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들 조금씩 주변을 돌아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어저어2010.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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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한국인인 만의 특성이라고 하면 "빨리빨리" 일 것입니다.

 

이것은 좋고 나쁨을 떠나 지금 우리의 모습이 이렇도록 만들어준

 

원동력 중의 하나가 분명합니다.

 

우리 아버지 세대의 빨리빨리는 부지런함, 성실함을 바탕으로

 

급격한 나라의 성장을 도왔지요.

 

그런데 요즘의 빨리빨리는 '오로지 앞으로 앞으로'만을 추구하게 되어서

 

옆을 볼 수 없게 된 면이 있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앞으로 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잠시나마 우리의 주변을 돌아볼 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된 사건이 있어 적어봅니다.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에 있었던 일입니다.

 

동대문 운동장에서 4호선으로 갈아타려면 좁은 입구를 향해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서 가게 됩니다.

 

(이용하시는 분들은 지하철 문이 열리자마자 한곳에 집중되는 사람들을

 

자주 보실겁니다.)

 

저도 그 무리중에 섞여서 걸어가던 중에

 

처음 눈에 들어온 것은 하얀지팡이. 눈이 불편하신 분들이 사용하시는

 

지팡이였습니다. 그리고 보게 된것은 그 지팡이가 다리를 건들이자

 

신경질적으로 지팡이를 잡아서 내치는 60대 할아버님의 모습이었습니다.

 

저에게 한 행동도 아니었는데 기분이 상당히 나빠져 지팡이의 주인을 바라보니

 

한두번 당한 일이 아니셨는지 덤덤한 모습이셨습니다.

 

저는 눈이 상당히 안좋아서 안경을 쓰는데, 그 안경을 굉장히 소중히 여깁니다.

 

저의 눈이나 마찬가지니까요. 그 분도 자신의 눈이나 다름없는 지팡이를 그런식으로

 

내쳐지셨으니 속으로는 상당히 기분이 나쁘셨을겁니다.

 

이런 생각이 든 저는 계단 중간쯤 내려와서 그 분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물론 도와드릴 생각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혼잡한 사람들 속에 계단에서 다치시면

 

어쩌나 하는 걱정에 바라보고 있었던 것 뿐이었습니다.

 

우르르 몰려가는 흐름속에 혼자서만 가만히 서있음을 느끼고 민망해져

 

돌아서려는 그 때 저의 기분을 좋게하는 일이 시작되려 하고 있었습니다.

 

4호선으로 가기 위한 계단은 꺾여져 있는데 그 꺾인 부분을 지팡이의 주인이

 

미쳐 꺾지 못하고 앞으로 나아가셔서 어떤 분과 부딪힌 것입니다.

 

부딪힌 사람은 외국인이었습니다. (아무리 봐도 동양인이 아니므로 그냥 외국인)

 

앞선 일에 더해 다시 터진 일에 당황한 지팡이의 주인이 멈칫 거릴때

 

그 외국인은 그 분에게 당연한 듯이 다가가서

 

어깨에 손을 올리고 천천히 함께 계단 밑에까지

 

동행했습니다. 계단 밑에 도착한 두 사람은 감사합니다. 괜찮습니다. 정도의 말을 나누고

 

(사실 말은 들리지 않았지만 둘의 몸짓이 그런 듯 했음.. 그 상황에서는 한쪽이 영어로 말

 

하고 다른 쪽은 한국어로 말해도 별로 상관없는 듯한 두사람의 모습이었음.)

 

외국인은 지하철로 뛰어갔습니다.

 

그 모습을 뒤에서 바라본 저는 기분이 그냥 좋아졌습니다.

 

말그대로 그냥 좋아졌습니다.

 

그리고는 저도 조금 더 주변의 사람들을 돌아보게 될 것 같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여러분도 잠시나마 멈춰서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마음 따듯한 분들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