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글이(술한잔)

. 2010.10.30
조회76
- 동글이(술한잔)

한잔 한잔 들어가는 술..

알딸딸해지는 그 느낌따라

몸은 왜 이렇게 뜨거워만 지는지..

가슴이 뜨거워지니,  왜 이리도 당신이 생각 나는지..

 

한동안 그렇게 단념을 하고 참고 또 참아왔던 것이

이렇게 한순간이 술이라는 놈 하나 때문에 쉽게 풀어지려 하는가.

그동안 스스로를 위로하며 체념했던 시간은 무엇이고

가슴을 억누르고 억누르며 참아왔던 것은 무엇이었더냐.

하지만 지금은 말이오, 그때고 뭐고..

지금 당신이 너무 보고싶소

 

한잔 한잔 또 한잔..

오지도 않는 연락을 기다리면서..

하염없이 울리지도 않는 핸드폰을 만지작 만지작..

실수라도 한 것처럼,

내가 먼저 연락을 해볼까? 생각도 해보지만 

뻔히 보이는 트릭을 쓰려고했던 내가 왜 이렇게 우스워 보이오

피식 웃음이 나오는 구려.

차라리 아무것도 모르게 핸드폰을 가방속에 넣어버리겠소

 

한잔 한잔 또 한잔..

술이 한잔 두잔 늘어나니, 뭐이리 용기같지 않은 용기가 올라오는지

평소에는 부정적이었던 내 마음이 이렇게 긍정적으로 변하니,

가방에 넣어두었던 핸드폰 다시 한번 꺼내보오.

술이라는 놈의 도움을 받아, 

술기운을 빌어 내가 먼저 쿨하게 당신에게 연락한번 해보겠소.

 

이 취한 상황에서도 당신의 번호가 뚜렷히 기억이 나는구려.

 

난 당신을 못 잊은게 아니라,

내가 기억력이 좋은거오, 그렇소, 난 머리가 좋은 것 뿐이오.

 

그렇게 당신의 번호를 손가락으로 하나하나 눌러보오..

 

아차!! 통화 버튼을 누르려는 순간, 

이내 정신이 드니, 이건 아니것 같소..

아이고.. 하마터면 내가 실수를 할 뻔 했소.

 

괜히 연락 한번 했다가 씹히면 어찌 할 것이고

이 짓은, 없는 정까지 떨어지게 하는 행동이 아니오,

무슨 후회를 또 하려고.. 이짓을 감행하려고 했던 것이오.

 

내가 순간 방심을 했소,

그래도 내- 이렇게 스스로,  자제라는 것을 하는 것을 보니

정신이 나갈 만큼 취한 것은 아닌가 보오.

 

그래, 참겠소. 참고 또 참겠소.

당신이 뭐라고 내 자존심을 구기겠소.

잘하고 있소. 참 잘 하고 있소. 

내 스스로도 이렇게 대견 할수가 없구려.

 

사랑의 도를 이제서야 깨달은 것 마냥,  내가 참 대견해오오.

그 득도한 기분 담아, 술 한잔 거하게 하세 친구!

 

한잔 한잔 또 한잔..

갑자기 울리는 전화벨소리..

순간, 가슴이 쿵! 하고 가라 앉아 버리는 것 같소.

하지만 전화를 받는 것은 친구이니

친구는 자리를 비우며 나가버리네.

애써 웃어보이며 손짓 한번 해보이오.

인심 좋은척 웃어보이는 내가 참 우스워 보이는구려  

 

홀로 테이블을 지키고 있자니, 왜 이리 민망하고

내 스스가 왜이리도 초라해보이는 것이오.

나만 혼자 인것 같은 공허함까지 느껴지니.   

괜히 핸드폰만 만지작 만지작 거려보오.

아니, 사실은 친구가 나가자 마자, 바로 계속 핸드폰을 만져댔소.

 

몇시 몇분을 정확히 드러내 보이는 핸드폰이

왜 이리도 원망스러운 것이오.

또 그 원망 만큼,  당신 역시 왜 이리도 미워지는 것이오.

 

한잔 한잔 또 한잔..

한참을 통화하고 온 친구와 다시 술잔을 기울여보오.

 

늘어나는 술병만큼, 얼굴은 뜨끈뜨근, 머리는 어질어질..  

이쯤이면 화장실 한번 다녀 올때 되지 않았소.

 

어질어질 한, 기분이 내 머리에서 떨어지지 아니하니,

휘청휘청~ 화장실을 어렵게 찾았소

 

변기에 힘 없이 털푸덕!! 앉으니

모든 긴장이 시원하게 풀어지는 구려.  

당장이라도 잠 들 수 있을 듯한, 편안한 기분이 드오

 

살짝만 눈을 감으면, 세상이 도는 것 같은 묘한 기분을 느끼니..

그것은 마치, 블랙홀에 들어온 것 같소.

 

하지만 이 알딸딸 한 기분 속에서도

당신이 왜 이렇게 생각이 나는지..

당신이 왜 이리도 보고싶은지..

 

아니, 아무런 연락도 없는 당신이 왜 이렇게 원망스러운지..

한참을 혼자 푸념을 하다가, 원망을 하다가

결국 단념을 내려버리네.

 

"그럼 그렇치.. 당신은 내가 아닌가보오.."

 

아니, 내가 아무것도 아닌 사람때문에

지금 난, 무엇을 하고 있는거오.

내 생각따위 안 하고 있을 사람때문에 

난 지금, 왜 이렇게 힘들어 하고 있는 것이오

그런 내 모습이 참 못나보이오.

 

됐소, 그런 사람 따위 됐소, 

 

변기 내리는 소리에

그 사람에 대한..그리움 함께 내려 보내니,

마음 조금 후련해 오는구려

 

저 멀리 테이블을 홀로 지키고 있는 친구가 바로 보이니. 

나 아무래도 술이 조금 깬 듯 하오.

 

한잔 한잔 또 한잔..

이 후련한 마음, 이 기분 그대로 담아 술한잔 짠하세~

이 허전한 가슴 속, 술로 다시 한번 채워보세

그렇게 잊고 새롭게 시작해 보는 거세!

 

한잔 한잔 또 한잔..

한잔 두잔 또 한잔..

 

늘어만 가는 술병..

쓰레기로 버려 질 그 빈 술병 처럼

 

이젠 나..  당신따위 필요없소

당신보다 더 멋지게 살아주겠소.

다시는 당신 때문에 힘들어 하지는 않겠소.

이젠 당신 따위.. 이젠 생각하지 않겠소.

.

.

.

.

.

근데 말이오,

지금... 만약...

동화속의 알라딘의 램프 요정이 나타나

나에게 소원을 말해보라고 한다면....

.

.

.

 

나 아마...

.

.

.

.

" 바로 지금.. 그사람에게 연락이 왔으면 좋겠어요 "

 

                                       ~라고 말 할 것 같은데 어쩌면 좋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