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일본인 남친

김밥2010.10.05
조회1,968
외국에서 노동자로 살고 있는 28살 여자입니다.
맨날 판이랑 톡보면서 혼자 낄낄대다가,
특이하다면 특이한 제 남친이야기를 한번 써볼까 해서요.



그럼 나도 한번 해보고싶었던 음슴체로 들어가겠음.

내 남친은 일본인임.
때는 2008년.
학교에서 첨 봤을땐 좀 놀랬음.
그도 그럴것이 앞니가 한개 없었음. ㅋㅋㅋㅋㅋ
성인남자가 자기소개하고 빙긋 웃는데 앞니 없으면 솔까 놀라지 않음?
사실 좀 웃겼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기 위험한 놈들이 많은 동네라 싸움하고 이빨 날라갔는데 해넣을 돈이 없었다고 생각함.
영구같이 웃을때마다 좀 안됐었음. ㅋㅋ


근데 얘가 나랑 친해지고 싶었는지 씨도 안먹히는 농담을 하는거임.
" 내 이빨 못봤어?" 뭐 이런 거였음.
난 그때 왜그랬는지 모르겠는데 버럭 화를 냈음.
"한번만 더 이상한 소리 하면 화낼거임" 뭐 이런 말투였다고 함.
난 잘 기억도 안나는데 남친은 지금도 이걸가지고 날 울궈먹음.
남친은 나를 엄청 bitch 로 생각했다고 함


암튼 남친에 대한 나의 이미지는 좀 이상한 애 로 굳어지고 있던 즈음이었음.
2학기 시작하고나서 학교에서 만났는데 글쎄 이빨을 해 넣은 것이었음. 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계속 이빨없는 모습만 보다가 이빨이 있으니 되려 이상했음.


알고보니 일본에서 임플란트뿌리를 박고, 틀니 비슷한걸 사용했었는데,
귀국 직전에 술먹고 그 틀니가 없어졌다고 함.
그래서 나름 그 비싼 걸 술쳐먹고 -_- 잃어버린 자신에 대한 반성(?) 정도로
다음에 일본 다시 들어올때까지 영구로 살겠다고 결심한 거였음.
그 뒤 6개월동안 거울을 볼때마다 머리를 쥐어뜯었다고 함 ㅋㅋㅋ


이빨 해넣은 것 까지는 좋았음.
하지만 나와 학우들은 2학기가 되자마자 엄청난 사실을 목격해버린 것임.
남친은 타투매니아였음.
우리는 아무도 그걸 몰랐음.
팔에 타투가 있었지만 우리 반에 문신있는 사람은 걔 말고도 많았으니 별 눈에 띄지도 않았음.


그런데.
이 생키가 허리에 새로 타투를 했는데 바셀린을 바르고 랩을 칭칭감았는데도 좀 따갑다면서 봐달라고 하는 것이었음.


그쯤이야 -_- 하면서 허리를 들추는 순간,
!!!!!!!!!!!!남친의 등에 수 놓아진 한폭의 여신 그림을 보고야 말았음.


솔직히 티셔츠 안에 옷 하나 더 입은 줄 알았음.
게다가 흑백이 아닌 칼라였음.
왜 영화에 나오는 그런 등 전체 용문신 이런거 있지 않음? 딱 그거였음.
난 졸라 놀란 마음을 애써 진정시키며 쿨하게 못 본척 했음.


........그 뒤로 난 그를 점점 더 멀리하게 되었음
난 그가 일본의 야쿠자 라고 100% 확신하였음 -_-
야쿠자라고 생각하니 앞뒤가 착착 맞아 들어갔음
다른 일본인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않는 점
우린 다 돈 없어 겔겔 거릴때 혼자 좋은차(?) 타고 다니는 점
무엇보다 이빨이 없었던 점!!

난 너무 순진했던 거임.
그때만해도 그의 차가 폐차직전의 똥차-_-라는 것도 몰랐고,
임플란트 사건도 몰랐고,
일본 야쿠자가 일개 시골 대학에서 한가하게 공부를 한다(?) 는 사실에도
전혀 하등의 의심도 품지 않았었음.

나의 망상은 꼬리에 꼬리를 품어
나의 bitch같은 말투에 앙심을 가진 그가 날 패면 어떡하지,
내 친구들이랑 걔 이빨가지고 온갖 이야기 다 만들어낸거 알았으면 어떡하지
하며 전전긍긍하기에 이르렀음


그러던 어느날이었음


수업이 끝날 무렵 이 생키가 나에게  주말에 야끼니꾸 (고깃집)을 가자고 하는 거임
' 뭐? 둘이서? '
솔직히 무서웠음.
학교 오빠들에게 도움을 청하고 싶었으나 다들 알바로 바쁜 나날들이었기 때문에
다들 시간이 없다고 했음.

난 그럼 주말에 연락하라며 대충 얼버무리고 집으로 튀었음.
그리고 주말.
난 핸드폰 배터리를 뺐음 -_-
핸드폰 끄면 너무 적나라하게 피한다는 것이 드러날까봐 내딴엔 잔머리를 쓴 거임.
게다가 내 핸드폰은 미스콜도 표시되지 않음.
난 주말을 덜덜 떨면서 집에서 동생이랑 라면 끓여먹으며 보냈음.


그리고 월요일이 되었음
슬금슬금 눈치보고 있었는데 왠걸 이 생키가 아무소리도 안하는 거임
아마 약속을 정한 자기도 까먹고 전화안했나보다 하면서 안심했음
난 야쿠자의 세컨드-_- 가 되기는 죽어도 싫었음
나~~~중에서야 알게된 사실인데 이때 전화 열라했는데 안받아서 엄청 존심이 상했었다고 함 ㅋㅋㅋㅋㅋ
근데 남자 체면에 그거에 기분나빠 하는게 더 쪽팔려서 모른척 했던 거였음


그렇게 1년동안 내 머릿속에 야쿠자로 낙인 찍힌 그와 함께
2학년이 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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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없나요? ㅋ
너무 길어서 2탄은 나중에.
관심받게 되면 야쿠자 문신 인증할께요.
그럼 좋은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