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 맥주가 먹고 싶던 비오던 점심식사 - 간장소스 소시지 볶음 & 파스타

Red Kuma2010.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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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살짝 풍겨오는 비냄새와 약간은 차가운 바람이 긴옷을 입어야 한다는 것, 우산을 들고 나가야 한다는 생각을 불러일으키면서 눈뜨자 마자 작정을 하고 나가지 않겠다고 생각을 한다. 오전 내내 망상의 바다를 헤매이기도 하고, 게임도 하고 하다보니 어느덧 점심이 되었는데 갑자기 유리창에 서리가 끼듯 맥주 생각이 점점 머리를 채워 갔다. 낮에 마시는 맥주. 나쁘지 않겠지? 뭐랑 먹을까? 뭐랑 먹을까? 이 생각을 할 때가, 가장 귀찮지만 행복한 순간이기도 하다.

 

어제 저녁 합주가 끝나고 먹었던 소세지가 생각 났다. 맛있었더랬지만, 실컷 먹지는 못했다. 못다 먹은 소세지를 해먹어 보기로 한다. 맥주는 냉장고에 그득 들어 있고, 소세지만 먹으면 끼니가 안되니, 파스타를 같이 볶아 먹어야 겠다는 생각에, 오늘 있었던 단 한번의 바깥 나들이를 한다. 파스타와 양파를 사러...

 

<간장소스 소세지볶음 & 파스타>

 

 

1. 재료

 

냉장고에 남아 있던 옥상에서 키운 고추 - 2개

냉장고에 남아 있던 소세지 - 4개

냉장고에 남아 있던 다진 마늘 - 5 큰술

고추가루 - 약간 / 간장 - 3 큰술 / 사과식초 - 5큰술

양파 - 1개 / 파스타면 1인분 (100g 정도)

설탕 - 약간 / 소금 - 약간

 

2. 조리법

 

-  냄비에 물을 받고 소금을 푼 뒤, 팔팔 끓이고 파스타 면을 넣는다.

   (소금을 넣고 끓여야 면이 엉겨 붙지 않는다고 한다.그런데 정말 그런지는 않넣고 끓여본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다. 사실, 약간 간이 되는 것 같기도 해서...)

- 면이 끓는 동안, 양파 반은 둥글게 썰고, 나머지 반은 잘게 썬다.

 

- 잘게 썬 양파와 다진 마늘, 식초, 간장, 고추가루, 설탕을 넣고 양념 소스를 만든다.

 

- 이때 쯤이면 면이 대충 익었을 것이다. 면을 들어내고, 냄비에 물을 다시 붓고 소세지에 칼집을 낸 뒤에 넣고 삶는다. 언제까지? 칼집이 벌어진 입처럼 될 때까지.

 

 

-  프라이팬에 기름을 살짝 붓고, 둥글게 썬 양파로 슬슬 바닥을 문질러 가면서 향을 입혀 둔다.

   (버터나 향신료가 있으면 좋겠지만 그건 이사 가거든 생각해 보자....)

 

- 파스타를 넣고 살짝, 아주 살짝 익힌다. 양파가 노랗게 되었을 때쯤 해서 삶아 두었던 소세지를 넣고,

양념 소스를 적당히 소세지 위에 부어 준다. 열린 칼집 사이에 고추가루와 다진 마늘이 충분히 스며 든다는 느낌이면 적당하다. 약간 짭짤 할 수도 있겠지만, 맥주 안주로는 간이 이정도는 되어야 한다.

 

 

파스타...라고 하기에는 볶음 면에 더 가깝나? 좀 덜 볶으면 될 것도 한데, 소세지를 약간 바짝 익히다 보니 면이 더 익힌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맛은 나쁘지 않았다.

 

매콤쌉싸름한 맛을 원했는데, 잘 된 것 같다. 이 맛이 약간은 느끼할 수도 있는 소시지에 찰싹, 감칠 맛을 준다. 삶겨진 소시지의 뽀득뽀득한 식감도 살아 있지만, 처음 이에 닿을 때의 바삭한 느낌도 잘 갖춘 듯 하다.

(내가 내가 한 것으로 이렇게 쓰고 있으니, 조금 우습기도 하네.)

 

소세지를 젓가락 하나에 푸욱 찍어 들고, 맥주와 함께 먹는다. 비는 어느덧 가득가득 건물 들의 빈틈을 채워 넣고 있더라. 빗소리가 악기 소리 처럼 들린다. 좋구나. 1시가 되기도 전에 맥주 2캔을 비웠다. 시원시원한 맥주가 머리를 쭈볏쭈볏 세우지만, 곧 노곤노곤한 취기가 밀려 온다. 마치 파도가 치듯이, 한잔 한잔 마실 때 마다 시원함과 고곤함이 왔다 갔다 한다. 그 와중에 와삭와삭 아작아작 먹는 소시지는 먹어 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것이다. ㅎㅎㅎ

 

다 먹고 한잠 자야 겠다. 설겆이는 일어난 뒤에 하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