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헤어진 전 남자친구의 어처구니없는 메일

마음이2007.11.10
조회4,366

 

내용이 좀  길지만 읽어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사람과 전 봉사활동 오프라인모임에서 만나 첫눈에 서로 호감을 느꼈었고,

모임에서 우리서로를 잘 알고있던 한 언니를 통해 만남이 주선되어 사겼다가

두달만에 헤어졌습니다. 일방적으로 남자쪽에서 이별을 통보했었죠.

이유는 예전 여자친구가 많이 아픈데 지켜주고 싶다는 것이였습니다.

 

저에겐 그녀가 정신병으로 강원도에서 요양을 하고 있다, 자해도 할만큼 심각하다, 그녀는

나없이는 아무것도 못하고 내가 모든걸 해주기만을 바라는 약한 사람이다..라고 했었습니다.

그녀를 많이 사랑했지만 같이 있으면 불행했고, 잊고 싶은데 가끔씩 일방적으로 연락이와서

정말 잊기 힘들다고.. 이젠 정말 그녀에게서 벗어나고 싶다고...

좋아하는 사람 생겼다고 연락하지 마라고 하는데도 계속 연락이 온다고...

그녀는 너처럼 예쁘지도않고, 성격도 너보다 안좋고, 유부남과도 사겼던 사람이다,

마약도 했었고 그녀 예전남친도 마약쟁이였다.. 라고 여러번 말했었습니다.

연락이 계속 와서 힘들면 핸드폰 번호를 바꾸라고 권유했지만 바꾸지도 않더군요.

 

중간에 남친이 한번 헤어지자고 한적 있었습니다.

이유는, 그녀를 아직 완전히 잊지못한 상태에서 나를 만나는게 나에게 너무 미안하다고..

너무 순수하고 착한 저에게 못된짓을 하는것 같아 미안하다고.. 다시생각해보라고 매달렸더니

그럼 한달만 시간을 주면 그녀를 깨끗히 잊도록 노력하고 돌아오겠다고 하더군요..

... 전 기다렸습니다. 전화도 메일도 하지말라기에 먼저 하지 않았지만, 10일도 지나지않아

남친이 먼저 연락이 오더군요. 너무 보고싶은데 한번만 보면 안되냐고, 집앞으로 가겠다고,

밖에서 얼굴잠깐 보고 차한잔 마시면서 그러더군요. 20일만 더 참아달라고...

정말 보고 싶었다고.. 그리고 넘 보고싶으니 10일 지나서 한번 잠깐 만나서 차한잔하자고..

한달이 지난후 그러더군요. 내가 미쳤었다고, 이렇게 예쁘고 착한 여자친구를 한달간이나

방치해뒀다니, 내가 배부른 투정한거같다고.. 그이후로 며칠은 정말 행복했습니다.

 

그러길 며칠후 제가 남친의 집에서 밤을 같이 보내고 아침을 먹는데

그녀에게서 또 전화가 왔고 나가서 전화를 받고 오더니 저보고 헤어지자더군요.

도저히 그녀를 못잊겠다고.. 매달렸지만 완고하게 나오는 그사람을 보고 저도

짐을 챙겨 나왔습니다.

 

나오면서 너무 서럽고 억울한 마음에 얼핏 그사람이 헤어질때

그녀에게서 온 문자를 저에게 보여주었을때 본 핸드폰번호로 전화해서

그사람을 그만 놓아주면 안될까요 언니,, 아니다 그사람에게 저보다 더 잘해주세요..

두분 절대 행복하실수 없을꺼예요 하며 미친사람마냥 횡설수설하며

그녀와 통화를 했습니다.  일주일 후면 그의 집으로 들어가 같이 살기로 했었는데..

동거얘기도 그사람이 먼저 꺼냈었고, 전 동거는 처음이라 좀더 진지하게 생각해보자 했지만

남자쪽에서 동거를 강하게 원하며 계속 조르니 저도 마음이 흔들려서 그러자고 했던거구요.

제가 오피스텔을 나와서 남자의 집에서 살기로 한지 1주일을 남겨두고 저렇게 비참하게

헤어짐을 통보받았습니다. 이미 오피스텔도 다른사람이 들어오기로 계약이 됐고 이삿짐센터

와도 계약을 마친 상태였는데 말이죠.. 말그대로 저혼자 바보된거죠.

같이살게되면, 학원비 내줄테니 운전면허학원부터 다녀라, 적금은 같이 반반씩 내서 하나

같이 만들자, 월급에서 80%는 너한테 줄테니 알아서 관리해라. 이런말까지 저한테 먼저

했었더랬죠. 생활비가 한달에 얼마 나오는지 아직은 알수없으니깐 적금은 좀 더 두고보고

시작하자했더니, 자기와의 관계를 가볍게 생각하냐며 오히려 서운해했던 사람이....

 

두달이 지난후 전 모든걸 깨끗히 잊고 싶어 제가 받았던 선물들을 남자집으로 택배보냈고

제가 줬던 선물들(지갑과 키홀더인데 전혀 안쓰고 방치상태였습니다) 과 제 물건들도 돌려달라고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아주 짧고 간단명료하게 돌려줬음 좋겠다. 어차피 너 안쓰는거 알고있으니

내가 쓸께 보내줘라고 썼고 받는주소도 같이 보냈구요. 물건이 왔고,

그로부터 3개월후에 그사람 예전 여친에게서 메일이 왔더군요.

 

내용은 대충 이러했습니다. 나와 헤어져있는동안 도피책으로 그쪽을 만난걸 나도 남친도

후회하고 힘들어하고 있다, 내가 무슨 잘못이 있어서 댁이 내 남친과 헤어지면서 그런 문자를

나에게 보낸거냐, 내 남친은 너의 예쁜얼굴과 날씬한몸매를 탐닉했던거지 너와는 아무것도

정신적인 공유를 할수없었다. 나와 헤어져있는동안 내 남친을 완전히 뺏지 못한건 니가 머리가

나쁘고 배운게 없어서지 나때문이 아니다. 더이상 우리한테 연락하지마라는 내용이었죠.

 

물건을 돌려달라는 메일을 3개월전에 보낸걸 마지막으로, 그들을 깨끗히 잊을려고 노력했고

그후로 단 한번도 연락한적 없는데 3개월이나 지나서 메일로 저런 독설을 퍼부으니 정말

어이가 없더군요. 네, 저도 그녀에게 전화하고 문자보내서 하소연한거, 정말 실수한겁니다.

하지만 경우없이 욕하거나 막말하지도 않았구요, 다만 울면서 애원했습니다.

정말 잘 지내고 싶었는데 갑자기 이렇게 되서 마음아프다고.. 그녀가 진심으로 미웠지만

얼굴도 모르는 사람이였고, 제입장에선 남자는 그녈 피하고 싶은데 그녀가 그를 받아주지도

않으면서 끊임없이 그의 주위를 맴돌며 그의 마음을 흔들기만 하는 이해할수 없는 사람이였어요.

 

그녀의 표현대로 하자면 전 배운것도 없는 무식쟁이에 겉멋만 들어서 허영심에

가득찬 껍데기만 화려한 여자더군요. 저, 술담배도 전혀 안하고 회사와 집밖에 모르는 사람이고

취미생활이라고는 길고양이들 밥주기, 음악듣기, 장편소설읽기밖에 없습니다.

그남자는 취향이 워낙에 고상하셔서 도스토예프스키와 밀란 쿤데라의 소설에 항상 심취해 있고

1950년대 올드재즈와 클래식만 들으며, 퓨전재즈와 뉴에이지를 듣고 이문열과 김동리의

저서를 읽는 저에게 취향이 가볍다며 항상 비판을 해왔었습니다.

원래 저는 스타일리스트가 꿈이였기에, 예쁜옷을 좋아하지만 주머니사정이 항상 가벼웠기에

오픈마켓에서 파는 저렴한 옷으로도 충분히 스타일리쉬할수있다고 주장하며 적은 비용으로

예쁜 옷을 사고자 했었는데.. 그것도 없이사는 인간들이나 하는 짓이라고 치부해버리는군요.

그녀는 몇백만원짜리 명품가방을 들고도 그러지 않는데, 넌 고작 몇만원짜리 핸드백을 아끼는

모습이 웃긴다나요.... 헤어진 마당이라고 할말 안할말 안가리고 다하는군요.

 

지금부터 그가 저에게 보낸 메일을 이름과 지역명만 수정해서 올려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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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00 야 , 이것이 나의 진심이고 진실이니 읽어주길 바란다.

 

지금부터 쓰는 이야기가 진실이고 나의 진심이다.

그리고 내가 벗을 수 있는한 최대한 벗고 내 이야기를 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녀와는 헤어졌다. 몇일전에.

그녀는 단 한마디였어. “싫증났어”

그래. 그녀는 그렇지.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아.

그녀는 말 그대로 쿨하지.

잘 설명할 순 없지만 그 이유를 난 충분히 납득할 수 밖에 없었다.

 

http://blog.qwret.com/0000 여기가 그녀의 블로그 주소다. 들어가보길 바란다.

꽤 개인적이다 싶은 글들은 이웃공개긴 하지만 전체공개인 글들만으로도 내가 구태여 설명하지 않아도 알수있는 많은 것들이 있으니까.

너의 언니도 여기에 들어가 본적이 있다. 고양이들이 아플때 정보를 알려줄 일이 있어 내가 알려줬었다. 만약 들어가기 싫다면 넌 두려운 거겠지. 네 스스로 생각하고 믿으려는 것이 사실이 다를까봐. 너는 상황과 이야기를 어떻게 이해하고 해석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둘 사이에 있었던 일은 한명만의 이야기로는 사실이 될 수 없는거지.

 

그리고 그녀는 네 미니홈 주소 같은건 몰라.

나도 그녀와 다시 만난 후 네 홈피에 남긴 내 글을 지우기 위해서 너희언니 홈피를 거쳐 들어가야 했고. 즉, 나도 잊었다는 거지. 고양이까페 운영진 대부분은 그녀의 지인들이다.

입양글로 인해 누군가를 알아보다가 우연히 너의 다음 블로그에 들어가 보고는 내 글들이 모두 스크랩 되어있는 것을 그녀에게 ‘팬인가보다’며 우스개로 전했고 나는 솔직히 당혹스러웠다.

그리고 그날 그녀가 네게 메일을 보낸 것이었고.

 

그녀는... 메일에서 거짓말을 하고 있어. 나를 보호하기 위해.

나는 네가 그녀의 말들을 이해할 수준이 아니라고 말렸었다.

물론 들키고 싶지 않아 거짓말을 하고 있었던 부분도 있었다.

중국인에게는 중국어로 해야 한다고했지.

하지만 죽어도 중국어는 하기 싫은 것은 또 그녀의 성격이고, 아무리 너에게라 할지라도 그녀의 메일엔 너에 대한 배려조차 있었다. 이제부터 사실을 이야기할께.

 

내가 어떻게 30분만에 강원도에 가서 네게 오는 문자들을 그녀가 보지 못하도록 지울 수 있었을까?

그녀가 왜 네게 30분 후에 전화하라고 한건지 아니? 나와 직접 통화하도록 하기 위해서였어.

그녀는 강원도에 요양소에 있지도, 자해따위를 하지도... 즉 그것들은 내 거짓말이었다.

프랑스에서 돌아온 후 00에 2년. 그 이후 죽 서울에 살고 있다.

지하철로 우리집에서 40분 거리인 00구에 살고있고

너를 내보낸 후 난 조금 생각하다가 곧 그녀에게 전화하고 달려간거다.

 

네가 병원에 입원안하냐는 말을 했을때 그녀는 그게 무슨 소린지도 모르면서 나를 보호하려고 네게 거짓말을 한거였어. 그녀는 그것을 알고 있었지만 메일에는 적지 않았다.

우리는 정확히 4월 26일에 헤어졌지만 역시 나를 보호하기 위해 너와 통화할 때 2월에 헤어졌다고 말했고 메일에도 여전히 그렇게 적었지.

너와 똑같이, 내가 그녀에게 너에 대해 한 이야기들을 해줄수도 있었는데, 나같은 비러먹을 놈 명예를 지켜주고 싶어서. 그리고 너도 인간이고 자신에게는 피해를 입혔지만 나에겐 어느 정도 피해를 입었기도 했다는 배려 때문에.

 

그녀는 메일에서 네가 자신에게 실례를 한 부분만을 중점으로 이야기하고 있고, 그건 사실이다.

물론 내가 말하지 않은 부분도 있었다.

그건 그녀가 내게 실망할까봐, 떠날까봐, 비난받을까봐 겁나서였구.

어떻게든 편하고 내게 좋은 쪽으로 상황이 정리되길 바래서였지.

 

난 그녀를 만나면서 힘들었던 이유가 사실은 자격지심이었다.

잘맞는 부분이 많았던 것이 아니라 배우는 부분이 많았고 언제나 놀라웠고,

그녀나 그녀의 친구들, 그녀가 예전에 사귀던 남자들... 모든 것이 나를 기죽게 했었다.

소울메이트라는 단어는 내가 단어의 뜻을 제대로 몰랐고, 나 스스로를 인정하고 싶지 않아서 잘못 사용한 말이었다.소울메이트는 공감, 교감이 포함되는 이야기지만

나는 그녀와 같은 것을 보고 같은 것을 느낀게 아니라 배우고 따라하게 된 거였어.

고양이 때문이 아니라면 만날 수 없었을 인연이었지.

 

하다못해 그녀의 자동차 가격이 내 집 전세금보다도 훨씬 비싸다는 것조차 내 친구들을 만날때는 아무렇지 않게 말했지만 사실 자랑하는 거였고, 그러면서 내 안에서는 그녀에 대한 자격지심이 점점 더 커졌지. 그런 내가 싫어질수록 그 탓을 그녀에게로 돌였었던 것 같다.

 

그녀의 친구들은 나를 무시하는 것 같았고, 거기에 대해 난 틀렸다고 항변할 수 없었다.

내가 네 미니홈에 처음 글을 남긴 것(아마 의도는 너도 눈치챘을거다)은 너희 언니로부터 네가 내게 맘이 있다는 것을 전해들은 후였고, 그녀가 일본에 있는 도중 전화로 심하게 싸운 날이었다.

 

네게 사귀자고 한 첫날.

그날은 저녁때 00 에서 그녀와 심하게 싸운날이었고 그 반작용이었지.

일주일 후 난 그녀에게 찾아가 용서를 빌었고 네게 헤어지자고 했다.

 

그녀는 수면장애와 가벼운 우울증을 앓고 있을 뿐이고

그것을 인연으로 오히려 심리학을 공부하기 시작해 심리치료 00과정이었었다.

난 그녀의 주변인들은 모두 사랑하는 그녀의 감수성에 비참함을 느껴 히스테릭함으로 바꿔 생각했고 네게도 그런식으로 이야기했지.

난 그녀나 그녀 주변 사람들, 그녀가 사귀던 남자들.. 작가, 지휘자, 조각가...

그들과 섞이기가 힘이 들었다. 언제나 주눅들고 힘들었지.

 

직장을 잃고 위기감은 고조되었고, 그녀는 박사과정은 독일에서 밟으며 그림도 다시 시작하고 싶어했고 난 무섭고 두려웠다. 모든게 뒤죽박죽이었고 그래서 많은 것을 그녀 탓으로 돌렸다.

내 비참함, 우울함... 모든 것이 그녀 때문이라고.난 네 미니홈피에 들어간 날부터 네게 실망했다.

내가 거기서 뭘 봤을 것 같니? 사진보러 들어갔다.

글은 몇 개 읽어보다가 짜증나고 실망스러워서 그만뒀고.

미니홈에 들어가보고 첫 데이트를 한 날부터 너에겐 단절감이나 실망감만 커져갔고,

네게 내 기호나 나의 이야기들을 한 것은 너와 소통을 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어쩌면 잘난척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내가 피아노를 한다는 이야기를 했을 때 네 반응이나,

나의 모든 것을 칭찬하고 감탄스러워 하는 네 모습, 너희언니가 전화로 그러더구나.

00 가 너무 힘들어하니까 다시 생각해봐줄 수 없느냐고. 나를 존경한다고까지 했다구.

그때부터 난 네가 필요해졌었다. 난... 그때 자격지심과 비참함 초라함으로 가득차 완전히 껍질속에 들어앉은 상황이었고 그런 것들이 너무 필요했던 거였다.

 

난 네게 보고싶다는 표현외에 별다른 표현들은 안했다.

그런데 내가 보고싶은 것은 너라는 인간이 아니라 네 다리와 네가 내게 하는 찬사와 칭찬일 뿐이었다. 네가 무슨 생각을 하든 무슨 마음이든 사실 난 관심조차 없었던 것 같다.

내가 원하는 그 두가지를 최대한 얻어내 내 존재감과 가치를 확인하는 것 외에는.

 

나에 대해 네가 보내는 눈길이나 칭찬,

그리고 너를 뭔가 가르칠 수 있을거란 우월감,

속으로 너를 무시하는데에서 오는 감정을 즐겼던거지.

 

네가 나를 찾아와 그래도 곁에 있고 싶다고 하던 날도, 그리고 헤어지던 날들도

난 ‘여전히 그녀를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고 ‘그녀가 이러이러하므로 날 걱정시킨다’라는 식으로

내 감정과 진실은 속이고 나의 행동과 판단을 상황이나 남의 탓으로 돌렸던 것이 네게 착각을 하게 했고 그녀에게는 큰 죄를 지은 결과가 되었다.

네게 강아지라고 나를 때리라고 했을때도 진짜로는 네게 뭘 속이고 있는지와 내 진심은 전혀 말하지 않았고 욕먹기 싫었던 것 뿐이다. 상황을 쉽게 빨리 끝내고 싶었던 것뿐이고.

그래서 네게 그녀의 고양이가 아프다는 이야기나 그녀의 문자를 보여주기까지 한 것을 정말로 후회한다.

 

4월 26일 헤어진 후 그녀는 정말로 내게 전화한 적이 없었고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으니 연락하지 말라고 했다는 말도 거짓말이다.

 

 너를 내보내고 그녀를 다시 만나던 날

(그녀와 통화한 내용을 네게 말하고 그녀가 너무 걱정된다고 말한것도 너무 후회된다.

역시 나쁜놈이기 싫어서 그랬던 것 뿐이지 난 그녀를 걱정할 주제도 상황도 아니었다.

내가 그녀를 사랑하고 내가 그녀를 필요로 하는 것이었지)

너를 내보내고 그녀와 통화하면서 내가 느낀 감정은 안도감과 설움이었다.

내가 내 자신에게 정말 큰 잘못을 할 뻔 했구나 하는.

 

그리고 그녀에게 전화로 (너와 통화했다는 것을 알고) 도망치고 싶어서 널 만났다고 했고

행복하지 않아서 당신과 헤어졌는데 헤어지고 나니 끔찍하게 불행하다고 했다.

너에 대해서는 일말의 감정도 없다고 했고, 나쁜 아이는 아니지만 머리는 나쁘다고 했다.

당신에 비하면 깃털만치의 가치도 없고 단지 육체에 끌렸을 뿐이라고도 했다.

 

내가 네게 같이 살자고 한 부분에 대해서는 그녀에게 메일로 보낸 것을 첨부파일로 함께 보낸다.

 

커피숍에서 네가 울던 날은 정말로 너와 끝낼 생각이었다.

한달이라고 한 것은 그 정도면 너를 떼어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거였지만 나쁜놈이 되기 싫어서 말을 그런식으로 했다.

네 집에 찾아갔던 날, 사실 너를 찾아간 것이 아니었다.

우리 형이 000 사업을 한다는 이야기를 네게 했는지 어떤지는 기억이 잘 안나지만

형 사무실이 그 근처였고 거기에 가야했던 날이었다.

그런데 나는 감정을 과장하고 꾸며서 네게 그런 표현들을 했지.

네 다리가 보고 싶었고, 또 내 존재감을 확인하고 싶었기에.

 

나의 이런점들이 바로 그녀가 뜯어고치려고 수없이 싸웠던 이유다.

난 이렇게, 감정을 속이고 과장하며 타인에게서 뭔가를 얻어내고

내가 원하는 것이 진짜로는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살아왔기에 그런 방법밖에 몰랐기에,

그렇게 많은 것들을 얻어왔기에 단지 그녀가 날 괴롭히고 무시한다고 생각해왔었고.

그녀에게 울면서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따뜻함. 돈 10만원이면 여자를 사서 느낄 수 있을 따뜻한과 우월감인데 대체 내가 왜

그런짓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아니, 나는 안다.

돈 10만원에 누구에게나 안길 수 있는 여자에게서는 존재감을 확인할 수 없었을테니까.

 

다시 만난 후 그녀가 오래 운 것도 그녀 자신에 대한 자격지심으로 내가 몸과 마음을 함부로 굴린 것에 대해서였다. 그리고 나의 비열함과 비겁함 때문에.

네가 뭘 공부하는 아이냐고 묻더라. 00를 하다가 집안사정 때문에 못했다지만 그건 거짓말인 것 같고 지금은 작곡이라고 하자,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했지만 그녀가 속으로 나 때문에 얼마나 아파하는지 느껴졌다. 함께 본 영화를 이야기하자 그때도 그녀는 똑같았구. 그냥 아파했지.

그런 영화들 나 역시 처음이니까 봐준거고 참아준거 같다. 난 친절한 사람이니까.

그렇게 필요한 것을 얻으며 사는 사람이니까.

 

오죽하면 그런 애에게서 자존감을 찾으려 했을까 하는 거였겠지.

분명 내가 잘못한 것이 크고 너 역시 피해자지만 내가 비열하고 비겁했지만,

그녀야말로 마른 하늘 날벼락으로 두 미친 사람들에게 험한 꼴을 당한거지.

 

너는 그녀에게 너무 큰 잘못을 했고, 그녀의 메일을 제대로 읽지조차 않았거나

이해를 못한채 여전히 뭘 까발리려고나 하고 있으며, 특히 마지막 부분. 너와 나의 이야기에 대해 착각이든 거짓말을 하고 있다. 어쩌면 너는 모든 것을 네가 해석하고 싶은대로 해석하고 받아들이고 싶은 것만 받아들인 것일 수도 있고.

 

선물로 준 CD라면 섹스 후 죄책감 때문에 준 것이었고, 꽃이라면 네 문자 때문에 집 앞 편의점에서 산 꽃이었다. 함께 살자고 조르고 계획을 세웠다는 것이 네가 진짜 그렇게 느낀건지, 일부러 그렇게 쓴건지 모르겠지만 난 사실 네게 빚이 있을까봐 어떻게든 알아내려고 했다. 온갖 수단과 방법을 가리 않았구.그때 아마 네가 착각을 했던거 같다.

 

우리집 화장실엔 그녀의 화장품, 생리대까지 그대로였고 현관 신발장 위 하늘색 핼맷은 그녀의 것이었고, 네가 이사들어오는 날까지 난 내 옷장안의 그녀의 속옷이나 스타킹, 가터벨트 조차 치울 맘이 없었다. 너에 대해 그 어떤 배려조차도 귀찮았고, 내 이득을 위해 함께 살자고 했지만 이건 너에게도 나에게도 뭔가 아닌 짓 같아서 점점 괴롭고 끔찍했다.

 

난 속으로 너를 끊임없이 무시했고 함부로 했다.

그리고 그것이 행동으로도 드러났다는 것을 너는 모르진 않을거다.

그렇지만 내 눈앞의 삶을 위해 너를 잡아야 해서 그녀에 대해 험담을 하기도 했지만,

음악을 소음으로 생각한다는 이야기는... 사실 그것도 거짓말이다.

 

그녀의 왼쪽귀는 난청이고 오른쪽귀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잡지 못하는 주파수를 잡아낸다.

그리고 그녀가 좋아하는 음악은 제 3세계 음악들이나 삶이 담긴 음악이다.

또한 솔직한 목소리 솔직한 음악을 좋아했으며 자신의 소신이 있고, 음악에 대한 허영이 없었다.

그런데 예민함이나 신체적 문제 때문에 예민해져 있을 때나 집중이 필요할때는

수도꼭지 물방울 소리도 견듸지 못하는 그런 성격일 뿐이다.

내가 허영심에 큰 돈을 들여 오디오 장비를 마련하고 판들을 사들일 때 같이 들어주지 않는데에 대해 난 서운했고 또 자격지심을 느꼈었던 것 뿐이다.

 

네가 콜트레인을 듣고 그 음악들에 대해 재잘거릴 때 행복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 역시 지금 생각해보면 그녀에게 채우지 못한 무언가를 어떻게든 얻어보려던 것뿐이었다.

너와 뭔가 교감을 바라거나 그런것도 없었고 누구에게나 했을 그런 이야기들 뿐이었구.

만약 네가 반감을 가졌다거나 교감한다고 착각해도 난 무시했을거다.

또한 네가 좋아하고 이야기하는 음악들에 대해서는 존중하는 척 했지만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넌 그것밖에 몰라서 좋아하는 거라고 생각했었다.

 

너와 그녀는 사실 도무지, 그 어떻게도 비교를 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고 너를 칭찬할 거리라곤 단 하나도 없었다. 내가 그녀에 대해 소울메이트라는 말을 한 것 때문에 우울해 하는 너를 달래줄 거리라곤 겨우 그런거 밖에 없었던거다. 그것도 거짓말까지 보태야했고.

 

외모조차 생물학적으로는 둘이 비슷한 수준이라고 할 순 있어도 어떻게 살아오고,

누굴 만나왔는지에 따라 달라지는 기품이나 분위기는 비교할 수가 없었다.

난 그녀가 스트레스로 살이 쪘을 때도 그녀의 육체를 혐오한 적이 한번도 없다.

그런데 너와의 섹스가 새로움이란 흥분에서 조금 벗어나자 네 배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더구나.

그것이 혐오스러웠고, 턱에 난 여드름조차 꼴보기 싫었던 것 같다.

 

네가 물건들을 담아오던 가방. 그걸 아끼는 모습까지 난 속으로 멸시했던 것 같다.

난 그 가방을 알고 있거든. 그녀에겐 그런 가방에 여러개가 있다.

네것과는 다르지. 그 브랜드가 한국에 들어오기도 전에 외국에 나갔을 때 구입한 것들이고

그것을 딱히 아낀다거나 자랑스러워 하거나 내보이려 하지 않았어.

그녀를 다시 만나고 담배를 피우다가 롯데리아 종이컵을 보고 그녀가 묻더라.

롯데리아 싫어하면서 왠일이냐고. 네가 퇴근하면서 한두 번 사왔다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난,

‘걔는 맥도날드가 싫대. 롯데리아가 싸고 맛있대. 허영이지. 없는 것들의 허영.

속으로는 가고싶은 곳 천지면서 나름 순수한 척, 자기 소신이 있는 척 하겠다는.

그런 이유로 매년 세균 검출율 1위인 롯데리아를 좋아하는 아이지 뭐.‘ 라고 했다.

 

너와 섹스를 끝낸 후에도 난 네가 수치심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만 대했다. 팔베개를 해주고 안고 자긴 했지만 자다보면 난 너를 밀어냈고, 아침에 일어났을때도 난 항상 섹스를 시작했지.

네게 다정한 입맞춤이나 따뜻하고 마음이 담긴 포옹 같은 것은 해줄 마음이 없었어.

너와 헤어지고 그녀와 다시 잠자리를 하기 전 비뇨기과를 다니며 주사를 맞았다. 불안해서.

 

대체 어떻게 그런 애와 함께 살 생각을 했을까.

어떻게 그런 애에게 그녀 이야기를 함부로 한걸까.

내 자신에게 수백번을 물었다.

답은 있더구나. 내 자격지심과 비참함.

그 누구에게든 그녀 욕을 하고 싶었다는 거.

다시는 나를 그녀에게 돌아가지 못하도록 상황을 만들고 싶었다는 거.

 

자기를 특별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두종류가 있는데

하나는 인정해주고 싶지 않은 특별함이라면 하나는 코웃음이 나는 특별함이다.

너는 후자였고.

네가 기억상실이니 그런 이야기를 했을때 내 겉과 속이 같았으리라 생각하니?

 

그녀가 아니었어도 우린 금방 헤어졌을거다.

난 그때 분명 제 정신이 아니었고, 난 너를 속으로 끊임없이 함부로 했어.

네 육체와 네가 주는 피드백이 필요한 상황이었지 난 너를 인간으로 보고 있었던 건 아닌거 같다.

이 부분은 미안하다.

 

넌, 내가 보낸 문자나 메일도 그녀가 한거라고 생각하고 또 그녀를 상처줬지.

정말 환장할 노릇이더군. 그럼 내 전화는 왜 안받은거지?

네가 물고 늘어질 거라곤 유부남 이야기 뿐인 듯 한데 그녀는 스물둘이었고 그곳은 프랑스였지.

그리고 그 사람이나 내가 마약쟁이라고 표현한 사람이나 사실은 내 열등감 때문이었다.

단언컨대, 너는 그들과 만나볼 기회조차도 없을 거고 사귀는 일은 벌어지지도 못할거다.

하룻밤 상대정도라면 몰라도. 나 역시 그런것을 인정하기 싫어서, 열등감 때문에 네가 묻지도 않은 그런 이야길 네게 한 거겠지.

 

강한척 상처받지 않은 척 내가 그닥 대수로운 존재는 아니었다는 듯 보이고 싶어서 거짓말을 한 것이었는지 어떤 것이었는지는 몰라도 네가 결혼할 사람이 있다는 이야기는 역시 네가 머리가 나쁘다는 증명밖에 안된다. 상견례까지 하고 결혼할 사람이 있는 여자가 다른 남자를 만나고 사귄 다음날 잠자리를 하고, 함께 살려고 했다는 것을 스스로 떠벌린 것이나 마찬가지니까.

 

그녀는 그 메일을 읽고 그냥 조용히 말했어.

그 아이가 전화를 했던 날 한 말 중 ‘오빠와 정말 잘해보고 싶어요’ 라고 사정한 것이나,

‘오빠가 나 맘 아파한다고 신경 쓸 사람도 아니지만’ 이라는 문자를 기억하고 있으니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거짓인지 대강은 알겠다고.

 

나 자신에게도 치명적일 이런 메일을 이제야라도 보내는 이유는,

너에게 그녀에 대해 나와 다른 세계 사람이라고 이야기 할때, 그리고 그녀의 성격에 대해 이야기 할 때 네가 했던 말 “피곤할텐데”. 그때 난 네 의견 따윌 듣고 싶었던 게 아니야.

단지 내 이야길 하고 싶었을 뿐이고 레벨 자체가 비교도 안되는 네가 그렇게 말하는 네 입을 후려치지 못한 후회와, 그녀가 어디서 너 같은 걸 만날까?

나를 만난것도 억울해 미쳐야 마땅한데, 어디서 너같은 것을 만나 그런 수모를 겪어야 했을까?

그리고 그녀와 너는 평생 만날 일도 없을테고, 너는 네 껍질속 세계에서 평생을 살겠지만

그녀가 알아주든 모르든 그녀의 명예를 회복시키고 싶다.

 

당시에 난 네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지만 객관적으로 넌 그녀에 비해 깃털만큼의 가치도 없다.

너에게 그리고 네게 한 행동에 네가 그녀에게 그렇게 행동하도록 한것에 대해 죄책감을 느낀다.

하지만 널 만난것에 대해서는 수치심뿐이다. 넌 천박하고 그것을 스스로 착각하지.

 

다시는 길에서라도 마주치지 않길 바라지만 더 할말이 있다면 전화를 해주길 바란다.

네가 더 할말이 있다면 직접 통화하자. 전에 쓰던 메일은 없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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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턴 제가 그사람에게 오늘 보낸 메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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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잘 읽었다.
아침에 일어나면 습관처럼 메일부터 확인하는데 반갑지 않은 메일이 와있네 ㅎ
하고싶은 말은 분명 나도 있지. 니 번호는 잊어버린지 오래됐기 때문에 답메일로 대신한다.

우선, 내가 그녀에게 너와 헤어지고나서 쓸데없는 문자를 보낸건 나도 미안하게 생각한다.
니가 나에게 그녀를 그런사람으로밖에(자세히 말안해도 알겠지) 말해주지 않았기 때문에
헤어지자 말을 듣고나선 무엇보다 가슴속에 그녀에 대한 원망이 컸다.
그땐 생각없이 전화해서 횡설수설했고 문자도 보냈지만, 며칠지나고 제정신이 돌아오고선 후회했지. 얼굴도 모르는 사람에게 화풀이한 셈이 됐으니.. 하지만 이것도 니가 나에게 사실대로 얘기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지. 그러니 내가 그녀에게 그런 전화를 하고 문자를 보낸걸 나도 미안해해야하고 너도 그녀에게 미안해해야하지만, 니가 나에게 화를 낼 처지가 아니라고 본다. 니가 자초한 일이지.

그 전날까지만 해도 난, 니가 나를 그렇게 싫어하는줄도 몰랐을뿐더러, 그녀가 많이 아픈 사람이고 니 마음을 다 받아주지 않으면서도, 너에게 끊임없이 연락하는 이해할수없는 사람이라고만 생각했었지. 니가 헤어지자 말을 꺼냈을때, 그녀얘기를 먼저 꺼내지않고 단지 내가 싫어졌고 싫증났다고 사실대로 말해줬다면 난 더 빨리 알아듣고 조용히 사라져줬을거다.
넌 처음에 꺼낸얘기가 ' 그녀가 걱정되어서, 지켜주고싶어서 ' 라고 했지. 너혼자 하던 연극놀이를
난 의심도 하지않고 니가 나에게 한 말 그대로 믿어줬다.
물론 의심이 가는 말이 안맞는 부분도 있었지만 섣불리 의심하고 싶지도, 넘겨짚고 싶지도 않았다.
난 단순히 니가 나한테 보여주는 모습 그대로만을 보려고 애를 썼지, 너처럼 저애는 정말 골프를 친게 맞을까, 빚이 없다는데 나몰래 쌓아논 빚이 있지않을까 하고 의심하지는 않았어.
내가 혹시나 빚이 많은 지지리궁상이라 너의 등을 쳐먹기라도 할까봐 걱정한거니?

니가 나한테 오토바이 살 돈을 빌려달라고 했을때 황당하기보단 좀 우스웠다.
나를 안지 얼마나됐다고 돈을 달라는건지.. 지나고 생각해보니 그만큼 나를 만만하게 보고 그런 얘길 쉽게 꺼낸거 같던데, 그 순간엔 나도 이건 정말 아니다 싶었다. 하지만 겉으로 티는 안냈어.
다만 나와는 돈개념이 조금 다른사람인가보다.. 생각해버리고 말았지.
난 한번 누군가를 좋아하면 좋은 모습을 더 많이 보려고 노력하고, 내가 이해못하는 부분이 있더라도 나쁘거나 위험하지 않으면 이해해주려고 노력한다. 너와 그녀에 대한 납득이 되지 않는 부분이
나도 있었지만 다 얘기할수없는 사정이 있겠지 생각하고 더이상 의심하고 싶지 않았다.

언니에게, 니가 참 존경스럽다고 말한 부분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건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고양이에 대한 상식이 많고 직접 생식을 만들어주고 
블로그에 생식관련 페이지를 만들어 애묘인들에게 좋은 정보를 전파시키는게 대단해보인거고,

냥이들 중심으로 너의 모든 생활패턴이 돌아가는것에 대한 존경이었지 더이상도 이하도 없다.

그리고, 그녀도 너도 메일로 나에게 사실대로 다 얘기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는것도 안다.
둘이서 번갈아가며 메일과 문자를 보냈을때, 서로의 얘기중에 어긋나는 부분도 있었고,
그녀가 아프지 않다는것은 너와 헤어지던날 그녀와 통화를 하며 알게됐다. 물론 내눈으로 보지 못했으니 확실한건 아니었지만 그녀는 아프지 않은것 같았는데 내가 '몸이 아프시다구 들었는데 괜찮으세요?' 했을때 '네 좀 많이 아파요' 라고 했지만 내 귀에는 전혀 그렇게 들리지 않았어.
아, 니가 말하던만큼 아픈사람이 아니었구나......
생각했다. 그리고 강원도 요양소에 있다는것도 거짓이였다는걸 그녀의 메일을 보구 알게됐지.
00 야, 니가 얘기하지 않아도 그 부분은 눈치채고 있었다. 만약 그녀가 니가 나한테 말했던만큼 그렇게 심한 정신병의 소유자라면, 단지 반려동물이 아프단 이유로 환자가 집으로 외출을 할수는 없거든 절대로. 그리고 니말대로 너희집에서 강원도까지 가는 시간이 있는데 그렇게 빨리 그녀옆으로 가있을수도 없는얘기이고.

니가 나에게 했던 그녀의 이야기나, 나에 대한걸 사실대로 그녀에게 고백하지 않았다는걸 그녀의 메일을 보고 알게됐지. 그래서 계속 그녀가 이해할수 없는 소리를 지껄인 메일을 그녀에게 보낸건, 너에 대한 진실을 알려주고 싶어서다. 니가 나에게 그녀에 대해 어떻게 얘기했는지.. 어떤식으로 나한테 거짓말했는지.. 그녀는 분명 자세히는 모르는거같더라. 그걸 있는사실 그대로 얘기할 너도 아니고.
내가 그녀의 메일을 읽고 느낀 그녀는, 반듯하고 꾸밈이 없고 정이 많은 사람인거같았다.
물론 그녀와 난 좋지않은 말만 서로 주고받았지만.. 글속에서나마 느낀 그녀는 그런사람인거 같더라. 넌 그녀와 많은것을 공유했고 생각이 비슷하고 잘 맞았다고 했지만.. 니가 말했듯이 내가 보기에도 그녀가 한수 위인거같더라. 너가 이 여자에게 쩔쩔매겠구나... 한마디로 이렇게 생각했지.

너의 가장 큰 문제점이 뭔줄아니? 경솔하게 의심하고 넘겨짚는다는거다.
섣부른 의심만큼 사람의 정신을 갉아먹는 짓도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니가 니 겉모습을 항상 포장하고 마음을 숨기고 사람들을 대해오고 거짓말을 잘해서 다른 사람들도 그럴꺼라 생각하고 그러는건지 모르겠지만,
이래서 사람이 자라온 가정환경을 무시할수 없다는 말이 나오는건가보구나.
난 초등3학년때부터 10년 넘게 골프만을 했다. 고등학교때 아버지 돌아가시고 집안이 무너지면서 나를 거둬준건 작은아버지와 이모들이다. 물론 친척들이 건재하니 있을수 있었던 일이겠지만, 작은아버지댁이 양부모님이 되면서 나는 골프를 계속할수 있었고, 대학까지 갈수 있었지. 대학연맹시합때마다 골프장까지 따라와서 뒷바라지 해준 이모들에게 고마움을 느끼기보단 당연하다 생각했던것도.. 아버지가 살아생전 쌓아두신 덕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집안형편상 골프를 그만둔게 아니고 손목과 발목 인대파열과 관절때문에 그만둔건데 왜 니멋대로 집안형편상 그만뒀다고 하는지 이해가 안되는군.

그리고 한달동안 떨어져 있기로 하고, 도중에 니가 내 오피스텔 로비로 찾아온적이 있었지.
넌 그때도 형의 사무실이 근처라 들렀다가 간김에 얼굴이라도 보자고 찾아온거였어.
하도 거짓말을 많이 해서 이젠 니 기억력도 꼬이는가보네.
그리고 지금 남친과는 널 만나기 몇일전에 헤어진거고, 너와 헤어지고 몇주후에 바로 다시 만난거다. 만약 내가 너와 만났던 기간동안 지금 남친과 만났다 하더라도.. 니가 나한테 뭐라할 처지가 아니지않나? 너도 마음에는 그녀를 담고 나와 잠자리를 한거니.. 천박한건 내가 아니라 너 아닌가?
어떻게 몸따로 마음따로 갈수있는지.. 니가 그렇게 천하게 몸을 함부로 굴렸으니 그녀가 떠난거야.
머리 좋은줄 알았더니 나보다 기억력이 더 떨어지는걸 보니 너도 과히 머리가 좋은편은 아닌거같다. 하긴.. 니가 정말 머리좋고 현명한 놈이였다면 그녀를 놓치는 바보같은 실수는 하지 않았겠지만 말이다.

헤어지고 콩깍지가 벗겨지고 나니, 너에 대해서 새로운 시각으로 다시 볼수가 있더라. 
타고난 천성이 그래서 어쩔수 없는건지, 피는 못속이는건지..
나로선 그냥 어처구니가 없다. 내가 참 사람보는 눈이 없었구나, 그때 미쳤었구나 생각되기도 하고
넌 무엇보다 사기꾼 기질이 탁월한거같다. 지금 하는일이 일거리 떨어지거든 그런쪽으로 생각해보렴. 그리고 나를 만날바엔 돈 10만원을 주고 여자를 샀을거다... 라고 말을 하지만 과연 니가 그럴수 있을지 궁금하다. 돈 몇백원 차비도 아까워서 걸어다니는 사람이... 궁색한 살림에 과연 그럴수 있을까.

그리고 내가 아끼던 핸드백..
내가 예뻐하는 내친구여동생이 첫월급 받아서 친구것사면서 내것까지 똑같은걸로 사준거다.
선물받았으니 소중하게 여기는게 당연한거지. 넌 그게 예쁜거라 단순히 내가 아낀다 생각하니?
남자친구가 사준 80만원짜리 반지도, 동생이 사준 5만원짜리 핸드백도,
나에겐 똑같이 소중한 물건이야. 내가 내돈주고 산것도 중요하지만 누군가 나를 생각해서 선물을
해줬다는것 자체가 의미가 커 나한텐.
넌 한쪽면만 생각하고 좀 더 깊이 생각할줄은 모르니? 참 쉽게 살아서 좋겠다.

나도 운동만 하느라 머리나쁘고 교양없는건 인정한다만...
너도 과히 현명해보이거나 많이 배운것 같진 않다.
내가 너에게, 부모님도 없이 고아처럼 가난하게 살고 가정교육도 제대로 못받아서 그따위밖에 못하니? 라고 말하면 너도 기분이 좋을까? 못배워 무식하고 가난한건 피차 마찬가지이니 도토리 키재기 그만하렴. 상대방을 깔아뭉갠다고해서 니가 좀 더 우월해지는건 없단다.
상상속에서만 살지말고 현실을 직시하길 바란다. 넌 그녀의 상대가 못돼.
가진게 없으면 진실되게라도 살아야지. 허영심과 욕심만 가득찬게 눈에 보이는구나.
너를 두고 뱁새가 황새 따라가다 가랑이 찢어진단 말이 딱 생각났다.

참 그리고, 마지막 충고인데,
너 전에 친구 결혼식장 간다고 할때 꺼내입던 정장.. 정말 말리고 싶었다.
니가 기분상할까봐 얘긴안했지만 말이다.
살아계셨다면 환갑 넘으셨을 우리아빠도 그런 옷은 입지 않았을꺼야..
니 입으로 니가 그랬지. 명색이 너도 디자이너라고.. 근데 감각이 그래서야 되겠니.
직업이 직업이니만큼 조그만것에도 센스를 보여줘야되지 않을까?

내가 너와 그녀의 메일을 받고 가슴아파서, 아님 상처받아서 눈물이라도 흘릴꺼같니?
그녀의 첫 메일과 두번째 메일을 받고 가장 친한 친구와 오빠에게 전화해서 한참을 얘기해주고
웃었다.. 이런일이 있었다, 나에게 다 얘기하지않은 뭔가가 있는데 난 대충 감이 잡히는데
둘다 속이구있다 했더니 진작에 헤어진게 천만다행이라고, 뭐 그런 쓰레기가 있냐고 어이없어하더라. 그 여자가 불쌍하다고 말하기도 했고... ㅎㅎ
널 우연히 한번 본적있는 친구지 그친군. 지금이라도 니 속마음과 너의 실체를 알게되서
속시원하고 홀가분하다 사실. 헤어질때 당시엔 내가 모르는 무엇인가가 뭔지를 몰라서 참 답답하고날 계속 속인거같다는 생각에 가슴아팠는데 말이지.

답메일 귀찮아서 안써줄려다가 나도 마무리는 확실히 해줘야할것 같아서 답메일 보낸다.
이미 지난일이고 니 진실이 무엇이든 사실이 무엇이든 나와 상관없을뿐더러 그녀와 헤어진걸
내탓으로 돌리는 멍청한 짓은 하지않길 바란다. 니 일이니 니가 알아서 해야지.
너따위 인간을 한번이라도 겪은게 내 삶에서는 어쨌거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것같다.
너같은 인간의 유형이 또 있을진 모르겠지만 만약 마주치게 된다면 알아서 피하게 되겠지ㅎㅎ
니가 날 쉽게 생각했단것도, 실컷 즐겼다는것도 잘 알겠으니까- 그만좀 떠들래 이제?
너야말로 몇달전의 얘기를 아직까지 하며 메일 나부랭이 보내는것도 구질구질해보이니깐..
생각이 있는 인간이라면 그만 연락해라. 나역시 너와 짧게 만나고 헤어진걸 천만다행으로 여기고 있고, 미안하지만 난 너랑 잠자리하면서 즐긴부분이 없으니 (너 조루자나..) 그만좀 하시길..
그래봤자 더 비참해보이는건 너니깐.. 어쨌든 그녀를 놓친건 참 안됐다.
인성과 마인드를 인간답게 바꿔서 다시한번 잘해보시길- 건투를 빈다.
너한테 그녀 아니면 그런여자가 언제 또 나타나겠니. 열심히 해보렴.

 

ps. 첨부파일은 읽지않고 그냥 니 메일 지웠다. 남친이 원격으로 내 컴퓨터를 종종 고쳐주는데,
너와 있었던 일을 내가 사실대로 말해서 알고는 있지만 이런게 흔적으로 남으면 기분안좋겠지ㅎㅎ
혼자 새벽에 첨부파일까지 붙이느라 애썼다. 냥이들이나 잘 보살피구 살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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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모든걸 알게됐으니 홀가분하기도 하고 씁쓸합니다.

제 취향이 그리 가벼운편이라 생각해본적도 없었고, 개인의 취향인데 남자친구라는 사람이

그렇게까지 비판했던것도 웃겼을뿐더러, 헤어진게 5월초인데 지금와서 이런 메일을 보내는

것도 너무 한심합니다.. 전 20대 초반에 스킨스쿠버를 하다가 잘못되서 며칠동안 혼수상태로

병원신세를 진후 부분기억상실증으로 힘든시간을 보냈습니다. 중고등학교 시절의 대부분의

기억을 잃어버려서.. 그 이후로 건망증도 심하고 기억력이 많이 약합니다.

그런것조차 머리가 나빠서 그런거라고 멋대로 단정지어서 말해주더군요..

저를 어떻게든 끝까지 짖밟아서 자기만족을 느끼고 싶나본데...

운동 10년 넘게 하면서 저한테 남은건 끈기와 인내뿐입니다. 이정도로 기죽거나 힘들어할

제가 아니지만... 오늘 하루만 조금 힘들어하겠습니다..

위로도 받고 싶고 따가운 질책도 받고 싶어 이렇게 글올립니다..

저 좀 많이 혼내주시고 위로도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