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역에서 사창가 끌려갈 뻔한 이야기 ㅜㅜ

아메리카노2010.10.31
조회35,102

안녕하세요 !

심심할 때 톡을 즐겨보는 23살 女 입니다.

톡을 보기는 많이 봤지만 이렇게 글을 직접 써보기는 첨이네요 ;

지금부터 제가 지금으로부터 3년 전, 수원역에서 겪었던 무서운 일을 말씀드릴게요.

(빠른 이야기 전개를 위해 저도 음,임체를 쓰겠습니다.)

 

참, 저는 매우매우매우 소심한 여자이니 악플 다실 분들은 조용히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용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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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시골(?)에서 나고 자라다가 중3 때 수원으로 이사온 여자사람임.

햇수로 따지면 수원에 꽤 오래 산 것 같지만 중고딩 때는 학원과 야자 때문에

그리고 얼마전까지는 서울에 있는 학교 근처에서 하숙을 해서 그런지

나는 아직까지도 집 주변을 제외한 수원의 나머지 지리들은 잘 모름.

 

때는 2007년 초여름,

대학에서 첫 학기를 보내고 드디어 여름방학을 맞았음.

오랜만에 얼굴 좀 보자는 고딩 때 친구의 연락을 받고 나는 수원역으로 향했음.

(수원 사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수원역은 수원에서 젤 번화가임.)

나는 수원역에 놀러가면 대개 수원역 내(ㅇㄱ백화점)에서만 놀았음.

그런데 그 날 따라 친구가 수원역 건너편 일명 먹자골목에 가자고 했음.

우리는 그 곳에서 점심을 먹고 스티커 사진도 찍고 이제 후식을 먹자며

카페로 향하고 있었음.

토요일 낮 1시경이라 수원역과 그 근처에는 사람이 정말 많았음.

그런데 친구가 자꾸만 뒤를 돌아보는 거임.

 

나 : 왜 자꾸 뒤를 돌아봐?

친구 : 이상해 ; 아까부터 어떤 남자가 우릴 쫓아와 ;;

 

난 뭔 헛소리냐면서 뒤를 돌아봄.

그런데 진짜로 20대 중반 정도 되어보이는 웬 남자가 우리를 향해 오는 게 아니겠음?

 

그 남자는 우리에게 자신은 OO화장품 회사 직원인데 지금 자기네 회사에서

샘플 나눠주는 행사를 하고 있다고 했음.

그러면서 지금 이 카페(우리는 카페 앞에 서있었음.)에 들어가시는 거냐며

놀고 나오시라고 자기는 밖에서 기다리겠다고 했음.... ㄷㄷㄷㄷㄷ

 

우리 좀 이상하단 생각이 들었음 ;;

일단 카페에 들어갔음.

한 시간 가량 수다를 떨다가 밖에 나옴.

그런데 그 남자가 진짜로 카페 앞에 있었음.

카페 앞에서 지나가는 다른 여자들을 붙잡고 자기네 회사 샘플으 받아가라고 하고 있었음.

우린 귀찮게 그 남자에게 걸리기 싫어서 몰래 도망가려고 했음.

그런데 그 순간 그 남자가 우리를 발견함.

우리를 불러 세우며 계속 자기네 회사 샘플을 받아가라고 함.

그러면서 여기는 차 없는 거리라서 샘플을 가득 실은 차가 못들어오고

자기를 따라 조금만 가면 회사 차량이 있고 거기서 샘플을 마구마구 나눠주니

많이 받아가서 친구들도 나눠주고 너네도 쓰라고 함.

나는 곧 함께 있던 친구와 헤어지고 다른 친구를 만나러 가야했기에

미안하지만 바쁘다고 돌아섬.

그런데 그 남자가 팔을 붙잡고 안놔주는 거임 ;;;

그러면서 자기 명함까지 꺼내서 보여줬음.

(나중에 생각해보니 그 남자는 우리가 명함에 회사 이름도 확인하기 전에

휙 보여주고 다시 명함을 집어 넣었음 ;; ㄷㄷㄷ)

그러면서 계속 같이 가달라고 사정사정함 ;;;

나랑 친구는 그 남자가 하도 사정사정(?) 하며 와서 샘플을 받아가라고 하니까

'이 사람이 신입사원이라 실적(???) 올리려고 하나보다' 정도로 생각했음.

 

이상하다는 생각이 살짝 들기는 했지만

그 곳은 수원에서 젤 번화한 수원역이고

게다가 토요일 낮이라서 사람이 정말 바글바글했기 때문에

납치 같은 건 생각할 수 없었음 ;;

 

우리는 결국 그 남자를 따라감.

그런데 정말 거짓말 안하고 그 차 없는 거리를 따라 조금 걷다가

바로 옆 길로 한 15걸음도 안갔는데

정말로 그 많던 사람들이 그 길에는 하나도 없는거임 ;; ㄷㄷㄷ

그리고 길 옆에는 웬 공터가 있고 거기엔 검은색 승용차가 10대 가량 주차되어 있었음.

그리고 공터 옆에는 웬 여자(딱 보기에도 옷차림이나 짙은 화장이 술집 여자 같았음)가 서 있는 거임.

우리를 데려간 그 남자, 이 여자를 자기네 회사 메이크업 아티스트라고 소개함 ;;

그러면서 공터에 주차된 차량 중 한 승용차를 가리키며 거기에 타면

이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시범 메이크업을 해줄거라고 함 ;;

 

순간 나랑 내 친구 속았다는 생각을 함.

하지만 너무 당황해서 뭘 어떻게 해야할지 떠오르지 않았음.

그냥 무작정 뛰어서 도망가자니 그 남자가 쫓아와서 억지로 끌고 갈 것 같았음 ㅜㅜ

(참고로 나는 초등학교 6년 내내 달리기 꼴찌한 위인임..ㅜㅜ)

 

너무 당황해서 뭘 어찌해야 하나 머리가 핑핑 도는데

그 남자가 계속 등을 떠밀며 차에 타라고 함 ㅜㅜ

그 때 친구가 휴대폰을 꺼내 들고 전화하는 척을 하기 시작함 ..

 

친구 : "응? 뭐라고? 너 지금 수원역 도착했다고? 알아써 금방갈게. 아 잠깐만..

           (그리고 그 남자에게) 저희 만나기로 한 친구가 요 앞에 와 있대요,

          저희 그냥 갈게요. (다시 휴대폰 들고) 아 우리 어디냐면~ 블라블라"

 

통화하고 있는 애를 건들면 상대방에게 지금 친구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걸 알게 되니 못 건드릴 거라는 친구의 계산...

 

어쨌든 그리하여 우리는 위기를 벗어났음.

집에 와서 엄마한테 얘기하고 엄마한테 엄청 혼남 ㅜㅜㅜㅜㅜ

 

그리고 더 무서운 사실은..

나중에 수원에서 나고 자란 수원 토박이 친구한테 이 얘기를 해줬는데

친구가 해준 말이었음..

수원역 맞은편 먹자 골목 바로 옆길은 사창가 골목이었던 것임.. ㄷㄷㄷㄷㄷㄷ

나는 그 얘기 듣고 소름이 쫙 돋았음 ㅜㅜ

 

그 때 우리가 도망나오지 않았다면 지금쯤 우리의 모습은 상상조차 하기 싫음..

거짓말 아니고 진짜 몸서리 쳐짐 ㅜㅜㅜㅜㅜㅜ

 

 

암튼 그 이후로 나는 수원역에 가면 역 내에서만 놀음.

그리고 그 뒤로는 모르는 사람이 말 걸면 무조건 쌩까고

혹시라도 혼자 택시탈 일이 생기면 무조건 친구한테 전화해서

내가 택시를 타고 지금 어디를 가고 있고 어디쯤 지나고 있음을 밝히는 등..

암튼 나의 신변(????)에 몹시 신경씀 ㅜㅜ

 

왠지 이 글 쓰고 나면 악플도 많이 달릴 거 같음.

따라간 게 멍충이라는 둥 뭐 그런 악플 ㅜㅜ

 

나도 내가 그 남자 따라간 짓이 멍청한 짓인 건 알고 있음 ㅜㅜㅜ

그러니 악플은 제발 달지 말아줘요 ㅜㅜ

나 매우매우매우 소심한 여자임;; ㅋㅋㅋㅋㅋㅋ

 

 

암튼 요즘 같이 무서운 세상, 여자분들, 그리고 남자분들도 조심하세요 !!!!

범죄는 으슥한 밤길에만 일어나는 게 아니예요 ㅜㅜㅜ

 

다들 즐거운 주말 보내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