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글이야 지극히 개인적인 견해로 쓴 글이다 보니 반말에, 비속어도 나오고 많은 분들의 심기를 건드렸던 글이었고, 두번째 쓴 글은 너무 밍숭 밍숭하고 좋은 이야기만 했기에 '그래서 하고자 하는 말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세번째 글을 씁니다.
글을 쓰고, 올리는 과정에서 제 스스로도 결론을 내보고 싶어서 이런 글을 쓰는 것인가 싶기도 합니다.
딱히 판 뿐만 아니라 뉴스와 텔레비전, 기타 여러 커뮤니티 사이트에 청년 실업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사상 취악의 실업율. 직장을 들어가기가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렵고, 점점 경쟁은 치열해 진다는 여러 글 들. 자신을 취업 준비생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정말 별처럼 많아집니다.
왜 그렇게 취업 준비생들이 많아지고, 취업이 어려워 지는 것일까요.
저도 잘 모릅니다. 누구 말마따나 저 역시 결국은 대기업이라는 곳의 나사 하나로서 기능을 하고 있을 뿐 아직 모르는 것들이 많으니까요. 하지만, 지금의 상황이 굳이 경제 위기나, 기업의 문제나, 사회 구조적인 문제로만 보이지는 않습니다. 오해하진 말아주세요. 그런 문제로만 보이지는 않습니다.라고 했지 경제 위기나 기업의 문제나 사회 구조적인 문제가 아니다.라고 한 것은 아닙니다. 모두의 영향이 있지만, 단순히 경제 위기 때문에. 기업이 사리 사욕만을 챙기기 때문에. 사회 구조적인 문제 때문에. 현재 같은 상황이 벌어진 것은 아니라는 이야깁니다.
우선은, 개인적인 문제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자발적 취업이라는 말은 다들 알고 계시겠지요. 본인이 원하지 않는 회사에 들어가느니 취업 재수를 해서라도 원하는 회사에 가겠다는 것 입니다. 그걸 뭐라고 하진 않아요. 하지만 분명히 현재의 실업율을 높이는 이유 중 하나는 이 자발적 실업율입니다. 당장 판에서 주목받는 글들만 하더라도 '연봉이 적당한건지', '근무 조건이 적당한 건지', '복지가 괜찮은 건지', '회사가 발전 가능성이 없어 보여서 출근을 못하겠다' 던지, 인사 담당자가, 면접관이, 직원들이 별로로 보인다던지. 그런 주제의 글들이 많지요. 구직자 스스로가 이미 직장 선택에 대한 기대 수준이 높다는 것입니다. 그 이유야 다들 4년제 대학 나오고, 좋은 자격증에 어학 연수에 여러 스펙을 가지고 있어서 자신도 어느 정도의 대접을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고로, 취업 재수라는 것을 하는 사람이 생기고, 실업율이 높아집니다.
그리고, 기업의 문제도 있습니다. 물론. 기업의 문제가 전혀 없다고 한 적은 없어요. 하지만 요즘의 '편하고, 좋고, 연봉도 높으면서, 대우도 받을 수 있는' 직장을 선호하는 구직자 분들의 영향이 실업률에 끼치는 영향이 더 크지 않나 싶어서 이전 글에 그런 내용을 썼던 것 입니다. 여하튼, 기업의 문제도 많습니다. 온갖 부정을 저지르고, 마땅히 고용 창출에 쓸 수도 있는 이익금을 사내 이익으로 보유하고, 아니면 다시 투자해서 돈을 더 벌고, 자기들끼리 성과급으로 나눠먹거나, 주주들에게 배당을 해주거나. 등등등. 하지만 그렇지 않은 회사가 어디 있던가요.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도, 하다못해 구멍가게 조차도 이익을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당장 뚜렷한 신성장동력이 없는 사업에서는 인건비를 줄이는 것이 가장 손 쉬운 방법이니 소수의 인력을 추리고 추려서 선별하는 것이지요.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논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맞습니다. 그렇기에 정부에서 대기업에 우선적으로 채용인원을 늘릴 것을 압박해 들어옵니다. 이건 채용 담당하는 간부에게 들은 소리니 근거 없는 헛소리가 아님을 밝혀둡니다. 적어도 취뽀에서 돌고 도는 그런 이야기보다는 정확한 이야기입니다. 그렇지만 주식회사는 공산당에서 운영하는 국가 기업이 아닙니다. 나라에서 채용인원을 늘리라고 한다고해서 '하이'하고 오천명 육천명 뽑을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게다가 베플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이렇게나 오버 에듀케이션된 인력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단지 4년제 대학을 나오고 비슷 비슷한 스펙을 만들었다고 해서 다 채용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그러다간 인건비 증가로 순익이 줄어들고, 결국은 주가가 폭락해 기업이 도산하는 초극단적인 상황도 농담은 아닐 것 입니다. 여하튼 기억의 책임도 있습니다.
그러나 더 큰 책임은 우리 국민들에게 있습니다.
아니 왜 갑자기 국민 드립이냐고 욕할 준비하시는 분들이 많을 테지만,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우리 모두의 책임입니다. 대기업이 망해야 나라가 산다. 대기업은 도둑놈들이고, 대기업은 파렴치한 이고, 불법에 탈세에 횡령에. 그렇게 증오하지만, 그러고도 대학생 선호 직장은 모두 대기업인 역설적인 모습을 보이는 국민들의 책임입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저는 딱히 대기업에 다닌다는 것을 자랑스러워하지도 않고, 떠벌이고 다니고 싶지도 않습니다. 뺏지를 달고 다니지도 않고, 상사에게 아부를 떨거나 회식 자리에서 야단 법석을 떨면서 연명을 위해 노력을 하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대기업에 다니고 있습니다. 굳이 이유를 들자면 가난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입니다. 결국 신념에 벗어난 일을 하고 있는 제 잘못입니다. 그리고, 제게 욕하고, 저를 향해 비난을 쏟아주시는 여러분 잘못입니다. 그리고, 현실이 잘못되었다. 중소기업이 성장할 수 없는 현실을 만들어낸 대기업의 잘못이라고 질타하시는 당신의 잘못입니다.
누가 대기업의 상품을 사고, 대기업에 들어가기 위해 준비하고, 대기업에 들어가 대기업의 이윤 창출을 위해 노력하고, 대기업의 스포츠팀을 응원하고, 대기업의 주식을 사는 것입니까. 누가 대기업이 이렇게까지 클 수있게 만들어 낸 것입니까. 결국은 우리 모두가 그렇게 만들었습니다. 나는 아니다. 나는 중소 기업에서, 아니면 내 사업에서 시작해 맨주먹으로 승부해, 성공했으며, 지금도 신념을 지키며 살아가고 있다.라고 하신다면 제가 당신을 진심으로 존경한다는 것을 믿어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그런 분들이 점점 늘어나 소수의 대기업이 사회를 장악하는 이런 사회 구조를 깨부수는 날이 올 수 있다면 정말 좋을 것 입니다.
결국 제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저를 욕하지도, 사회를 욕하지도, 대기업을 욕하지도 말라는 것 입니다. 어느 누구의 탓만 하고 있다고 해서 해결되는 문제는 아무것도 없다는 것 입니다.
대기업에 들어간 게 벼슬이냐, 너도 몇 년 안에 짤린다, 명퇴해서 통닭집이나 해라. 욕해봤자 아무 소용없습니다. 이른바 정신승리라는 것 인가 싶기도 합니다. 제가 의도한 것은 '나는 잘났다. 당신들은 못났다'가 아닙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취업 재수를 하며 토익 점수를 높이기 위한 사람들을 말하는게 아닙니다. 조건 가려가며 직장 선택하는 사람을 말하는게 아닙니다. 배를 굶고, 잠을 아껴가며, 학벌에 의지하지도, 뒷배경에 의존하지도, 사회적 잣대에 기대지도 않고 자신의 능력을 갈고 닦으며, 자신의 길을, 자신의 의지로 걸어가는 사람들이 사회 곳곳에 있습니다.
사회 탓, 학벌 탓, 기업 탓, 현실 탓, 부모 탓, 상황 탓, 스펙 탓, 등등등
그런 탓만 하고, 누군가 비난할 대상만 찾으며, 자신의 현재 상황을 어떻게든 타당하게 만들기 위해, 그런 이유를 찾아내기 위해 궁리를 하며 사는 순간에도 정말 인생을 걸고 죽을 각오로 세상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입니다.
제가 정말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그것입니다. 아직 젊지 않습니까.
청춘 아닙니까. 몇몇 분들이 제가 마치 어쩌다 운이 좋아 들어간 대기업에서 지 잘난 맛에 재수없는 소리 한다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왠만한 대기업은 다 합격했습니다. 운이 좋아서는 아닙니다. 어학 연수나 유학을 갖다오지도 못했습니다. 그 흔한 토익 학원 한번 다녀본적 없습니다. 집안이 잘사는 것도 아닙니다. 인물이 뛰어난 것도, 전문 자격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제 스스로가 잘났다고 생각한 적도 없습니다. 이 회사에서 제가 말뚝 박고 일하거라 생각치도 않고, 스스로가 CEO가 됐다고 생각한 적도 없습니다. 오히려 반대입니다. 저는 집안의 가장입니다. 반지하 방에서 곰팡이 냄새를 맡으며 살아가고 있고, 서울에서도 유명한 빈촌에서 태어나고 자라났습니다. 저는 잘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못났기 때문에 이런 회사를 다니고 있습니다. 이루고 싶은 꿈이 있지만, 형편 때문에 회사를 다니고 있는 졸렬한 인간입니다.
저는 안타깝습니다.
이렇게나 많은 청춘들이. 이렇게나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수많은 젊은이들이 사회 탓, 구조 탓, 학벌 탓, 스펙 탓, 집안 탓 등을 하면서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자신의 가능성을 펼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안타까운 것 입니다.
베플님 말마따나 젊은이가 꿈을 가져야 합니다. 그렇지만 그 꿈이 직장 취업이 되어선 안됩니다. 회사의 종업원이어선 안됩니다. 이 요상한 사회를 바꿔나가야 합니다. 이 요상한 구조를 바꿔야 합니다. 누구의 탓만 하고 있을 시간이 없습니다. 인생은 한 번뿐이고, 지금이 그 최후의 순간입니다.
당당해 지세요.
누군가 비난할 대상을 찾지 말고, 문제가 있는 현실을 바꿔주세요.
현재의 사회를 만들어 낸 것은 단지 기성세대만이 아닙니다. 모두가 다 같이 토익 공부하고, 모두가 다 같이 자격증 따고, 모두가 다같이 대기업을, 아니면 자신의 기대 수준만큼 연봉이 높거나, 복지가 좋거나, 발전 가능성이 좋은, 그런 자신을 대접해줄, 자신의 능력을 적당히 평가해 줄 그런 회사만을 기다리면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 모두의 탓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무지하게 욕을 먹겠지요.
어쩌다 운이 좋아 합격해 놓고 재수없는 소리한다. 너 같은 놈 주변에 있을까 두렵다. 지가 잘났다고 생각하는 꼬라지가 우습다. 등등등. 무지하게 욕을 먹겠지요.
그래도 상관없습니다.
욕해 주세요. 그리고 현실을 바꿔주세요.
그래서, 그런 불만을 가진 청춘이 늘어나고, 자신의 꿈을 향해 도전하는 청춘이 늘어나서 머지 않은 미래에 이런 비정상적이고, 비상식적인 사회 구조가 아주 조금이라도 바뀔 수 있다면, 너 같은 새끼 때문에 대기업이 재수없다는 마음에 창업해서 성공한 중소 기업을 만들어 주고, 너 같은 새끼 때문에 대기업이 재수없어서 대기업 상품 보다는 중소 기업 상품을 선호해 주셔서, 그 결과로 이 사회가 조금이라도 건설적인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다면, 욕먹어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부디. 잠에서 깨세요.
그리고 게임에 뛰어드세요.
아니면 닥치고 꺼지던가.
이른바 대기업의 사원이 궁극적으로 하고자 하는 이야기
다섯번째 글 링크입니다.
이른바 대기업 사원의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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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지 않게 쓴 글이 벌써 세번째가 되었습니다.
네번째 글은 그동안 많이 거론된 리플에 대한 답을 하였으니 심심하시면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이른바 대기업 사원이 본 안타까운 모습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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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쓴 두 글은 서로 전혀 다른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 글이야 지극히 개인적인 견해로 쓴 글이다 보니 반말에, 비속어도 나오고 많은 분들의 심기를 건드렸던 글이었고, 두번째 쓴 글은 너무 밍숭 밍숭하고 좋은 이야기만 했기에 '그래서 하고자 하는 말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받았습니다.그래서 세번째 글을 씁니다. 글을 쓰고, 올리는 과정에서 제 스스로도 결론을 내보고 싶어서 이런 글을 쓰는 것인가 싶기도 합니다.
딱히 판 뿐만 아니라 뉴스와 텔레비전, 기타 여러 커뮤니티 사이트에 청년 실업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사상 취악의 실업율. 직장을 들어가기가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렵고, 점점 경쟁은 치열해 진다는 여러 글 들. 자신을 취업 준비생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정말 별처럼 많아집니다.
왜 그렇게 취업 준비생들이 많아지고, 취업이 어려워 지는 것일까요. 저도 잘 모릅니다. 누구 말마따나 저 역시 결국은 대기업이라는 곳의 나사 하나로서 기능을 하고 있을 뿐 아직 모르는 것들이 많으니까요. 하지만, 지금의 상황이 굳이 경제 위기나, 기업의 문제나, 사회 구조적인 문제로만 보이지는 않습니다. 오해하진 말아주세요. 그런 문제로만 보이지는 않습니다.라고 했지 경제 위기나 기업의 문제나 사회 구조적인 문제가 아니다.라고 한 것은 아닙니다. 모두의 영향이 있지만, 단순히 경제 위기 때문에. 기업이 사리 사욕만을 챙기기 때문에. 사회 구조적인 문제 때문에. 현재 같은 상황이 벌어진 것은 아니라는 이야깁니다.
우선은, 개인적인 문제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자발적 취업이라는 말은 다들 알고 계시겠지요. 본인이 원하지 않는 회사에 들어가느니 취업 재수를 해서라도 원하는 회사에 가겠다는 것 입니다. 그걸 뭐라고 하진 않아요. 하지만 분명히 현재의 실업율을 높이는 이유 중 하나는 이 자발적 실업율입니다. 당장 판에서 주목받는 글들만 하더라도 '연봉이 적당한건지', '근무 조건이 적당한 건지', '복지가 괜찮은 건지', '회사가 발전 가능성이 없어 보여서 출근을 못하겠다' 던지, 인사 담당자가, 면접관이, 직원들이 별로로 보인다던지. 그런 주제의 글들이 많지요. 구직자 스스로가 이미 직장 선택에 대한 기대 수준이 높다는 것입니다. 그 이유야 다들 4년제 대학 나오고, 좋은 자격증에 어학 연수에 여러 스펙을 가지고 있어서 자신도 어느 정도의 대접을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고로, 취업 재수라는 것을 하는 사람이 생기고, 실업율이 높아집니다.
그리고, 기업의 문제도 있습니다. 물론. 기업의 문제가 전혀 없다고 한 적은 없어요. 하지만 요즘의 '편하고, 좋고, 연봉도 높으면서, 대우도 받을 수 있는' 직장을 선호하는 구직자 분들의 영향이 실업률에 끼치는 영향이 더 크지 않나 싶어서 이전 글에 그런 내용을 썼던 것 입니다. 여하튼, 기업의 문제도 많습니다. 온갖 부정을 저지르고, 마땅히 고용 창출에 쓸 수도 있는 이익금을 사내 이익으로 보유하고, 아니면 다시 투자해서 돈을 더 벌고, 자기들끼리 성과급으로 나눠먹거나, 주주들에게 배당을 해주거나. 등등등. 하지만 그렇지 않은 회사가 어디 있던가요.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도, 하다못해 구멍가게 조차도 이익을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당장 뚜렷한 신성장동력이 없는 사업에서는 인건비를 줄이는 것이 가장 손 쉬운 방법이니 소수의 인력을 추리고 추려서 선별하는 것이지요.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논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맞습니다. 그렇기에 정부에서 대기업에 우선적으로 채용인원을 늘릴 것을 압박해 들어옵니다. 이건 채용 담당하는 간부에게 들은 소리니 근거 없는 헛소리가 아님을 밝혀둡니다. 적어도 취뽀에서 돌고 도는 그런 이야기보다는 정확한 이야기입니다. 그렇지만 주식회사는 공산당에서 운영하는 국가 기업이 아닙니다. 나라에서 채용인원을 늘리라고 한다고해서 '하이'하고 오천명 육천명 뽑을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게다가 베플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이렇게나 오버 에듀케이션된 인력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단지 4년제 대학을 나오고 비슷 비슷한 스펙을 만들었다고 해서 다 채용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그러다간 인건비 증가로 순익이 줄어들고, 결국은 주가가 폭락해 기업이 도산하는 초극단적인 상황도 농담은 아닐 것 입니다. 여하튼 기억의 책임도 있습니다.
그러나 더 큰 책임은 우리 국민들에게 있습니다. 아니 왜 갑자기 국민 드립이냐고 욕할 준비하시는 분들이 많을 테지만,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우리 모두의 책임입니다. 대기업이 망해야 나라가 산다. 대기업은 도둑놈들이고, 대기업은 파렴치한 이고, 불법에 탈세에 횡령에. 그렇게 증오하지만, 그러고도 대학생 선호 직장은 모두 대기업인 역설적인 모습을 보이는 국민들의 책임입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저는 딱히 대기업에 다닌다는 것을 자랑스러워하지도 않고, 떠벌이고 다니고 싶지도 않습니다. 뺏지를 달고 다니지도 않고, 상사에게 아부를 떨거나 회식 자리에서 야단 법석을 떨면서 연명을 위해 노력을 하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대기업에 다니고 있습니다. 굳이 이유를 들자면 가난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입니다. 결국 신념에 벗어난 일을 하고 있는 제 잘못입니다. 그리고, 제게 욕하고, 저를 향해 비난을 쏟아주시는 여러분 잘못입니다. 그리고, 현실이 잘못되었다. 중소기업이 성장할 수 없는 현실을 만들어낸 대기업의 잘못이라고 질타하시는 당신의 잘못입니다. 누가 대기업의 상품을 사고, 대기업에 들어가기 위해 준비하고, 대기업에 들어가 대기업의 이윤 창출을 위해 노력하고, 대기업의 스포츠팀을 응원하고, 대기업의 주식을 사는 것입니까. 누가 대기업이 이렇게까지 클 수있게 만들어 낸 것입니까. 결국은 우리 모두가 그렇게 만들었습니다. 나는 아니다. 나는 중소 기업에서, 아니면 내 사업에서 시작해 맨주먹으로 승부해, 성공했으며, 지금도 신념을 지키며 살아가고 있다.라고 하신다면 제가 당신을 진심으로 존경한다는 것을 믿어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그런 분들이 점점 늘어나 소수의 대기업이 사회를 장악하는 이런 사회 구조를 깨부수는 날이 올 수 있다면 정말 좋을 것 입니다.
결국 제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저를 욕하지도, 사회를 욕하지도, 대기업을 욕하지도 말라는 것 입니다. 어느 누구의 탓만 하고 있다고 해서 해결되는 문제는 아무것도 없다는 것 입니다. 대기업에 들어간 게 벼슬이냐, 너도 몇 년 안에 짤린다, 명퇴해서 통닭집이나 해라. 욕해봤자 아무 소용없습니다. 이른바 정신승리라는 것 인가 싶기도 합니다. 제가 의도한 것은 '나는 잘났다. 당신들은 못났다'가 아닙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취업 재수를 하며 토익 점수를 높이기 위한 사람들을 말하는게 아닙니다. 조건 가려가며 직장 선택하는 사람을 말하는게 아닙니다. 배를 굶고, 잠을 아껴가며, 학벌에 의지하지도, 뒷배경에 의존하지도, 사회적 잣대에 기대지도 않고 자신의 능력을 갈고 닦으며, 자신의 길을, 자신의 의지로 걸어가는 사람들이 사회 곳곳에 있습니다.
사회 탓, 학벌 탓, 기업 탓, 현실 탓, 부모 탓, 상황 탓, 스펙 탓, 등등등
그런 탓만 하고, 누군가 비난할 대상만 찾으며, 자신의 현재 상황을 어떻게든 타당하게 만들기 위해, 그런 이유를 찾아내기 위해 궁리를 하며 사는 순간에도 정말 인생을 걸고 죽을 각오로 세상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입니다.
제가 정말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그것입니다. 아직 젊지 않습니까. 청춘 아닙니까. 몇몇 분들이 제가 마치 어쩌다 운이 좋아 들어간 대기업에서 지 잘난 맛에 재수없는 소리 한다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왠만한 대기업은 다 합격했습니다. 운이 좋아서는 아닙니다. 어학 연수나 유학을 갖다오지도 못했습니다. 그 흔한 토익 학원 한번 다녀본적 없습니다. 집안이 잘사는 것도 아닙니다. 인물이 뛰어난 것도, 전문 자격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제 스스로가 잘났다고 생각한 적도 없습니다. 이 회사에서 제가 말뚝 박고 일하거라 생각치도 않고, 스스로가 CEO가 됐다고 생각한 적도 없습니다. 오히려 반대입니다. 저는 집안의 가장입니다. 반지하 방에서 곰팡이 냄새를 맡으며 살아가고 있고, 서울에서도 유명한 빈촌에서 태어나고 자라났습니다. 저는 잘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못났기 때문에 이런 회사를 다니고 있습니다. 이루고 싶은 꿈이 있지만, 형편 때문에 회사를 다니고 있는 졸렬한 인간입니다. 저는 안타깝습니다. 이렇게나 많은 청춘들이. 이렇게나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수많은 젊은이들이 사회 탓, 구조 탓, 학벌 탓, 스펙 탓, 집안 탓 등을 하면서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자신의 가능성을 펼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안타까운 것 입니다. 베플님 말마따나 젊은이가 꿈을 가져야 합니다. 그렇지만 그 꿈이 직장 취업이 되어선 안됩니다. 회사의 종업원이어선 안됩니다. 이 요상한 사회를 바꿔나가야 합니다. 이 요상한 구조를 바꿔야 합니다. 누구의 탓만 하고 있을 시간이 없습니다. 인생은 한 번뿐이고, 지금이 그 최후의 순간입니다.
당당해 지세요. 누군가 비난할 대상을 찾지 말고, 문제가 있는 현실을 바꿔주세요. 현재의 사회를 만들어 낸 것은 단지 기성세대만이 아닙니다. 모두가 다 같이 토익 공부하고, 모두가 다 같이 자격증 따고, 모두가 다같이 대기업을, 아니면 자신의 기대 수준만큼 연봉이 높거나, 복지가 좋거나, 발전 가능성이 좋은, 그런 자신을 대접해줄, 자신의 능력을 적당히 평가해 줄 그런 회사만을 기다리면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 모두의 탓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무지하게 욕을 먹겠지요. 어쩌다 운이 좋아 합격해 놓고 재수없는 소리한다. 너 같은 놈 주변에 있을까 두렵다. 지가 잘났다고 생각하는 꼬라지가 우습다. 등등등. 무지하게 욕을 먹겠지요. 그래도 상관없습니다. 욕해 주세요. 그리고 현실을 바꿔주세요. 그래서, 그런 불만을 가진 청춘이 늘어나고, 자신의 꿈을 향해 도전하는 청춘이 늘어나서 머지 않은 미래에 이런 비정상적이고, 비상식적인 사회 구조가 아주 조금이라도 바뀔 수 있다면, 너 같은 새끼 때문에 대기업이 재수없다는 마음에 창업해서 성공한 중소 기업을 만들어 주고, 너 같은 새끼 때문에 대기업이 재수없어서 대기업 상품 보다는 중소 기업 상품을 선호해 주셔서, 그 결과로 이 사회가 조금이라도 건설적인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다면, 욕먹어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부디. 잠에서 깨세요. 그리고 게임에 뛰어드세요. 아니면 닥치고 꺼지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