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C초콜릿에서 벌레가 나왔어요

고등학생2010.10.22
조회3,172

 안녕하세요 월요일날 너무 황당한 일이 있어서 이렇게 처음으로 네이트에 글을 써보게

되었어요. (닉네임처럼 고등학생인지라 시간이 여의치 않아서 이제야 글을 쓰게되었어요.)

동네슈퍼가서 초콜릿 고를 때 어떤 거 고르세요? 저는 주로 ABC 초콜릿 고르거든요. 거의 모든 슈퍼에 있고 또 먹다가 친구들한테 나눠주고 싶을 때 쉽게 나눠줄 수도 있고 하니까 자주 먹곤 하는데 월요일 날 이 ABC초콜릿에서 벌레가 나왔어요. 믿고 먹던 음식을 먹으려다 이런 일이 생기니까 아무래도 다른 분들도 아셔야 저처럼 황당한 일 덜 겪으실 것 같아요.

 

1. 발단

 월요일 점심시간이 끝나고 5교시가 시작하기 전이었어요. 수업 준비하려고 하는데 친구가 ABC초콜릿을 2개 주더라고요. 어제 슈퍼에서 먹을려고 산 거라고 했어요. 저는 당연히 좋다고 받았어요. 그래서 하나는 제가 먹고 다른 하나는 또 다른 친구에게 주려고 했어요. 저는 비닐을 까고 반으로 자른 다음에 입에 톡 넣어서 먹었어요. 그런데 다른 하나를 받은 친구가 놀라면서 초콜릿을 책상에 던져 버렸어요. 보니까 친구가 던진 초콜릿에서 벌레가 꿈틀대고 있었어요. 친구말로는 저처럼 반으로 쪼개서 먹으려고 하는데 한 쪽면에 아몬드가 있어서 ABC초콜릿에도 아몬드가 들어가나 하고 신기해서 만져봤대요. 그런데 아몬드가 말랑거리면서(여러번 들었지만 들을 때마다 소름이 막끼쳐요...) 꿈틀거렸대요. 그래서 책상에 초콜릿을 던지거래요. 저도 입에서 녹기 시작한 초콜릿을 되는대로 뱉었어요. 다행히 제 초콜릿에서는 벌레가 보이지 않았지만 그건 제가 아직 초콜릿을 씹지 않았기 때문이었겠지요. 그 상태로 제 초콜릿을 버리고 먼저 같은 봉지 속 다른 초콜릿을 꺼내서 확인해 보았어요. 그런데 그 초콜릿 하나 하나마다 벌레가 4~5마리씩 들어 있었어요. 서너 개 초콜릿에서 나온 벌레 열 댓마리가 꾸물꾸물거리면서 기어다니는 거 본 적 있으세요? 그리고 그런 초콜릿을 입에 넣었다가 뱉은 제 기분은 상상할 수 있으세요?

 

2. 전개

전개라고 썼지만 거창하지 않았어요. 그저 저희 반 교실이 아수라장이 된 거 밖에는요. 소문이 퍼져 다른 반 아이들도 몰려오고 난리가 엄청났어요. 일단 5교시 종이 울렸기 때문에 수업을 먼저 받았어요. 정신 없는 상태로 5교시가 지나가고 쉬는 시간이 되자 무엇을 해야할까 생각하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일단 초콜릿 봉지 뒤에 고객센터라고 나와있는 번호로 전화를 걸었어요. 전화를 받으시길래 ABC초콜릿에서 벌레가 나왔다고 여차저차 설명해드렸지요. 정말 죄송하고 그 벌레는 화랑곡나방의 유충일 거라고 말해주더라고요. 초콜릿 냄새가 특이하니까 벌레가 좋아해서 들어간 거 같다고 하던군요. 그래서 일단 제가 사는 지역에서 가까운 롯데지사에서 직원이 찾아 갈 거라고 했어요. 직접 만나서 사과드리고 설명한다고 하더라고요. 통화가 끝나고 다시 한 번 더 수업을 받았고 그 다음 쉬는 시간에는 친구들과 조용한 교실에 가서 다시 한 번 제대로 동영상을 찍었어요. 일이 어떻게 되던간에 이 사실을 증명할 무언가가 남아야 된다고 생각했거든요.

 

 3. 그리고 그 후

학교 하루 일과상 시간이 30분 비어요. 그 시간에 가까운 롯데지사에서 직원분이 오셨어요. 학교 정문에 차를 갖고 오셨더라구요. 일단 타라고 하시길래 탔어요. 자료 하나를 갖고 오셨는데 그 자료를 바탕으로 이 일에 대해 설명하셨어요. 대략적인 대화 내용은 이러했어요.

 

직원 분

1. 정말 죄송합니다.(직원분께서 미안하다고 몇 번 하셨어요.)

2. 화랑곡나방의 유충으로 보입니다.

3. 생산과정상의 문제는 절대 아닙니다. 생산은 100도에서 이뤄지고 나방 유충은 50도에서 죽으니까 생산 중의 문제는 아니에요.

(사실 유충이 살아움직이고 있었으니까 그런 것 같아요.)

 

1.이런 일이 자주 있나요?

대답은 '고객 전화의 대부분이 이렇습니다.' 였어요.

 2. 그러면 도대체 지금까지 이런 일 예방을 위해서 한 일이 무엇인가요? 선대책은 없고 항상 사후적인 대처만 하실 것인가요? 다시 피해가 발생하면 똑같이 전화를 걸고 직원분께서 오시고 미안하다고 하시고 새 제품 주시고 그게 끝인가요?

(그 벌레가 '밤도 뚫고 오는 것'이고 하니까 막기 쉽지 않다고 하셨어요. 그리고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하셨어요.)

대화가 끝난 후 직원 분께서 제품을 보셔서 초콜릿에서 벌레가 나오는 걸 직접 확인하시고는 회사 자체 검사를 거쳐서 결과를 통보해 주시겠다고 하셨어요. 그리고는 제 주소를 적으신 후에 떠나셨어요.

 

글을 워낙 못쓰는지라 이 조그만 글 쓰는데도 40분이나 걸렸네요. 제가 궁금했던 것은

1. 생산원이라고 계속 주장하면서 생산 문제가 아니라고 하셨는데

결국 초콜릿을 감싼 비닐은 롯데에서 만든 거 아닌가요?

2. 이런 일이 있었는데도 롯데가 한 것은 도대체 무엇인가요?

직원 분께서는 방역업체를 불러서 이런 문제를 에방한다고 하셨는데 그게 실질적인 예방책인가요? 유통과정 상의 문제라고 하신 다음에는 방역업체를 부르신다고 하시면 전국의 모든 방역업체를 불러서 이 일을 예방한다고 하시는 건가요? 실질적인 예방책은 제대로 된 포장에 달려있는 것 아닌가요?

 

월요일 날 이 일이 있은 후로 오늘 금요일까지 별도의 연락은 없었어요.

얼마나 기다려야 연락이 올 지, 앞으로도 계속 ABC초콜릿을 믿고 먹을 수 있는지 어느 하나 장담할 수 있는 게 없어요. 저는 이런 일에 제대로 된 예방책이 세워지기 전까지는 당분간 롯데에서 나오는 제품들은 안먹으려고해요. 이 글을 보시는 분들도 조심하셔야 할 것 같아서 이렇게 글을 올렸는데 너무 길어졌네요. 이만 글을 마치도록 할께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