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아침을 누룽지 끓여준거 한 그릇 먹고 집을 나서는 남편의 등이 오늘따라 유난히 굽어 보입니다. 평소 장이 안좋아서 입에 차다 싶으면 곧바로 배 아프다 하고 기름진 음식 살로 갈까 싶어 과식할라치면 밤새 화장실 들락거려야 하는 우리 남편, 어제 점심으로 먹었다던 보양식이 또 문제였나 봅니다. 밥 눌려달라고 하는걸 보면...
하긴 더운 날씨도 소화력 떨어뜨리는데 한 몫 했을겁니다. 하루종일 산으로 들로 땅 찾으러, 우리 남편 표현을 빌리자면 찾아낸 '보석같은 땅' 서울서 내려오신 손님 보여주러 다니느라 하루종일 더운 공기 훅훅 마시며 차 몰고 다녀야 하는데다가 시골땅 찾으러 들어가면 점심시간을 훌쩍 넘겨버려서 때 놓칠 때가 다반사이고 평소 혼자서는 식당에 들어가 식사하는 일을 꺼려하는지라 점심 먹기도, 그렇다고 저녁 먹기도 어중간한 시간이면 그냥 집에 가서 밥 먹지... 하고는 마트에서 장 보며 간식거리로 사준 초코바 하나로 때우기가 일쑤랍니다. 게다가 몸에서 안받아 술은 마시질 못하지만 이런저런 신경 쓸 일이 많아지니 담배 피우는 양이 늘고 요 근래 몇 달 동안은 휴일도 없이 바빴던 터라 피로가 누적되어 있을테니 밥맛이 있을게 뭡니까...
오늘 아침엔 영 일어나질 못하는겁니다. 얼른 같이 아침 한 술 뜨고 나도 일 시작해야 하는터라 피곤해 하는줄 알면서도 일어나라고 채근을 합니다. 대답만 "어... 알았어..." 하며 일어나질 못하는 남편 등에다 대고 이럽니다. "당신 약 사줄테니까 담배 끊어. 건강해야 돈도 벌어올거 아냐~" 난 분명히 이렇게 말했는데, 아니 그런거 같은데... 겨우 몸을 추스려 눌린밥 한 술 뜨고 욕실에서 얼굴에 거품비누 바르며 면도기를 한 손에 쥔 채 거울을 바라보다가 피식 웃습니다. 그리곤 어머니를 불러 이럽니다. "아 글쎄, 이사람이 약 사줄테니까 담배 끊으라네요. 건강해져야 돈 벌어올거 아니냐구 하는데요, 어머니..." 그 말을 머리 감구 나와서도, 드라이로 말리면서도, 옷 다 입고 다림질 해서 개켜놓은 손수건 바지 주머니에 챙겨 넣으면서도, 휴대폰, 자동차 키, 디카... 살림살이 챙겨 출근하면서도 몇 번을 합니다. 우리 신랑 무척이나 섭섭했던 모양입니다.
내 입장에선 '돈이 다 무슨 소용이냐, 병 들면 아무 소용 없으니 우선 건강에 신경 쓰자. 건강해야 돈도 벌 수 있는거 아니겠느냐...' 이런 뜻에서 던진 말을... 우리 남편은 '그렇게 늘어져 있을 때가 아니다. 건강 챙겨서 돈 버는데 정진해라...' 이렇게 받은겁니다.
요즘 서로 힘들어 주고받는 대화에 짜증이 다소 섞였을겁니다. 남편은 남편대로 하루도 쉬는 날 없이 불철주야 뛰어야 하니 피곤할테고 나는 또 나대로 재택일이긴 하지만 요즘 들어 회사에서 새로 개발한 프로젝트 때문에 잔뜩 긴장하고 있던 터라 정신적으로 많이 피곤했던게 사실입니다. 지난해 준비된 계획 없이 무리하게 전원생활을 강행했던 댓가로 아직 둘이 함께 벌어서 해결 보아야 할 부분이 남아 있는지라 마음에 여유가 사실 없습니다.
덩치는 작지만 속은 하염없이 넓은 우리 남편... 말은 그렇게 하고 나갔지만 별 뜻은 없다는거 저, 압니다. 평소 우스갯 소리 잘하는 남편인지라 오늘도 웃자고 내 말에 꼬리 잡았던 것일겝니다.
사는 일이 힘들다고 여겨질 때가 가끔 있습니다. 평소 웃기 좋아하고 하루가 열리면 오늘도 뭔가 좋은일이 일어날거야... 스스로에게 주문을 외우는 철 없는 아줌마지만 어깨를 짓누르는 삶의 무게가 정말이지 부담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그래도 힘들어 좌절하고픈 마음보다는 이 고비가 지나면 반드시 좋은일이 찾아오리란 희망감이 많은 비중을 차지합니다. 우리 부부, 그 어떤 부부보다도 열심히 살아왔으므로 반드시 좋은일 생겨야 합니다. 표현하고 보니, 이거 흡사 협박 같습니다. ㅎㅎㅎ...
남편에게 코맹맹이 소리 곁들여 전화라도 한 통 해줄까 하다가 쑥스러워 용기가 나질 않습니다. 도무지 애교는 눈 씻고 봐도 찾아볼 수 없는 마누라라 "여보~ 힘들지?"라는 말 한마디 마음속에만 담아두지 끄집어 내어 보여주질 못합니다. 그래도 이런 제 마음 우리 신랑이 알아주겠죠?
멋대가리 하나 없는 마누라
늦은 아침을 누룽지 끓여준거 한 그릇 먹고 집을 나서는 남편의 등이 오늘따라 유난히 굽어 보입니다.
평소 장이 안좋아서 입에 차다 싶으면 곧바로 배 아프다 하고
기름진 음식 살로 갈까 싶어 과식할라치면 밤새 화장실 들락거려야 하는 우리 남편,
어제 점심으로 먹었다던 보양식이 또 문제였나 봅니다.
밥 눌려달라고 하는걸 보면...
하긴 더운 날씨도 소화력 떨어뜨리는데 한 몫 했을겁니다.
하루종일 산으로 들로 땅 찾으러,
우리 남편 표현을 빌리자면 찾아낸 '보석같은 땅' 서울서 내려오신 손님 보여주러 다니느라
하루종일 더운 공기 훅훅 마시며 차 몰고 다녀야 하는데다가
시골땅 찾으러 들어가면 점심시간을 훌쩍 넘겨버려서 때 놓칠 때가 다반사이고
평소 혼자서는 식당에 들어가 식사하는 일을 꺼려하는지라
점심 먹기도, 그렇다고 저녁 먹기도 어중간한 시간이면
그냥 집에 가서 밥 먹지... 하고는 마트에서 장 보며 간식거리로 사준 초코바 하나로 때우기가 일쑤랍니다.
게다가 몸에서 안받아 술은 마시질 못하지만 이런저런 신경 쓸 일이 많아지니 담배 피우는 양이 늘고
요 근래 몇 달 동안은 휴일도 없이 바빴던 터라 피로가 누적되어 있을테니 밥맛이 있을게 뭡니까...
오늘 아침엔 영 일어나질 못하는겁니다.
얼른 같이 아침 한 술 뜨고 나도 일 시작해야 하는터라
피곤해 하는줄 알면서도 일어나라고 채근을 합니다.
대답만 "어... 알았어..." 하며 일어나질 못하는 남편 등에다 대고 이럽니다.
"당신 약 사줄테니까 담배 끊어. 건강해야 돈도 벌어올거 아냐~"
난 분명히 이렇게 말했는데, 아니 그런거 같은데...
겨우 몸을 추스려 눌린밥 한 술 뜨고 욕실에서 얼굴에 거품비누 바르며
면도기를 한 손에 쥔 채 거울을 바라보다가 피식 웃습니다.
그리곤 어머니를 불러 이럽니다.
"아 글쎄, 이사람이 약 사줄테니까 담배 끊으라네요. 건강해져야 돈 벌어올거 아니냐구 하는데요, 어머니..."
그 말을 머리 감구 나와서도, 드라이로 말리면서도,
옷 다 입고 다림질 해서 개켜놓은 손수건 바지 주머니에 챙겨 넣으면서도,
휴대폰, 자동차 키, 디카... 살림살이 챙겨 출근하면서도 몇 번을 합니다.
우리 신랑 무척이나 섭섭했던 모양입니다.
내 입장에선 '돈이 다 무슨 소용이냐, 병 들면 아무 소용 없으니 우선 건강에 신경 쓰자. 건강해야 돈도 벌 수 있는거 아니겠느냐...'
이런 뜻에서 던진 말을...
우리 남편은 '그렇게 늘어져 있을 때가 아니다. 건강 챙겨서 돈 버는데 정진해라...'
이렇게 받은겁니다.
요즘 서로 힘들어 주고받는 대화에 짜증이 다소 섞였을겁니다.
남편은 남편대로 하루도 쉬는 날 없이 불철주야 뛰어야 하니 피곤할테고
나는 또 나대로 재택일이긴 하지만 요즘 들어 회사에서 새로 개발한 프로젝트 때문에
잔뜩 긴장하고 있던 터라 정신적으로 많이 피곤했던게 사실입니다.
지난해 준비된 계획 없이 무리하게 전원생활을 강행했던 댓가로
아직 둘이 함께 벌어서 해결 보아야 할 부분이 남아 있는지라
마음에 여유가 사실 없습니다.
덩치는 작지만 속은 하염없이 넓은 우리 남편...
말은 그렇게 하고 나갔지만 별 뜻은 없다는거 저, 압니다.
평소 우스갯 소리 잘하는 남편인지라 오늘도 웃자고 내 말에 꼬리 잡았던 것일겝니다.
사는 일이 힘들다고 여겨질 때가 가끔 있습니다.
평소 웃기 좋아하고 하루가 열리면 오늘도 뭔가 좋은일이 일어날거야...
스스로에게 주문을 외우는 철 없는 아줌마지만
어깨를 짓누르는 삶의 무게가 정말이지 부담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그래도 힘들어 좌절하고픈 마음보다는
이 고비가 지나면 반드시 좋은일이 찾아오리란 희망감이 많은 비중을 차지합니다.
우리 부부, 그 어떤 부부보다도 열심히 살아왔으므로 반드시 좋은일 생겨야 합니다.
표현하고 보니, 이거 흡사 협박 같습니다. ㅎㅎㅎ...
남편에게 코맹맹이 소리 곁들여 전화라도 한 통 해줄까 하다가 쑥스러워 용기가 나질 않습니다.
도무지 애교는 눈 씻고 봐도 찾아볼 수 없는 마누라라 "여보~ 힘들지?"라는 말 한마디
마음속에만 담아두지 끄집어 내어 보여주질 못합니다.
그래도 이런 제 마음 우리 신랑이 알아주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