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어떤 남자가 발가벗고 자고있었어요.

겁먹은21女2010.09.18
조회62,471

저는 서울에 살면서 혼자사는집도 있고 부모님이랑 같이 사는 집도 있습니다.

 

어쩌다보니 집을 하나 얻게 되어서 전세로 돌려놓고 혼자사는 집으로 꾸며놨어요...

 

대문도 연핑크색으로 칠하고, 방 안도 온통 연핑크색&인형&키티로 꾸민 예쁜 집이에요.

 

하지만 집에 늦게 들어갈 일 아니면 혼자사는 집에는 가게 되질 않더라구요.

(본집에서는 늦게 귀가하면 혼나거든요 ㅠㅠ)

 

하루는 여느때처럼 친구들과 놀고 나서 시간을 보니 매우 늦은 시간이더라구요

 

집으로 가면 혼날 것 같아 혼자사는 집으로 택시타고 가려고 했습니다.

 

근데 저랑 친한 동갑 남자인 친구가 위험하다며 바래다 준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친구가 홍대에서 압구정 까지 넘어와서 저를 태우러 왔습니다.

 

그리고 혼자사는 집으로 출발했죠..............근데

 

밖에서보니 부엌불도 켜져있고, 작은방 불도 켜져있어서 (제가 혼자사는 집이고, 잘 들어 가지도 않는 집이라 불을 다 꺼두는데)

이상하다고 생각하면서 친구한테 불이 켜져있다고 하며 들어왔습니다.

 

제가 가방이 무겁고 두개 들고 있어서 친구가 들어준다고 큰방 안에 넣어주려고 들어왔는데 그 순간 작은방에 어떤 남자가

 

 

  

까만색 굵은 선이 다 출입문인데요.

 

작은방 침대2에 어떤남자가 발가벗고 자고있었습니다.허걱

 

친구와 저는 둘다 너무 놀라서 서로 누구냐고 계속 물어보고,

 

친구는 저보고 저 아는 사람 아니냐고 계속 그러고..ㅠㅠ

 

너무 놀라서 일단 친구에게 저 사람 누구냐고 물어보라고 시키고는 복도에서

 

바로 112에 신고를 했습니다

 

친구랑 그 사람은 약간의 주먹다짐을 하고 (부엌에서 마당으로 통하는 출입문 손잡이가 파손되고) 그 남자는 알몸으로

 

'담'을 넘어서 도망을 치더군요.

 

제가 정신을 차리고 집안을 둘러보니, 큰방이 뒤져져있었고, 작은방 침대에는 제 속옷들이 20여개가 깔려있었고, (그 남자가 깔아두고 그 위에서 잔 거에요.) 스타킹들이 어지럽게 널려있었습니다.

-남자 알몸이라 경황이 없어 보지를 못했는데,

친구말로는 알몸에 제 스타킹을 신고 있었다고 하네요...........

 

경찰이 도착하고 나서 이 남자가 할머니와 어머니와 같이 집으로 찾아 올라오더라구요.

 

알고보니 큰방에 그 사람이 자기 옷가지도 벗어두고, 핸드폰이랑 지갑도 놔두고 갔더라구요.

 

스무살 남자고, 지금은 무직 상태로, 전직 운동 선수 였다고 하더라구요. 그날 밤 늦게까지 신림에서 술을 마시고 들어오는 길에 자기 집인줄 알고 제 집에 들어갔다고 하더라구요..만취상태여서..

 

제가 큰 대문만 잠궈두고, 나머지 문들을 다 안잠궈두어서 그런건지는 몰라도 담을 넘어서 제 집에 들어간 것 같더라구요.

 

어쨌든 이렇게 경찰서 왔다갔다하고 아침 7시 경이었는데 오후 3시까지 조서쓰고 뭐하고 이렇게 그날 하루를 보냈습니다..

 

 

 

중요한건, 오늘 그 피의자 어머니가 전화가 오셔서는

 

자기 아들이 실수로 그런거라고 합의를 봐달라고 하더라구요..

 

자기는 사정이 어렵다, 아버지가 없는 아이다, 어머니, 형, 동생 이렇게 할머니 집에 얹혀서 살고있다.

어머니는 마트일을 하시면서 한달에 100만원 벌어서 생활한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러면서 봐주지 않으면 아들이 벌금못내고 하면 감방 간다고 하던데.........................................

합의금 10만원을 주고 문고리를 고쳐준다고 하더라구요.

 

 

저요? 솔직히 10만원 필요없습니다. 정신적으로 너무 충격을 받았거든요. 저는 너무 겁을 먹어서 그 다음부터 그 집에 낮에 짐가지러만 몇 번 들어가 봤지 거기서 생활을 할 수가 없더라구요.

밤에 혼자 자는 것도 무섭구요.

 

네이트 판 유저님들, 제가 이 상황에서 과연 합의를 봐주는게 옳은 일일까요? 솔직히 처음에는 무조건 감방 보내야 되겠다 싶었는데

자라나는 새싹을 밟는 일인것 같기도하고, 집 사정이 안타까운것 같기도하고, ....

 

사정은 안타까운데 제가 피해 받은건 어떻게 보상받아야 하나요. 정신적으로 너무 놀랐고, 집 계약 기간은 거의 2년 남았는데 거기서는 못살것 같아요.

 

 

많은 의견 부탁드려요...ㅠㅠ.............정말 잘 모르겠어서 그래요..

 

 

************제 친구가 주먹다짐한것은

그 침입자가 제 친구 얼굴을 보자마자 주먹으로 가격해서입니다.

즉, 먼저 때린것이 아니란 거지요. 착각하는 분이 계셔서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