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는 추석 몇일 전, 휴가를 내고 집에 가기 몇일 전에 있었던 주방과 냉장고 앞의 기록이다.)
'요즘 먹고 싶은 걸로 요리를 한다기 보다는 채워진 냉장고를 비우는데 더 집중을 하게 된다.'
이라고 한 것 같은데 또 같은 고민에 빠져 있다. 내 삶이 음식와 음악과 음란(???)에서 점점더 거리가 멀어져 실용적이라는 측면으로 더욱 기울고 있다는 뜻이다. 이제 단연코 그렇게 살지 않으려 하는데 말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냉장고의 음식에 겨울도 아닌데 흰눈마냥 곰팡이가 뒤덥거나, 양파에서 쭉쭉 자란 풀들로 야채실이 하노이 인근 정글마냥 변하는 것은 막아야 하지 않겠는가? 더욱이, 연휴를 맞아 집에 가게 되면 몇 일은 냉장고를 제대로 비우지 못할 텐데 제대로 비우고 가지 않으면 그 재해의 양상은 더욱 커질 것이다.
그래서 뭐가 있나 싶어 봤더니...아오리 사과가 가득 있더라. 이제는 먹으러 오지 않을 것 같은 그녀의 사과들. 보고 있으면 욱 할 것 같아, 어서 빨리 먹어치우기로 한다. 오븐이 있다면 사과를 쪼개서 계피가루와 꿀을 듬뿍 얹고 그냥 구워서 먹어도 되겠지만, 그러기에는 부탄가스는 화력이 너무 낮다. 그렇다고 한다면, 사과로 할 수 있는 요리는 정말 없다. 이것 빼고는 말이다.
<네모각진 사과 감자 카레>
1. 재료
냉장고에 남아 있던 아오리 사과 - 3개
냉장고에 남아 있던 양파 - 1/2개
냉장고에 남아 있던 당근 - 1/3개
카레가루 - 4인분 (언젠가는 카레 가루도 한번 만들어 보고 싶다.)
감자 - 3개
표고버섯 - 6개
설탕 - 약간
2. 조리법
카레가루를 만들지 않는한, 세상에서 정말 쉬운 요리중의 하나가 카레다.
- 사과와 감자를 깎고 당근하고 같이 해서 블럭으로 썬다.
(큼직하게 씹히는 맛은, 재료의 원맛을 잘 살려 준다. 좀 푹익히고 오물오물 먹고 싶은 사람은 당연히! 잘게 썰어도 무방하다)
- 후라이판에 기름을 두르고 위의 재료를 넣고 노랗게 될 때까지 익힌다.
(노랗게 된다는 의미를, 이제서야 조금을 알 것도 같다. 몇 번 볶아 보면, 그 미묘한 향기가 나면서 나른해지는 야채의 상황을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 익히는 동안 물을 미리 끓여 두자. 그리고 버섯을 얇게 썰어둔다.
이런 느낌이다.
- 후라이펜의 재료들이 좋은 향기를 내기 시작하면 물의 불을 줄이고 볶았던 재료를 모두 집어 넣는다. 그리고 버섯 썬것과 같이 카레가루를 적당량 넣어 둔다. 불을 줄이지 않으면 카레 가루가 뭉쳐서 냄비 아래 부터 타 올라온다. 좋지 못하다. 설겆이 하기도 굉장히 귀찮으니 은근한 불에 은근히 익히자.
(내 친구는 스프처럼 묽은 카레를 좋아하고, 난 굉장히 뻑뻑한 카레를 좋아한다. 굳이 적당량이라고 한 이유는 개인 취향에 따라 카레는 달라 질 수 있다는것이지. 하지만, 언제나 주장하듯이 '따뜻한 밥위에 녹여 먹는 식은카레'를 위해서는 뻑뻑하게 만들어야 한다.
노란색 카레위의 버섯의 검은색이 도드라 진다. 사실 색으로만 보면 사과와 감자가 잘 구분이 않되는군. ㅎㅎ
술안주로 먹다 남은 아몬드가 있다면 얇게 썰어서 위에 뿌려주면, 그리고, 조리과정에서 꿀을 넣으면 전통 바몬드카레가 된다고 한다. 미국 동북부의 VERMONT 주(州)가 기원이라나 뭐라나..(나에게 있어서 아몬드와 꿀은 냉장고의 비치 품목이 아니라..)
갓 나온 뜨끈뜨끈한 카레를 밥위에 잖뜩 얹어서, 후추를 하나가득 넣고 먹는다. 밥과 카레는 반정도, 감자 혹은 사과로 가득찬 입이 괜시리 부자가 된 느낌이다. 뭉텅뭉텅 썰어놓아서 인지, 겉은 카레의 맛이 나다가도 안쪽은 아직 감자의 구수함과 사과의 달콤한 과즙이 남아 있다. 덜익었다는 낯선 느낌하고는 다르지. 재료의 원래 맛이 잘 살면서도, 요리라는 과정을 겪은 잘 만들어진 맛 또한 그대로이다. 좋구나.
한 시간 뒤면, 집으로 떠난다. 남은 카레를 밀폐용기에 넣고 냉장고에 넣어 둔다. 돌아 온 방, 맥주 한캔과 막한 따뜻한 밥위에 카레를 녹여 먹을 생각을 하면 벌써 돌아오고 싶어진다. ㅎㅎ 냉장고에 잘 있어라 나의 카레야.
[요리] 사과와 꿀을 넣고 만들면 바몬드카레-네모각진사과감자카레
(이 이야기는 추석 몇일 전, 휴가를 내고 집에 가기 몇일 전에 있었던 주방과 냉장고 앞의 기록이다.)
'요즘 먹고 싶은 걸로 요리를 한다기 보다는 채워진 냉장고를 비우는데 더 집중을 하게 된다.'
이라고 한 것 같은데 또 같은 고민에 빠져 있다. 내 삶이 음식와 음악과 음란(???)에서 점점더 거리가 멀어져 실용적이라는 측면으로 더욱 기울고 있다는 뜻이다. 이제 단연코 그렇게 살지 않으려 하는데 말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냉장고의 음식에 겨울도 아닌데 흰눈마냥 곰팡이가 뒤덥거나, 양파에서 쭉쭉 자란 풀들로 야채실이 하노이 인근 정글마냥 변하는 것은 막아야 하지 않겠는가? 더욱이, 연휴를 맞아 집에 가게 되면 몇 일은 냉장고를 제대로 비우지 못할 텐데 제대로 비우고 가지 않으면 그 재해의 양상은 더욱 커질 것이다.
그래서 뭐가 있나 싶어 봤더니...아오리 사과가 가득 있더라. 이제는 먹으러 오지 않을 것 같은 그녀의 사과들. 보고 있으면 욱 할 것 같아, 어서 빨리 먹어치우기로 한다. 오븐이 있다면 사과를 쪼개서 계피가루와 꿀을 듬뿍 얹고 그냥 구워서 먹어도 되겠지만, 그러기에는 부탄가스는 화력이 너무 낮다. 그렇다고 한다면, 사과로 할 수 있는 요리는 정말 없다. 이것 빼고는 말이다.
<네모각진 사과 감자 카레>
1. 재료
냉장고에 남아 있던 아오리 사과 - 3개
냉장고에 남아 있던 양파 - 1/2개
냉장고에 남아 있던 당근 - 1/3개
카레가루 - 4인분 (언젠가는 카레 가루도 한번 만들어 보고 싶다.)
감자 - 3개
표고버섯 - 6개
설탕 - 약간
2. 조리법
카레가루를 만들지 않는한, 세상에서 정말 쉬운 요리중의 하나가 카레다.
- 사과와 감자를 깎고 당근하고 같이 해서 블럭으로 썬다.
(큼직하게 씹히는 맛은, 재료의 원맛을 잘 살려 준다. 좀 푹익히고 오물오물 먹고 싶은 사람은 당연히! 잘게 썰어도 무방하다)
- 후라이판에 기름을 두르고 위의 재료를 넣고 노랗게 될 때까지 익힌다.
(노랗게 된다는 의미를, 이제서야 조금을 알 것도 같다. 몇 번 볶아 보면, 그 미묘한 향기가 나면서 나른해지는 야채의 상황을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 익히는 동안 물을 미리 끓여 두자. 그리고 버섯을 얇게 썰어둔다.
이런 느낌이다.
- 후라이펜의 재료들이 좋은 향기를 내기 시작하면 물의 불을 줄이고 볶았던 재료를 모두 집어 넣는다. 그리고 버섯 썬것과 같이 카레가루를 적당량 넣어 둔다. 불을 줄이지 않으면 카레 가루가 뭉쳐서 냄비 아래 부터 타 올라온다. 좋지 못하다. 설겆이 하기도 굉장히 귀찮으니 은근한 불에 은근히 익히자.
(내 친구는 스프처럼 묽은 카레를 좋아하고, 난 굉장히 뻑뻑한 카레를 좋아한다. 굳이 적당량이라고 한 이유는 개인 취향에 따라 카레는 달라 질 수 있다는것이지. 하지만, 언제나 주장하듯이 '따뜻한 밥위에 녹여 먹는 식은카레'를 위해서는 뻑뻑하게 만들어야 한다.
노란색 카레위의 버섯의 검은색이 도드라 진다. 사실 색으로만 보면 사과와 감자가 잘 구분이 않되는군. ㅎㅎ 술안주로 먹다 남은 아몬드가 있다면 얇게 썰어서 위에 뿌려주면, 그리고, 조리과정에서 꿀을 넣으면 전통 바몬드카레가 된다고 한다. 미국 동북부의 VERMONT 주(州)가 기원이라나 뭐라나..(나에게 있어서 아몬드와 꿀은 냉장고의 비치 품목이 아니라..)갓 나온 뜨끈뜨끈한 카레를 밥위에 잖뜩 얹어서, 후추를 하나가득 넣고 먹는다. 밥과 카레는 반정도, 감자 혹은 사과로 가득찬 입이 괜시리 부자가 된 느낌이다. 뭉텅뭉텅 썰어놓아서 인지, 겉은 카레의 맛이 나다가도 안쪽은 아직 감자의 구수함과 사과의 달콤한 과즙이 남아 있다. 덜익었다는 낯선 느낌하고는 다르지. 재료의 원래 맛이 잘 살면서도, 요리라는 과정을 겪은 잘 만들어진 맛 또한 그대로이다. 좋구나.
한 시간 뒤면, 집으로 떠난다. 남은 카레를 밀폐용기에 넣고 냉장고에 넣어 둔다. 돌아 온 방, 맥주 한캔과 막한 따뜻한 밥위에 카레를 녹여 먹을 생각을 하면 벌써 돌아오고 싶어진다. ㅎㅎ 냉장고에 잘 있어라 나의 카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