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도망가고 싶은 심정으로 밖으로 나와 불도 켜지지 않는 복도속에서 부랴부랴 손짐작으로 엘레베이터 버튼을 찾아 눌렀다. 컹하는 소리와 함께 지구를 벗어나듯 엘레베이터 안으로 들어갔다.
1층에 도착하자 곧장 내려 입구까지 뛰다시피 걸으며 아파트를 벗어나왔다. 고개를 쳐들고 검은 베란다에 큰 화분 두 개와 작은 화분 한 개가 앙상하게 핀 우리집을 훔쳐 본다. 그리고 이 조그마한 집안의 가장임에 길게 노여움을 사그라트리며 못내 내 존재에 흠뻑 젓어본다. 세상 모든 아버지의 시와 음악을 억지로 떠올리며 속으로 되뇌였다. '나는 아버지다'
한껏 즐긴 뒤 곧장 고개를 돌리자 따스한 4월의 봄바람은 볼을 쓰다듬으며 눈썹을 애무했다. 마흔의 마지막 다락에서 느껴지는 혼란스러운 벅차오름에 휩쌓인 밤 하늘에 심장이 벌컥거린다.
마흔.. 사춘기때 가출한 것만 알지 어디서 무엇도 한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런데 그 때보다 살은 쪗고, 지갑은 두껍고, 갈 곳도 많은데 괜스래 더 춥게 느껴지는 것은 무얼까.
여기저기 네온싸인에 깜빡거리는 거리에 목적없이 무엇인가 찾으려고 찾아다녔다. 미로처럼 쌓인 건물을 방황하며 이리저리 왔던기를 되풀이했고, 몇 분도 채 지나지 않아 불쑥 나온 배때문에 허리를 숙이고 손으로 무릅을 지탱하며 겨우 서있게 됐다. 막 앞에는 종점을 기다리는 듯한 익숙한 모텔이 있었다.
혼자 어깨의 반동을 이용해 몸을 겨우 부축였다. 목에 카라 깃을 한번 세우고 은연하게 모텔로 들어갔다. 호텔이나 콘도는 몰라도 모텔은 처음인듯하다. 그러면서 타각거리는 구두소리에 몽환적인 분홍빛이 어울려 주변에 불안한 냄새를 야기시킨다. 애써 이상한 분위기를 모르는 척하며 걸었다.
계산대에 스물을 갓 넘긴 듯한 청년이 팔장을 끼고 졸고 있었다. 괜히 자고있는 듯 해서 조심히 물었다.
"어이.. 청년 나 하룻 밤에 얼마야?"
내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듯이 갸웃거린다.
"청년~"
정말 자는지 대답이 없다. 1분가량 어떡게 할지 몰라 서 있다 노숙해야 할지 모르는 생각에 어째를 약간 스치며 깨웠다.
"나 하룻밤에 얼마야?"
그러더니 그 아르바이트 생은 눈을 뜨는듯 마는 듯 "예?"하고 대답한다.
"나 얼마냐고"
"3만원고 따로 여자부르면 8만원이요"
"아니 나 혼잔데.."
그러더니 갑자기 아르바이트생이 조용히 소리지른다
"아씨~ 괜찮으니까 그냥 먼저 들어가시고. 나중에 부르세요."
나는 계속하다가 방을 구하지도 못할거 같아 돈을 얼른 뱉었다.
"예 504호로 가세요 저기 엘레베이터 있어요 그리고 나중에 오실분 물으면 따로 알려드릴까요?"
지금 혼자인데 나중에라니.. 저녁도 늦었고 야참을 말하는 건가? 갖은 신경에 야참은 썩 내키지가 않았고 적당히 둘러댔다
미아리 아이(2. 마흔살의 가출)
2. 마흔살의 가출
빨리 도망가고 싶은 심정으로 밖으로 나와 불도 켜지지 않는 복도속에서 부랴부랴 손짐작으로 엘레베이터 버튼을 찾아 눌렀다. 컹하는 소리와 함께 지구를 벗어나듯 엘레베이터 안으로 들어갔다.
1층에 도착하자 곧장 내려 입구까지 뛰다시피 걸으며 아파트를 벗어나왔다. 고개를 쳐들고 검은 베란다에 큰 화분 두 개와 작은 화분 한 개가 앙상하게 핀 우리집을 훔쳐 본다. 그리고 이 조그마한 집안의 가장임에 길게 노여움을 사그라트리며 못내 내 존재에 흠뻑 젓어본다. 세상 모든 아버지의 시와 음악을 억지로 떠올리며 속으로 되뇌였다. '나는 아버지다'
한껏 즐긴 뒤 곧장 고개를 돌리자 따스한 4월의 봄바람은 볼을 쓰다듬으며 눈썹을 애무했다. 마흔의 마지막 다락에서 느껴지는 혼란스러운 벅차오름에 휩쌓인 밤 하늘에 심장이 벌컥거린다.
마흔.. 사춘기때 가출한 것만 알지 어디서 무엇도 한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런데 그 때보다 살은 쪗고, 지갑은 두껍고, 갈 곳도 많은데 괜스래 더 춥게 느껴지는 것은 무얼까.
여기저기 네온싸인에 깜빡거리는 거리에 목적없이 무엇인가 찾으려고 찾아다녔다. 미로처럼 쌓인 건물을 방황하며 이리저리 왔던기를 되풀이했고, 몇 분도 채 지나지 않아 불쑥 나온 배때문에 허리를 숙이고 손으로 무릅을 지탱하며 겨우 서있게 됐다. 막 앞에는 종점을 기다리는 듯한 익숙한 모텔이 있었다.
혼자 어깨의 반동을 이용해 몸을 겨우 부축였다. 목에 카라 깃을 한번 세우고 은연하게 모텔로 들어갔다. 호텔이나 콘도는 몰라도 모텔은 처음인듯하다. 그러면서 타각거리는 구두소리에 몽환적인 분홍빛이 어울려 주변에 불안한 냄새를 야기시킨다. 애써 이상한 분위기를 모르는 척하며 걸었다.
계산대에 스물을 갓 넘긴 듯한 청년이 팔장을 끼고 졸고 있었다. 괜히 자고있는 듯 해서 조심히 물었다.
"어이.. 청년 나 하룻 밤에 얼마야?"
내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듯이 갸웃거린다.
"청년~"
정말 자는지 대답이 없다. 1분가량 어떡게 할지 몰라 서 있다 노숙해야 할지 모르는 생각에 어째를 약간 스치며 깨웠다.
"나 하룻밤에 얼마야?"
그러더니 그 아르바이트 생은 눈을 뜨는듯 마는 듯 "예?"하고 대답한다.
"나 얼마냐고"
"3만원고 따로 여자부르면 8만원이요"
"아니 나 혼잔데.."
그러더니 갑자기 아르바이트생이 조용히 소리지른다
"아씨~ 괜찮으니까 그냥 먼저 들어가시고. 나중에 부르세요."
나는 계속하다가 방을 구하지도 못할거 같아 돈을 얼른 뱉었다.
"예 504호로 가세요 저기 엘레베이터 있어요 그리고 나중에 오실분 물으면 따로 알려드릴까요?"
지금 혼자인데 나중에라니.. 저녁도 늦었고 야참을 말하는 건가? 갖은 신경에 야참은 썩 내키지가 않았고 적당히 둘러댔다
"아 그래 나중에 내가 봐서 말할께."
그러더니 아르바이트 청년의 왼쪽입술이 갑자기 당겨지며 찟어지는 눈빛으로 어색한 존경이 묻어나오는 웃은 표정을 짓더니
"알았어요 편히 쉬다가세요."하고 고개만 절뚝거린다.
별로 기분은 내키지 않지만 이 어색한 웃음을 받고 팁을 줘야하는 타이밍이 아닐까 하고 조심히 주머니에서 만원을 꺼내 넘겼다.
괜히 또 건들까봐 신경쓸 필요 없다는 듯이 "그래 잘해줘"라고 둘러대자 깜짝 놀라더니 청년은 두 손으로 넙쭉 받는다.
나도 넙쭉 인사했다. 이 나이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