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에서 발표한 여와신

김현갑2007.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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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신교인님들 이사람들도 짱골라라고 말해보시지 그러세요

 

[한겨레] 인류는 태초에 신들에 의해 창조되기도 하지만 일시적으로 멸망했다가 다시 재창조되기도 한다. 인류의 재창조 신화는 전 세계에 분포해 있는데 이들도 넓게 보면 인류창조신화에 속한다. 동양에서는 특히 대홍수 이후에 남매가 살아남아 결혼해서 인류를 퍼뜨렸다는 ‘홍수남매혼신화’가 대표적이다. 홍수남매혼신화 중에서 가장 유명한 복희, 여와 남매의 인류창조신화에 대해 알아보면 다음과 같다.

까마득한 옛날 대홍수가 일어나 모든 사람이 죽고 오빠인 복희와 누이동생인 여와라는 남매만이 살아남았다. 이들은 커다란 박 속을 파고 그것을 타고 다녀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 두 남매는 아무도 없는 세상에서 서로 의지하며 살았다. 그런데 세월이 흐르자 오빠인 복희가 누이동생인 여와에게 결혼하자고 졸라댔다. 여와는 남매 사이에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거절했으나 오빠가 하도 졸라대서 하늘의 뜻을 물어 보고 결정하자고 했다. 그래서 두 남매가 각자 다른 산에서 연기를 피워 보았다. 그랬더니 서로 다른 쪽에 있던 연기가 나중에 합쳐지는 것이 아닌가? 그래도 여와는 미심쩍었다. 우연의 일치일지도 모르니까. 그래서 이번에는 산꼭대기에서 맷돌 한 짝씩을 따로 굴려 보았다. 그랬더니 따로 내려가던 맷돌들이 나중에 합쳐져서 하나가 되어 굴러가는 것이 아닌가? 마침내 여와도 하늘의 뜻이 둘을 결혼시키는 데에 있다는 것을 알고 오빠 복희의 청을 받아들여 둘은 결혼했다. 그리고 인류가 퍼져서 지금에 이르렀다고 한다.

복희와 여와는 본래 독립된 남신과 여신이었지만 이 신화에서는 남매 혹은 부부가 되어 나타난다. 따라서 이 신화는 비교적 나중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여와는 혼자서 인류를 황토로 빚어냈던 위대한 여신인데 여기서는 복희라는 남신의 동생으로 그려져 있는 것으로 봐서 이 신화가 만들어질 무렵에는 지위가 격하됐음을 알 수 있다.

홍수남매혼신화는 중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도 전해지고 있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도 이와 비슷한 이야기가 있다. 인간의 오만에 분노한 제우스가 홍수를 일으켜 모두 멸망시키고 선량한 데우칼리온 부부만 살아남게 했다는 신화가 그것이다. <성경>을 보면 하나님이 타락한 인간들을 벌주기 위해 홍수로 모두 물에 빠져 죽게 했으나 착한 노아 가족에게만은 미리 알려줘 방주를 만들어 살아남게 한다.

동서양의 신화 모두 홍수와 인류의 재창조를 공통적인 주제로 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이것은 아마 아득한 옛날 지구상에 대홍수가 있었고 그러한 기상 현상을 인류 모두가 겪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동서양의 홍수 신화에는 공통점도 있지만 차이점도 역시 있다. 서양에서는 주로 신들의 인간에 대한 분노와 징벌로 인해 홍수가 일어나지만 동양에서는 신들 사이의 다툼에 의해서나 자연현상에 의해 일어날 뿐이라는 점이 그것이다.

정재서 이화여대 교수 ⓒ 한겨레(http://www.hani.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