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가 생겨버린 동생, 답답해 미치겠어요.

언니2010.11.18
조회1,703

안녕하세요. 저는 지방에 살고 있는 20대 중반의 취업준비중인 여학생입니다.

 

정말 너무너무 답답한 일이 생겨 몇개월동안 속으로만 끙끙 앓다가

게시판에 계시는 많은 언니들의 조언을 듣고자 큰 용기를 내어 글을 씁니다.

 

악플은 삼가해 주시고, 진심어린 충고와 조언을 주세요.

정말 조심스럽게 쓰는 겁니다. 저희 가족을 위해서요.

 

제 동생은 저와 두살차이가 나는 20대 초반입니다.

원하는 대학에 가지 못해 장수를 했고, 겨우겨우 대학생활을 일년째 하고 있었는데

동생이 힘들었던 장수 기간동안 옆에서 너무나 잘 챙겨준 남자친구가 있었습니다.

그 남자친구와 동생은 아홉살 차이가 나는데,

동생이 어찌나 가족들에게 보여지는 것을 조심히 했는지,

사고를 친 후에 나이가 몇인지 알게되었네요.

몇 번이고 물어봐도 동생이 대답을 회피했는데 그 때 알아차리고 만나는 것을

말리지 못한 것을 지금 엄청 후회하고 있습니다.

 

동생이 아이가 생긴 것을 약 6개월간 가족들 몰래 숨겨오다가,

배가 불러오자 엄마아빠 통장에서 돈을 빼고, 가출을 하였습니다.

편지를 남기고 갔는데 제가 그것을 일찍 발견해서,

다른 지역으로 짐싸들고 있는 와중에 동생과 통화를 하면서 알게되었네요.

처음엔 정말 너무도 기가 막히고 동생이 너무 안타까워서 울고 불고 난리였습니다.

 

엄마 아빠도 거의 실신지경까지 가시고 너무 기막혀 하시면서도 불쌍해하시고...

복잡한 마음이 들면서 정말 힘든 시간을 겨우겨우 버티셨습니다.

 

지금은 그 아이가 태어나서 약 50일 정도가 되었는데,

막상 결혼을 시키려고 보니 정말 그 남자가 엄마마음에도, 아빠도, 저의 마음에도

들지가 않습니다.

 

동생이 재수를 하는 동안, 같이 공부도 하고 옆에서 지극 정성으로 챙겨주었다고

하는데, 그것은 그 분이 딱히 정해진 직업이 없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그 분은, 지방의 모 사립 대학교를 중퇴하고 비정규직으로 이 회사 저회사를

돌아다니면서 월세의 집에서 살고 있는 형편이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그 상황은 변함이 없구요.

원래 집이 엄청 잘살았었대요. 근데 형이 사업으로 재산을 다 날리고 빚 갚는데

그 분 명의의 재산까지 모두다 쓰여서 이제 남은 재산이 하나도 없다고 합니다.

 

말로는 4월달에 있는 공무원 시험에 꼭 합격하겠다고 하는데

공무원 시험이 얼마나 어려운지 모르고 하는 말 같습니다. 하루종일 공부해도

쉬원치 않은데, 그 한달에 100만원도 채 못버는 일을 하고 잇는데다,

그 일이 끝나고 틈틈히 공부하고 있는 것 같지도 않구요.

 

저희 동생은 어떻게든 그 남자와 잘됐으면 싶어합니다.

우선, 아이의 아빠이기도 하지만 자기가 힘들었을 때 옆에 있어 주었던 사람이라

그 오빠가 가난하다고 해서 버리는 것은 좀 아닌 것 같다고 너무 짠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저와 엄마의 생각은 다릅니다.

가난해서 뿐만이 아니라 그 분의 성격도 너무 맘에 들지 않습니다.

저희 동생의 일로 인해 저희 집, 친척, 외가, 친가 모두 들썩거리고 난리가 났는데

뻔뻔한 그 분은, 어머니께도 바로 알리지 않았다고 합니다.

 

나중에 저희 엄마가 불러서 뭐라고 하셨습니다.

왜 집에 우리 딸의 일을 알리지 않느냐고.

그 분, 정말 어이 없게 엄마가 혼내니까 한참 뒤에 집에 알리고는

그 분 어머니께서 동생을 한번 만나봐야 겠다고 했답니다.

저희엄마 여기에서 또 열받으셨죠.

정말 생각이 있는 사람이었다면, 어머니를 만나서 얘기를 할 생각을 해야지

왜 우리 딸부터 만나자고 하냐고. 제가 생각해도 이건 좀 아니다 싶었습니다.

 

그리고, 저희 동생이 만삭이 되었을 때,

집에 있으면 남동생과 아버지께 눈치가 많이 보였는지 나가살겠다고

엄청 엄마를 힘들게 한 적이 있습니다.

남자친구 앞에두고 엄마랑 엄청 싸운뒤에 기여코 동생은 짐싸서

그 남자 집으로 갔습니다.

한 3개월은 그렇게 동거한 것 같네요.

지금은 아이를 양육할 돈도 없고, 원룸에서 아이를 키우기엔 너무 좁아서

산후 조리 하면서 그 뒤로 계속 집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엄마는 결혼도 안한 남자 집에 우리 동생 물건이 널부러져 있는게 너무

찝찝하고 기분이 그렇다면서 동생 짐을 다 갖다 달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단단히 말을 일러놓았는데도 아직도 감감 무소식이네요.

저희 엄마 말을 정말 무시하는 게 맞는거죠?

 

그리고 몇 주 전에는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동생이 몇일 째 그 남자분과 통화를 하면서 우는 것입니다.

제가 어쩌다가 동생과 한 방에 자는 일이 있었는데,

한 밤중에 30분 단위로 그 남자한테 전화가 옵니다. 술이 엄청 취했더군요.

술이 취해서 '너는 얼마나 잘랐는데 나한테 이러냐' 쌍욕을 섞어가면서

고함을 고래고래 지르더라구요.

그런데도 동생은 우는 아기 젖먹이면서 기저귀 갈면서 전화기 절대 안놓대요. 

질질 울면서 그 고함을 다 듣고 있더라구요.

그 남자분 나중에는 새벽 2시쯤 되었을 때 지금 너네 집 가서 너네 아버지랑

얘기좀 해야 겠다고 생떼까지 부리더군요.

 

또 얼마전에는 아기가 새벽에 잠을 잘 안자서 밤을 꼴딱 새우는 저희 동생에게

새벽 3시쯤 전화해서 배탈났다고 난리를 치더군요.

그 때 배탈났다고 전화하면 그 배가 낫는답니까?

 

정말 미치겠습니다. 이것 말고도 정말 맘에 안드는 행동이 많아서 미쳐버리겠습니다.

일단, 이제 막 대학교를 다니기 시작한 동생에게 정말 책임지지 못할 행동을 한 게

정말 싫습니다. 그 당시에도 소득이 얼마 없는 월세사는 비정규직이었습니다.

서른살이 넘었으면 자기가 결혼할 형편이 못되면 아무리 좋아해도 동생에게 이런짓을

하면 안되는거 아닌가요?

분유값, 기저귀값 대지도 못하면서 나중에 애기 다 키워놓으면 그제서야

공무원 됐다고 데리고 가면 저희 너무 억울한 거 아닌가요?

상황이 이렇게 됐으면 그 분은 그분 어머니께 알리고 그 분 어머니 저희 어머니께

죄송하단 연락이라도 와야 하는 게 맞습니다. 현재 그 쪽에서 연락 한 통 없습니다.

저희는 그냥 동생 봐서 너무 안타까운 마음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입장입니다.

그리고 결혼을 하려면 정말 안정된 직장, 그거 하나만 있으면 되는데

아직도 상황 파악이 안되는 모양입니다 .공부를 안합니다.

이래가지고 언제 공무원을 합격하겠다는건지... 정말 답답합니다.

그리고 그 남자분, 저희 엄마 아빠를 정말 어렵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엄마가 아무리 말해도 뒷등으로도 안들으니...

 

그리고 제가 제일 답답한건 동생의 태도입니다.

이렇게 우리 집안은 난리가 났는데 천하태평하게 공무원합격하고 결혼하겠다는

말만 번지르르한 놈이 뭐가 좋다고 하루에도 몇 번을 통화하고 그러는지 모르겠습니다.

저같으면 정말 일이 터진 후에 수습하는 태도를 보고 실망해서라도 헤어지겠습니다.

아기의 아빠라서 이렇게 헤어지기가 힘든건가요?

정말 동생의 마음을 몰라 너무 답답합니다.

오죽하면 그 분 어머니를 찾아 뵙고 제발 헤어지라고 말해달라고 하는 상상을 하루에도 수십번을 하겠습니까?

동생은 아직도 20대 초반입니다. 천천히 대학 졸업하고, 취업준비를 하면

그 남자분 지금의 나이가 되었을 때 좋은 싱글맘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러분, 저희 동생에게 냉정한 조언 하나씩만 해주세요.

정말 부탁입니다. 저희 동생이 이런 남자에게 미래를 맡겨도 되는겁니까?

아님 정말 다 잊고 새로 시작해야 하는게 맞는건가요?

혹시 당당하게 아이를 키우고 사는 싱글맘 언니들은 없으신가요?

꼭 조언해주세요. 정말 앞으로의 제 행복을 팔아서라도 제 동생을 행복하게 해 주고

싶지만 그 남자와 함께 하는 미래 안에서는 제 동생은 고생밖에 할 일이 없을 것 같습니다.

아이에게. 아버지가 없다는 것.

그게 어떤 의미인지 제가 동생의 입장을 100%이해 할 수 없지만

저는 그냥 그 남자가 없이 살아야 동생이 더 행복해 질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