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앞에서도 어린아이를 만질 수 있는 할아버지

어제본아저씨2010.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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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판을 즐겨보는 20대 후반 여자입니다.

 

어제 있었던 일을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실지 궁금해서 이렇게 판을 씁니다.

 

즐겨만 보고 막상 쓰려니 조금 막막하지만.. 그냥 쭉~ 써 내려가보겠습니다.

 

 

 

 

어제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뒤늣게 영화 '아저씨'를 관람했습니다.

 

사람들이 왜 아저씨를 본 뒤 원빈에게 반했을까? 라는 궁금증은 싹~ 풀리더군요.

 

그렇게 원빈에게 폭 빠진 상태로 친구와 헤어지고 집에가는 지하철을 기다렸습니다.

 

 

 

 

9시가 조금 넘어선 시간이었습니다. 도착한 지하철 안은 사람이 적었지만, 타는 사람이 꽤있어서 좌석은 금방 꽉 찼습니다.

 

저도 자리에 앉을 수는 있었지만, 그냥 왠지 서서 가고 싶은 생각에 노약자 좌석 옆 봉을 잡고 섰습니다.

 

제가 선 쪽의 노약자 좌석에는 한분의 할아버지가 앉아계셨고,

 

그 맞은 편 노약자 좌석에는 할아버지 한 분, 할머니 한 분이 앉아계셨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좌석은 꽉찼고, 서있는 사람은 몇 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저는 지하철 문밖을 바라보며 머릿속에는 원빈을 그리고 있었죠.

 

 

 

 

그러다 어느 역에서 한 모녀가 탑승했습니다.

 

사실 저는 머릿속으로 원빈을 그리고 있었으므로 언제 탔는지는 모르겠고, 어느 순간 제가 서있는 쪽 노약자 좌석에 어린 여자아이가 앉아있고, 그 아이의 엄마는 제 옆쪽에 서있었죠.

 

제 옆에서 할아버지와 아이가 대화를 시작하면서 저는 원빈 생각을 잠시 접고, 그 둘의 대화에 집중하기 시작했습니다.

 

 

할아버지 : 몇살?

 

아이 : (귀여운 목소리로) 4짤.

 

할아버지 : 어디살아?

 

아이 : 아파트.

 

할아버지 : 아니, 아파트 말고 동네가 있을거 아니니?

 

아이 : (엄마를 바라보며) 엄마, 우리 어디살아?

 

엄마 : 00동 살아요.

 

할아버지 : 00동? 거기가 어디죠? 여기서 멀리가나?

 

 

 

 

여기까지 대화는 아이를 귀여워하는 할아버지의 관심의 표현으로 보였습니다.

 

저는 계속 문과 창문으로 비춰지는 모습을 통해 그들을 관찰(?)했습니다.

 

 

엄마 : 00역에서 내려서 더 가면되요. (친철한 미소를 보이며)

 

할아버지 : 00동? 난 거기 처음 들어보네? 00역에서 내려서 어떻게 가는데요?

 

 

 

 

전 여기서부터 할아버지가 너무 많은 관심을 보이는 것 같아서 할아버지를 쳐다봤습니다. 유심히 본 할아버지의 모습.. 60대 정도로 보이셨고, 얼굴이 조금 빨간 상태로 보아 약주를 하신듯 합니다.

 

엄마 : 택시타고 가면 되요...(뭐라고 계속 설명하심)

 

 

 

 

 

이제부터 할아버지의 관심은 아이에게로 갑니다.

 

 

할아버지 : 다리아프지? 신발 벗을까?

 

 

할아버지는 아이의 신발을 벗기고 다리와 발을 주무르기 시작합니다.

 

아이는 재미있다고 웃습니다.

 

엄마는 조금 불쾌한듯 주시합니다.

 

저도 그모습을 잠깐 쳐다봤습니다.

 

 

할아버지 : (아이의 다리를 나란히 붙여본 뒤) 여자 다리가 이러면 못써, 이렇게 딱 붙어야지~

 

하면서 계속 아이의 다리를 주무릅니다. 가끔 발도 간질입니다.

 

아이는 계속 즐거워합니다.

 

엄마는 많이 불쾌했는지 아이에게 신발을 신깁니다.

 

 

엄마 : 이제 내려야돼. 신발 신자.

 

할아버지 : 애 다리 아플텐데 벗겨놔요. (아이보고 웃으며)

 

엄마 : 아니예요. 이제 내려야해요.

 

 

엄마는 아이 신발을 신깁니다. 엄마가 아이 신발을 신기는 중에도 할아버지는 계속 아이 다리를 주무릅니다.

 

신발을 신기며 다리가 위로 들리자 엉덩이 쪽도 주무릅니다.

 

엄마는 급히 아이를 일으킵니다.

 

 

할아버지 :  (아이보고 웃으며)내릴때 까지 앉아있어.

 

엄마 : (아이 손을 잡고 끌며) 이제 3정거장 가면 내릴거야.

 

 

그러나 아이는 할아버지가 좋았는지 할아버지 옆으로 가서 털썩 앉습니다.

 

엄마는 아마 할아버지 옆으로 가고 싶어하는 아이를 못가게 하면 할아버지가 이상한 사람이 될까 그냥 아이를 보고만 있었던것 같습니다.

 

 

할아버지 : 아이고 손도 귀엽네.

 

 

할아버지는 아이의 손도 주물럭 합니다. 머리도 쓰다듬고 다리도 주무릅니다.

 

엄마는 표정이 굳은 채 다시 한번 아이를 일으킵니다.

 

엄마는 아이에게 계속 이런저런 말을 시키며 서있다가 문 쪽으로 왔습니다.

 

저는 조금 뒤로 자리를 비켜주었습니다.

 

문이 열리고 모녀가 내렸습니다. 그런데 이 할아버지 자리에서 일어나 천천히 내립니다.

 

(제 느낌상 할아버지는 내릴 역이 아닌데 내리는 느낌이었습니다.

대화에서도 아이 엄마가 00역에서 내린다고 했을 때, 나도 거기서 내린다고 하지 않았고, 문이 열린 뒤에서야 일어나서 내렸기 때문입니다.)

 

모녀는 내리를 할아버지를 보고 바로 앞에 엘리베이터에 급히 탑니다.

 

할아버지는 엘리베이터를 지나 계단쪽으로 가시더군요.

 

할아버지가 지나간 뒤 모녀가 다시 엘리베이터에서 내려서 계단쪽으로 가는 것 까지 보고 지하철은 출발했습니다.

 

 

 

 

 

여기까지 제 관점에서 본 할아버지와 모녀의 모습이었습니다.

 

전 사실 이 모습을 보면서 뭐라고 한마디라도 하고 싶었습니다.

 

(가령, 할아버지에게 "아무리 귀여워도 계속 만지시는 건 아이가 싫어할 것 같습니다." 라던가,

아이에게 "할아버지 한테 내 몸은 소중하니까 마구 만지시면 안되요! 라고 말해야 하는거야~"라구요..)

 

하지만, 이 모습을 보며 불쾌한 것이 저만의 생각일수도 있겠다라는 생각.

 

그리고 그것이 할아버지의 옳지 못한 행동일지라도

할아버지에게 한마디 하는 젊은 여자의  모습이 버릇없게 보이지는 않을까라는 생각.

 

또한 엄마도 있는데, 상관없는 제 3자가 괜히 나서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 등등

 

여러가지 생각으로 그냥 쳐다만 볼수 밖에 없었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아동 성범죄가 점점 늘어나는 요즘이라, 제가 민감한 걸까요?

 

귀엽다는 이유로 만짐을 당하는(?) 어린아이.. 저는 그건 아니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