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파주시에 있는 헤이리 예술 마을을 아시나요? 서울에서 합정역 2번 출구로 나아가 2200번 버스를 타면 40분이면 간단하게 오갈 수 있는 거리에 헤이리라는 참 예쁘고 아름다운 마을이 있습니다! 헤이리에는 영어마을 말고도 여러가지 예쁜 카페와 예술적 전시관이 있는데요, 그 중 저는 이번에 정치박물관인 '아고라'에 가보았습니다!! 헤이리 아고라 박물관은 연세대학교에서 정치학 교수로 재직하고 계신 '신명순' 교수님이 자비를 들여 세우신, 우리나라에 한군데밖에 없는 정치박물관입니다. ‘아고라’는 그리스 시대에 민주정치가 이루어지던 곳으로, 상당한 함의성을 띠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합정역 2번 출구에서 2200번 버스를 타고, 난지 공원과 한강을 거쳐 시원스럽게 뚫린 고속도로를 타고 약 40분쯤 내려가면, 파주시로 들어가면서 예쁘게 조성된 출판단지가 나옵니다. 출판에 관련된 건물들답게, 건물들이 예술적이고 독특해서 보는 사람의 눈을 즐겁게 해준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버스에서 내릴 때, 헤이리 정류장에서 내리는 것이 아니라 약 두정거장을 더 가서 법흥3리에서 내리는 것이 좋습니다. 정류장에서 오른쪽으로 꺾어서 약 100m쯤 걸어가면 하얀색과 회색을 바탕으로 해서 깔끔하고 예술적으로 지어진 헤이리 아고라 정치박물관 (AGORA - Museum of Politics & Stamps)이 나오는데, 아고라박물관의 관람 요금은 일반인 3000원, 학생 2000원, 미취학 아동은 무료입니다. 개관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 까지 이다.
작은 유리문을 열고 들어가시면 현 미국 대통령 오바마의 입상이 나오고, 안쪽 테이블에 박물관을 담당하고 계신 사모님을 뵐 수 있습니다. 아고라 박물관의 면적은 그렇게 넓지 않지만, 사방의 벽이 선거 포스터와 각종 전시물, 입간판들로 가득한데다가 박물관의 가운데에까지 세계 각국의 우표가 빼곡이 전시되어 있어 통로를 조금 조심해서 다녀야 합니다. 1층은 세계정치관으로, 일본, 독일은 물론 남아공, 남미 국가 등 전 세계 국가의 선거포스터가 눈에 들어옵니다. 우리나라도 국회의원이나 대통령선거를 할 때 벽에 많은 포스터가 붙지만, 우리나라와는 또 다른 느낌입니다. 일본을 비롯한 외국의 포스터는 떡하니 얼굴만 붙어있는, 조금 딱딱하다 싶은 우리나라의 포스터와 달리 풍자적이고 재미있는 것들이 많습니다. 러시아에는 제임스 딘의 포즈를 패러디하여 고르바초프의 민주화를 풍자한 포스터가 있고, 일본에서 후보가 권투글러브를 끼고 있거나 라이벌 정당을 우습게 풍자하는 포스터가 있습니다. 미국도 부시와 라이벌 정당의 대립구도를 권투 시합으로 표현한 포스터도 있었지요. 더불어 후보의 이름은 없이 당 기호만 나타나 있는 것도 있고, 상징적 사물만 붙어있는 포스터도 있습니다. 이탈리아의 왕당파를 나타내는, 왕관과 별 마크가 그려진 포스터, 또는 박물관에는 없지만, 예전에 일본의 어느 지방에서 선거 홍보대사로 유명 애니메이션의 캐릭터를 내세웠다는 말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이외에도 북아일랜드 자치 정당과 독일의 기민당/기사당의 선거 포스터, 헬무트 콜 총리와 슈뢰더의 포스터도 있습니다. 그 중 특이했던 것은 독일 녹색당의 포스터였는데, 동성애자를 지지한다는 뜻으로 동성의 연인들이 손을 잡고 춤을 추는 사진이 나와 있기도 했습니다.
시선을 아래로 돌려 유리 보호케이스를 보면 더욱 흥미로운 것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일본에서 선거를 홍보할 때 쓰는, 아소 다로 총리와 아베 총리의 캐리커쳐가 그려진 과자박스와 러시아 대통령의 인형이 차례로 들어있는 마트로시카, 드 골 대통령 모양의 볼펜과 문화혁명 때 쓰이던 홍위병 완장 등도 있습니다. 북한의 장교 배지들도 있습니다. 가장 특이했던 건 영국의 찰스 왕세자와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모습을 따서 만든 슬리퍼였습니다. 더불어 미국의 정치에 얼마나 풍자가 많이 애용되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워터게이트 사건을 꾸민 코가 긴 닉슨 대통령의 두상, 클린턴의 섹스스캔들을 풍자한 코르크 따개 등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와 달리 선거 홍보의 제한이 없는 미국에서는 주차표와 차량 표지판, 배지와 현수막 등 생활의 모든 방면에서 홍보가 이루어집니다. 또한 미국 선거에서 민주당의 상징인 당나귀와 공화당의 상징인 코끼리를 이용해서 만든 홍보물품도 있었는데, 여기서 우리나라 선거 홍보 문화의 아쉬움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우리나라는 선거홍보를 할 때 으레 홍보책자와 명함, 또는 트럭이 지나다니면서 공약을 발표하는 정도에서 그치기 때문에 사람들이 오히려 정치를 딱딱하게 생각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는 우리나라의 정치불신과 낮은 투표율을 설명하는 하나의 요인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이 박물관에서 꼭 보고가셔야 할 중요한 전시품이 유리 문 앞에 있는, 2000년 미국에서 선거를 할 때 쓰이던 투표기계입니다. 이는 미국의 스미소니언 박물관과 여기에밖에 없는 전시품이라고 하네요. 저는 직접 사용법까지 설명을 들을 수 있었는데, 2000년 당시 사람들이 투표를 할 때 용지에 구멍을 제대로 뚫지 않아서 문제가 생겼다고 합니다. 결국 일일히 수작업으로 선거결과를 보게 되었고, 연방대법원의 결정에 의해 부시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앨 고어가 더 많은 득표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지요. 매우 역사적인 전시품이니 꼭 보고 가시기를 바랍니다.
더불어 해외 각국의 당원증과 선거 용지 등이 있습니다. 당비를 납부했다는 증명서의 성격을 띤 수첩 형식의 당원증, 여러가지 특권을 보장하는 공산당의 당원증이 있었다. 선거 용지는 역시 나라마다 달랐는데, 일본은 직접 정당과 후보의 이름을 기입하게 되어있고, 러시아는 후보의 경력이 모두 써 있습니다. 우리나라를 제외한 많은 서양의 나라들이 투표의 표시로 'x'자를 쓴다는 사실이 놀랍기도 했습니다. 또한 문맹자가 많은 나라의 경우, 아예 후보의 사진을 넣거나 당의 로고를 넣기도 하였다. 어떤 국가의 경우는 정당마다 아예 투표 용지를 만들어오면 유권자들이 그 중 하나를 선택해서 투표함에 넣는 특이한 방식을 취하기도 합니다.
2층은 한국정치 관입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입구 왼쪽 벽에 붙은 1956년의 이승만/이기붕 후보의 선거포스터입니다. 이것이 미국의 선거 기계와 더불어 여기서 꼭 봐두어야 할 전시물 중 하나입니다. 색이 바랜 하늘색 포스터였는데, 우리나라에 한 장밖에 남지 않은 것으로 시가가 500만원이나 된다고 하네요. 당시에 이렇게 화려하게 컬러를 넣은 포스터는 이것이 처음이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 당시에는 문맹자가 많았기 때문에 후보의 번호를 1, 2 등의 아라비아 숫자가 아니라 1 11 등의 작대기 개수로 표기했고, 결국 앞쪽 번호를 가진 후보가 유리한 결과를 가져오기도 했다고 합니다. 달력이 귀했던 시절, 후보자의 사진을 넣은 달력을 제작해서 배포한 것이 보이기도 했고, 선거용지에 아이들이 그림을 그린 것이 보이기도 했다. 선거 투표용지를 넣는 함은 물론 민주당이 쓰던 나무 현판까지 있습니다. 더불어, 유리장식장 안에는 박정희 대통령이 쿠데타를 일으키기 삼십 분 전에 육군 참모총장 장도영에게 보낸 귀한 친필 서신이 있는데, 안타깝게도 복사본이라고 합니다. 맞춤법이 정렬되지 않았던 시기, 신익희 후보의 이름을 신익히 라고 쓰거나, ‘투표는 이렇게’를 투표는 이러케 라고 쓴 것도 매우 재미있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것 중 하나는 야당의 ' 못 살겠다 가라보자' 와 이에 대한 반발로 '가라봤자 더 못 산다'라는 구호였습니다. 이런 발상이 참신하고 재미있었지만, 한편으로는 건국 당시의 불안정한 상황이 느껴져 안타깝기도 했습니다. 파노라마 형식의 한 사진에는 신익희 후보의 연설 당시 사진이 있었는데, 교통 시설조차 제대로 되어있지 않았던 당시 한강 백사장에 수만 명의 사람이 모인 것을 보면, 당시 정치 상황에 대한 국민들의 뜨거운 관심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더불어 우리나라에서 단 한번 있었던 의원내각제 시절, 5월 22일 보궐선거를 하기 위해 붙였던 노란 포스터도 있었지만, 안타깝게도 5·16 쿠데타로 인해 실행되지는 못했다고 합니다. 1950년대 초기부터 시작해서 나중에는 이명박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의 선거홍보자료 등 최근의 것들도 많이 있었다. 각종 국회의원 임명장과, 국회의원들이 보낸 기념 선물들도 있었습니다. 위에 붙은 대통령 포스터를 보다가 허경영 후보의 포스터를 보고는 웃었던 기억도 나네요. 우리나라의 국회의원들이 사용하는 일명 '금뱃지'도 있었습니다.
3층에는 교수님이 수집하신 세계 각국의 우표와 더불어 사모님이 직접 만드신 압화 작품 들이 있었다. 압화란 생화를 압축하여 작품을 만드는 것이다. 얇은 배춧잎을 사용하여 산을 표현하는 등, 정말 아름다운 작품들이었습니다.
사실 학교에서 정치에 관련된 수업을 듣다보면 매우 원론적이고 지루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정치학이 정말 딱딱하기만 한 과목이라고 생각하게 되지요. 하지만 아고라에 와서 전시되어있는 세계 각국과 우리나라의 정치 관련 전시품들을 보면, 정말로 정치가 딱딱한 것이 아니며, 우리의 생활모습을 그대로 담고 우리 곁에 살아 숨쉬는 존재라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 매일 말로만 듣던 미국의 공화당과 민주당이라는 것은 대체 무엇인지, 다양한 선거방식에는 대체 어떤 것이 있는 것인지 직접 눈으로 보고 느낄 수 있습니다. 중학생이든, 고등학생이든 대학생이든 간에 정치를 공부하시는 분들은 꼭 여기에 한 번 와보시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이론을 외우는 것에 비해 실제로 그 이론이 적용되고 운용되는 것을 보고, 실제로 '이해'를 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지요. 한국 정치를 공부하면서도 우리 나라의 당시 상황이 어떠했는지, 그 때의 정치인들이 무엇을 통해 자신을 알리고 선거활동을 했는지 조금은 그들의 입장이 되어 느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더불어 다른 나라의 자료들을 실제로 보고 우리나라의 자료들과 비교하면서, 비교정치라는 학문의 목적에 걸맞게, 비교를 통해 각 나라의 유사성과 상이성을 알아보고 우리나라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 등을 예측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쁜 파주의 풍경과 아름다운 헤이리 예술 마을 속의 헤이리 아고라 박물관에서 배운 많은 이야기들은 앞으로 그에 관련된 공부를 하거나 이름만 들어도 머리 속에 아름다운 기억의 한 자락으로 떠오를 것 같습니다. 여러분도 가을 단풍과 함께 헤이리 아고라에 방문해보시는건 어떨까요 :)
헤이리 예술마을 아고라 정치박물관!
경기도 파주시에 있는 헤이리 예술 마을을 아시나요? 서울에서 합정역 2번 출구로 나아가 2200번 버스를 타면 40분이면 간단하게 오갈 수 있는 거리에 헤이리라는 참 예쁘고 아름다운 마을이 있습니다! 헤이리에는 영어마을 말고도 여러가지 예쁜 카페와 예술적 전시관이 있는데요, 그 중 저는 이번에 정치박물관인 '아고라'에 가보았습니다!! 헤이리 아고라 박물관은 연세대학교에서 정치학 교수로 재직하고 계신 '신명순' 교수님이 자비를 들여 세우신, 우리나라에 한군데밖에 없는 정치박물관입니다. ‘아고라’는 그리스 시대에 민주정치가 이루어지던 곳으로, 상당한 함의성을 띠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합정역 2번 출구에서 2200번 버스를 타고, 난지 공원과 한강을 거쳐 시원스럽게 뚫린 고속도로를 타고 약 40분쯤 내려가면, 파주시로 들어가면서 예쁘게 조성된 출판단지가 나옵니다. 출판에 관련된 건물들답게, 건물들이 예술적이고 독특해서 보는 사람의 눈을 즐겁게 해준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버스에서 내릴 때, 헤이리 정류장에서 내리는 것이 아니라 약 두정거장을 더 가서 법흥3리에서 내리는 것이 좋습니다. 정류장에서 오른쪽으로 꺾어서 약 100m쯤 걸어가면 하얀색과 회색을 바탕으로 해서 깔끔하고 예술적으로 지어진 헤이리 아고라 정치박물관 (AGORA - Museum of Politics & Stamps)이 나오는데, 아고라박물관의 관람 요금은 일반인 3000원, 학생 2000원, 미취학 아동은 무료입니다. 개관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 까지 이다.
작은 유리문을 열고 들어가시면 현 미국 대통령 오바마의 입상이 나오고, 안쪽 테이블에 박물관을 담당하고 계신 사모님을 뵐 수 있습니다. 아고라 박물관의 면적은 그렇게 넓지 않지만, 사방의 벽이 선거 포스터와 각종 전시물, 입간판들로 가득한데다가 박물관의 가운데에까지 세계 각국의 우표가 빼곡이 전시되어 있어 통로를 조금 조심해서 다녀야 합니다. 1층은 세계정치관으로, 일본, 독일은 물론 남아공, 남미 국가 등 전 세계 국가의 선거포스터가 눈에 들어옵니다. 우리나라도 국회의원이나 대통령선거를 할 때 벽에 많은 포스터가 붙지만, 우리나라와는 또 다른 느낌입니다. 일본을 비롯한 외국의 포스터는 떡하니 얼굴만 붙어있는, 조금 딱딱하다 싶은 우리나라의 포스터와 달리 풍자적이고 재미있는 것들이 많습니다. 러시아에는 제임스 딘의 포즈를 패러디하여 고르바초프의 민주화를 풍자한 포스터가 있고, 일본에서 후보가 권투글러브를 끼고 있거나 라이벌 정당을 우습게 풍자하는 포스터가 있습니다. 미국도 부시와 라이벌 정당의 대립구도를 권투 시합으로 표현한 포스터도 있었지요. 더불어 후보의 이름은 없이 당 기호만 나타나 있는 것도 있고, 상징적 사물만 붙어있는 포스터도 있습니다. 이탈리아의 왕당파를 나타내는, 왕관과 별 마크가 그려진 포스터, 또는 박물관에는 없지만, 예전에 일본의 어느 지방에서 선거 홍보대사로 유명 애니메이션의 캐릭터를 내세웠다는 말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이외에도 북아일랜드 자치 정당과 독일의 기민당/기사당의 선거 포스터, 헬무트 콜 총리와 슈뢰더의 포스터도 있습니다. 그 중 특이했던 것은 독일 녹색당의 포스터였는데, 동성애자를 지지한다는 뜻으로 동성의 연인들이 손을 잡고 춤을 추는 사진이 나와 있기도 했습니다.
시선을 아래로 돌려 유리 보호케이스를 보면 더욱 흥미로운 것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일본에서 선거를 홍보할 때 쓰는, 아소 다로 총리와 아베 총리의 캐리커쳐가 그려진 과자박스와 러시아 대통령의 인형이 차례로 들어있는 마트로시카, 드 골 대통령 모양의 볼펜과 문화혁명 때 쓰이던 홍위병 완장 등도 있습니다. 북한의 장교 배지들도 있습니다. 가장 특이했던 건 영국의 찰스 왕세자와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모습을 따서 만든 슬리퍼였습니다. 더불어 미국의 정치에 얼마나 풍자가 많이 애용되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워터게이트 사건을 꾸민 코가 긴 닉슨 대통령의 두상, 클린턴의 섹스스캔들을 풍자한 코르크 따개 등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와 달리 선거 홍보의 제한이 없는 미국에서는 주차표와 차량 표지판, 배지와 현수막 등 생활의 모든 방면에서 홍보가 이루어집니다. 또한 미국 선거에서 민주당의 상징인 당나귀와 공화당의 상징인 코끼리를 이용해서 만든 홍보물품도 있었는데, 여기서 우리나라 선거 홍보 문화의 아쉬움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우리나라는 선거홍보를 할 때 으레 홍보책자와 명함, 또는 트럭이 지나다니면서 공약을 발표하는 정도에서 그치기 때문에 사람들이 오히려 정치를 딱딱하게 생각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는 우리나라의 정치불신과 낮은 투표율을 설명하는 하나의 요인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이 박물관에서 꼭 보고가셔야 할 중요한 전시품이 유리 문 앞에 있는, 2000년 미국에서 선거를 할 때 쓰이던 투표기계입니다. 이는 미국의 스미소니언 박물관과 여기에밖에 없는 전시품이라고 하네요. 저는 직접 사용법까지 설명을 들을 수 있었는데, 2000년 당시 사람들이 투표를 할 때 용지에 구멍을 제대로 뚫지 않아서 문제가 생겼다고 합니다. 결국 일일히 수작업으로 선거결과를 보게 되었고, 연방대법원의 결정에 의해 부시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앨 고어가 더 많은 득표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지요. 매우 역사적인 전시품이니 꼭 보고 가시기를 바랍니다.
더불어 해외 각국의 당원증과 선거 용지 등이 있습니다. 당비를 납부했다는 증명서의 성격을 띤 수첩 형식의 당원증, 여러가지 특권을 보장하는 공산당의 당원증이 있었다. 선거 용지는 역시 나라마다 달랐는데, 일본은 직접 정당과 후보의 이름을 기입하게 되어있고, 러시아는 후보의 경력이 모두 써 있습니다. 우리나라를 제외한 많은 서양의 나라들이 투표의 표시로 'x'자를 쓴다는 사실이 놀랍기도 했습니다. 또한 문맹자가 많은 나라의 경우, 아예 후보의 사진을 넣거나 당의 로고를 넣기도 하였다. 어떤 국가의 경우는 정당마다 아예 투표 용지를 만들어오면 유권자들이 그 중 하나를 선택해서 투표함에 넣는 특이한 방식을 취하기도 합니다.
2층은 한국정치 관입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입구 왼쪽 벽에 붙은 1956년의 이승만/이기붕 후보의 선거포스터입니다. 이것이 미국의 선거 기계와 더불어 여기서 꼭 봐두어야 할 전시물 중 하나입니다. 색이 바랜 하늘색 포스터였는데, 우리나라에 한 장밖에 남지 않은 것으로 시가가 500만원이나 된다고 하네요. 당시에 이렇게 화려하게 컬러를 넣은 포스터는 이것이 처음이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 당시에는 문맹자가 많았기 때문에 후보의 번호를 1, 2 등의 아라비아 숫자가 아니라 1 11 등의 작대기 개수로 표기했고, 결국 앞쪽 번호를 가진 후보가 유리한 결과를 가져오기도 했다고 합니다. 달력이 귀했던 시절, 후보자의 사진을 넣은 달력을 제작해서 배포한 것이 보이기도 했고, 선거용지에 아이들이 그림을 그린 것이 보이기도 했다. 선거 투표용지를 넣는 함은 물론 민주당이 쓰던 나무 현판까지 있습니다. 더불어, 유리장식장 안에는 박정희 대통령이 쿠데타를 일으키기 삼십 분 전에 육군 참모총장 장도영에게 보낸 귀한 친필 서신이 있는데, 안타깝게도 복사본이라고 합니다. 맞춤법이 정렬되지 않았던 시기, 신익희 후보의 이름을 신익히 라고 쓰거나, ‘투표는 이렇게’를 투표는 이러케 라고 쓴 것도 매우 재미있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것 중 하나는 야당의 ' 못 살겠다 가라보자' 와 이에 대한 반발로 '가라봤자 더 못 산다'라는 구호였습니다. 이런 발상이 참신하고 재미있었지만, 한편으로는 건국 당시의 불안정한 상황이 느껴져 안타깝기도 했습니다. 파노라마 형식의 한 사진에는 신익희 후보의 연설 당시 사진이 있었는데, 교통 시설조차 제대로 되어있지 않았던 당시 한강 백사장에 수만 명의 사람이 모인 것을 보면, 당시 정치 상황에 대한 국민들의 뜨거운 관심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더불어 우리나라에서 단 한번 있었던 의원내각제 시절, 5월 22일 보궐선거를 하기 위해 붙였던 노란 포스터도 있었지만, 안타깝게도 5·16 쿠데타로 인해 실행되지는 못했다고 합니다. 1950년대 초기부터 시작해서 나중에는 이명박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의 선거홍보자료 등 최근의 것들도 많이 있었다. 각종 국회의원 임명장과, 국회의원들이 보낸 기념 선물들도 있었습니다. 위에 붙은 대통령 포스터를 보다가 허경영 후보의 포스터를 보고는 웃었던 기억도 나네요. 우리나라의 국회의원들이 사용하는 일명 '금뱃지'도 있었습니다.
3층에는 교수님이 수집하신 세계 각국의 우표와 더불어 사모님이 직접 만드신 압화 작품 들이 있었다. 압화란 생화를 압축하여 작품을 만드는 것이다. 얇은 배춧잎을 사용하여 산을 표현하는 등, 정말 아름다운 작품들이었습니다.
사실 학교에서 정치에 관련된 수업을 듣다보면 매우 원론적이고 지루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정치학이 정말 딱딱하기만 한 과목이라고 생각하게 되지요. 하지만 아고라에 와서 전시되어있는 세계 각국과 우리나라의 정치 관련 전시품들을 보면, 정말로 정치가 딱딱한 것이 아니며, 우리의 생활모습을 그대로 담고 우리 곁에 살아 숨쉬는 존재라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 매일 말로만 듣던 미국의 공화당과 민주당이라는 것은 대체 무엇인지, 다양한 선거방식에는 대체 어떤 것이 있는 것인지 직접 눈으로 보고 느낄 수 있습니다. 중학생이든, 고등학생이든 대학생이든 간에 정치를 공부하시는 분들은 꼭 여기에 한 번 와보시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이론을 외우는 것에 비해 실제로 그 이론이 적용되고 운용되는 것을 보고, 실제로 '이해'를 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지요. 한국 정치를 공부하면서도 우리 나라의 당시 상황이 어떠했는지, 그 때의 정치인들이 무엇을 통해 자신을 알리고 선거활동을 했는지 조금은 그들의 입장이 되어 느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더불어 다른 나라의 자료들을 실제로 보고 우리나라의 자료들과 비교하면서, 비교정치라는 학문의 목적에 걸맞게, 비교를 통해 각 나라의 유사성과 상이성을 알아보고 우리나라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 등을 예측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쁜 파주의 풍경과 아름다운 헤이리 예술 마을 속의 헤이리 아고라 박물관에서 배운 많은 이야기들은 앞으로 그에 관련된 공부를 하거나 이름만 들어도 머리 속에 아름다운 기억의 한 자락으로 떠오를 것 같습니다. 여러분도 가을 단풍과 함께 헤이리 아고라에 방문해보시는건 어떨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