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벌 vs 에프킬라

첼리스트 김2010.09.10
조회753

2주전 있었던 이야기를

한번 해보겠습니다

여름이 막바지를 달리던

어느날

아버지께서 벌초를 하러 가자고

하셨습니다

스케줄을 조정해서

토요일 새벽에 출발하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금요일 밤

많은 사람들이 한잔 하자는

얘기와 전화들을 뿌리치고

잠들었답니다

어머니는 새벽 3시에 일어나서

김밥을 싸시고

동생이랑 나는 마트에가서

가면서 오면서 먹을 것들을

사놓았습니다

오랜만에 가족나들이라서 그런지

은근히 들뜨기도 하였습니다

우리 가족은 정확히

새뱍4시 5분에

아버지 고향인 창녕으로 출발하였습니다

무슨일이 일어날지 전혀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채로

대략 한 시간 반을 달려 도착했습니다

가는 내내 즐겁게 웃으면서 얘기하면서

그렇게 갔습니다

할아버지,할머니 산소가 있는 산 밑에

도착하고 보니

해가 점점 뜨고 있었습니다

더 덥기전에 언능 벌초를 끝내고

내려오자는 아부지 말씀에

아버지가 선두에 서시고

동생,어머니,마직막에 나

이렇게 산을 올라가기 시작했습니다.

낫이랑,갈퀴랑 아이스박스랑 김밥이랑

등등...

들고 산을 올랐습니다

아버지께서는 뱀이 나올지 모른다고

갈퀴로 풀을 치시면서 앞장셔서 올라가셨습니다

할아버지,할머니 산소가 있는 곳에서

한 3분의 2쯤 올랐나

요번여름이 너무 더워서 그런지

풀이 너무 많이 자라서

사람들이 다니는 길이 안보였습니다

그거 있지않습니까?

풀이 밟혀서 길처럼 보이는 거

그런 길이 안보여서

조금 가파른 길을 올라가야

되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아버지께서 앞장셔서 올라가셨고

역시 뱀나올까봐

갈퀴로 풀과 나무를 치시면서...

그다음 동생이...

그다음 어머니...

다들 올라간 걸 보고 나도 올라갈려고

하는 순간

그 찰나

.

.

.

무릎뒤를 무언가가

강력하게 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아얏 하면서 밑을 보니

다시 무언가가

머리를 엄청난 고통을 가하면서

쏘았습니다

그 순간 '벌이다'

속으로 생각하고 머리를 땅으로 하고

엎드렸습니다

그 전에 벌에 쏘였을때

어떻게 해야되는지 인터넷에서

어렴풋하게 본 기억이 나서

기억대로 엎드렸습니다

그래도 무수히 많은 벌들이

계속 머리랑 온몸을 쏘는 것 아니겠습니까?

알고 보니 벌집이 땅에 있었습니다

거기다 머리를 대고 있었던 거죠

이대로 죽는구나

죽는게 이런 느낌이구나

하고 마지막 힘을 내서

'벌~~~~~~!!!'

이라고 큰소리로 왜 쳤습니다

내가 있는 곳보다 약간 위에

계셨던 부모님께서는 내 목소리를 들으시고

절 구하러 내려 오셨습니다

어머니께서는 내려오시자마자 날 껴안으셨고

아버지는 수건으로 벌들을 치시다가

동생이 던져주는 에프킬라로 

어머니랑 저한테 뿌리셨습니다

어머니랑 저한테 있던

벌들이 뒤로 돌아

아버지를 공격하였고

아버지꼐서는 스스로 몸에

에프킬라를 뿌리셨습니다

그렇게 대략 이십분 정도

벌들과 사투를 벌이고

벌들이 죽었는지 도망갔는지

모르겠지만 공격이 멈췄습니다

어머니 아버지께서는

본인들도 벌에 쏘였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관챊은지 확인하시고 또 확안하시고

아버지께서는 119에 신고하시고

어머니께서는 절 안고 그렇게 있었습니다

어머니 품에 안겨서

전 이렇게 말했습니다

'엄마, 앞이 안보여요'

'엄마, 어지러워요'

정말 앞이 보이질 않았습니다...

정말 죽는 줄 알았습니다...

어머니,아버지는 절 하늘로

보내는 줄 알았답니다

다행이 동생은 언덕위에서 안내려와서

쏘이지는 않고

위에서 모든 상황을 지켜본채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습니다 

동생과 부모님의 부축을 받아

산 밑으로 내려와서

119를 기다렸습니다

119를 기다리는 동안

정신을 차리고 보니 앞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119에

아버지,어머니,나 이렇게 실려가고

동생이 차를 가지고 뒤따라 왔습니다

난 벌을 보지 못했습니다

아버지,어머니

말씀을 들어보니

일반 꿀벌이 아니었습니다

정말 진한 주황색과 검은 색둘이 선명하게 있는

말벌이었습니다

장수말벌인거 같습니다

벌에 쏘여 본적은 있지만

정말 말벌에 쏘인 이 고통은

뭐라 설명할 수가 없습니다

그렇게 고통 스럽게 병원에 도착하고 보니

아버지,어머니도 엄청 많이 쏘이 신겁니다

그렇게 우리 세명은 창녕서울병원에

응급실에 누웠습니다

링겔을 맞고

엉덩이 주사를 맞고

또 엉덩이 주사를 맞고

또 링겔을 맞고

또 엉덩이 주사를 맞고

그렇게 대략6시간후

부산으로 오게되었습니다

응급실 옆에 누워계시던

어느 아저씨의 말씀이 귓가를 맴돕니다

'우리 옆집 아줌마는 팔꿈치에 말벌 한대 맞고

죽었는데

정말 운이 좋으시네요'

운이 좋으시네요...

정말 정말 운이 좋았습니다

아마 저 혼자 있었다면 이 세상

사람이 아니였겠죠...

어머니,아버지 사랑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는 그런 일이었습니다

왜 2주나 지나서 글을 올리냐면요

아직도 그 상처가 아물지 않았어요

날 최근에 만난 사람들은 알고 있겠지만 어깨에

큰 구멍이 두개

머리에 3개

등에 4개

등등등...

아직 낫고 있는 중이거든요

다른 사람들에게 자기가 겪은 일들을

얘기할때에

보통 이렇게 얘기하죠

니가 겪어봐야 안다

.

.

.

절대 겪지 마세요

겪으면 안됩니다...

다들 벌초 갔다 오셨겠지만

혹시 안 갔다 오신분들은

한사람당 에프킬라 하나씩

꼭챙기시고

망같은거 얼굴에 쓰시고

모자도 꼭 쓰시고

산을 오르세요

절대 겪으면 안되요

너무 너무 너무 아파요

절대 조심하세요

2주가 지난 지금도 상처가 엄청 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