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풀 그만두고 싶당

아줌마2007.11.03
조회922

저는 학원강사하는 32살 직장맘이에요.

 

늘 오후3시에 출근해서 11시, 셤기간에는 12시에 퇴근이죠.

 

그런데 7월중순에 25살짜리 초보강사가 들어왔는데, 알고 보니 울동네 살더라구요.

 

먼저 저에게 출퇴근 카풀하자고 제안을 하대요. 그래서 출근때는

 

여러 변수-은행볼일 등등-가 작용할 수 있어 일일이 서로 연락하기 귀찮으니

 

퇴근만 같이 하자 했지요.

 

우리 동네에서 학원까지는 버스는 한번 갈아타야 하고, 택시로는 왕복 9000원 들어요.

 

처음 몇번 그 샘 출근때보니깐 항상 아빠가 태워 주신대요. 그래서 제가 속으로

 

'그래, 이왕 오는 길 출근도 같이 하자. 그 선샘 아빠 번거롭겠다.'

 

그래서 지금껏 4달 조금 못되게 출퇴근 함께 합니다.

 

그.런.데. 이 선샘 자꾸 사람을 치졸한 생각이 들게끔 만드네요.

 

그 아가씨샘 첫월급날에 하얀 봉투를

 

건내 줘서 제가 "됐어요. 아유 부끄러워. 그냥 넣어둬요.

 

공무원 공부한다면서 책 사서 공부해요." 이러니깐

 

"그럼 그럴까요?" 이럼서 다시 가방에 넣더라구요.

 

어린 사람한테 돈 받기 손이 부끄럽더라구요.

 

두번째 월급날도 봉투에 돈을ㅡ얼마넣었는진 몰라요ㅡ주길래

 

"에이 됐어요. 밥이나 한끼 사줘요." 

 

그래서 그날 저녁 4000원짜리 저녁한끼 얻어먹었습니다.

 

그리고 세번째 월급날 아무 말도 없고 이젠 당연한 듯 타네요.

 

저한테 절대 "태워주세요"라 하지 않고 "같이 가요"로 표현하고, 

 

출퇴근하는 차 안에서는 살짝 다정한 척 하다가 

 

출근만 하면 학원내에서는 소닭보듯 합니다. 

 

그리고 이 아가씨가 참 곰과입니다. 옛말에

 

여우하고는 살아도 곰하고는 못산다더니 그말이 딱이에요.

 

어떨때는 출근하는 차안에서 말도 한 마디 안 걸고

 

다리는 꼬고 앉아있습니다.

 

어떨때는 혼자 껌 씹으면서 나한테 하나 권하지도 않습니다. 없었을지도 모르지만...

 

요새 날도 추운데 학원엘리베이터 앞까지 대령해. 집앞까지 모셔다 드려.

 

무슨 운전기사 된거 같습니다.

 

생색내려 하는 것처럼 보이나요? 

 

남을 배려하면서 혼자만 보람 느껴야 하나? 

 

나름 착한 일 한다고 하는데 왜 손해보는 느낌이 자~~~꾸 드는지.

 

그 아가씨가 고단수이고 아지매인 내가 어리숙한 걸까? 

 

가끔 사정이 생겨 못 태워주면 어김없이 그아가씨 아버지가 태워주더라구요.

 

택시나 버스는 절대 탈려고 안하고, 자기 아버지가 안 계시면 언니가 태우러 와도 된다 하네요.

 

그래서 내게 아쉬울 게 없어 이러나?

 

왜 자꾸 승질이 날까요? 확 그냥 인제 못태워준다고 알아서 다니라 할까?

 

그럼 그아가씨 아버지 매일 왕복 4번에다가 밤에

 

11~12시에 데리러 와야하는데 참 번거롭고 피곤하겠지?

 

기름값도 만만치 않게 들거구,

 

그럼 그때가서야 나의 고마움을 알려나? 유치 유치 ㅜㅜ;

 

부모 자식 형제 관계에도 고마운 건 고맙다고 표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건 생판 모르던 남을 이렇게 생각해 주는건데, 과자 한조각 일절 없어요.

 

내 옆에 앉는 27살 아가씨샘은 과자도 주고 쏘세지도 권하고 까페라테도 통째로 주는데,

 

옆에 앉았다는 인연으로 이렇게 상대방을 챙겨주는데...이 카풀하는 아가씬

 

당췌 이해가 안가요.

 

출퇴근 늘 같이 하면서

 

한푼도 안 받고 배려해주는 이 아줌마한테

 

음료수 하나 사주어야 겠다는 생각이 안 들까요?

 

캔음료수 하나만 사줘도 이 유치하고 단순한 아줌마 맘이 스스르 눈녹듯 녹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