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들 쓴 얘기들 보다보니까 옛날 생각이 나서 그냥 적어봐요.. 제가 고3이 되던 해였어요.. 2000년이었네요.. 고3이 된다는 별 긴장감도 없이 전 고2 봄방학을 즐기고 있었죠.. 그때 당시 유행하던 "번개팅"으로 한살 연상, 그러니까 이제 막 대학에 입학하게 된 누나를 한 명 알게 됐어요.. 키는 163정도에 긴 생머리, 이쁜 얼굴, 몸매까지 괜찮았어요.. 사실 첫눈에 반해버렸죠.. 며칠 후 저는 고3이 되었고 그 누나는 대학생이 되었습니다.. 평일엔 야간 자율 학습이 밤 12시에 끝나는지라 주말에만 누나의 얼굴을 볼 수 있었어요.. 사귀진 않고 그냥 서로 호감이 있는 상태에서 계속 만났고 그러다 여름방학이 되었습니다.. 사실 전 초등학교 때부터 고3이 된 그때까지 집에서 책 한 번 펼쳐본 적이 없었습니다.. 솔직히 야간 자율 학습 시간에도 거의 무협지를 보거나 자거나 그랬었죠.. 여름 방학때도 야간 자율 학습이 있었지만 전 그냥 놀기 바빴습니다.. 대학에 별 흥미도 없었구요.. 여름방학을 하고 첫번째 주말이었을거에요.. 그때 누나를 만났는데 누나가 공부 잘되냐고 물었어요.. 전 당연히 공부 안한다고 그랬었죠.. 그랬더니 누나가 평소 모의고사 성적을 묻더군요.. 그래서 전 솔직하게 얘기했어요.. 400점 만점에 270점 까딱까딱 이라고.. 누나는 그렇게 해서 대학 가겠냐고 약간의 질책을 했어요.. 전 대학 같은데 별 관심도 없고, 공부도 별로 하고 싶지 않다고 그랬었어요.. 그랬더니 누나가 한가지 제의를 하더군요.. 여름방학 끝나고 나서 치는 모의고사에서 300점 넘으면 소원 하나 들어준다고.. 귀가 솔깃한 제안이었어요.. 마침 그때 사귀지도 않는 어정쩡한 관계라서 전 그 기회를 빌어 사귀어야 되겠다고 결심했어요.. 그리고 태어나서 처음 공부라는걸 시작했습니다.. 진짜 친구들이 저한테 죽을 때가 다 된거 아니냐고 할 만큼 열심히 했어요.. 그렇게 여름 방학을 보내고 처음 친 모의고사에서.. 전 310점이란 점수를 받았습니다.. 모의고사 치는 날은 야간 자율 학습이 없는지라 전 마치자 마자 집으로 가서 누나에게 전활 했죠.. 결국 300점 넘었으니 소원 들어달라고.. 누나가 소원이 뭐냐고 묻더군요.. 그래서 전 누나에게 키스를 받고 싶다고 했어요.. 그랬더니 누나는 알았다고 했어요.. 거기서 전 누나의 마음을 어느 정도 확인했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생각을 다시 했어요.. 그리고 누나에게 소원은 다음으로 미루겠다고 얘기했습니다.. 누나가 왜 그러냐고 그러더군요.. 그래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수능에서도 300점을 넘겠다, 그리고 누나가 다니는 대학교로 가겠다,그때 우리 C.C 하자.. 라구요.. 그리고 키스는 그때 받겠다구요.. 그랬더니 누나가 그러자고 했어요.. 사실 모의고사에서 300점이 넘긴 했지만 그 누나가 다니는 학교로 가려면 거기서 30,40점은 더 나왔어야 했습니다.. 그래서 정말 그때부터 더 열심히 공부했어요.. 그리고 수능을 치렀고.. 전 347점이라는 저에겐 기적적인 점수를 받았습니다.. (참고로 기억하시는 분들이 계실지 모르겠지만 2000년도 수능은 만점자가 55명이 나왔을 만큼 굉장히 쉽게 출제되었었답니다..) 어쨌든 그 누나가 다니는 학교에는 충분히 진학할 수 있을만큼의 성적이었어요.. 전 그때 정말 세상을 다 얻은 기분이었습니다.. 그때부터 거의 구름위를 걷는 기분으로 하루하루를 즐겁게 보내고 있었습니다.. 수능을 쳤을 즈음엔 누나랑 안지가 9개월 째에 접어들었었기 때문에 전 누나네 식구들과도 잘 알고 지냈어요.. 놀러도 자주 갔었고.. 누나랑 같은 대학교에 진학한다는 등의 얘기도 누나의 부모님이나 다른 가족들에게도 얘기했었고 누나네 부모님도 제가 누나와 만나는걸 인정해 주셨습니다.. 그렇다고 그 어린 나이에 결혼이나 뭐 그런것까지 생각하진 않았지만요.. 어쨌든 그렇게 시간이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호사다마 라고 했던가요.. 좋은 일엔 마가 낀다고.. 원래부터도 저희 집이 잘사는 집은 아니었지만 어떤 안좋은 일로 인해 제가 대학교에 진학할 수 없는 사태가 벌어졌어요.. 제가 조금이라도 빨리 알았다면 수능치고 알바라도 뛰어서 어떻게든 학비에 보탬이라도 될 수 있었겠지만 그땐 이미 2월.. 원서접수는 물론이고 합격 발표까지 받은 상태였어요.. 그렇다고 300만원 넘는 돈을 어디서 빌릴 곳도 없었어요.. 지금이야 학자금 대출이다 뭐다 하는 것들도 많고 저 역시 그런 것들을 알지만 그때 당시엔 그런 것조차 알지 못했었어요.. 결국 전 3월 초에 "직업전문학교" 라는 곳을 들어갔습니다.. 국비로 교육을 시켜주는 곳이었거든요.. 인문계 고등학교를 나와서 대학을 못갔으니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습니다.. 어떤 분들은 알바하면서 재수해도 되지 않았을까 하시겠지만 그때 상황이 또 그럴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대학 진학의 꿈이 좌절되고.. 전 누나에게 이별을 선언했습니다.. 사실 제대로 사귄건 채 몇달이 안되었을 때였죠.. "이제 누나와 나는 갈 길이 달라져버렸다, 난 누나에게 해줄 수 있는 것도 아무 것도 없고 누나에게 약속할 수 있는 것도 없다, 해줄 수 있는거라면 지금 우리 사이 더 깊어지기 전에 누나를 보내주는거다.." 라고 하며 누나에게 헤어지자고 했어요.. 그랬더니 누나가 그러더군요.. 그런게 어딨냐고, 그깟게 뭐가 중요하냐고, 우리 서로 이렇게 많이 좋아하는데 그게 무슨 바보같은 소리냐고, 지금부터 거기서라도 열심히 생활해서 또 다른 앞날을 개척하면 되지 않겠냐고, 충분히 함께 헤쳐나갈수 있다고... 정말 그 순간 눈물이 나더군요.. 저 정말 복받은 놈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때부터 전 직업학교에서 정말 또 열심히 기술을 배웠습니다.. 그렇게 해서 3월에 입학해서 7월 교육 수료 기간까지 2개의 자격증을 따서 나올 수 있었죠.. 그리고 그때부터 누나네 학교가 있는 지역쪽에 취업자리를 알아보고 있었습니다.. 그때가 누나와 사귄지 대략 8개월 가량 됐을때였어요.. 빨리 취직해서 300일엔 멋진 커플링을 해야겠다고 생각하면서 취업자리를 알아봤어요.. 취업자리가 꽤 괜찮은 곳이 있더라구요.. 그리고 병역특례도 되는 곳이고 해서 전 거기에 원서를 넣고 면접날짜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어느날 새벽녘에.. 문자 소리에 잠깐 들었던 잠이 깼어요.. 문자에 이렇게 적혀있더군요.. "XX이 폰 번호 바뀜" 이라고.. 누나가 보낸 문자였습니다.. 그런데 폰 번호를 바꿨다면서 기존에 쓰던 그 번호 그대로 문자를 보냈더군요.. 그래서 전 그냥 그러려니 하고 다시 잠을 잤습니다.. 다음날 아침부터.. 뭔가가 잘못되기 시작했습니다.. 전 평소와 다름없이 누나 폰으로 전활 했습니다.. 누나가 쓰던 번호로요.. 누나네 아버님이 받으시더군요.. 전 평소 집에 전화를 한 것처럼 반갑게 인사를 하고 누나의 바뀐 폰 번호를 여쭤봤습니다.. 그런데 아버님께선 모른다는 말씀만 하시고 전활 끊어버리셨습니다.. 전 아버님이 뭐 언짢은 일이 있으신가보다 싶어서 몇 시간 후 집으로 전활 했습니다.. 이번엔 어머님이 받으시더군요.. 그래서 전 어머님께 누나의 폰 번호를 다시 여쭤봤습니다.. 근데 어머님도 모른다고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전 누나를 바꿔달라고 했습니다.. 어머님은 지금 자니까 나중에 전화하라고 하시더군요.. 평소같으면 자고 있어도 깨워서 바꿔주시던 어머님인데 그날은 나중에 다시 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때부터 전 뭔가 이상함을 느꼈습니다.. 아버님과 어머님의 쌀쌀한 말투도 그렇고 하시는 행동도 그렇고.. 전 오후에 다시 누나네 집으로 전활 했습니다.. 이번엔 누나의 동생이 받더군요.. 저와 6살 차이가 나는 여동생이었는데 평소에 절 참 잘따르고 해서 제가 많이 예뻐했었어요.. 전 " XX아, 누나 지금 집에 있어??" 라고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그 동생은 좀 머뭇거리는듯 하더니 없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전 그럼 누나 폰 번호라도 좀 가르쳐 달라고 했죠.. 근데 동생은 한참 말이 없다가 이렇게 얘길 했습니다.. 가르쳐주면 안된다고.. 순간 황당했습니다.. 왜냐고 하니까 그 동생이 어느샌가 약간 울먹대는 목소리로 얘길 하더군요.. 자기 부모님이 저한테 누나 폰번호를 가르쳐주지 말라고 했다고.. 그쯤되니까 느낌이나 생각이 아니라 정말 뭔가 잘못된거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후 며칠동안 전 꾸준히 누나네 집에 전활했습니다.. 그러나 전 누나의 목소리를 들을수 없었습니다.. 누나의 부모님, 언니, 여동생까지.. 어느 누구도 저에게 전화를 바꿔주지 않더군요.. 폰 번호를 알아내는건 엄두도 못내고 말이죠.. 정말 미칠것만 같았습니다.. 그래서 하루는 누나네 집에 직접 찾아갔습니다.. 토요일 낮이라 그런지 집에 가족들이 다 있는것 같더군요.. 그러나.. 전 그 집에 들어갈수 없었습니다.. 어머님이 문을 열어주시지 않았으니까요.. 이미 그때 전 뭔가 잘못됐다는 확신도 가진데다가 누나를 반드시 만나야겠다는 생각에 물불을 가리지 않았습니다.. 전 어머님께 사정했습니다.. 누나하고 잠시만 얘기하겠다고.. 무슨 일 때문에 그러는지만 좀 알고 싶다고.. 누나 얼굴 보기 전까지 안가겠다고 고집도 부렸죠.. 30분쯤 지났을때.. 어머님이 문을 여셨습니다.. 그리고 딱 한마디를 남기셨습니다.. "너 스토커야?? 도대체 싫다는 애를 왜 자꾸 쫓아다녀??" 라구요.. 정말 그 순간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습니다.. 전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평소 제게 그렇게 자상하게 친어머니처럼 잘대해주시고 집에 아들이 없다면서 절 정말 아들 대하듯이 해주시던 어머님이셨는데.. 하지만 제게 그 말씀을 남기실 때의 얼굴은 제가 알던 그 분이 아니었습니다.. 제가 누나랑 싸운것도 아닙니다.. 누나랑 연락이 끊기던 그 전날에도 같이 영화보고, 저녁 먹고, 잠깐 여기저기 산책 삼아 걷다가 집에 데려다주고.. 그것뿐이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유가 뭔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누나와 저의 관계는 끝나버렸습니다.. 그로부터 정확히 1년 8개월이 지났습니다.. 2003년 3월.. 전 그때 병역특례 업체에 막 들어가서 복무를 시작했습니다.. 22살이었죠.. 갑자기 불현듯 그 누나가 생각나더군요.. 이제 시간이 많이 흘렀으니 적어도 그때 왜 그랬는지는 말해주겠지 싶었습니다.. 제 손은 아직 누나네 집 전화번호를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전화벨이 서너번 울렸을때 어떤 아주머니께서 전화를 받으시더군요.. 전 누나의 이름을 대면서 집에 있냐고 물었습니다.. 그리고 혹시나 몰라서 대학교 후배인데 군대 갔다가 휴가 나온 김에 연락한거라고 거짓말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그 아주머니께서 그렇게 말씀하시더군요.. 대학교 후배같으면 그 집 이사간거 알텐데 이렇게 전활 했냐고요.. (덧붙여 말씀드리자면 그 누나가 살던 곳은 한국전력 직원들이 사는 아파트였습니다.. 누나네 아버님이 한국전력 직원이셨거든요.. 한국전력 사원 아파트는 각동 각호마다 고유 전화번호가 정해져 있어요..) 그래서 전 어디로 이사갔냐고 했더니 멀리 간 건 아니고 그냥 옆동으로 옮겼다고 했습니다.. 그 집 주소를 좀 알 수 있느냐고 제가 아주머니께 물었을때 그 아주머니는 충격적인 말씀을 하셨습니다.. 결혼한 애를 뭐하러 찾느냐고.. 순간 멍해졌습니다.. 그래서 다시 한 번 여쭤봤습니다.. 뭐라고 말씀하셨냐고.. 그랬더니 그 아주머니는 누나의 이름을 대면서 "걔 결혼했어, 1년 반쯤 전에.." 라고 다시 한 번 말씀해주시더군요.. 그리고 누나가 결혼하면서 누나의 언니도 얼마 후에 결혼하고 그래서 일부러 옆동의 조금 작은 세대로 이사를 한거라구요..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솔직히 믿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1년 6개월 전이라고 한다면 우리가 연락 끊어진지 채 두달 밖에 되지 않았을땐데 그때 결혼을 했다는건 정말 믿을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 순간 정말 만감이 교차하더군요.. 아무것도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 것 같았습니다.. 며칠 뒤, 전 다모임으로 누날 찾았습니다.. 누나의 I Style 에 들어갔더니 메인에는.. 아이를 안고 있는 누나의 사진이 올려져 있었습니다.. 믿고 싶지 않았던 사실을 제 눈으로 직접 확인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누나의 남편 되시는 분 사진도 있더군요.. 전 최대한 마음을 진정시키고 누나의 방명록에 글을 남겼습니다.. 아무렇지 않은듯이 그냥 오랜만이라고, 결혼소식을 늦게 들어서 축하를 못해줬다고 그렇게 인사를 했습니다.. 누나가 답방을 왔더군요.. 누나 역시 아무렇지 않은듯이 오랜만이라고, 잘지냈냐고 형식적인 인사를 건네더군요.. 거기서 다모임 친구를 맺고 가끔 연락을 했습니다.. 그러다가 한날 다모임에서 대화 신청을 했죠.. 그랬더니 누나가 받더군요.. 그래서 이런저런 얘길 하다가 물어봤습니다.. 누나 그때 왜 그랬었냐고.. 나랑 만날때도 지금의 남편을 같이 만나고 있었던 거냐고.. 그럼 차라리 나한테 이별 선언이라도 하고 그 남자한테 가지 왜 그렇게 아무 말도 없이 떠난거냐고 원망 섞인 얘기도 했죠.. 그런데 누나의 반응은 제 어이를 상실하게 만들었습니다.. 어차피 우린 그냥 편한 누나, 동생 사이 아니었냐고.. 그리고 결혼할 때쯤엔 이것저것 준비하느라 바빠서 주위 사람들 몇몇이랑은 어떻게 하다보니 그냥 연락이 끊어진거라고.. 정말 또 한 번 뒤통수를 얻어맞은 기분이 들더군요.. 그래서 전 그냥 아 그랬었구나 하면서 대화를 끝냈습니다.. 전 누나에게 아무것도 아니었던거였을까요.. 그럼 누나가 그때 제게 속삭였던 말들은 다 뭐였을까요.. 제게는 소중했던 그 날들이 누나에겐 그저 아무것도 아닌 즐길거리였던걸까요.. 차라리 제가 대학 진학에 실패하고 다른 길로 접어들었을때, 누나를 보내줄때 그냥 그렇게 가지 왜 절 희망으로 끌어올려줬다가 다시 절망 속으로 빠뜨려 버렸을까요.. 시간이 좀 흐른 뒤 잠시 고향에서 지낼때 우연찮게 누나의 옛 지인들을 몇몇 만날 수가 있었습니다.. 이런 저런 얘길 하다가 그 누나의 얘기가 나왔고 전 그 누나의 남편에 대해서도 좀 들을 수가 있었습니다.. 부산에서 큰 한정식 집을 운영하는 꽤 부유한 집안의 아들이더군요.. 나이는 누나랑 7살 차이고 본인도 꽤 괜찮은 직장을 가진 소위 말하는 재력이 좀 된다는 사람이더군요.. 누나와는 맞선을 봤다고 하더라구요.. 맞선 본 시기는 저랑 만나던 그 시기와 겹치더군요.. 정말 처음엔 배신감만 가득했습니다.. 원망하고 싶었습니다.. 정말 할 수 있다면 욕이라도 해주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남편과 함께 아이를 안고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찍은 가족사진을 봤을때, 전 아무 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행복하게 살고 있을거라고 생각하고 마음속으로 행복하게 살길 바라고 있습니다.. 물론 지금은 전화번호를 알지만 연락하지 않습니다.. 싸이 주소도 알고 있지만 찾아가지 않습니다.. 시간이 지나니까 그때의 배신감도, 원망도 사라지더군요.. 그리고 오히려 저 자신을 더욱 더 괜찮은 남자로 발전시켜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사랑은 그저 소설이나 영화처럼 낭만적이지만은 않나봅니다.. 사랑만으로 되는 세상은 역시 아닌것 같아요.. 힘없는 정의는 무능이고, 정의 없는 힘은 폭력이라 했던가요.. 지킬 능력이 없다면 사랑도 아픔인것 같습니다.. 지금부터 제 자신을 사랑할 자격이 있고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 남자로 만들기 위해 더욱 더 노력할겁니다.. 쓰다보니 글 쓴 시간만 한 시간이 넘었네요.. 이 글을 끝까지 읽어주신 분은 아마도 없을거라고 생각하지만 만약 끝까지 읽어주신 분이 한 분이라도 계시다면 정말 진심으로 고개를 숙여 감사를 드립니다.. 항상 행복하시고 사랑을 깨지지 않게 지켜나가실수 있는 그런 여러분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갑자기 옛생각이..
여러분들 쓴 얘기들 보다보니까 옛날 생각이 나서 그냥 적어봐요..
제가 고3이 되던 해였어요.. 2000년이었네요..
고3이 된다는 별 긴장감도 없이 전 고2 봄방학을 즐기고 있었죠..
그때 당시 유행하던 "번개팅"으로 한살 연상, 그러니까 이제 막 대학에 입학하게 된 누나를 한 명 알게 됐어요..
키는 163정도에 긴 생머리, 이쁜 얼굴, 몸매까지 괜찮았어요..
사실 첫눈에 반해버렸죠..
며칠 후 저는 고3이 되었고 그 누나는 대학생이 되었습니다..
평일엔 야간 자율 학습이 밤 12시에 끝나는지라 주말에만 누나의 얼굴을 볼 수 있었어요..
사귀진 않고 그냥 서로 호감이 있는 상태에서 계속 만났고 그러다 여름방학이 되었습니다..
사실 전 초등학교 때부터 고3이 된 그때까지 집에서 책 한 번 펼쳐본 적이 없었습니다..
솔직히 야간 자율 학습 시간에도 거의 무협지를 보거나 자거나 그랬었죠..
여름 방학때도 야간 자율 학습이 있었지만 전 그냥 놀기 바빴습니다..
대학에 별 흥미도 없었구요..
여름방학을 하고 첫번째 주말이었을거에요..
그때 누나를 만났는데 누나가 공부 잘되냐고 물었어요..
전 당연히 공부 안한다고 그랬었죠..
그랬더니 누나가 평소 모의고사 성적을 묻더군요..
그래서 전 솔직하게 얘기했어요.. 400점 만점에 270점 까딱까딱 이라고..
누나는 그렇게 해서 대학 가겠냐고 약간의 질책을 했어요..
전 대학 같은데 별 관심도 없고, 공부도 별로 하고 싶지 않다고 그랬었어요..
그랬더니 누나가 한가지 제의를 하더군요..
여름방학 끝나고 나서 치는 모의고사에서 300점 넘으면 소원 하나 들어준다고..
귀가 솔깃한 제안이었어요..
마침 그때 사귀지도 않는 어정쩡한 관계라서 전 그 기회를 빌어 사귀어야 되겠다고 결심했어요..
그리고 태어나서 처음 공부라는걸 시작했습니다..
진짜 친구들이 저한테 죽을 때가 다 된거 아니냐고 할 만큼 열심히 했어요..
그렇게 여름 방학을 보내고 처음 친 모의고사에서..
전 310점이란 점수를 받았습니다..
모의고사 치는 날은 야간 자율 학습이 없는지라 전 마치자 마자 집으로 가서 누나에게 전활 했죠..
결국 300점 넘었으니 소원 들어달라고..
누나가 소원이 뭐냐고 묻더군요..
그래서 전 누나에게 키스를 받고 싶다고 했어요..
그랬더니 누나는 알았다고 했어요..
거기서 전 누나의 마음을 어느 정도 확인했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생각을 다시 했어요..
그리고 누나에게 소원은 다음으로 미루겠다고 얘기했습니다..
누나가 왜 그러냐고 그러더군요..
그래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수능에서도 300점을 넘겠다, 그리고 누나가 다니는 대학교로 가겠다,그때 우리 C.C 하자..
라구요..
그리고 키스는 그때 받겠다구요..
그랬더니 누나가 그러자고 했어요..
사실 모의고사에서 300점이 넘긴 했지만 그 누나가 다니는 학교로 가려면 거기서 30,40점은 더 나왔어야 했습니다..
그래서 정말 그때부터 더 열심히 공부했어요..
그리고 수능을 치렀고..
전 347점이라는 저에겐 기적적인 점수를 받았습니다..
(참고로 기억하시는 분들이 계실지 모르겠지만 2000년도 수능은 만점자가 55명이 나왔을 만큼 굉장히 쉽게 출제되었었답니다..)
어쨌든 그 누나가 다니는 학교에는 충분히 진학할 수 있을만큼의 성적이었어요..
전 그때 정말 세상을 다 얻은 기분이었습니다..
그때부터 거의 구름위를 걷는 기분으로 하루하루를 즐겁게 보내고 있었습니다..
수능을 쳤을 즈음엔 누나랑 안지가 9개월 째에 접어들었었기 때문에 전 누나네 식구들과도 잘 알고 지냈어요..
놀러도 자주 갔었고..
누나랑 같은 대학교에 진학한다는 등의 얘기도 누나의 부모님이나 다른 가족들에게도 얘기했었고 누나네 부모님도 제가 누나와 만나는걸 인정해 주셨습니다..
그렇다고 그 어린 나이에 결혼이나 뭐 그런것까지 생각하진 않았지만요..
어쨌든 그렇게 시간이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호사다마 라고 했던가요.. 좋은 일엔 마가 낀다고..
원래부터도 저희 집이 잘사는 집은 아니었지만 어떤 안좋은 일로 인해 제가 대학교에 진학할 수 없는 사태가 벌어졌어요..
제가 조금이라도 빨리 알았다면 수능치고 알바라도 뛰어서 어떻게든 학비에 보탬이라도 될 수 있었겠지만 그땐 이미 2월.. 원서접수는 물론이고 합격 발표까지 받은 상태였어요..
그렇다고 300만원 넘는 돈을 어디서 빌릴 곳도 없었어요..
지금이야 학자금 대출이다 뭐다 하는 것들도 많고 저 역시 그런 것들을 알지만 그때 당시엔 그런 것조차 알지 못했었어요..
결국 전 3월 초에 "직업전문학교" 라는 곳을 들어갔습니다..
국비로 교육을 시켜주는 곳이었거든요.. 인문계 고등학교를 나와서 대학을 못갔으니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습니다..
어떤 분들은 알바하면서 재수해도 되지 않았을까 하시겠지만 그때 상황이 또 그럴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대학 진학의 꿈이 좌절되고..
전 누나에게 이별을 선언했습니다..
사실 제대로 사귄건 채 몇달이 안되었을 때였죠..
"이제 누나와 나는 갈 길이 달라져버렸다, 난 누나에게 해줄 수 있는 것도 아무 것도 없고 누나에게 약속할 수 있는 것도 없다, 해줄 수 있는거라면 지금 우리 사이 더 깊어지기 전에 누나를 보내주는거다.."
라고 하며 누나에게 헤어지자고 했어요..
그랬더니 누나가 그러더군요..
그런게 어딨냐고, 그깟게 뭐가 중요하냐고, 우리 서로 이렇게 많이 좋아하는데 그게 무슨 바보같은 소리냐고, 지금부터 거기서라도 열심히 생활해서 또 다른 앞날을 개척하면 되지 않겠냐고, 충분히 함께 헤쳐나갈수 있다고...
정말 그 순간 눈물이 나더군요..
저 정말 복받은 놈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때부터 전 직업학교에서 정말 또 열심히 기술을 배웠습니다..
그렇게 해서 3월에 입학해서 7월 교육 수료 기간까지 2개의 자격증을 따서 나올 수 있었죠..
그리고 그때부터 누나네 학교가 있는 지역쪽에 취업자리를 알아보고 있었습니다..
그때가 누나와 사귄지 대략 8개월 가량 됐을때였어요..
빨리 취직해서 300일엔 멋진 커플링을 해야겠다고 생각하면서 취업자리를 알아봤어요..
취업자리가 꽤 괜찮은 곳이 있더라구요..
그리고 병역특례도 되는 곳이고 해서 전 거기에 원서를 넣고 면접날짜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어느날 새벽녘에..
문자 소리에 잠깐 들었던 잠이 깼어요..
문자에 이렇게 적혀있더군요..
"XX이 폰 번호 바뀜" 이라고..
누나가 보낸 문자였습니다..
그런데 폰 번호를 바꿨다면서 기존에 쓰던 그 번호 그대로 문자를 보냈더군요..
그래서 전 그냥 그러려니 하고 다시 잠을 잤습니다..
다음날 아침부터.. 뭔가가 잘못되기 시작했습니다..
전 평소와 다름없이 누나 폰으로 전활 했습니다..
누나가 쓰던 번호로요..
누나네 아버님이 받으시더군요..
전 평소 집에 전화를 한 것처럼 반갑게 인사를 하고 누나의 바뀐 폰 번호를 여쭤봤습니다..
그런데 아버님께선 모른다는 말씀만 하시고 전활 끊어버리셨습니다..
전 아버님이 뭐 언짢은 일이 있으신가보다 싶어서 몇 시간 후 집으로 전활 했습니다..
이번엔 어머님이 받으시더군요..
그래서 전 어머님께 누나의 폰 번호를 다시 여쭤봤습니다..
근데 어머님도 모른다고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전 누나를 바꿔달라고 했습니다..
어머님은 지금 자니까 나중에 전화하라고 하시더군요..
평소같으면 자고 있어도 깨워서 바꿔주시던 어머님인데 그날은 나중에 다시 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때부터 전 뭔가 이상함을 느꼈습니다..
아버님과 어머님의 쌀쌀한 말투도 그렇고 하시는 행동도 그렇고..
전 오후에 다시 누나네 집으로 전활 했습니다..
이번엔 누나의 동생이 받더군요..
저와 6살 차이가 나는 여동생이었는데 평소에 절 참 잘따르고 해서 제가 많이 예뻐했었어요..
전 " XX아, 누나 지금 집에 있어??" 라고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그 동생은 좀 머뭇거리는듯 하더니 없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전 그럼 누나 폰 번호라도 좀 가르쳐 달라고 했죠..
근데 동생은 한참 말이 없다가 이렇게 얘길 했습니다..
가르쳐주면 안된다고..
순간 황당했습니다..
왜냐고 하니까 그 동생이 어느샌가 약간 울먹대는 목소리로 얘길 하더군요..
자기 부모님이 저한테 누나 폰번호를 가르쳐주지 말라고 했다고..
그쯤되니까 느낌이나 생각이 아니라 정말 뭔가 잘못된거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후 며칠동안 전 꾸준히 누나네 집에 전활했습니다..
그러나 전 누나의 목소리를 들을수 없었습니다..
누나의 부모님, 언니, 여동생까지.. 어느 누구도 저에게 전화를 바꿔주지 않더군요..
폰 번호를 알아내는건 엄두도 못내고 말이죠..
정말 미칠것만 같았습니다..
그래서 하루는 누나네 집에 직접 찾아갔습니다..
토요일 낮이라 그런지 집에 가족들이 다 있는것 같더군요..
그러나..
전 그 집에 들어갈수 없었습니다..
어머님이 문을 열어주시지 않았으니까요..
이미 그때 전 뭔가 잘못됐다는 확신도 가진데다가 누나를 반드시 만나야겠다는 생각에 물불을 가리지 않았습니다..
전 어머님께 사정했습니다..
누나하고 잠시만 얘기하겠다고.. 무슨 일 때문에 그러는지만 좀 알고 싶다고.. 누나 얼굴 보기 전까지 안가겠다고 고집도 부렸죠..
30분쯤 지났을때..
어머님이 문을 여셨습니다..
그리고 딱 한마디를 남기셨습니다..
"너 스토커야?? 도대체 싫다는 애를 왜 자꾸 쫓아다녀??" 라구요..
정말 그 순간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습니다..
전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평소 제게 그렇게 자상하게 친어머니처럼 잘대해주시고 집에 아들이 없다면서 절 정말 아들 대하듯이 해주시던 어머님이셨는데..
하지만 제게 그 말씀을 남기실 때의 얼굴은 제가 알던 그 분이 아니었습니다..
제가 누나랑 싸운것도 아닙니다..
누나랑 연락이 끊기던 그 전날에도 같이 영화보고, 저녁 먹고, 잠깐 여기저기 산책 삼아 걷다가 집에 데려다주고..
그것뿐이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유가 뭔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누나와 저의 관계는 끝나버렸습니다..
그로부터 정확히 1년 8개월이 지났습니다..
2003년 3월..
전 그때 병역특례 업체에 막 들어가서 복무를 시작했습니다.. 22살이었죠..
갑자기 불현듯 그 누나가 생각나더군요..
이제 시간이 많이 흘렀으니 적어도 그때 왜 그랬는지는 말해주겠지 싶었습니다..
제 손은 아직 누나네 집 전화번호를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전화벨이 서너번 울렸을때 어떤 아주머니께서 전화를 받으시더군요..
전 누나의 이름을 대면서 집에 있냐고 물었습니다..
그리고 혹시나 몰라서 대학교 후배인데 군대 갔다가 휴가 나온 김에 연락한거라고 거짓말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그 아주머니께서 그렇게 말씀하시더군요..
대학교 후배같으면 그 집 이사간거 알텐데 이렇게 전활 했냐고요..
(덧붙여 말씀드리자면 그 누나가 살던 곳은 한국전력 직원들이 사는 아파트였습니다.. 누나네 아버님이 한국전력 직원이셨거든요.. 한국전력 사원 아파트는 각동 각호마다 고유 전화번호가 정해져 있어요..)
그래서 전 어디로 이사갔냐고 했더니 멀리 간 건 아니고 그냥 옆동으로 옮겼다고 했습니다..
그 집 주소를 좀 알 수 있느냐고 제가 아주머니께 물었을때 그 아주머니는 충격적인 말씀을 하셨습니다..
결혼한 애를 뭐하러 찾느냐고..
순간 멍해졌습니다..
그래서 다시 한 번 여쭤봤습니다..
뭐라고 말씀하셨냐고..
그랬더니 그 아주머니는 누나의 이름을 대면서 "걔 결혼했어, 1년 반쯤 전에.." 라고 다시 한 번 말씀해주시더군요..
그리고 누나가 결혼하면서 누나의 언니도 얼마 후에 결혼하고 그래서 일부러 옆동의 조금 작은 세대로 이사를 한거라구요..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솔직히 믿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1년 6개월 전이라고 한다면 우리가 연락 끊어진지 채 두달 밖에 되지 않았을땐데 그때 결혼을 했다는건 정말 믿을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 순간 정말 만감이 교차하더군요..
아무것도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 것 같았습니다..
며칠 뒤, 전 다모임으로 누날 찾았습니다..
누나의 I Style 에 들어갔더니 메인에는..
아이를 안고 있는 누나의 사진이 올려져 있었습니다..
믿고 싶지 않았던 사실을 제 눈으로 직접 확인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누나의 남편 되시는 분 사진도 있더군요..
전 최대한 마음을 진정시키고 누나의 방명록에 글을 남겼습니다..
아무렇지 않은듯이 그냥 오랜만이라고, 결혼소식을 늦게 들어서 축하를 못해줬다고 그렇게 인사를 했습니다..
누나가 답방을 왔더군요..
누나 역시 아무렇지 않은듯이 오랜만이라고, 잘지냈냐고 형식적인 인사를 건네더군요..
거기서 다모임 친구를 맺고 가끔 연락을 했습니다..
그러다가 한날 다모임에서 대화 신청을 했죠..
그랬더니 누나가 받더군요..
그래서 이런저런 얘길 하다가 물어봤습니다..
누나 그때 왜 그랬었냐고..
나랑 만날때도 지금의 남편을 같이 만나고 있었던 거냐고..
그럼 차라리 나한테 이별 선언이라도 하고 그 남자한테 가지 왜 그렇게 아무 말도 없이 떠난거냐고 원망 섞인 얘기도 했죠..
그런데 누나의 반응은 제 어이를 상실하게 만들었습니다..
어차피 우린 그냥 편한 누나, 동생 사이 아니었냐고..
그리고 결혼할 때쯤엔 이것저것 준비하느라 바빠서 주위 사람들 몇몇이랑은 어떻게 하다보니 그냥 연락이 끊어진거라고..
정말 또 한 번 뒤통수를 얻어맞은 기분이 들더군요..
그래서 전 그냥 아 그랬었구나 하면서 대화를 끝냈습니다..
전 누나에게 아무것도 아니었던거였을까요..
그럼 누나가 그때 제게 속삭였던 말들은 다 뭐였을까요..
제게는 소중했던 그 날들이 누나에겐 그저 아무것도 아닌 즐길거리였던걸까요..
차라리 제가 대학 진학에 실패하고 다른 길로 접어들었을때, 누나를 보내줄때 그냥 그렇게 가지 왜 절 희망으로 끌어올려줬다가 다시 절망 속으로 빠뜨려 버렸을까요..
시간이 좀 흐른 뒤 잠시 고향에서 지낼때 우연찮게 누나의 옛 지인들을 몇몇 만날 수가 있었습니다..
이런 저런 얘길 하다가 그 누나의 얘기가 나왔고 전 그 누나의 남편에 대해서도 좀 들을 수가 있었습니다..
부산에서 큰 한정식 집을 운영하는 꽤 부유한 집안의 아들이더군요..
나이는 누나랑 7살 차이고 본인도 꽤 괜찮은 직장을 가진 소위 말하는 재력이 좀 된다는 사람이더군요..
누나와는 맞선을 봤다고 하더라구요..
맞선 본 시기는 저랑 만나던 그 시기와 겹치더군요..
정말 처음엔 배신감만 가득했습니다..
원망하고 싶었습니다..
정말 할 수 있다면 욕이라도 해주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남편과 함께 아이를 안고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찍은 가족사진을 봤을때, 전 아무 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행복하게 살고 있을거라고 생각하고 마음속으로 행복하게 살길 바라고 있습니다..
물론 지금은 전화번호를 알지만 연락하지 않습니다..
싸이 주소도 알고 있지만 찾아가지 않습니다..
시간이 지나니까 그때의 배신감도, 원망도 사라지더군요..
그리고 오히려 저 자신을 더욱 더 괜찮은 남자로 발전시켜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사랑은 그저 소설이나 영화처럼 낭만적이지만은 않나봅니다..
사랑만으로 되는 세상은 역시 아닌것 같아요..
힘없는 정의는 무능이고, 정의 없는 힘은 폭력이라 했던가요..
지킬 능력이 없다면 사랑도 아픔인것 같습니다..
지금부터 제 자신을 사랑할 자격이 있고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 남자로 만들기 위해 더욱 더 노력할겁니다..
쓰다보니 글 쓴 시간만 한 시간이 넘었네요..
이 글을 끝까지 읽어주신 분은 아마도 없을거라고 생각하지만 만약 끝까지 읽어주신 분이 한 분이라도 계시다면 정말 진심으로 고개를 숙여 감사를 드립니다..
항상 행복하시고 사랑을 깨지지 않게 지켜나가실수 있는 그런 여러분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