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소리

허광빈2010.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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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소리

 

                        - 허 명 -

 

새벽녘 후두둑 후두둑 창을 때리며

가슴을 파고드는  굵은 빗발 소리가 들리면

훌쩍 마음을 숨기고 싶어진다

아련히 떠오르는 추억의 뒤안길로

 

빗소리는 생의 질긴 가지를 쳐내며

몸서리치는 옹알이로 다가온다

내 평생에 지은 죄만큼의 빗줄기가

땅을 치며 가슴에 파문이 인다

 

신새벽 내 삶의 페이지를 열어 젖히며

여름의 끝으로 수척해진 물소리에

초록은 비의 옷으로 갈아입고

이마위의 주름을 파내며 여울져 흐른다.

 

과거는 화석이 되고, 빗물은 모든 것을 쓸고

천둥치는 밤의 간음을 속죄함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