 처럼 보여 혼자 골인 했다고 좋다고 박수 치고 있으면 양쪽에서 느껴지는 싸늘한 눈초리로 골인이 아니고 그냥 그물에 스쳐 지나간 공 일 뿐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그것 조차에서도 재미를 느낄 수가 없었다. 월드컵 당시 매 게임마다 해설자 바로 옆에 앉아 운동장 정 중앙을 바라보고 앉아 나에게 축구를 관람해야 함은 스님에게 교회가서 한 시간동안 예배 드리고 찬송가 부르라는 것과 거의 같은 수준.... 그 날도 광주에 있는 월드컵 구장에 갔다. 붉은 악마의 물결이 아름다움에는 틀림 없지만 워낙 스포츠와는 담을 쌓은 나로서는 별 감흥이 없었다. 일찌감치 내가 맡은 2명의 해설자에게 필요한 모든 준비를 마쳐주고 홀가분히 그 바로 옆에 앉아 운동장만 멍한 동태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갑자기 옆자리가 부산해 진다. HBS팀 외국인 PD와 한국인 여자 PD 또 한국인 남자 한 명이 내 바로 옆에 자리를 잡는다. 내가 담당하고있는 두 명의 해설자들은 거진 자기 나라에서 신 문선씨와 같은 위치의 인물들인지라 해설 준비에 여념이 없으나 방금 도착한 PD 팀 들은 바쁜게 하나 없는지 들고 들어 온 도시락을 까먹기 바쁘다. 상당히 대조되는 분위기... 제일 끝자리에는 외국인 PD가 앉고 그 다음에는 한국 여자 PD가 앉아 있고 내 바로 옆에는 한국 남자가 앉았다. 꼭 멧돼지 같이 생겼다. 갑자기 한국 남자가 콜라를 건낸다. 나에게... 뻔히 나도 콜라를 마시고 있는것을 봤음에도 불구하고... 말을 건네기 시작한다. 첫 문장부터 약간 반말을 섞어가며 농담을 하기 시작한다. 나 보고 무슨 일을 하는지 묻는다. 통역을 한다고 말하자 자신은 PD란다. 모자라는 인간.... 뻥을 치려면 사람을 봐 가면서 치지... 출입증에 는 생년월일과 크게 출입 가능한 구역 번호가 찍혀져 있는데 번호를 보니 운전기사다. 그 옆의 두 사람은 PD출입증이 맞다. 분위기를 보아하니 월드컵 출입증으로 여러 여자를 꼬셨지 싶다. 물론 그 쪽 찢어진 작은 두 눈에는 나도 그 출입증에 꼬심을 당할 여자로 보였겠지만 완전히 잘못 찍었다. 우리 팀의 운전사 아저씨와 친한 관계로 이미 운전사 출입증과 통역 혹은 PD들의 출입증 차이에 대해 여러 차례 이야기를 들은 적 있다. 모르는 척 그 멧돼지의 이야기를 들어 준다. 끝이 없다. 이야기를 시작한 30분 정도에는 난 이미 그 멧돼지가 살아 온 절반 이상의 인생에 대해 알게 되었고 30분을 더 들으면 그 멧돼지의 전 인생에 대해 알게 될 것만 같은 불길한 예감 까지 들었다. 하지만 이 모자라는 멧돼지는 내가 완전히 자신의 그 카리스마에 매료 되었다고 착각하는 것 같았다. 왜....? 뭐....그 멧돼지가 하는 말을 듣기만 했으니까... 군 소리 안하고 듣기만 하니 완전히 자신의 이야기에 내가 동화 된 줄 착각을 하고 있는 듯 했다. 어느 덧 이 멧돼지의 딴에는 파란만장한 인생 살이에 대해 듣다보니 시간은 빨리 흘러 경기는 종료되고 나는 후딱 그 옆에 앉아 있는 신경질적으로 생긴 외국인 PD와 한국인 여자 PD에게 눈 인사를 건네고 멧돼지에게도 정중히 인사를 건네고 우리 팀 해설자들과 운동장을 빠져 나갔다. 보통 경기 후에는 운동장 뒤 쪽에 위치한 방송 지원 차량이 밀집 되어있는 곳으로 가서 다과시간을 잠시 가진다. 이미 여러 번 만난 사람들이 눈에 띄어 이리저리 인사하고 안부 묻기가 바쁘다. 한 1시간 정도가 지나서 다과 시간은 끝이 나고 짐을 챙겨 호텔로 돌아가려하는데 아뿔싸.... 그 멧돼지가 저 쪽에서 나를 알아보고 마치 친한 친구라도 본 듯 다가와서 포옹까지 한다...웨엨! 그리고는 우리 숙소가 어딘지... 묶을 만 한지... 묶을 만 하면 자신의 팀들도 같은 호텔에 묶고 싶다는 둥 마치 자기가 총 책임자인듯 얘기한다. 운동장에서 본 그 신경질적으로 생긴 외국인 PD가 의아한 눈길로 우리를 쳐다 본다. 이 멧돼지, 나에게 자기가 그 사람의 상관이란다. 내 핸드폰이 울린다. 울 팀원들이 날 찾는 중이다. 급한 맘에 인사하고 가려는데 내 핸드폰을 낚아 채며 지 전화번호를 찍어댄다. 나의 허락도 없이.... 무식한 멧돼지 같은 놈.... 글고 당연히 내 번호도 달란다. 갑자기 옆에 있던 외국인 PD가 다가오더니 내가 어디 사는지 묻는다. 부산이라니 자신들 다음 행선지가 부산인데 부산에서 통역을 구해야 하는데 나보고 일하겠느냐고 묻는다. 흠...보수도 좋다. 당연히 오케바리하고 그 자리를 총총히 떠났다. 물론 나의 전화번호는 그 멧돼지가 가지고.... 그 다음 날 난 부산으로 다시 돌아 오고 하루를 편안히 쉬고있는데 그 멧돼지 전화번호가 뜬다. 부산에 왔단다. 자기 팀들이 날 기다린다고 서면의 어떤 술집으로 나오란다. 뉘앙스가 상당히 작업틱하게 들리는 관계로 아주 강한 어조로 만약 내가 나갔을 때 그 날 나에게 Job Offer한 PD가 없으면 국물도 없는 줄 알라고 강경하게 말하니 그제사 꼬리를 내리며 사실은 술 한잔 하고 싶어서 전화 했지만 지금 연락해서 그 PD도 데리고 오겠단다... 그래도 완전히 막 나가지는 않는 것 보니 심성 자체가 아주 나쁜 놈 같진 않았다. 단지 사기성이 짙을 뿐.... 약속 장소에 도착하니 그 외국인 PD와 멧돼지가 함께 앉아 있다. 그 외국인 PD와 정식으로 인사를 나눈다. 이름이 'Mauricio'란다. 원래는 영국 스포츠 채널 PD인데 월드컵 동안은 HBS에서 일하는 중 이란다. 운동장에서 봤을 때는 상당히 신경질적으로 보였지만 사적인 자리에서 만나니 남미인들 특유의 느끼함과 여유로움이 막 밀려 온다. 브라질에서 태어났지만 할아버지가 포르투칼 태생인 관계로 포루투칼 여권으로 유럽 어느 나라에서든 일 할 수 있단다. 포루투칼이라 하면 우리가 유일 하게 아는 단어 "따봉!!" 어린 시절 수 없이 외친 단어 이지만 이 네이티브 포루투칼 사람에게 내 딴에는 폴투기쓰라고 아는 단어 하나.. "따봉!!"이라고 말 했으나 도대체 내가 뭔 말을 하는지 조차도 몰른다. 순간 그 단어가 포루투칼어가 맞는지 의심까지 해 보지만 틀림없다. 그제사 내가 다시 '따봉'이 폴투기쓰로 혹시 'Good!'이 아니냐고 하니 그제사 생전 듣도 보도 못한 요상한 발음으로 '따봉'을 외친다. 분명히 '따봉'이긴 한데 내가 발음하는 것과는 상당히 틀린 발음이다. 멧돼지의 기대와는 달리 나와 Mauricio의 대화는 끝이 날 줄 모르고 난 다음 한 주 동안 이 팀 통역을 맡기로 하고 모든 일 들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급기야에는 그 사이 한 마디도 말 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은 멧돼지가 약간 화가 난 듯 자기 먼저 일어나겠단다. 그래서 얼른 기다렸다는 듯이 먼저 안녕히 가라고 했더니 Mauricio도 얼른 먼저 가라고 멧돼지의 등을 떠민다. 순식간에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된 멧돼지... 완전 닭 쫓던 개마냥 나를 원망하는 표정으로 째려본다. 원망하거나 말았거나... 째려보거나 말았거나... 난 Mauricio의 폴투기쓰 액센트가 가미된 영어와 그의 재치스러운 언변, 아찔 할 정도의 방대한 지식에 완전히 뿅 가버려서 그 멧돼지의 따가운 눈초리는 신경도 쓰이지 않았다. Mauricio...... 분명 작은 체구에 가무잡잡한 피부에 못 생기진 않았지만 전형적인 미남은 결코 아닌 그...... 하지만 분명 내가 눈 뒤집힐 만큼의 뭔가 묘한 지적인 매력을 확확 풍기는 그..... 그 날 밤 우린 끝없는 대화로 밤새는 줄 몰랐다. 갑자기 시계를 보니 새벽 3시.... 아이고...... 신데렐라는 아니지만 다음 날 10시에 통역 나갈 일이 있다.... 집에 가야하는데.... Mauricio가 잡지 않았어도 나 역시 이 즐거운 대화를 중단하고픈 마음은 전혀없었다. 앉아 있던 술 집도 문을 닫는 관계로 우린 일어나야만 했고.... 술은 마시지 않았지만 좀 피곤한 관계로 커피를 마셔야 운전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시간은 새벽 3시.... 기회를 놓치지 않는 이 명석한 두뇌의 소유자.....(나 말고....) 자기 호텔 방에 가면 커피가 있단다. 잠시 올라가서 커피 한 잔 하고 가란다. 흠......... 상당히 자극적인 제안.... 내가 한 두살 먹은 어린 애도 아니고.... 상대방은 세계가 인정하는 브라질의 바람끼가 다분한 남자.... 나 역시 그 매력이 줄줄 넘치는 지적인 남자를 뿌리치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었지만..... 주로 영화를 보자면 이런 대목에서는 모든 여자가 과감히 그 자리를 박차고 나와야지만 스토리가 로맨틱하게 진행되는데... 아...어떻게 할까???? 같이 올라갈까..... 그냥 거절하고 집으로 갈까...... 짧은 순간 또 이 돌머리를 굴려 본다... 그리고 대답했다..... To Be Continued.......
한 여자와 두 남자 2
아마 이런 것을 두고
많은 사람들은 세상이 불공평 하다고
생각을 할 것이다.
대한민국 온 전체가
붉은 악마의 물결로 뒤 덮혀 있을 때
축구의 'ㅊ'자도 모르는 나는
유럽의 한 최대 방송국 팀 통역으로 일하며
알지도 못하는 축구를
1시간 이상 앉아서 관람해야 하는 개 고통을 맛봤다.
그나마 축구의 게임 방식에 대해 내가 오직 아는 것은
'골 인'이라는 것인데....
것도 어떨 땐 나쁜 시력 때문에
그물을 스쳐 지나가면
골인 한것 처럼 보여
혼자 골인 했다고
좋다고 박수 치고 있으면
양쪽에서 느껴지는 싸늘한 눈초리로
골인이 아니고 그냥 그물에 스쳐 지나간
공 일 뿐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그것 조차에서도 재미를 느낄 수가 없었다.
월드컵 당시 매 게임마다
해설자 바로 옆에 앉아
운동장 정 중앙을 바라보고 앉아
나에게 축구를 관람해야 함은
스님에게
교회가서 한 시간동안
예배 드리고 찬송가 부르라는 것과 거의 같은 수준....
그 날도 광주에 있는 월드컵 구장에 갔다.
붉은 악마의 물결이 아름다움에는 틀림 없지만
워낙 스포츠와는 담을 쌓은 나로서는
별 감흥이 없었다.
일찌감치 내가 맡은 2명의 해설자에게 필요한
모든 준비를 마쳐주고
홀가분히 그 바로 옆에 앉아
운동장만 멍한 동태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갑자기 옆자리가 부산해 진다.
HBS팀 외국인 PD와
한국인 여자 PD
또 한국인 남자 한 명이
내 바로 옆에 자리를 잡는다.
내가 담당하고있는
두 명의 해설자들은
거진 자기 나라에서
신 문선씨와 같은 위치의 인물들인지라
해설 준비에 여념이 없으나
방금 도착한 PD 팀 들은
바쁜게 하나 없는지
들고 들어 온 도시락을 까먹기 바쁘다.
상당히 대조되는 분위기...
제일 끝자리에는 외국인 PD가 앉고
그 다음에는 한국 여자 PD가 앉아 있고
내 바로 옆에는 한국 남자가 앉았다.
꼭 멧돼지 같이 생겼다.
갑자기 한국 남자가 콜라를 건낸다.
나에게...
뻔히 나도 콜라를 마시고 있는것을 봤음에도 불구하고...
말을 건네기 시작한다.
첫 문장부터 약간 반말을 섞어가며
농담을 하기 시작한다.
나 보고 무슨 일을 하는지 묻는다.
통역을 한다고 말하자
자신은 PD란다.
모자라는 인간....
뻥을 치려면 사람을 봐 가면서 치지...
출입증에 는 생년월일과
크게 출입 가능한 구역 번호가
찍혀져 있는데
번호를 보니 운전기사다.
그 옆의 두 사람은 PD출입증이 맞다.
분위기를 보아하니
월드컵 출입증으로 여러 여자를 꼬셨지 싶다.
물론 그 쪽 찢어진 작은 두 눈에는
나도 그 출입증에 꼬심을 당할 여자로 보였겠지만
완전히 잘못 찍었다.
우리 팀의 운전사 아저씨와 친한 관계로
이미 운전사 출입증과 통역 혹은 PD들의
출입증 차이에 대해 여러 차례 이야기를 들은 적 있다.
모르는 척 그 멧돼지의 이야기를 들어 준다.
끝이 없다.
이야기를 시작한 30분 정도에는
난 이미 그 멧돼지가 살아 온 절반 이상의 인생에 대해
알게 되었고
30분을 더 들으면
그 멧돼지의 전 인생에 대해 알게 될 것만 같은
불길한 예감 까지 들었다.
하지만 이 모자라는 멧돼지는
내가 완전히
자신의 그 카리스마에 매료 되었다고
착각하는 것 같았다.
왜....?
뭐....그 멧돼지가 하는 말을 듣기만 했으니까...
군 소리 안하고 듣기만 하니
완전히 자신의 이야기에
내가 동화 된 줄 착각을 하고 있는 듯 했다.
어느 덧 이 멧돼지의 딴에는 파란만장한
인생 살이에 대해 듣다보니
시간은 빨리 흘러
경기는 종료되고
나는 후딱 그 옆에 앉아 있는
신경질적으로 생긴
외국인 PD와 한국인 여자 PD에게
눈 인사를 건네고
멧돼지에게도 정중히 인사를 건네고
우리 팀 해설자들과 운동장을 빠져 나갔다.
보통 경기 후에는 운동장 뒤 쪽에 위치한
방송 지원 차량이 밀집 되어있는 곳으로 가서
다과시간을 잠시 가진다.
이미 여러 번 만난 사람들이 눈에 띄어
이리저리 인사하고 안부 묻기가 바쁘다.
한 1시간 정도가 지나서
다과 시간은 끝이 나고
짐을 챙겨 호텔로 돌아가려하는데
아뿔싸....
그 멧돼지가 저 쪽에서 나를 알아보고
마치 친한 친구라도 본 듯
다가와서 포옹까지 한다...웨엨!
그리고는 우리 숙소가 어딘지...
묶을 만 한지...
묶을 만 하면
자신의 팀들도 같은 호텔에 묶고 싶다는 둥
마치 자기가 총 책임자인듯 얘기한다.
운동장에서 본
그 신경질적으로 생긴 외국인 PD가
의아한 눈길로 우리를 쳐다 본다.
이 멧돼지, 나에게 자기가 그 사람의 상관이란다.
내 핸드폰이 울린다.
울 팀원들이 날 찾는 중이다.
급한 맘에 인사하고 가려는데
내 핸드폰을 낚아 채며
지 전화번호를 찍어댄다.
나의 허락도 없이....
무식한 멧돼지 같은 놈....
글고 당연히 내 번호도 달란다.
갑자기 옆에 있던 외국인 PD가
다가오더니
내가 어디 사는지 묻는다.
부산이라니
자신들 다음 행선지가 부산인데
부산에서 통역을 구해야 하는데
나보고 일하겠느냐고 묻는다.
흠...보수도 좋다.
당연히 오케바리하고
그 자리를 총총히 떠났다.
물론 나의 전화번호는 그 멧돼지가 가지고....
그 다음 날 난 부산으로 다시 돌아 오고
하루를 편안히 쉬고있는데
그 멧돼지 전화번호가 뜬다.
부산에 왔단다.
자기 팀들이 날 기다린다고
서면의 어떤 술집으로 나오란다.
뉘앙스가 상당히 작업틱하게 들리는 관계로
아주 강한 어조로
만약 내가 나갔을 때
그 날 나에게 Job Offer한 PD가 없으면
국물도 없는 줄 알라고
강경하게 말하니
그제사 꼬리를 내리며
사실은 술 한잔 하고 싶어서
전화 했지만
지금 연락해서
그 PD도 데리고 오겠단다...
그래도 완전히 막 나가지는 않는 것 보니
심성 자체가 아주 나쁜 놈 같진 않았다.
단지 사기성이 짙을 뿐....
약속 장소에 도착하니
그 외국인 PD와 멧돼지가 함께 앉아 있다.
그 외국인 PD와 정식으로 인사를 나눈다.
이름이 'Mauricio'란다.
원래는 영국 스포츠 채널 PD인데
월드컵 동안은 HBS에서 일하는 중 이란다.
운동장에서 봤을 때는 상당히
신경질적으로 보였지만
사적인 자리에서 만나니
남미인들 특유의 느끼함과 여유로움이
막 밀려 온다.
브라질에서 태어났지만
할아버지가 포르투칼 태생인 관계로
포루투칼 여권으로 유럽 어느 나라에서든 일 할 수 있단다.
포루투칼이라 하면
우리가 유일 하게 아는 단어 "따봉!!"
어린 시절 수 없이 외친 단어 이지만
이 네이티브 포루투칼 사람에게
내 딴에는
폴투기쓰라고 아는 단어 하나..
"따봉!!"이라고 말 했으나
도대체 내가 뭔 말을 하는지 조차도 몰른다.
순간 그 단어가 포루투칼어가 맞는지
의심까지 해 보지만 틀림없다.
그제사 내가 다시
'따봉'이 폴투기쓰로 혹시 'Good!'이 아니냐고 하니
그제사 생전 듣도 보도 못한 요상한 발음으로
'따봉'을 외친다.
분명히 '따봉'이긴 한데
내가 발음하는 것과는 상당히 틀린 발음이다.
멧돼지의 기대와는 달리
나와 Mauricio의 대화는
끝이 날 줄 모르고
난 다음 한 주 동안
이 팀 통역을 맡기로 하고
모든 일 들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급기야에는
그 사이 한 마디도 말 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은
멧돼지가 약간 화가 난 듯
자기 먼저 일어나겠단다.
그래서 얼른 기다렸다는 듯이
먼저 안녕히 가라고 했더니
Mauricio도 얼른 먼저 가라고
멧돼지의 등을 떠민다.
순식간에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된 멧돼지...
완전 닭 쫓던 개마냥
나를 원망하는 표정으로
째려본다.
원망하거나 말았거나...
째려보거나 말았거나...
난 Mauricio의 폴투기쓰 액센트가 가미된 영어와
그의 재치스러운 언변,
아찔 할 정도의 방대한 지식에 완전히 뿅 가버려서
그 멧돼지의 따가운 눈초리는
신경도 쓰이지 않았다.
Mauricio......
분명 작은 체구에 가무잡잡한 피부에
못 생기진 않았지만
전형적인 미남은 결코 아닌 그......
하지만 분명 내가 눈 뒤집힐 만큼의
뭔가 묘한 지적인 매력을 확확 풍기는 그.....
그 날 밤 우린 끝없는 대화로 밤새는 줄 몰랐다.
갑자기 시계를 보니
새벽 3시....
아이고......
신데렐라는 아니지만
다음 날 10시에 통역 나갈 일이 있다....
집에 가야하는데....
Mauricio가 잡지 않았어도
나 역시 이 즐거운 대화를
중단하고픈 마음은 전혀없었다.
앉아 있던 술 집도 문을 닫는 관계로
우린 일어나야만 했고....
술은 마시지 않았지만
좀 피곤한 관계로
커피를 마셔야 운전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시간은 새벽 3시....
기회를 놓치지 않는
이 명석한 두뇌의 소유자.....(나 말고....)
자기 호텔 방에 가면
커피가 있단다.
잠시 올라가서 커피 한 잔 하고 가란다.
흠.........
상당히 자극적인 제안....
내가 한 두살 먹은 어린 애도 아니고....
상대방은 세계가 인정하는
브라질의 바람끼가 다분한 남자....
나 역시 그 매력이 줄줄 넘치는 지적인 남자를
뿌리치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었지만.....
주로 영화를 보자면
이런 대목에서는 모든 여자가
과감히 그 자리를 박차고 나와야지만
스토리가 로맨틱하게 진행되는데...
아...어떻게 할까????
같이 올라갈까.....
그냥 거절하고 집으로 갈까......
짧은 순간 또 이 돌머리를 굴려 본다...
그리고 대답했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