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46인, 민주당 46인

우슬포2010.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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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46인, 민주당 46인
지난 3월 26일 천안함이 침몰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많은 시민은 북한이 어뢰를 쏜 것이라고 생각했다. 배가 가라앉은 모양, 북한 잠수정 부대의 도발 사례, 그리고 북한의 ‘보복’ 협박으로 보아 그럴 거라고 분석한 것이다. 상식의 눈이라면 이런 추론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사건 며칠 후 TV와 인터넷에는 호주 잠수함이 어뢰로 퇴역 구축함을 격침하는 동영상이 등장했다. 호주 구축함의 침몰 모습은 천안함과 너무 비슷했다. 그리고 백령도에서 TNT 180kg의 지진파가 관측됐다. 좌초나 피로파괴로는 생길 수 없는 충격이다.

민주당은 최고의 지도자·두뇌·전문가 집단이다. 의원 87명 대부분이 평균 시민보다 훨씬 높은 학력·경력·능력을 지니고 있다. 국가의 중추지대 청와대 출신만 9명이다. 대통령 비서실장(문희상·박지원)·정무수석(이강래)·국정상황실장(전병헌)·대변인(박선숙)에 비서관이 4명(박주선·김동철·문학진·서갑원)이다. 국무위원 출신은 13명이다. 부총리(홍재형·김진표)에 장관이 11인(정세균·정동영·박지원·박상천·천정배·강봉균·신낙균·이용섭·김영진·최인기·송민순)이다. 차관(조영택·변재일)도 있다.

법조인은 누구보다 사리(事理)를 정확하게 판단하도록 훈련받은 사람이다. 87명 중에는 이런 법조인이 10여 명이나 된다. 검사(박상천·박주선), 판사(추미애·조배숙)에 변호사(유선호·이종걸·김종률·우윤근·양승조·이춘석·박은수·전현희)다. 언론인은 사실관계를 파악해 사회에 올바른 길을 제시해야 하는 사람들이다. 87명엔 언론사 사장·편집국장·유명앵커·진행자, 그리고 중견기자를 지낸 이가 8명이다. 정동영·박병석·이낙연·정범구·박영선·최문순·최영희·장세환이다. 87인 중에는 육군대장 출신 서종표 전 3군사령관도 있다. 배우는 많은 배역을 거치면서 선과 악을 구분하는 능력을 키운다. 최종원은 배우 출신이다.

평범한 시민 한 사람의 지적 파괴력이 TNT 1kg이라면 민주당 의원 87인의 총계는 87kg이 아니라 300kg쯤 될 것이다. 학력·경력·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대다수의 평범한 시민이 사건이 일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범인으로 북한을 지목했다. 그런데 그들보다 몇 배 뛰어난 의원들이 사건 발생 반년이 지나도록 아직도 범인을 모르겠다고 한다. 어뢰 증거가 나오기도 전에 많은 시민은 북한을 가리켰다. 그런데 증거가 나왔는데도 민주당 의원들은 애써 고개를 돌리고 있다. 그들은 북한 소행을 규탄하는 국회 결의안을 반대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가. 의원들이 시민보다도 용기가 없기 때문이다. 진실을 인정하면 마주쳐야 할 새로운 세상이 낯선 것이다. 북한을 추궁하면서 그에 따르는 긴장을 감수하는 일에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햇볕정책과 이별하는 게 두렵기 때문이다. 종합적으로는 자신에게 편리하다면 진실보다는 맹북(盲北-북한에 눈을 감는 것)을 택하는 미망(迷妄) 때문이다.

신학용 의원이 사건 당시 한국군이 북한 잠수함 부대의 출동을 탐지하고도 경계를 높이지 않았다는 중요한 사실을 밝혀냈다. 재미있게도 그는 민주당 의원이다. 민주당은 대어(大魚)를 건졌다며 좋아했고 박지원 원내대표는 그를 칭찬하고 군의 무방비를 꾸짖었다. 허술한 군 때문에 군인들이 목숨을 잃었다고도 개탄했다. 얼마나 희한하고 놀라운 일인가. 역시 진실이란 마음의 감옥에 가두어둘 수 없는 것이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미망의 수갑을 열고 진실이 감옥 밖으로 나오는 것이다.

민주당 의원 87인은 모두 ‘6개월의 미망’에 책임이 크다. 특히 여기에 이름이 적힌 46인은 더욱 그러하다. 그 46인은 천상에 가 있는 천안함 수병 46인이 호명하는 이름이다. 민주당은 종교처럼 서민을 외치고 있다. 천안함 46인은 거의 모두 서민의 아들이다. 그들을 죽인 자에 침묵하면서 민주당 의원들은 오늘도 고급 승용차를 타고 기름진 음식을 먹고 있다.

                                                                                                        김진 논설위원·정치전문기자 김진 기자 [jinj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