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결이 상한-잘 익은 밝은 복숭아 빛 (연베이지 색의 바로 그 부분!)같은 그녀의 머리카락이 바람에 날릴 때마다
그녀가 저 옷과 피부 안쪽으로 아주 야성적인 성격을 가졌을지도 모른다고 짐작을 하긴 했지만,
그게 전부다.
그녀가 가진 전반적인 비쥬얼은
외국 여행에서 흔히 마주치는 뻔하고 평범한 '외국인'에 다름 아니다.
그러나 거리의 화가가 하얀 캔버스 위에 옮겨 놓는 그녀의 모든 것들은 사뭇 달랐다.
어쩌면 '사뭇 다르다'는 말은 '대상'을 사실적으로 스케치 해야하는 화가에게 당혹스러운 표현이 될지도 모르겠다.
그러니, 이렇게 말해야 겠다, 비슷하게 닮았지만 훨씬 매력적이었다, 고.
그는 근처에 모여있는 화가들 중에서도 단연 인기가 가장 많은 편에 속했는데,
그의 스케치를 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그가 이 일을 얼마나 오래했는지, 무슨 특별한 기술을 가지고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의 손이 하얀 캔버스를 벗겨낼 때 마다 선 하나씩을 드러내며 그림 속에서 이제 막 발견되는 모사는
그들의 주인보다 훨씬 애틋하고 신비스러운 구석이 있었다.
평범한 그녀에 반해 그녀의 모사는 훨씬 진한 눈동자를 가지고 있다.
훨씬 냉소적인 미소를 가지고 있고, 인중의 깊이가 깊어 고되보인다.
그림 속에서 새 사람이 태어난다.
그녀와 닮았지만 그녀가 아닌 누군가다.
화가에게 나도 한번 스케치를 부탁해볼까, 한참 망설이며 지갑을 만지작거리다가
그냥 뒤 돌아 쿠담거리를 걷는다.
화가들, 가수들, 춤꾼들, 다른 퍼포머들이
저마다 형형한 눈 빛으로 자신들이 이 거리의 주인이라고 말하는 것 같다.
쿠담. 베를린에서 가장 젊고 생동감 넘치는 거리.
쿠담거리의 정확한 명칭은 Kurfurstendamm (퀴어퓌어쉬텐담)이다.
이를 줄여 사람들은 흔히 Ku'damm- 쿠담거리라고 부른다.
Zoo역에서 Nollendorfplatz(놀렌도르프)역까지 이어지는 이 크고 거대한 거리는
이를테면 서울의 명동거리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사람들은 쉽게 간과하지만 명동거리의 뿌리에 명동성당이 있는 것처럼
쿠담거리 역시 본 카이저 빌헬름 기념교회라는 뿌리를 가지고 있다.
전쟁의 상흔을 그대로 간직한 교회의 구건물과 현대적으로 지어진 신건물이 기묘하게 어우러져 보여주는 위용은
(사실은 규모가 크지는 않은 탓에 위용이라고 말하기는 그렇지만, 뭔가 그 그괴한 조화가 뿜어내는 아우라가 있다)
실제로 쿠담거리의 무게를 잡아주는 굵직한 추이며 뿌리같은 느낌을 준다.
사실 쿠담거리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쇼핑이 될 것이다.
값비싼 고급 브랜드부터 자라나 망고, H&M 같은 저가 브랜드들의 대형 샵들이 즐비하다.
(실제로 나 역시 쿠담거리에 중독이 되어버린 탓에
고작 보름 정도의 베를린 일정 중에-이 중 여행시간만 빼면 훨씬 짧다-
쇼핑을 위해 세번이나 부러 시간을 내서 들렸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어처구니없게도 항공수하물 Over Charge!)
기념품, 음식, 가전제품, 책 등을 파는 상점들이 백화점 식이 아니라 스트리트 샵 식으로
거리 양쪽에 꽉 들어차 있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나는 이 풍성한 거리의 가장 큰 매력은 그 안에 사람들이라고 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베를린 최고 쿠담거리-1 !!!!
그녀의 얼굴을 천천히 뜯어보면 하나 예쁠 것도 특이할 것도 없다고 해야할 것만 같다.
물론, (사진에는 갈색 빛으로 어둡게 나오긴 했지만)
조금 결이 상한-잘 익은 밝은 복숭아 빛 (연베이지 색의 바로 그 부분!)같은 그녀의 머리카락이 바람에 날릴 때마다
그녀가 저 옷과 피부 안쪽으로 아주 야성적인 성격을 가졌을지도 모른다고 짐작을 하긴 했지만,
그게 전부다.
그녀가 가진 전반적인 비쥬얼은
외국 여행에서 흔히 마주치는 뻔하고 평범한 '외국인'에 다름 아니다.
그러나 거리의 화가가 하얀 캔버스 위에 옮겨 놓는 그녀의 모든 것들은 사뭇 달랐다.
어쩌면 '사뭇 다르다'는 말은 '대상'을 사실적으로 스케치 해야하는 화가에게 당혹스러운 표현이 될지도 모르겠다.
그러니, 이렇게 말해야 겠다, 비슷하게 닮았지만 훨씬 매력적이었다, 고.
그는 근처에 모여있는 화가들 중에서도 단연 인기가 가장 많은 편에 속했는데,
그의 스케치를 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그가 이 일을 얼마나 오래했는지, 무슨 특별한 기술을 가지고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의 손이 하얀 캔버스를 벗겨낼 때 마다 선 하나씩을 드러내며 그림 속에서 이제 막 발견되는 모사는
그들의 주인보다 훨씬 애틋하고 신비스러운 구석이 있었다.
평범한 그녀에 반해 그녀의 모사는 훨씬 진한 눈동자를 가지고 있다.
훨씬 냉소적인 미소를 가지고 있고, 인중의 깊이가 깊어 고되보인다.
그림 속에서 새 사람이 태어난다.
그녀와 닮았지만 그녀가 아닌 누군가다.
화가에게 나도 한번 스케치를 부탁해볼까, 한참 망설이며 지갑을 만지작거리다가
그냥 뒤 돌아 쿠담거리를 걷는다.
화가들, 가수들, 춤꾼들, 다른 퍼포머들이
저마다 형형한 눈 빛으로 자신들이 이 거리의 주인이라고 말하는 것 같다.
쿠담. 베를린에서 가장 젊고 생동감 넘치는 거리.
쿠담거리의 정확한 명칭은 Kurfurstendamm (퀴어퓌어쉬텐담)이다.
이를 줄여 사람들은 흔히 Ku'damm- 쿠담거리라고 부른다.
Zoo역에서 Nollendorfplatz(놀렌도르프)역까지 이어지는 이 크고 거대한 거리는 이를테면 서울의 명동거리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사람들은 쉽게 간과하지만 명동거리의 뿌리에 명동성당이 있는 것처럼 쿠담거리 역시 본 카이저 빌헬름 기념교회라는 뿌리를 가지고 있다. 전쟁의 상흔을 그대로 간직한 교회의 구건물과 현대적으로 지어진 신건물이 기묘하게 어우러져 보여주는 위용은 (사실은 규모가 크지는 않은 탓에 위용이라고 말하기는 그렇지만, 뭔가 그 그괴한 조화가 뿜어내는 아우라가 있다) 실제로 쿠담거리의 무게를 잡아주는 굵직한 추이며 뿌리같은 느낌을 준다.
사실 쿠담거리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쇼핑이 될 것이다. 값비싼 고급 브랜드부터 자라나 망고, H&M 같은 저가 브랜드들의 대형 샵들이 즐비하다. (실제로 나 역시 쿠담거리에 중독이 되어버린 탓에 고작 보름 정도의 베를린 일정 중에-이 중 여행시간만 빼면 훨씬 짧다- 쇼핑을 위해 세번이나 부러 시간을 내서 들렸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어처구니없게도 항공수하물 Over Charge!) 기념품, 음식, 가전제품, 책 등을 파는 상점들이 백화점 식이 아니라 스트리트 샵 식으로 거리 양쪽에 꽉 들어차 있다.그러나 뭐니뭐니해도 나는 이 풍성한 거리의 가장 큰 매력은 그 안에 사람들이라고 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음악이 너무 좋아,
아직 특별한 재능을 발견하지는 못했지만,
그저 사람들 앞에서 노래하고 연주하는 것만으로도 생활이 충만한 젊은 음악가.
화려한 보드 실력을 뽐내고 싶어서 밤을 설치고 나와
커다란 음악에 맞춰
춤과 기술을 원없이 선보이는 스케이트 보더들.
어린 아이들은 광장 한 켠에 설치된 아이들용 에드벌룬 미끄럼틀에 맡겨두고
노천카페에 앉아 카푸치노와 에스프레소를 시켜놓고
서로에 취한 부부들.
서로에 대해 해야할 말과 알아야할 것들이 너무 많아
도저히 입을 닫고 앉아 있을 수 없는 젊은 연인들.
그들이 모두 이 거리의 명물이며, 진열품이다.
제일 저렴해 보이는 노천 카페에 앉아 가장 저렴한 아이스 카페라테를 시킨다.
젊고 잘생긴 음악가 한명이 다시 판을 벌이고
사람들은 삼삼오오 모여 그의 금발 아래로 까마득하게 떨어지는 콧날과
단단한 눈동자, 입술 밖으로 흐르는 저음의 Stand by me를 감상했다.
2009년 Berl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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