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리우스의여자(24)

써니2007.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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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0%의 어떤것.


거리에는 온통 화려한 트리장식과 화려한 불빛으로 가득하였다

캐롤송이 울려 퍼지고 사람들의 웃음은 끊이지 않았다

그 웃음은 천사의 멜로디 같았다


모두들 연휴분위기로 한창 들떠 있었다

여기저기서 크리스마스 계획을 잡기도 하였으며 파티를 열자고 외치는 이도 있었다

루팜 사무실도 예외는 아니었다


“주연아 우리 파티할까?”

“크리스마스 아직 며칠 남았는데 너도 벌써 계획잡니?”

“원래 계획이 탄탄해야 일이 잘 풀리는 거야”

“크리스마스때 파티라.. 글세..”

“그냥 해 본 말이야 넌 너의 그이랑 놀아야지 그치?”


불쌍한 눈을 말똥이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빙고! 난 우리 그이랑 놀테야”

“냉정한것”

“억울하면 너도 애인 만들어”


언제부턴가 크리스마스는 골치 덩어리가 되어 버렸다 

크리스마스라고 해서 평소와 별반 다를 것이 없었다

특별한 크리스마스를 기대하였지만 늘 같은 일들이 반복 될 뿐 이었다

올해는 혼자서 크리스마스를 보내야한다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 할 가치가 있는 문제였다


“한지유”

“네 팀장님”

“축하해”

“뭐가요?”

“한지유, 그렇게 가고 싶어 하던 파리연수 갈 기회가 왔어 추천서 써줄게”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다


“의외네 좋아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 반응은 뭐야? 너무 좋아서 얼어 버린 거야?”

“네? 아.. 좋아요..”

“좋아하는 표정이 아닌데?”

“팀장님.. 조금만 생각 할 기회를 주시면 안될까요”

“왠일이야? 좋아서 춤이라도 출 줄 알았는데.. 그럼 크리스마스 끝나고 난 뒤에는 꼭 말해줘야해, 시간이 촉박하니깐 준비할게 많아”

“네 팀장님”


의외의 반응에 팀장님, 공주연, 그리고 회사동료들은 조금 놀란 표정이었다

“지유 너 왜 그래”

토끼눈 보다는 의심의 눈으로 날 바라보는 주연이였다


“내가 뭐?”

“이 좋은 기회를 왜 생각해보겠다는 거야? 니가 원했던 일이잖아, 이제 반대하던 이인우 그 인간도 사라진 판에 뭐가 문제야”

“뭐가 문제인지 나도 모르겠다”

“너..”

“공주, 우리 오늘 술 한잔하자”


뭐가 문제였을까? 왠지 선뜻 가겠다고 말 할 수가 없었다

회사에서 1년에 한명씩 파리연수를 시켜준다

기간은 6개월에서 1년, 좋은 기회이다 그 토록 희망하던 그 순간이 눈앞에 왔건만 이게 무슨 경우람.. 나 자신도 당황스러운 일 이었다

곧 28살이 되니 초조해진건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건가

아니라고 부정해도 어쩔 수 없는 사실 이었다

아니라고 부정하면 할수록 더 커지는 긍정 이었다

이유 중 일부분은 강민한 때문 이었다 

‘그와 사랑을 하고 싶어서 떠나지 않겠다‘ 이런건 아니다

하지만 나의 사랑을 정리도 하지 못한 채 훌쩍 떠나버린다면 못다 한 나의 사랑이 훗날 후회가 남아 올까 그게 두려운 거다

외사랑 일지라도 내 사랑에 대해 최선을 다 하고 싶다

 

그 정도 가치를 해줘야 하는 게 사랑이다

 

 


주연이와 난 일을 마친 뒤 함께 자주 가던 실내포장마차를 찾아갔다

이곳은 루팜 이라는 회사에 들어오면서 우리를 친해질 수 있게 만들어 준 역사적인 공간이기도

 하다     


“이모 예쁜이 왔어요”

“아이고 왜 이렇게 오랜만에 왔어”


한결같이 반갑게 맞이해 주시는 가게 사장님이 고마웠다

“이모 공주도 왔어요”

“그래그래 잘왔다 예쁜이, 공주 여기 따뜻한 곳에 앉아라”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는 건 참 행복한 일이다


술과 주문한 요리가 하나씩 등장 할 때 마다 이야기 보따리도 하나씩 풀어놓았다


“한지유 너 컨셉 바꿨어?”

“요즘은 어떤 컨셉으로 보이는데”

“신비주의”

“원래 여자는 신비해야하는 법이야”

“장난하지 말고 나 지금 진지하다 무슨 비밀이 그렇게 많아졌어?”

“진지는 밥상에서”


소주 한잔을 먹고 얼굴이 빨개진 주연이는 마치 범인의 자백을 받아내는 강력반형사처럼 보였다


“공주마마 나 좀 살려 주시와요”

“뭐야 뭐가 그토록 우리 지유를 힘들게 하는 건데”


내가 재벌을 사랑하고 잘나가는 쇼핑몰대표가 날 좋아 한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그 남자의 옛사랑이 등장하였다. 누구나 이런 이야기를 아무렇지 않게 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난 역시나 그랬듯 알코올의 힘을 빌려 그동안 감춰 왔던 이야기를 하였다


그녀는 등장인물들의 화려한 프로필을 이야기 할 때 마다 입을 쫙쫙 벌렸다

 

“한지유.. 아주 영화를 찍었구만”

“이 영화가 사이코 공포물로 끝나지 않길 바래주라”

“그러니까 io이사 강민한을 니가 좋아하고 파란차 신은준이 널 좋아한다는 말이지?”

“그렇치! 한잔 받으시고”


비워진 술잔에 술을 따라주며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흥분한 그녀는 알코올인지 물인지 상관없이 마셔버렸다


“세상에, 그 파란 차 장난 아니던데 너 복 터졌다”

“언니가 이 정도란다”

“그나저나 넌 정말 신은준이라는 사람한테는 관심이 없는 거야?”

“of course”

“강민한 때문에?”

“글세.. 강민한씨 때문에 신은준을 남자로 보지않은걸까? 그건 잘 모르겠다 확실한 건 지금 누구도 내 맘속에 들어 올 자리가 없다는 거야..”

“그럼 강민한 이라는 사람이랑은 잘 될 확률이 얼마나 되는 거야?”

“0%"

"0%? 그 진수아라는 디자이너 때문이야?“

“그 이유가 제일 크지, 내가 들어 갈 자리가 없으니깐”

“없긴 왜 없어, 그냥 확 뺏어 버려 지가 버리고 간 남자한테 다시 돌아 온 거 보면 여우야 여우, 늙은 여우네”

 

“뺏을 자신이 없다, 처음에 강민한씨를 괌에서 만났을 때 그 사람이 그러더라 이별한 사람 미워하지 말라고 그럼 그 추억이 불쌍해지니깐 그러지 말라고.. 휴 .. 그땐 몰랐었는데 그때 그 사람 진수아씨를 미워하지 않으려고 자신에게 걸었던 최면이었는 것 같아..  그렇게 최면을 거는데 최면이 풀리겠어? 그 사람 아직 진수아씨 좋아해”

 

“난 솔직히 니가 강민한씨 좋아하는 거 마음에 안들어, 눈에 보이는 가시밭길을 왜 걸어가 너도 상처받은 마음 빨리 치료 받아야 하는데 계속 덧나게 두면 어쩌자는 거야”

“어차피 가만히 둬도 아프고, 강민한씨 좋아해도 아픈거 라면 나 그냥 계속 덧날래”

“난 신은준 편이다”

“난 대한민국 편이다”

“친구야 잘 생각해라, 니가 모든 걸 즐기기엔 우리의 20대가 너무 짧구나”

“이 닭발의 길이 또한 짧구나, 이모 여기 닭발 긴 놈들로 한 접시 더 주세요”

“소주도 2병 더 주시고요”

“욕심도 가하시지 반병도 못 먹는 애가 왜 2병을 시켜”

“아 몰라 오늘 그냥 끝까지 가보자”

“그래, 죽기 전까지 한번 먹어보자”


 

지금 마시는 술 덕분에 내 머릿속에 파리도 내 마음속에 강민한도 잠시 잊을 수 있었다

 

 

 

그 시간 강민한과 신은준은 함께 있었다

그들은 자주 가던 bar에서 칵테일을 한잔씩 마시고 있었다


“신은준 술 먹자더니 겨우 칵테일이야”

“미안하게 됐어, 오늘 제대로 한번 먹어보려 했었는데 갑자기 회사에 일이 터져서 조금 있다가

회사 들려야해”

“그래 다음엔 제대로 먹자”


두 남자는 그동안 못다 한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요즘 일 열심히 하네, 이제 마음잡았어? 보기좋다”

“형이야 말로 요즘 보기좋네 얼굴에 웃음꽃이 다시 나기 시작했어, 수아 누나 오니깐 그렇게 좋아?”

“웃음꽃? 그런가..”

“뭐야 그 반응은.. 아니란 말이야?”

“내 얘기는 됐고.. 니 얘기 좀 해봐, 취미로 시작한 사업에 갑자기 왜 그렇게 열정을

쏟아 내는 거야“

“잘 보이고 싶어서.. 잘 보이고 싶은 사람이 생겼어”


신은준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강민한은 호기심 어린 눈으로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

 

 

“형, 나 좋아하는 사람 생겼어”

“왠일이야 니가 나한테 여자 얘기를 다 하고”

“그러게 말이야 내가 별 얘기를 다 하네”

“어떤 여자야?”

“음..내가 웃게 만들어 주고 싶은 여자, 내가 지켜주고 싶은 여자”

“그래서 그 사람이랑 정식으로 교제 하는 거야?”

“아니, 시원하게 거절 당했어”


오랜만에 찾아온 동생의 사랑을 진심으로 기뻐하던 강민한이었다


“천하의 신은준도 거절을 당하네.. 거절당한 이유가 뭔데”

“좋아하는 남자가 있데 그래서 지금 잠시 후퇴 중이야”

“그 여자분 실수했네, 너 같이 좋은 남자를 몰라보고”

“형, 형은 내 편이지?”

“물론이지”

“만약에 형이랑 나랑 같은 여자를 사랑하게 되면 형은 어떤 선택 할꺼야?”


강민한은 가볍게 웃으며 칵테일을 마셨다


“형, 난 사랑 선택 한다”


장난이라고 생각 한 강민한은 신은준의 진지한 대답에 그를 쳐다보았다

 

“짜식 갑자기 왜 이렇게 진지해”

“형도 사랑인가?”


그는 잠시 고민하는 듯 했지만 이내 별 관심 없다는 듯 말하였다

“그럴일은 절대 없겠지만, 알았어 난 너 선택할게 됐지?”

“형 나 장난아니야”


강민한은 여전히 신은준의 말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웃었다

하지만 신은준 그는 진지하였다

 

“그 약속 꼭 지켜줘”


신은준의 진지한 눈이 약간 걸리긴 했지만 워낙에 실없는 소리를 달고 살던 신은준을 보아왔던

강민한은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신은준은 회사 일 때문에 먼저 자리에서 일어섰고 강민한은 피아노 선율을 느끼며 칵테일을 마시고 있었다

그때 테이블위에 놓인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그건 신은준이 두고 간 신은준의 핸드폰 이었다


“신은준씨 핸드폰입니다”

“안녕하세요 신은준씨”


혀가 꼬인 여자의 목소리였다

 

“저는 신은준씨 편인 공주연입니다”

“저는 신은준이 아닙니..”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혀가 꼬인 여자는 혼잣말을 계속 하였다

“저기요.. 제가요 지금 우리 자기한테 가야하는데 그럼 우리 지유가 혼자서 술을 마셔야 하거든요.. 근데 지금 지유가 꼼짝도 안하고 테이블에 엎드려서 절을 하네요? 머리깎고 스님하려고 하나?”


여자는 혼자 정신없이 웃었고 무슨 말을 하는 지 알아 들을 수가 없었다

 

“한..지유씨 말입니까?”

“그럼 한지유지 김지유겠어요? 파란 차 쌩 하고 빨리 달려와서 우리 지유를 부탁해요 전 이만

바빠서 가봐야 하거든요”

“거기가 어딥니까”


결국 가게주인이 주연의 전화를 뺏어들어 민한에게 위치를 설명해주었다

가게에 들어서자 테이블에 엎드려 자고 있는 한지유가 보였다

 

그는 한지유에게 다가가 조심스럽게 어깨를 건드렸다


“뭐야”

그녀가 갑자기 고개를 드는 바람에 강민한의 코 부분과 한지유의 머리 부분이 부딪쳤다

강민한은 코를 잡고 한지유를 야려보았지만 한지유는 다시 테이블에 엎드려 잠을 청했다


“이봐요 한지유씨, 일어나봐요”

“엄마..조금만 더 잘게 5분만 5분만..”

“나참.. 눈은 또 왜이래, 한지유씨 또 울었습니까 정신 좀 차려보세요”


서서히 고개를 들고 한지유는 마스카라가 다 번지고 반쯤 풀린 눈으로 강민한의 얼굴을 천천히

 보았다 그리고는 미간을 찌푸렸다

 

“엄마가 강민한씨처럼 보여 신기하네 진짜 닮았다 강민한이랑”


매우 신기한 눈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오랜 시간 잠을 자서 점점 정신을 차리고는 있었지만 아직 술이 취한 상태였다


“강민한 맞습니다 이제 정신이 차려집니까”

“어? 강민한이다 강민한 맞네”

“강민한?”

“왜 반말하니까 기분 나빠? 그럼 너도 반말해라 민한아”

“아주 막 나가네”


강민한은 한지유를 데리고 밖으로 나왔다

“이봐요 한지유씨 내 팔 잡아요 그러다가 넘어져요”

“됐어 너의 도움 따윈 받지 않겠다”

“한지유씨 언제까지 반말 할 생각입니까”

“아이고 우리 민한이 화나쪄?”


한지유는 민한의 볼을 톡톡 쳤다

 

민한은 어이없어 하며 지유를 바라보았다

지유는 바닥에 부은 물이 얼어 생긴 작은 얼음판 위로 달려갔다

 

“여기 스케이트장이있어"

지유는 그 얼음판 위를 폴짝폴짝 뛰었다

 

“한지유씨 그러다가 미끄러지기라도 하면 어쩝니..”

 

그의 말이 떨어지기도 전에 그녀는 중심을 잃고 넘어지려 하였다

순간 민한이 재빠르게 그녀의 허리를 감았다

본능일까 반사신경일까 그녀 또한 그의 목을 팔로 감았다

그 순간 술이 확 깨버렸다

그의 입술이 바로 눈앞에 있었고 그의 입김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달콤한 알코올 냄새가 풍겼다


“한지유씨, 괜찮습니까?”

“..........”


멍한 표정으로 그의 얼굴만 보고 있는 지유를 걱정하는 듯 민한이 다시 물어보았다

“이봐요 한지유씨 한지유씨”


지유는 그가 잡고 있는 손을 뿌리치며 일어났다

“괘..괜찮아요”

“그러게 왜 그렇게 뛰어 다닙니까 다치기라도 했으면 어쩔 뻔 했습니까”

“아..안다쳤으면 됐지 왜 소리를 질러요”

“이제 정신 좀 차리겠습니까”


술 취해서 그에게 추태를 부린 것이 다 기억났다

항상 필름이 끊기더니 오늘 따라 왜 생생히 다 기억나는 거야..


“아니요.. 아 어지러워..”

“업히세요”

“네?”

“업히라고요”

“아니요.. 난 뛰어 다니는 게 더 좋아요”

“한지유씨 갑자기 왜 존댓말 쓰는 겁니까 술 다 깬 거 아닙니..”


“야야야 야옹이 저리로 가 워이 워이 멍멍이가 혼내준다 얍얍”

 

술이 깼다는 걸 들키지 않기 위해 지나가는 고양이에게 시비를 걸었다

술이 취해야만 할 수 있는 일이었다


“휴.. 완전 갔구만”

“미..민한이 뭘 봐”


그는 강제로 날 업고 갔다

“뭐..뭐하는 짓이야 이거 놔 이거 놔란 말이다”

“한지유씨가 술 마신 곳이 골목틈 사이라서 차를 여기까지 끌고 오지 못했습니다, 앞으로 10분 더 걸어야지 차가 나오는데 한지유씨 비틀 대는 걸음으로는 오늘 밤 안으로 집에 못 들어갑니다 그래서 업고 가는 겁니다”


그의 등은 따뜻하였다

그의 가슴도 따뜻하겠지?

혼자 생각하였지만 낯부끄러운 상상이었다


“내려줘요 어서”

“아 거참 시끄럽네 가만히 좀 있어봐요”

“강민한씨”

“이제 정신이 좀 드십니까”

“조금요..여기는 어떻게 왔어요”

“한지유씨가 전화해서 데리러 오라고 했잖습니까”

“내가요? 거짓말”


웃음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그는 조용히 미소 지은 듯 보였다


“그런데 설마.. 강민한씨가 운전한다는 말은 아니죠?”

“왜 아니겠습니까”

“강민한씨한테 술 냄새 나는데 음주운전 아니예요?”

“계속 시끄럽게 굴면 버리고 갈겁니다”


그냥 조용히 가기로 하였다

이런 기회가 언제 다시 올지 모르는 거였다

아직 취기가 살짝 남아 있어서 일까

조용히 그의 등에 얼굴을 대었다



“강민한씨.. 저 무겁죠?”

“네 무겁습니다, 내일부터 다이어트 하세요”


순간 전화가 왔다

나의 핸드폰이 아닌 강민한의 핸드폰 이었다

강민한은 힘들게 한손으로 핸드폰을 꺼내들었다


“한지유씨 핸드폰 좀 제 귀에 되어주세요”

“네? 네..”


수화기 넘어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녀는 아마 진수아 일 것이다

술에 취한 여자는 강민한에게 자신을 데리러 오라고 말하는 듯 보였다


“지금은 못가.. 30분 뒤 쯤에 도착 할 수 있을 것 같아”

하지만 진수아는 지금 오지 않으면 가겠다고 말 한 뒤 전화를 끊어버렸다


“강민한씨.. 진수아씨 전화예요?”

“네”

“지금 진수아씨 한테 가야해요?”

“아마도 그래야 할 것 같습니다, 한지유씨 집까지 20분 정도 걸리니깐 지금 출발하면”


그가 난간해 하는 모습을 보이자 그의 말을 자르고 내가 말하였다


“강민한씨, 저 이제 술 다 깼어요 저 그냥 택시 타고 갈께요”

“아닙니다, 집까지 바래다 드리겠습니다”

“아니요 저 진짜 괜찮으니깐 진수아씨 한테 가보세요”

“진짜 정신 차린 겁니까”


정신을 차릴 때가 왔다


그는 업혀 있던 나를 내려 주려 하였다

“강민한씨 잠시만요 잠시만 이렇게 업혀서 걸어요”


그는 아무 말 없이 나를 업은 채 걸었다


“강민한씨”

“네”

“강민한씨 기억력 좋으세요?”

“좋은 편 입니다”

“..그럼 안되는데 큰일이네..”

“왜 그러십니까”

“아무리 기억력 좋아도 이번만큼은 잊어줘요”

“한지유씨 술 취한 거 말입니까? 저번에도 한번 봐서 이제 한지유씨 주사는 익숙 해지려합니다”

“강민한씨 나 보고 정신 차리라고 했었죠? 나 이제 진짜 정신 차릴게요”


천천히 입을 땠다

입에 본드라도 발라 놓은 듯 떨어지지 않은 말을 한글자씩 무겁게 땠다

 

난 술에 취한게 아니라 당신에게 취한거예요


“강민한씨 내가.. 내가.. 강민한씨를 좋아해요”


그는 가던 걸음을 멈추었다

 

 


“나 ... 강민한씨가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