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0월말. 친한친구의 졸업전시 마지막 날이여서 내 차로 짐 옮기는것을 도와준다구 성남까지가서 친구 작품들을 싣고 서울로 와 친구,친구남친,나,내남친 넷이서 간단히 맥주한잔을 하고 그날따라 집에가기가 아쉬워서 집에 들어가 주무시고 계시는 엄마를 깨워서 친구들하고 찜질방에서 자고 오겠다고 하니 원래 외박은 절대 안되는 우리집인데 이날따라 흔쾌히 엄마가 허락해주셔서 나와 남친은 밤늦게까지 겜방에서 서든하다가 찜질방에 가서 찜질하고 잠이들었는데 아침 이른 시간 전화벨이 울려서 받으니 친오빠의 다급한 목소리... 어디냐고. 엄마 지금 쓰러지셔서 병원 응급실이니까 당장 집으로 들어오라고. 집에 들어가서 엄마의 옷을 챙겨 병원으로 오라는 전화였다. 남친 깨워서 찜질복만 후딱 갈아입고 나와
집으로 바로 들어가서 오빠한테 전화를 걸었는데 지금 일단 입원은 아니고 주사만 맞고 집으로 갈테니까 집정리 좀 해놓으라고 해서 애타는 마음으로 엄마를 기다렸다. 몇시간 후 오빠가 부축해서 들어오시는 엄마의 모습은
바로 전날 뵜던 엄마의 모습과는 너무 다른 수척하고 쾡해진 모습이었다. 걱정되는 맘에 엄마께 왜 그러시냐고 했는데 정말 귀신든 것 처럼. 헛소리만 하시고 정신을 놓고 계시는 엄마의 모습에 눈물만 흘렀다. 찜질방가서 자는거 좋아하지도 않는 난데 왜 오늘 그랬을까 자책만 하고. 엄마의 옆에 누워서 괜찮다고 다 괜찮다고 토닥여드릴뿐 내가 할 수 있는게 전혀 없었다. 내가 문자만 보내도 누구한테 보내는거냐고 너도 다 한편이냐고 (참고로 저희 어머니는 20년간 XX생명에서 근무하시면서 여왕도 하시고 설계사로 오랜시간 인정받으시며 최고의 자리를 지켜오시던 어머니셨어요. 누구의 어머니라도 다 위대하시고 강인하시겠지만 전 오랜 맞벌이 생활에 길들여져 어머니란 존재는 더 단단하고 아버지보다도 우리집의 가장같은 존재셨어요.) 엄마 회사사람들이 지금 다 짜고 엄마를 죽이려고 한다고 주무시다가도 갑자기 눈을 확 뜨시면서 이상한 소리를 하시고. 잠깐 내가 잠든 사이에 엄마가 현관문을 열고 나가는 걸 아빠가 붙잡아오시고
계속 죽고싶다고 죽어버리게 냅두라고 소리치시고. 티비에서만 보던 귀신씌인 사람처럼 엄마의 행동은 정상이 아니였다. (나중에 안 사실이 원래 찜질방에 가서 자고 온다고 해도 외박은 절대 안됐던 우리집에서 흔쾌히 외박을 허락한것도 회사사람들이 엄마를 조사하기전에(보험쪽으로) 내가 경찰서에 가서 조사를 받고 오는거라 생각하셨다고 한다.) 다음날이 되도 그 증상은 더 심해지고 엄마의 입술은 시퍼래져 갔다. 오빠는 학교로 돌아가야 했었기에 아빠와 나는 심각하게 상의 후 정신과로 진료를 받으러 엄마를 모시고 갔다. (누구보다 사랑하는 가족을 정신과 치료를 받게 하는 결정은 많이 어렵습니다...) 정신과는 처음 접해본 우리 가족이기 때문에 엄마는 정신병자로 몬다고 속상해하셨고. 그래도 계속 죽겠다는 말과 누군가 죽이러 온다는 말을 반복하시는 엄마를
혼자 집에 계시게 할 순 없었다. 엄마의 병명은. 우울증.피해망상. 엄마가 쓰러지기 몇일전
아빠의 회사가 갑자기 어려워져 직원들이 정리되고 부도위기까지 갔었는데
아빠가 엄마한테 힘들다고 회사가 문을 닫을지도 모른다는 말씀을 하셨다. 심각한 상황이였기에 난 졸업반이라 취업계를 내고 아빠회사로 바로 투입됐었고
가까스로 회사업무들을 정리하고 있었을때였다. 이제까지 쌓아왔던 스트레스가 펑 하고 터져버린건지
그 사건을 계기로 갑작스런 우울증이왔고 모든 세상과 단절지은 채 환각을 보고 환청을 들으며
지금 상황에선 많이 위험한 상태라고 했다. 의사는 무조건 입원을 권했고 아빠와 나는 고민을 해보겠다고 하고 일단 병원을 나왔다. 숨이 막힐 듯 조여오는 가슴의 통증이 너무 심했다. 말도 안되는 꿈같은 상황. 그날 집에 돌아와 더 심해지는 엄마를 보고 아빠와 나는 악역을 맡을 수 밖에 없었다. 다음날 정신병동으로 입원수속을 밟고 정말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렸는지 모른다. 핸드폰은 뺏기고 공중전화카드가 나오는데 전화를 걸 수 있는 시간은 정해져있고 일계가족밖에 면회가 안되며 면회시간도 하루에 두번. 회사일을 하다 가는거라 난 저녁 면회시간밖에 들리지 못했다. 아빠는 하루에 두번 꼬박꼬박 엄마곁을 지켰다. 환자복도 갈아입지 않은채 침대에 누워 몇시간을 울다가 면회를 간 아빠와 나를 바라보던 엄마의 눈빛. 날 가두고 날 버렸다는 증오의 눈빛... 한달동안의 입원... 매일 아침 일어나 아빠 밥 해드리고 아빠회사에 나가 일을 하고 끝나는대로 엄마병원을 들려 한없이 어린아이가 되어버린 엄마의 모습을 보며 희망적인 얘기를 나누고는 다시 집으로 들어온 후 끊임없는 기도들...을 했던 한달이였다. 오직 엄마의 쾌유만을 바랄뿐...눈물 흘릴 시간도 아까웠다.
엄마는 입원중에 의사에게 속마음까지 터놓으며 상담을 받으셨고 점점 나아지셨다. 우울증은 주변 사람들의 관심도 필요하지만 끊임없는 이해가 가장 중요하다는걸 배웠다.
집.회사.자식들.남편내조밖에 몰랐던 엄마에게 아빠의 회사가 어려워졌다는 말이 감당할 수 없는 짐이 엄마에게 모두 옮겨질꺼란 생각에 우울증이 온거였고 그 우울증은 한달간의 입원치료와 가족들의 사랑으로 고쳐졌지만.
예전보다 어린아이같아진 엄마의 모습을 보면 그 철렁했던 순간이 너무 죄스러워
가슴이 아려오곤 합니다. 그때 얘기를 하면 엄마도 웃으면서 장난치고 기억을 못하시는 부분도 있지만 그땐 모두 적인것 같았다고 이젠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세요. 다른사람에게는 창피한 일이라고 남에게 얘기하는건 싫어하시지만. 우울증을 겪고 계시는 부모님이 계시거나 앞으로도 어떠한 일로 힘없이 무너져 이유없는 병을 앓게 되실지 모르는 누군가를 위해 제 경험을 적어봤어요. 우울증.이란 병이 연예인들의 사건들로 이미 이슈화가 되어있고 사회적인 큰 문제로 심각한 현실이지만 우울증을 극복하는 방법은 잘 모르시는 것 같아서. 정신과 치료가 정답은 아니지만
가족의 따뜻한 관심과 이해만으로는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일수도 있거든요.
정신적인 병도 육체적인 병만큼 심각할수도 있고 꼭 고쳐야하는 병의 일종이기 때문에 발병했을때 치료를 잘 하셔야 해요.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아픔이지만 그로인해 훨씬 화목해지고 행복해진 저희 가족이기에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이 되었음 합니다. 돈이란게 절망적으로 삶의 의미가 사라질만큼 큰 존재이긴 하지만 결코 우리들의 인생과 맞바꿀만큼 결정적인것은 아닙니다. 어떻게 버느냐 어떻게 쓰느냐 어떻게 모으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우리 인생에 부수적인 존재입니다. 돈보다 가족 건강이 우선이고 행복이 우선이니까.
아빠의 회사는 현재 많이 안정을 찾았고 더 튼실한 기업을 만들기 위해 미치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너무 횡설수설 주제없는 얘기를 한 것 같네요..ㅠㅠ
엄마가 퇴원하시고 얼마 안됐을때 기분 풀어드릴려고 뮤지컬 예매해서 보러갔을 때예요.
오랜만의 모녀 외출이라고 너무 좋아하셨던 엄마가 같이 커플 원피스 입고 나가자고 하셔서 어디 파티장에 가는듯한 복장으로 뮤지컬을 보러갔었죠.ㅋㅋ
(원래 활짝 웃는 엄마미소가 가장 아름다운데..웃는게 왤케 어색해 보이시던지..ㅠㅠ)
우울증에 힘들어하시는 어머님이 계신다면,
특별한 외출과 분위기 좋은 곳에서 많은 대화를 나누는것도 좋은 방법인것 같습니다.
어머니로써 오래 사시다 보면 여자로써의 로맨스를 잊고 살기 마련인데
그걸 자식이 찾아주면 그렇게 좋아하실수가 없어요.
3년이 지난 지금. 영화도 자주보러 다니고. 색다른 취미가 생기셨어요.
저희 어머니의 취미는 문자보내기인데.그게 조금 특이해요.
우리집 강아지로 빙의가 되셔서 문자보내기.ㅋㅋㅋㅋ
제가 몸이 안좋아서 잠깐 병원에 입원중이였을때가 있었는데 그때 컬러메일이 왔어요.
이 사진이 첨부되어
"언니 보고싶어 어제도 밤새 기다렸는데 얼른 나아서와 언니..잘자"
라고 와서 정말 빵 터져 병실에서 얼마나 웃었는지.
언니가 금방 맛있는거 사가지고 갈테니까 엄마말 잘듣고 있으라니까
"알았져언니 언니도 잘자고 맛있는거 빨리 사가지고와 안뇽.."
내가 너무 좋아하니까 이제 아예 재미를 붙인 엄마.
저 사진과 똑같은 파일로
"언니뭐해 나 요염하지 오빠 컴퓨터하느라 요염한 자태로 유혹해도..
언니보고싶어 치료 잘받고 다낳고 와 얼렁와"
하시길래 똑같은 사진이라 조금 지루해지려고 한다니까 다음번엔 새로 찍었는지
"언니! 나엄마한테혼났어 화장실앞에다실수를했거든 오빠가날안봐주고게임만하는게
심통이나서ㅎㅎ"
그밖에.저장해 논 컬러메일 중.
"정은아쎄리나가언니보고싶다고해서아빠가달래는중
며칠만기다리라고했어.ㅋㅋ"
아빠 사랑 너가 다 독차지하면 어쩌냐고 집에 안간다고 문자 답장보냈더니
"실러실러 언니는엄마사랑많이받고있잖아 근데언니오면양보할께 잘자언니.."
이렇게 오더라구요.
항상 저보다 한수위이신 울 엄마 ㅋㅋㅋ
ㅋㅋ랑 ㅎㅎ는 나한테 배워서 고객들에게 문자돌릴때도 사용하시는 울 엄마.
문자 키 하나하나를 누르면서 나한테 이렇게 문자 보내는 엄마모습을 상상하니까
너무 재밌고 너무 행복해서 다 저장해놨었어요.
마지막으로.
가슴 뭉클하구 눈시울이 시큰거렸던 문자하나 보여드릴께요.
(문자라 띄어쓰기없음을 이해해주세요.)
"유난히도외로움을많이타는우리딸오늘헤어진지얼마되지않는데보고싶어지네
요즘너무고생했어그래좀쉬라고여유를주셨다고생각하고푹쉬며빨리나아라
그냥달려가옆에서자고싶지만참을께우리애기잘자라널사랑하는엄마."
눈물이 왈칵.
폭풍눈물 콧물 쏟다가 엄마의 딸로 태어나서 엄마의 딸로 살 수 있어서 행복하다니까
"그래우리딸이쁘다엄마도너낳은것이정말행복이야네가있어정말든든하고행복하다."
아픈만큼 더 돈독해진 우리 모녀사이.괜찮죠?^^
이젠 야한얘기도 서슴없이 저에게 털어놓으시는 울 엄마...
엄마 가끔 민망할때 많아. 아무리 내 나이가 결혼할 나이지만.난 아직 처녀라고.ㅋㅋ
몇일전 살뺀다고 앞으로 도시락을 싸갖고 다니겠다니까 엄마가 간장게장을 싸주셨어요.
디자인 담당하시는 쏭대리님 어머니는 생선 까시 하나하나 발라서 살만 이쁘게 싸주셨는데 우리 어머니는....음.....도시락통을 열자마자......
어머니의 우울증..
안녕하세요,
전 20대 후반. 흠. 그냥 톡톡 읽는거 좋아하는 여자입니다.
엄청 활발하고 개그본능 충만한 전데 카메라를 들이대거나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쓰는 글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져버리는...
항상 재밌고 감동적인 글만 찾아 보다가 이렇게 쓰게 된건.
(요새 귀인얘기가 가장 좋아요^^)
3년전 이맘때가. 갑자기 생각나서. 눈물이 울컥 하는 맘에 써봐요.
지금 제 나이또래 어머님들 연세가 거의 50대 중반을 달리실꺼라 생각하고
자식은 다 키웠고 이제 웃는일만 가득할 줄 알았던 여자의 인생이
집.일.자기인생에 몰두해 있는 자식들.아직 해결되지 못한 돈.폐경기 등등
여러가지 복합적인 이유들로
내가 뭘 위해 이렇게 여자라는 걸 잃으며 아내로써,엄마로써 살아왔을까.하며
우울증에 시달리는 경험. 많은 분들의 어머님들이 겪고 있을꺼라 생각해요.
2007년 10월말.
친한친구의 졸업전시 마지막 날이여서 내 차로 짐 옮기는것을 도와준다구 성남까지가서
친구 작품들을 싣고 서울로 와 친구,친구남친,나,내남친 넷이서 간단히 맥주한잔을 하고
그날따라 집에가기가 아쉬워서 집에 들어가 주무시고 계시는 엄마를 깨워서
친구들하고 찜질방에서 자고 오겠다고 하니 원래 외박은 절대 안되는 우리집인데
이날따라 흔쾌히 엄마가 허락해주셔서 나와 남친은 밤늦게까지 겜방에서 서든하다가
찜질방에 가서 찜질하고 잠이들었는데
아침 이른 시간 전화벨이 울려서 받으니 친오빠의 다급한 목소리...
어디냐고. 엄마 지금 쓰러지셔서 병원 응급실이니까 당장 집으로 들어오라고.
집에 들어가서 엄마의 옷을 챙겨 병원으로 오라는 전화였다.
남친 깨워서 찜질복만 후딱 갈아입고 나와
집으로 바로 들어가서 오빠한테 전화를 걸었는데
지금 일단 입원은 아니고 주사만 맞고 집으로 갈테니까 집정리 좀 해놓으라고 해서
애타는 마음으로 엄마를 기다렸다.
몇시간 후 오빠가 부축해서 들어오시는 엄마의 모습은
바로 전날 뵜던 엄마의 모습과는 너무 다른 수척하고 쾡해진 모습이었다.
걱정되는 맘에 엄마께 왜 그러시냐고 했는데 정말 귀신든 것 처럼.
헛소리만 하시고 정신을 놓고 계시는 엄마의 모습에 눈물만 흘렀다.
찜질방가서 자는거 좋아하지도 않는 난데 왜 오늘 그랬을까 자책만 하고.
엄마의 옆에 누워서 괜찮다고 다 괜찮다고 토닥여드릴뿐 내가 할 수 있는게 전혀 없었다.
내가 문자만 보내도 누구한테 보내는거냐고 너도 다 한편이냐고
(참고로 저희 어머니는 20년간 XX생명에서 근무하시면서 여왕도 하시고 설계사로 오랜시간 인정받으시며 최고의 자리를 지켜오시던 어머니셨어요. 누구의 어머니라도 다 위대하시고 강인하시겠지만 전 오랜 맞벌이 생활에 길들여져 어머니란 존재는 더 단단하고 아버지보다도 우리집의 가장같은 존재셨어요.)
엄마 회사사람들이 지금 다 짜고 엄마를 죽이려고 한다고
주무시다가도 갑자기 눈을 확 뜨시면서 이상한 소리를 하시고.
잠깐 내가 잠든 사이에 엄마가 현관문을 열고 나가는 걸 아빠가 붙잡아오시고
계속 죽고싶다고 죽어버리게 냅두라고 소리치시고.
티비에서만 보던 귀신씌인 사람처럼 엄마의 행동은 정상이 아니였다.
(나중에 안 사실이
원래 찜질방에 가서 자고 온다고 해도 외박은 절대 안됐던 우리집에서
흔쾌히 외박을 허락한것도 회사사람들이 엄마를 조사하기전에(보험쪽으로)
내가 경찰서에 가서 조사를 받고 오는거라 생각하셨다고 한다.)
다음날이 되도 그 증상은 더 심해지고 엄마의 입술은 시퍼래져 갔다.
오빠는 학교로 돌아가야 했었기에
아빠와 나는 심각하게 상의 후 정신과로 진료를 받으러 엄마를 모시고 갔다.
(누구보다 사랑하는 가족을 정신과 치료를 받게 하는 결정은 많이 어렵습니다...)
정신과는 처음 접해본 우리 가족이기 때문에 엄마는 정신병자로 몬다고 속상해하셨고.
그래도 계속 죽겠다는 말과 누군가 죽이러 온다는 말을 반복하시는 엄마를
혼자 집에 계시게 할 순 없었다.
엄마의 병명은.
우울증.피해망상.
엄마가 쓰러지기 몇일전
아빠의 회사가 갑자기 어려워져 직원들이 정리되고 부도위기까지 갔었는데
아빠가 엄마한테 힘들다고 회사가 문을 닫을지도 모른다는 말씀을 하셨다.
심각한 상황이였기에 난 졸업반이라 취업계를 내고 아빠회사로 바로 투입됐었고
가까스로 회사업무들을 정리하고 있었을때였다.
이제까지 쌓아왔던 스트레스가 펑 하고 터져버린건지
그 사건을 계기로 갑작스런 우울증이왔고
모든 세상과 단절지은 채 환각을 보고 환청을 들으며
지금 상황에선 많이 위험한 상태라고 했다.
의사는 무조건 입원을 권했고 아빠와 나는 고민을 해보겠다고 하고 일단 병원을 나왔다.
숨이 막힐 듯 조여오는 가슴의 통증이 너무 심했다.
말도 안되는 꿈같은 상황.
그날 집에 돌아와 더 심해지는 엄마를 보고 아빠와 나는 악역을 맡을 수 밖에 없었다.
다음날 정신병동으로 입원수속을 밟고 정말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렸는지 모른다.
핸드폰은 뺏기고 공중전화카드가 나오는데 전화를 걸 수 있는 시간은 정해져있고
일계가족밖에 면회가 안되며 면회시간도 하루에 두번. 회사일을 하다 가는거라 난
저녁 면회시간밖에 들리지 못했다. 아빠는 하루에 두번 꼬박꼬박 엄마곁을 지켰다.
환자복도 갈아입지 않은채 침대에 누워 몇시간을 울다가
면회를 간 아빠와 나를 바라보던 엄마의 눈빛.
날 가두고 날 버렸다는 증오의 눈빛...
한달동안의 입원...
매일 아침 일어나 아빠 밥 해드리고 아빠회사에 나가 일을 하고 끝나는대로 엄마병원을
들려 한없이 어린아이가 되어버린 엄마의 모습을 보며 희망적인 얘기를 나누고는 다시
집으로 들어온 후 끊임없는 기도들...을 했던 한달이였다.
오직 엄마의 쾌유만을 바랄뿐...눈물 흘릴 시간도 아까웠다.
엄마는 입원중에 의사에게 속마음까지 터놓으며 상담을 받으셨고 점점 나아지셨다.
우울증은 주변 사람들의 관심도 필요하지만 끊임없는 이해가 가장 중요하다는걸 배웠다.
집.회사.자식들.남편내조밖에 몰랐던 엄마에게 아빠의 회사가 어려워졌다는 말이
감당할 수 없는 짐이 엄마에게 모두 옮겨질꺼란 생각에 우울증이 온거였고
그 우울증은 한달간의 입원치료와 가족들의 사랑으로 고쳐졌지만.
예전보다 어린아이같아진 엄마의 모습을 보면 그 철렁했던 순간이 너무 죄스러워
가슴이 아려오곤 합니다.
그때 얘기를 하면 엄마도 웃으면서 장난치고 기억을 못하시는 부분도 있지만 그땐 모두
적인것 같았다고 이젠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세요.
다른사람에게는 창피한 일이라고 남에게 얘기하는건 싫어하시지만.
우울증을 겪고 계시는 부모님이 계시거나 앞으로도 어떠한 일로 힘없이 무너져
이유없는 병을 앓게 되실지 모르는 누군가를 위해 제 경험을 적어봤어요.
우울증.이란 병이 연예인들의 사건들로 이미 이슈화가 되어있고 사회적인 큰 문제로
심각한 현실이지만 우울증을 극복하는 방법은 잘 모르시는 것 같아서.
정신과 치료가 정답은 아니지만
가족의 따뜻한 관심과 이해만으로는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일수도 있거든요.
정신적인 병도 육체적인 병만큼 심각할수도 있고 꼭 고쳐야하는 병의 일종이기 때문에
발병했을때 치료를 잘 하셔야 해요.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아픔이지만 그로인해 훨씬 화목해지고 행복해진 저희 가족이기에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이 되었음 합니다.
돈이란게 절망적으로 삶의 의미가 사라질만큼 큰 존재이긴 하지만 결코 우리들의 인생과
맞바꿀만큼 결정적인것은 아닙니다.
어떻게 버느냐 어떻게 쓰느냐 어떻게 모으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우리 인생에 부수적인 존재입니다. 돈보다 가족 건강이 우선이고 행복이 우선이니까.
아빠의 회사는 현재 많이 안정을 찾았고 더 튼실한 기업을 만들기 위해 미치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너무 횡설수설 주제없는 얘기를 한 것 같네요..ㅠㅠ
엄마가 퇴원하시고 얼마 안됐을때 기분 풀어드릴려고 뮤지컬 예매해서 보러갔을 때예요.
오랜만의 모녀 외출이라고 너무 좋아하셨던 엄마가 같이 커플 원피스 입고 나가자고 하셔서 어디 파티장에 가는듯한 복장으로 뮤지컬을 보러갔었죠.ㅋㅋ
(원래 활짝 웃는 엄마미소가 가장 아름다운데..웃는게 왤케 어색해 보이시던지..ㅠㅠ)
우울증에 힘들어하시는 어머님이 계신다면,
특별한 외출과 분위기 좋은 곳에서 많은 대화를 나누는것도 좋은 방법인것 같습니다.
어머니로써 오래 사시다 보면 여자로써의 로맨스를 잊고 살기 마련인데
그걸 자식이 찾아주면 그렇게 좋아하실수가 없어요.
3년이 지난 지금. 영화도 자주보러 다니고. 색다른 취미가 생기셨어요.
저희 어머니의 취미는 문자보내기인데.그게 조금 특이해요.
우리집 강아지로 빙의가 되셔서 문자보내기.ㅋㅋㅋㅋ
제가 몸이 안좋아서 잠깐 병원에 입원중이였을때가 있었는데 그때 컬러메일이 왔어요.
이 사진이 첨부되어
"언니 보고싶어 어제도 밤새 기다렸는데 얼른 나아서와 언니..잘자"
라고 와서 정말 빵 터져 병실에서 얼마나 웃었는지.
언니가 금방 맛있는거 사가지고 갈테니까 엄마말 잘듣고 있으라니까
"알았져언니 언니도 잘자고 맛있는거 빨리 사가지고와 안뇽.."
내가 너무 좋아하니까 이제 아예 재미를 붙인 엄마.
저 사진과 똑같은 파일로
"언니뭐해 나 요염하지 오빠 컴퓨터하느라 요염한 자태로 유혹해도..
언니보고싶어 치료 잘받고 다낳고 와 얼렁와"
하시길래 똑같은 사진이라 조금 지루해지려고 한다니까 다음번엔 새로 찍었는지
"언니! 나엄마한테혼났어 화장실앞에다실수를했거든 오빠가날안봐주고게임만하는게
심통이나서ㅎㅎ"
그밖에.저장해 논 컬러메일 중.
"정은아쎄리나가언니보고싶다고해서아빠가달래는중
며칠만기다리라고했어.ㅋㅋ"
아빠 사랑 너가 다 독차지하면 어쩌냐고 집에 안간다고 문자 답장보냈더니
"실러실러 언니는엄마사랑많이받고있잖아 근데언니오면양보할께 잘자언니.."
이렇게 오더라구요.
항상 저보다 한수위이신 울 엄마 ㅋㅋㅋ
ㅋㅋ랑 ㅎㅎ는 나한테 배워서 고객들에게 문자돌릴때도 사용하시는 울 엄마.
문자 키 하나하나를 누르면서 나한테 이렇게 문자 보내는 엄마모습을 상상하니까
너무 재밌고 너무 행복해서 다 저장해놨었어요.
마지막으로.
가슴 뭉클하구 눈시울이 시큰거렸던 문자하나 보여드릴께요.
(문자라 띄어쓰기없음을 이해해주세요.
)
"유난히도외로움을많이타는우리딸오늘헤어진지얼마되지않는데보고싶어지네
요즘너무고생했어그래좀쉬라고여유를주셨다고생각하고푹쉬며빨리나아라
그냥달려가옆에서자고싶지만참을께우리애기잘자라널사랑하는엄마."
눈물이 왈칵.
폭풍눈물 콧물 쏟다가 엄마의 딸로 태어나서 엄마의 딸로 살 수 있어서 행복하다니까
"그래우리딸이쁘다엄마도너낳은것이정말행복이야네가있어정말든든하고행복하다."
아픈만큼 더 돈독해진 우리 모녀사이.괜찮죠?^^
이젠 야한얘기도 서슴없이 저에게 털어놓으시는 울 엄마...
엄마 가끔 민망할때 많아. 아무리 내 나이가 결혼할 나이지만.난 아직 처녀라고.ㅋㅋ
몇일전 살뺀다고 앞으로 도시락을 싸갖고 다니겠다니까 엄마가 간장게장을 싸주셨어요.
디자인 담당하시는 쏭대리님 어머니는 생선 까시 하나하나 발라서 살만 이쁘게 싸주셨는데 우리 어머니는....음.....도시락통을 열자마자......
락앤락 도시락통을 열자마자 덩그라니 있던 꽃게.
정말 딱 저 상태.
손으로 게딱지를 뜯어서 먹었습니다.
싱싱한채로 싸주는건 좋지만 그래도 이건 좀 심하지 않냐는 말에
"정은아엄마도그렇게싸보내면서좀그랬어ㅋㅋ"
쿨한 문자한통.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엄마.
간장게장 게 껍질만 싸줘도 좋으니까 아프지말구
돈 맨날 빌려달라고 해도 좋으니까 일 쉬엄쉬엄하구
야한얘기해도 내가 친구처럼 다 들어줄테니까 지금처럼 아빠고민 나한테 상담해요.
항상 곁에는 가족이 있다는거 잊지말아요.
다시한번 엄마의 딸로 낳아줘서. 엄마의 딸로 살아가게 해줘서.
고맙고 또 고맙습니다.
우리 모두를 낳아주고 길러주신 부모님이 우리 키우느라 돈의 노예가 되어가는
가슴아픈 이 현실에 힘이되어드리자구요!
효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