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사병 경험담--"첫보초 서던날의 악몽"

박성진2003.07.10
조회2,245

모자르고 부족한 제글이 여러분들에게 조금의 즐거움이라도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읽어주시는분들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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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사들의 가장 기본적인 임무는 전쟁이 났을 경우 총을들고 나서

적과 싸우는 것이다.

하지만 공군의 경우는 가장 기본적인 임무가 자신의 부대를 지키는 것이라

가장 중요한것은 보초를 서는 일인데......

취사병은 아침 일찍 일어나 새벽밥을 하기 때문에 ^^; 보초를 서지 않는다.

그래서 나또한 부대에 온지 몇개월이 지나도록 보초를 한번도 선적이

없었는데.........

취사병들이 모두 모여 저녁밥을 짓고 있던 어느날 늦은 오후........


취사병 1: 막내야!

나:예?

취사병 1: 너 오늘 보초서냐?

나:<보초라니 그게 뭔데? ^^;> 보초라녀?

취사병 1: 오늘 보초자 명단 보니까 니이름이 올라있던데....

취사병짱: <갑자기 끼어들며> 막내가 보초를 서? 우헤헤 ^^;

취사병 1: 예, 오늘밤 7시 30에서 9시까지 보초자 명단에 이름이 올라가 있던데요?

취사병짱: 하하! 니가 잘못본거 아이가?

취사병 1: 아닙니다. 분명이 보급반 김병장하고 같이 보초명단에 올라가 있던데요.


바로 그때 식당으로 전화벨이 울려오는데..


나: 예 식당 일병 아무개 입니다.

  예? 예 알겠습니다. 필승!

취사병짱: 누군데?

나: 행정반 홍상병인데, 오늘 7시30에 보초있다고 준비하랍니다. ^^;

취사병짱: 우리부대도 망할때가 됐나보다, 아무리 병사들이 휴가를 많이 나가서

  보초설사람이 없다고 해도, 우리막내에게 보초를 맡기면 우리부대의 안전은

   어떻게 책임질라꼬 ^^;

나: ^^;

취사병짱: 막내야 너 보초 서는 방법이나 알고 있나?

나: <보초서는 방법이 따로있냐 총들고 서있음 되지 ^^;> 잘모르겠습니다 ^^

취사병짱: 음 그럼 내가 우리 막내한테 보초 교육좀 시켜야 겠구만.....

나: 보초를 많이 서보셨나 봅니다.

취사병짱: 한 3번 서봤다 ^^;


결국 보초 3번 서본 ^^; 취사병짱에게 처음 보초를 나서는 나는 교육을 받았는데


취사병짱: 우선 보초를 서면서 가장 중요한것은 암구어다.

나: 암구어가 뭡니까?

취사병짱: 일종의 암호인데, 적하고 우리병사를 구분하기 위해서 암호를

          외우고 있다가 서로 확인을 하는 건데....

         예를들어 오늘의 암구호가 만약에 "말" 하고 "호랑이" 라면

         니가 보초를 서기 위해 나갈때 먼저 보초를 서고있던

         병사가, "말" 이라고 소리치면 니가 "호랑이" 라고 소리 쳐야

         하는기라 알겠나?

나:< 도통 뭔소린지 모르겠다 ^^;> 예 ^^

취사병짱: 니얼굴을 보니 도통 이해가 안되는 표정인가 본데 ^^;

나:<길바닥에 자리 깔아도 돼겠다^^; 어떻게 내마음을 그렇게 잘아냐? > 예^^

취사병짱: 보초 준비하러 올라가면 고참들이 다시 보초서는 요령을 알려줄테지만

        왠만하면 오늘의 암구어 만큼은 꼭 외우도록 해라!


결국 저녁식사 시간이 끝난뒤 나는 보초를 서기 위해 일찍 내무반에 올라갔고

처음 보초를 서는 나를 위해 보초교육이 시작됐으나...... 워낙 머리가 둔한 ^^;

나는 처음 서는 보초에 대한 설레임 ^^; 만 가득했을뿐 제대로 이해되는건

하나도 없었는데........


보초고참 김병장: 헉! 오늘 나하고 보초서는게 취사병 막내 너냐?

나: 예 그렇습니다.

보초고참 김병장: <두려움에 떨며> 막내야, 제발 사고 일으키지 말고 잘해보자 ^^;

나: 자신있습니다. ^^;

보초고참 김병장: 오늘의 암구어는 외웠냐?

나: <허걱.... 안외었는데 ^^;> 그게..... 잊었습니다. ^^;

보초고참 김병장: 어이구.... 안돼겠다.

  <게시판에서 오늘의 암구어를 확인하며> "오이" 와 "사자" 니까

  못외우겠으면 손바닥에 적어라, 너한테 많은걸 바라지 않을란다 ^^;

나:< 안심한 표정으로> 감사합니다. ^^;

  <손바닥에 싸인펜으로 적으며> "오이"하고 "사자"


시간은 흐르고 흘러 드디어 보초를 서러갈 시간이 되었고...........

나와 보초고참 김병장은 총을 들고 보초를 서게될 장소인 정문으로 뛰어가게 되데


보초고참 김병장: 암구어 손바닥에 잘 적어놨지?

나:<손바닥을보며> 예 적어놨... 허거걱^^;

보초고참 김병장:<불안한 표정으로> 왜그래?

나: 손바닥에 적어놓은 암구어가 지워져서 안보입니다. ^^;

  다시 내무반가서 암구어 확인하고 오면 안될까요 ^^;

보초고참 김병장: 허거걱!!!!!!!! 니소문은 익히 들어 알고있지만

  상태가 이정도로 심각한줄은 몰랐다. ^^;

나: ^^;


바로 그때 보초를 서고 있던 두명의 병사의 눈에 우리의 모습이

발견되었고 보초를 서던 병사는 우리를 확인하기 위한 절차를 시작하는데....


앞보초고참 1: 손들어, 움직이면 쏜다! "오이"


앞에서 언급했듯 먼저 보초를 서던 병사가 "오이"를 외치면 보초를 교대해주는

병사는 "사자"를 외치는것이 정상이다.

하지만 손바닥에 적어놓은 암구어를 잊어버린 나에게 "사자"라는 단어가

생각날리가 없었고 ^^;

보초고참 김병장: 기억안나냐? 오늘 암구어가 오이하고 뭐야?

                이렇게 밤새고 서있을래 ^^;

나:<계속 잔머리를 굴리다가 결국 내뱉은 엽기적인 한마디> "무침"!!!!!!

보초고참 김병장: 허거걱!!!!!!!

앞보초고참들: 으아악!!!!!! ^^;


결국 오늘의 암구어였던 "사자"가 기억나지 않았던 나는 오늘 아침 메뉴였던

"오이무침"을 만들던 기억을 되살려내 "사자"를 "무침"으로 탈바꿈 시켜버리는

엽기적인 사태를 만들어내고 말았던 것이다. ^^;

결국 우여곡절끝에 보초를 교대하던 고참들은 나에게 이런 한마디를 건네는데


앞보초고참 1: 아무리 취사병이라도 암구어 하나 제대로 못외우냐? 딱하다 딱해 ^^;

앞보초고참 2: <앞보초고참 1을 바라보며> 그래도 "오이" 니까 "무침" 이

             바로 나왔지 만약 "튀김"이었으면 "고등어","명태","돈까스",

             "닭" 등등 오늘 날밤까고 보초서고 있을뻔 했습니다. ^^;

나: <머리나쁜게 죄다 죄야 ^^; > 면목없습니다. ^^


취사병 여러분 혹시 여러분도 보초를 서게 될 일이 있으시다면

암구어는 확실히 외어 두십시오.....

만약 못외우신다면 저같이 잘지워지는 싸인펜 말고

절대로 안지워지는 싸인펜으로 적어두시길 부탁드립니다.^^;

그러다 아예 안지워져 버리면 어떡하냐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