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조사 하는데 진상(?)주민들

라랄라2010.11.08
조회421

안녕하세요 스물 남자입니다

 

글재주가 없어서 그냥 하고 싶은말만 간략하게 할까 합니다.

 

다름이 아니라 저희 어머니께서 요즘 하고 있는 인구주택총조사원이십니다.

 

저희 가족이 살고있는 아파트는 총 세대수가 2000가구를 육박합니다.

 

그만큼 크고, 주민들도 많습니다.  

 

저희 어머니가 또 이 아파트의 전 부녀회 총무셔가지고, 그냥 수입이라기 보다는 봉사활

동? 비슷한 차원에서 신청을 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이게 생각했던 것보다 엄청 어렵다고 하시더라구요.

 

뭐 그래도 저희 어머니는 저희 아파트단지내에서만 하는거라 그나마 괜찮은 편인데

 

만약에 정말 주택같은 곳에서 하게 된다면 정말 길도 몰라서 쩔쩔 해매어 눈앞이 컴컴할거

 

같다고 하시더라구요. 중요한건 방문조사를 하려고 갔는데 집주인이 집에 없다면 다음날

 

또오고 또오고 집주인 만날때까지 그래야 하는거라 장난이 아닙니다.

 

 

아무튼 저희 어머니께서 혼자 하시기에는 벅찰거 같아서 저희 가족들이 약간 도와드렸는

 

데  일단 방문조사 하기 전에 사람들 최대한 많이 인터넷으로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

 

록 (인터넷으로 한 가구는 방문조사를 할 필요가 없기때문에)  인터넷 참여 유도 전단지를

 

수백장을 일일이 '학생이 있는 가정의 경우 봉사활동 2시간 부여' 라는 문장에 형광펜으로

 

다 밑줄긋고, 문 앞에 쉽게 붙일수 있도록 또 하나하나 종이 윗부분에다가 테이프로 붙였

 

습니다. 그런식으로 만든것들을 이제 동마다 다니면서 윗층부터 시작해서 아래층으로 전

 

단지 붙여가면서 내려왔죠.    여기까지가 서론이었구요 본론은   그렇게 인터넷 참여 한

 

사람들을 확인한다음 리스트에서 제외시키고 안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이제 방문조사를 하

 

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저녁때도 조사하러 나가시던 어머니께서 들어오시면서 더이상 하고 싶지 않다고 하시더군요.  무슨일이냐고 했더니  글쎄 오늘치 목표 조사량을 마치고 집에 들어와서 저녁준비를 하려는데, 갑자기 핸드폰으로 전화가 와서 받았더니 아파트 주민이더랍니다. 어머니께서 방문한 집에 사람이 없어서 쪽지를 남겼더니 전화가 와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더랩니다. 왜 쪽지를 남겼냐고, 그 쪽지가 사람이 없다는걸 알려주는 쪽진데, 만약에 우리집에 도둑들면 당신이 책임질거냐고 란 식으로 화를 냈더라더군요;;  어머니께서도 어이없기도 했고 화도 났지만, 아무래도 그건 조사원이 어느정도 감당해야 할 몫이라고 생각하고, 덩달아 싸워봤자 좋을게 하나도 없으니 그냥 좋게좋게 달래면서  그럼 지금 당장 찾아가겠습니다  라고 하고 저녁준비 하던 도중에 급하게 나가셨죠.  그런데 나중에 돌아오셔서 얘기를 들어보니까  아까 고래고래 지르던 분은 남자분이였는데 방문을 하러 집안에 들어갔더니, 아줌마 한분만 계시고 남자는 방안에 숨어있기라도 한듯이 코빼기도 안비쳤답니다. 당장 오라고 소리지를땐 언제고, 바로 뛰어갔는데 없다니..  아무튼 그렇게 해서 아줌마랑 조사를 마치고 나서 어머니께서 '그런데 남편분은 안계세요? 할말이 있었는데' 라고 하니까 소리 안내고 입모양이랑 손짓으로만 '그냥 어서가세요' 라고 했더랍니다. (아까 전화상으로 남자분이 소리질렀을때 옆에서 아줌마분이 그만하라고 소리가 났답니다)

 

 

뭐 이게 하나의 에피소드일뿐인데, 원래는 빙삭의 일각이죠. 어떤분은 집안이 어질러져서 그런지 방문조사하러 왔다니까 이걸 도대체 왜 하는거냐, 목적이 무엇이냐  라고 하면서 집안에는 안들이고 문밖에서만 그렇게 툴툴대는 분들도 계시고,  저흰 분명히 집집마다 돌아다니면서  인터넷 유도 메모를 붙였었는데, 그럼 조사원 들이기 싫고 집안 보여드리기 꺼리시면 인터넷으로 좀 하시지....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또  인터넷 조사는 대부분 컴퓨터 사용을 잘 모르시는 어르신분들이 많이 안할거 같다라는 예상과는 달리 사지 멀쩡한 20, 30대도 못한 분들이 수두룩 합니다. 중요한건 안해놓고 찾아가면 말도 안되는 소리해가면서 짜증과 불평을 남발합니다. 

 

개인적으로 한 어머니의 아들로써 좀 많이 짜증납니다. 그리고 저희 어머니 아까도 말했듯이 절대로 못살거나 그러지 않고 생계나 수입을 목적으로 한게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서울에서 시설도 좋기로 유명한 아파트 단지인데 그래서 여기 주민들은 다들 착하고 교양있고 그럴줄 알았는데 꼭 그런법은 없나봅니다.  전에도 비슷한 사건때문에 어머니가 열받으셨는데 그냥 웃으시면서  자기도 여기 아파트 살고, 전 부녀회 총무였다  라고 밝히니까  갑자기 낮게 깔보면서 툴툴대던 사람이 순간 엄청 미안해 하면서 바로 태도를 고쳤다 하더랍니다.. 이렇게 사람을 보이는대로만 판단하고, 그렇게 낮잡게 봐서 다른 조사원들은 어떻게 그런 치욕과 고난을 견뎌낼까 정말 안타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태도 급바꾼 사람은 서울 H대 교수였답니다)   아무튼 어머니 자신도 이렇게 짜증나고 수치스러운데, 실제로 약간 레벨이 낮은 직업인들은 얼마나 스트레스 받을까 하면서 걱정하시더라구요.

 

반면에 외국인들은 다들 한결같이 착하고 성실하게 답변해줘서 너무 고맙다고 하더군요. 어떤 중국여자분은 한국에서 산지 오래되서 정말 중국인이라고 안밝혔으면 한국인으로 알았을정도로 말도 잘했더랍니다.  인도네시아 여자분이랑 베트남 사람도 이렇게 다들 친절한데  우리나라 사람들 국민의식이 조금 많이 낮은거 같아서 그냥 좀 그렇네요.

 

음 몇가지 에피소드가 더 있었던걸로 기억하지만 지금은 생각이 나질 않네요. 결국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사람들이 조금만더 친절하게 대해줬으면 대한민국 사회가 한층 더 아름답지 않을까 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