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또리

김성원2010.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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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사무실

토닥토닥 키보드 두드리는 소리,

간혹 울리는 전화벨 소리만이 건조한 적막을 깨는 유일한 음향이라 생각하였다.

어느 순간 귀또리의 울음소리가 사무실 책상 구석 어딘가에서 들린다.

프린터가 출력물을 토해내는 소리,

팩스를 송수신하는 단조로운 신호음과 더불어 들리는 귀또리의 울음소리는

모노톤의 건조한 공간을 신선한 청량감으로 채워준다.

마치 비갠 뒤 약간은 안개가 드리워진 이슬맺힌 풀밭위에 사무용 책상을 두고

컴퓨터로 업무를 처리하고 있는 기분이다.

귀또리 울음소리 한토막이 싱그러운 자연을 환기시킨다.

 

공장 주변이 논이고 밭이기 때문에 여름만 되면 공장으로 곤충들이 많이 몰린다.

사마귀는 늘 많았고 작년 같은 경우 소위 중구매미라 불리는 녀석들이 대거 출몰하였었는데,

올해는 특이하게도 중국매미 녀석들은 보이지 않고 귀또리들이 활개를 치고 다닌다.

귀또리의 울음소리는 막연하기만한 과거의 어떤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묘한 울림이 있어 듣기 좋다.

애수에 젖은 듣한, 처연한 듯한, 무언가 그리운 듯한... 아련한 어떤 추상적 느낌.

그런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