몹시 무개념 여자와의 소개팅......

서울흔남2010.08.30
조회17,276

 

님들 안녕?

난 서울사는 스물몇살먹은 흔남임

 

한창 개념탑재 여친이 있을당시에는

친구놈들이 더치페이~더치페이~ 하는거보고 아 왜저럴까ㅡㅡ 싶었음

 

남자가 좀 쓸수도 있는거지!

 

...이런생각을 하고 살았던 나였으나.

여친과 헤어지고 한동안의 방황의 시간을 거쳐,

나도 새로운 인연을 찾게 되는 시기가 와씀

 

그리곤 알았지.

세상엔 데이트할때 지갑에 손도 안대는 여자도 존재한다는걸..ㅡㅡ

 

 

 

 

 

 

에피소드 하나 주절대 보겠음

 

 

 

 

친구소개로 소개팅을 하게대씀

 

원래 소개팅 잘 안하기도 하고, 독한 목감기에 걸려서 안나가려고 했는데 

친구가 한번만 나가달라고 굽신굽신 개부탁을 해서 나가게대씀

 

기대를 안하기도 했고 감기약의 몽환적인 상태에서 봐서 그런가?

생각보단 예뻐 보였음.

부끄러움이 많아서 웃으며 눈도 잘 못마주치는거보고 잠시 귀여우려고 했음

 

......근데 아 ㅡㅡ 후.........

 

일단 날씨가 더웠기에 카페에 갔음

아이스 아메리카노, 딸기 쉐이크를 주문했음.

 

찌질해보이긴하지만 앞으로 데이트 비용을 써보겠음

메이져카페라 대충 12000원정도가 나왔음. 당연히 내가 계산함.

 

다들 알겠지만,

카페는 마시러 가는공간이 아니라 에어콘쐬며 토킹어바웃 하러 가는곳이잖슴?

 

그녀는 딸기 쉐이크를 한 5분만에 오링내더니 나가자고 그럼.

내 손에는 한모금 마신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쥐어져 있는데.........ㅜ

메이져 카페가 다 그렇듯, 좀 시끄럽기도 하고 의자도 편하진 않아서

알았다 하고 커피들고 나왔음

 

그러드니 나님이 예전에 밴드에서 보컬했었는데,

친구한테 그 소릴 듣고 노래방에 가자고 그럼.

 

6시에 소개팅한거면 일단 저녁은 먹어야 되는거아님?

당시에 난 하루종일 밥도 안먹은 상태에,

목감기에 쩔어있었기때문에 밥을 먹던가 딴데가면 안되냐고 함.

 

밥생각 별로 없다고 하심.

 

그래도 만나자마자 술도 안먹고 맨정신에 노래방은 아닌거같았으나

너무 간곡하게 부탁해서 따라갔음.

 

(생각해보면 이때 왜 난 이상기류를 눈치채지 못했을까.......이때 걍 집에 갈걸ㅜ) 

 

15000원, 그녀는 뭐 당연한듯이 계산안하고 방쪽으로 사라짐.

 

난 생각했음

나 기침도 심했고 도저히 제대로 된 노래를 부를 상황이 아니었기에

걍 지가 불르고 싶어서 날 끌여들인거같다고 생각함

 

근데 들어오자마자 발라드 불러달라고 난리임 ㅡㅡ

성대가 퉁퉁부어서 목에서 쇳소리가 나는데 노래를 어떻게 부름?

 

그러나 불러줬음 ㅜㅜ 미쳤지

 

그러자 그녀의 말

"ㅋㅋㅋㅋㅋ 오빠 밴드에서 보컬한거 아니져ㅋㅋㅋㅋㅋㅋㅋㅋ"

 

마이크로 사람을 때리고 싶어진건 처음이었음

아 그 상콤한 충동..

 

그래놓고 자긴 노래 못부른다고 한시간동안 나혼자 부르게 시킴.

시간도 남았는데, 더이상 부르면 성대결절될거같아서 걍 중간에 나옴...

 

나오니깐 자기도 좀 출출한지 보쌈을 ㅡㅡ 먹고싶다고 함.

뭔갈 고민하기엔 나도 너무 배가 고팠기에 일단 먹으러 갔음.

보쌈에 술한잔을 하고 있는데....

 

"아 오빠 미안한데여, 사실은 제가 9시에 약속이 있어서 그땐 일어나야되여ㅜㅜ

 이해좀 해주세여 미안염ㅜㅜ"

 

이러는거임. (당시 8시)

 

내가 맘에 안드는거냐? 아님 걍 개념이 없는거냐? 이런생각 하다가

에라 모르겠다 배고픈데 걍 술이나 먹자~

이라는 생각으로 보쌈을 먹기 시작해씀ㅋㅋㅋㅋ

맛있었음ㅋㅋ신발ㅋㅋㅋ

 

그렇게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술을 먹다가 9시 조금 넘어서 자리에서 일어나씀

 

3만 5천원 나왔음. 당연히 내가 계산함.

합계 6만 2천원. 개인적인 생각으로 소개팅비용으로 적지않겐 쓴듯함.

이걸 세시간동안 썼다는게 좀 웃기긴 하지만.....

 

아무튼 그렇게 헤어져서 ㅂㅂㅂ 하고 집에 옴.

 

나 여자볼때 많이 안보는 남자임.

걍 외모 비호감만 아니면 되고, 착하고 예의만 아는 여자면 좋아함.

 

근데 이렇게 배려와 예의가 상실된 소개팅을 하고나니.....

6만 2천원이 많은돈은 아니지만, 후회가 쓰나미같이 몰려오기 시작함.

나중에 친구놈 만나면 죽여버리겠다고 결심함.

 

 

그리고 이틀뒤,

 

홍대에서 친구들과 술자리가 있어서 준비하고 있는데,

걔한테 연락이 옴.

 

"오빠 오늘 뭐해여?? 보구싶당"

 

헐ㅡㅡ

난 더 이상 쓸데없는데에 돈과 시간쓰기 싫었기에

 

"근데 나 오늘 완전 가난해! 지갑에 만이처넌있당ㅡㅡ"

 

이라고 문자를 보냈음.

어떻게 나오나 보자 싶었음.

아 그럼 나중에 보자, 이러면 걍 영원히 ㅂㅂ시킬 속셈이었음.

근데 뜻밖에도....... 

 

"아^^ 괜차나여 이대쪽으루 와여ㅋㅋ"

 

오!, 오늘은 얻어먹을수 있는건가!

생각외로 개념이 있는 애였음?!

역시 저번은 우연찮게 여러가지 악재가 겹친걸거야. 하고 납득함.

친구한테 좀 늦는다고 말하곤 그 얘를 만나러 ㄱㄱ했음.

이대에 도착해서

 

"어디야?나 도착ㅋ"

 

"아ㅋ 그래요? 어디어디에서 봐여"

 

낯선 약속장소에 물어물어가며 이동하기 시작함ㅋ

 

한 20분인가 걸었나?ㅡㅡ

그 어디어디는 알고보니 주택가였음.

유독 더운날씨에 땀을 삐질거리면서 그쪽으로 가니까

 

"아~도착했어여? 여기 친구집인데...지금 나갈게요~^^"

 

.....??

 

 

 

?????

??????????

머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튼 만났음.

만나자마자 무슨 커다란 가방을 손에 쥐어줌.

뻥안치고 무슨 가방이 한 10Kg은 될거같음.

안에 보니깐 고데기부터 잡지 옷 없는게 없음.

 

"어제 친구집에서 자느라고ㅋㅋ 챙긴게 좀 많아서 무겁네여ㅋ 들어줘여"

 

생각같아선 빙빙돌려서 투포환 던지듯 집어던지고 싶었으나,

아 오늘은 얻어먹으러 온건데 이래서 안되지!

이러고 행군하는 군인의 심정으로 인내하며

땀을 삐질거리며 이대번화가로 향했음.

 

"어디로 갈까요? 오빠?"

 

"글쎄? 시간도 시간이니...간단하게 술이나 한잔할까?"

 

"헐! 오빠 돈 없다면서요!ㅋㅋ"

 

..........응??

 

"웅...그럼 더치라도 하던가ㅋㅋ"

 

차마 쏘라는 말은 못하고 저렇게 말을 했음.

저러면 ㅋㅋㅋ오늘은 내가 쏠게요ㅋㅋ이런반응이 돌아올줄 알았음.

 

"나 돈없어요ㅋㅋㅋㅋ 완전 거지에여ㅋㅋㅋㅋㅋㅋ"

 

"헐? 그럼 어떡해? 나 레알 만이천원밖에 없어"

 

"에이 뻥치지 마여ㅋㅋㅋㅋㅋ더있는거 다 알아옄ㅋㅋㅋ"

 

이런

시1발

아아아ㅏ아아아아아ㅏ아아아악ㅜㅜ

 

 

존니 빡쳐서 소리지르며 미친듯이 발광하고 싶었음

 

아 내가 돌았지ㅜㅜ

 

하지만 두명의 누나와 한명의 여동생과 함께 자란 나는

뼛속까지 페미니스트라 차마 그러진 못하고

내 수중의 만이천원으로 카페에 갔음.

 

난 4처넌짜리 아메리카노를 샀음

그녀는 당당하게 7천원짜리 버블티를 주문함.

 

이젠 무개념이라는 생각조차 안듬

걍 어딘가 많이 이상한 사람이라는 생각만 듬

치료가 필요할거같음

 

난 커피를 마시며 친구한테 문자를 보냈음

 

"ㅋㅋㅋ 홍대 어디술집이냐ㅋ 10분 내로 간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나 진짜 많이 안바라는 남자라곸ㅋㅋㅋㅋㅋㅋ

 

ㅋㅋㅋ저분은 저뒤로도 연락계속 오는데

난 뜯어먹히는 기분 드는게 싫어서 안 만날려고

존니 시크하게 답장질중인데 보고싶다 뭐하냐 맨날 문자옴ㅡㅡ

왠지 지금 혼자 밀땡에 심취해서 애간장이 타나봄..ㅋ

미안하지만 내가 널 또 만나면 성을 간다..

 

사실 무개념녀는 이사람 한분이 아니었으니......ㅡㅡ

 

시대가 변한거임? 요즘 스무살들은 다 저럼?ㅋㅋㅋ

왜 내주변에 나를 스치고 지나간 여자들은 다 저런거임????

판에서 글쓰고 덧글쓰는 개념녀들은 다 어디사나여???

지구에 사는거 아니죠???

 

아 하느님....

내게도 착하고 성격좋은 여자인간 하나만 내려주세여

진심 슬프네염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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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전 된장녀들한테 털리기만 하는 잉여 찌질이는 아닙니당

 

이래뵈도 소개팅건도 계속 들어오는 살짝 훈훈하려다 실패한 흔남임

 

http://www.cyworld.com/aqual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