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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동에 사는 새내기 주부 이 모씨(28세)는 얼마 전 시어머니께서 지어주신 보약 때문에 한동안 주변 친구들과 선배들에게 임신중에 보약을 먹었느냐고 물어보고 다녔다. 임신중에 약물을 복용하면 태아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바 있는 이씨로서는 시어머니의 정성을 뿌리치기도 어렵고 선뜻 받아들이기도 망설여졌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은 임신중에 보약을 잘못 먹어 유산이 되었다고 하고, 또 어떤 이는 보약 덕분에 튼튼한 아기를 낳았다는 등 의견이 분분해서 더욱 혼란스러웠다.
경희대한방병원 부인과의 장준복 교수는 "임신 초기에 약물 복용에 특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은 한약의 복용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한약은 그 성분이 풀뿌리나 나무 열매, 식물의 종자, 잎, 줄기 등 생약 성분 위주이므로 대개는 안전한 편이다. 그리고 전문 한의사의 진찰에 따른 처방이라면 걱정할 필요가 없다. 조금이라도 태아와 모체에 해를 주는 약물은 임신중에는 절대로 쓰지 않을 뿐더러, 증상에 꼭 필요한 약재만을 사용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건강한 임신부에겐 보약이 필요 없다 보약이란 신체에서 부족한 것을 보충해주는 것이다. 한방에서 말하는 '신체의 부족'이란 전체적인 불균형상태를 말한다. 불균형상태란 질병이 이미 진행된 상태이거나 곧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태 모두를 말한다. 보약이란 병이 있을 때 또는 병이 없으면서 단지 허할 때 모두 사용할 수 있으며, 치료약과는 구분된다. 보약은 허약한 체질에 기혈을 보충하여 인체기능의 평형을 조절함으로써 질병을 예방하고, 병독을 완전히 제거할 수 없는 경우에는 생명력을 회복시켜 질병치료에 도움을 준다.
그렇다면 임신중에도 보약을 먹어야 한다는 의미일까? 이에 대해 장준복 교수는 "임신은 물론 병이 아니지만 평상시의 몸 상태와는 다르다. 뱃속의 태아는 모체의 기와 혈로 자라기 때문에, 모체는 자연히 기와 혈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임신이라는 특수한 상황 덕분에 고통이 있어도 참고 있는 것보다는 그 상황에 맞게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그래서 사람에 따라 보약이 필요한 것이다. 물론 임신 과정이 정상적인 건강한 임신부라면 보약을 굳이 권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또한 임신부를 보하려는 목적만으로 보약을 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유산을 방지한다든지 입덧을 없애주는 치료의 목적으로 복용하는 것이 태아나 모체를 위해 좋다고 한다. 간혹 건강한 임신부가 보약을 잘못 복용해서 유산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과도한 기와 혈의 보강으로 인해 오히려 인체의 평형 기능이 깨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일례로 모 방송국의 사극인 '명성황후'에서 임신중에 산삼이 좋다 하여 그것을 먹고 유산을 하게 되는 내용이 잠깐 나온 적이 있다. 여러 가지 내용과 정황은 접어두고 산삼은 원래 기를 보하는 보약재인데, 기가 실한 명성황후한테는 오히려 해가 되었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결과적으로 임신중의 보약은 누구에게나 좋은 것이 아니라 사람에 따라 필요한 경우가 있으며, 그것은 반드시 전문의의 처방에 따라 임신부의 상태를 고려해서 복용해야 한다.
한방에서 말하는 임신중의 약 처방 원칙 임신 초기에 나타나는 유산 조짐이나 입덧, 임신중의 기침이나 감기와 같은 증상들에 대해 안정을 목적으로 한약을 복용하는 경우는 흔하다. 그러나 임신 중반기에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서 단지 기운이 나게 하기 위해 한약을 복용할 필요는 없다. 임신부에게 있어 보약은 허증을 보완하기보다는 임신 전과정을 단계별로 잘 밟아나가도록 도와주는 개념에서 먹어야 하기 때문이다.
한방에서는 일반적으로 임신 과정을 전반기 5개월과 후반기 5개월로 분류하는데, 임신 전반기는 모체 내에서 태아가 안정될 때까지의 시기이고, 임신 후반기는 분만에 대비하는 시기라고 할 수 있다.
한방에서는 유산 위험이 높은 임신 3, 5, 7개월의 홀수 달에 한약을 권하기도 한다. 이 시기에 태아의 장기 형성 등의 변화가 많기 때문이다. 임신부가 유산 경험이 있거나 유산 조짐이 있을 때는 홀수 달에 약을 써서 미리 대비하는 것이 좋다. 또한 허약한 임신부의 경우에는 임신 7개월째 태아가 급속도로 커지면서 혈이 부족해지기 쉬워 보약을 사용하기도 한다. 임신 7∼8개월에는 분만에 대비해 약을 쓰기도 하는데, 이는 분만시의 통증을 완화시키거나 출산을 용이하도록 도와주는 의미에서다.
한편 임신 과정을 도와주기 위한 용도와 달리 질병 치유를 위한 치료약은 보다 엄격한 처방 원칙이 적용된다. 먼저 치료약의 성분은 태아를 안정시키면서 독하지 않은 약재로 구성한다. 또한 임신부의 체질과 임신 시기, 건강 상태, 태아의 상태에 따라서 약의 선택에 신중을 기한다.
한방에서는 '임신중의 질병을 치료할 때에는 몸 속의 열기를 낮추고, 부족한 혈액 성분을 보충하며, 임신에 의해 장애를 받을 수 있는 소화기 계통의 기능을 원활하게 하고, 전체적인 몸의 기운의 흐름을 조절한다'는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한방에서 주로 사용하고 있는 8가지 치료의 대원칙 가운데 땀을 내거나 설사·이뇨를 유도하는 방법은 임신부에게는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와 같은 치료법은 체액의 손실을 가져와 태아의 성장 발육을 저해하고 유산을 초래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임신 트러블 해소를 위해 처방하는 한방약 한방에서 임신부에게 처방하는 약은 대개가 임신 트러블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다. 트러블을 해소한다는 것은 결국 임신 과정을 순조롭게 해준다는 점에서 한방 처방의 근본 취지와 같다. 단, 아무리 경미한 것이라고 해도 한의사의 정확한 진단을 받고 약을 복용해야 하는데, 일반적인 처방약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오저(입덧)/ 한방에서는 입덧을 일종의 태기 불안, 즉 임신 불안정증의 하나로 여겨 임신을 보다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본다. 임신을 하게 되면 모체는 태아에게 영양분을 공급하는데, 그러다 보니 자신은 영양분이 부족하여 체내에 열기가 발생해 위로 상승하고 위장을 자극함으로 인해 '임신 오저' 현상, 즉 입덧이 나타나게 된다.
증세가 가벼운 경우에는 별로 문제가 없지만, 입덧이 심해 구토가 계속되면 자칫 영양 실조가 되어 태아에게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또한 전과 다르게 한 가지 음식만을 골라 먹는 편식 습관이 생겼다면 이것은 한 장기가 허약해진 탓이다. 가령, 신 것을 좋아하는 것은 간(肝)이 허해졌기 때문이라고 본다.
이때에는 백출·향부자·오약·인삼·감초 등을 사용한 '보생탕'을 처방하는데, 입덧으로 정신은 정상인데 음식 냄새를 맡기 싫어하고 편식하거나 또는 심하게 토하거나 맑은 물을 토할 때 효과가 있다. 이 밖에 입덧의 원인에 따라 위가 약해서 오는 경우에는 위를 튼튼하게 하여 구토를 멈춰주는 '향사육군자탕' 혹은 '보생탕' 등을 먹으면 좋고, 간열(肝熱)로 인한 경우에는 '황련온담탕'이나 '순간익기탕'을 먹으면 간의 화를 꺼주고 구역질을 멈추게 해준다.
유산기가 있을 때/ 유산은 대개 임신 3, 5, 7개월 등 홀수 달에 많다. 만일 지난 임신 때 3개월 만에 유산하였다면 후에 다시 임신을 했을 때에도 같은 시기에 유산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유산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다시 임신이 되었을 때 임신 2개월 반에 접어들 무렵에는 열을 내리고 안태(安胎)하는 약을 몇 첩 써서 유산을 예방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유산 예방에는 일반적으로 백출, 황금, 당귀, 백작약, 숙지황, 사인, 진피, 천궁, 소엽, 감초를 사용한 '안태음'을 쓴다.
임신으로 인해 몸이 부을 때/ 임신 6개월 이후에 얼굴이나 팔다리가 붓는 것을 임신 부종이라고 한다. 특히 임신중독증에 의한 부종일 경우 심하면 전신 경련과 실신, 발작을 되풀이하는 자간증에까지 이르기도 하므로 세심한 치료가 필요하다. 원인에 따라 '백출산', '오령산가미방', '천금리어탕' 등의 처방으로 부기를 제거한다.
난산 예방/ 보통 순산을 위한 한약은 임신 9개월경 체질에 따라 먼저 보름 정도 복용한다. 체구가 크고 뚱뚱하여 움직이기 힘든 사람은 태아를 작게 하는 처방을 쓰고, 모체의 맥이 허약하고 음양이 부조화한 사람은 혈액을 보충하여 태아를 안정시킨다. 한방에서는 예로부터 산달이 되면 분만시 통증을 완화시키고 출산을 용이하게 하는 방법으로 '달생산'과 같은 약물로 산모의 원기를 북돋워주면서 태아가 지나치게 커지는 것을 예방했다. 또, 진통이 오기 시작하면 '불수산', '송수단' 등의 처방으로 진통을 경감시키면서 태아의 만출력을 좋게 해주었다. '달생산'은 대복피·감초·당귀·백출·백작약·인삼·진피·소엽·지각·사인 등으로 구성되며, '불수산'은 당귀와 천궁이 6:4의 비율로 구성된 처방인데 여기에 녹용을 첨가하면 효과가 더욱 좋다고 한다.
불수산이란 말 그대로 부처님의 손과 같이 잘 보살펴서 통증을 가라앉히고 순산을 도와준다는 처방이다. 불수산은 출산 전에 자궁의 수축력을 증가시켜 태의 배출이 용이하도록 할 뿐 아니라 혈액을 충분히 공급하여 산후 혈액 손실을 보충해준다. 또한 골반의 수축을 유도하여 산후 빠른 회복을 도와주고, 자궁 내에 남아 있는 어혈이 신속하게 배출되도록 하여 산후 후유증을 예방해주는 처방이다.
임신중의 질병/ 임신중의 감기나 기침에는 '궁소산', 설사에는 '가미 삼백탕', 위염과 소화 불량에는 '가미곽향정기산' 등을 처방한다. '궁소산'은 황금·전호·맥문동·천궁·진피·백작약·백출 등으로 구성된 임신부용 감기약으로, 태아에 해롭지 않은 처방법이다. 머리가 아프고 오한과 신열이 있으며 기침을 하는 경우에 복용한다.
한의사 처방 없는 보약은 오히려 위험하다 한약이 좋다고 하여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인삼, 녹용 등의 보약재를 마치 건강 식품으로 생각해 스스로 조제해 달여 먹거나 주위에서 좋다고 권한다고 함부로 복용해서는 안 된다.
장준복 교수는 "한약재는 그 증상이나 체질에 맞게 사용하여야 하며,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경우 여러 가지 문제점을 일으킬 수가 있다. 또한 한두 가지 약물만으로 기대하는 효과를 얻기는 어려우므로 전문가의 정확한 진찰에 따라 적합한 처방제를 복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한 가지 약물의 장기간 복용은 임신이라는 특수 상황 때문에 환자에 따라 더욱 신중해야 하고, 모체의 건강 증진과 체질 개선을 생각한다면 전문의와의 상담이 꼭 필요하다"고 말한다.
일례로 임신중에 인삼을 계속 복용하면 태아에게 열이 전해져 출생 후에도 영향이 있을 수 있고, 녹용 역시 아기에게 비만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치커리나 구기자, 황기 등은 직접적인 해는 없으나 장기간 복용하면 조금씩 독성이 쌓이므로, 임의대로 몇 가지 약재를 선정하여 차를 만든 뒤 물 대신 먹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차로 만들어 먹으면 막연히 몸에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렇게 먹는 차보다는 오히려 고른 음식 섭취와 적당한 운동이 임신부 자신과 태아에게 이롭다.
녹용/ 녹용은 그 성질이 온하며 주로 간신을 보하는 작용을 갖고 있어서 허리와 무릎이 시고 아프거나, 머리가 어지럽고 귀가 잘 안 들리거나, 눈이 침침해지는 등의 전반적인 기능 쇠퇴 현상이 나타나면 사용하는 약이다. 그래서 한방에서는 노화 현상으로 인한 여러 가지 기능 쇠퇴가 나타날 때 종종 사용한다. 체질 의학으로 보면 녹용은 태음인 약으로 분류하여 주로 허약한 태음인에게 투여하고 있다.
소양인에게 투여할 경우엔 설사를 하는 등의 부작용이 생기기도 한다. 녹용은 사람들에게 무조건 좋은 약으로만 알려져 있는데, 복용자의 상태와 체질을 고려하지 않으면 효과가 없는 약재다.
인삼/ 인삼이 흔해지다 보니 인삼을 단순히 건강 식품쯤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분명히 말하건대, 인삼은 '약'이다. 따라서 잘못 쓰면 오히려 해로운 경우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인삼은 성질이 열한 식품으로 몸이 냉한 체질이나 허한 병증에 사용하면 도움이 되지만, 몸에 열이 있는 체질이나 열성인 병증에 복용하였을 때는 몸의 균형과 조화를 잃게 된다.
임신중에는 태아를 일종의 '열 덩어리'로 보기 때문에 아무리 평소 몸이 찬 체질이었더라도 열성이 강한 인삼 한 가지만 장기 복용하는 것은 생리적으로 좋지 않다. 게다가 인삼은 기를 보완하는 선약으로서 확실한 위치를 차지하는 약물인 만큼 그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따라서 임신부라면 특히 진료를 받은 뒤 복용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좋겠다.
황기/ 황기는 한약재 중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보약 중의 하나다. 기운을 보하고 땀구멍을 막아주는 작용이 있어서 여름에 땀이 많이 나는 경우 닭과 함께 고아 먹으면 기운이 나고 땀도 줄게 된다. 또한 두드러기에 황기를 사용하기도 하는데, 보통은 다른 약재와 함께 처방하여 사용하며 황기 하나만 장기간 복용하지는 않는다. 부작용으로는 열이 많은 체질인 사람의 경우 머리가 아프거나 가슴이 답답하고, 잠이 안 오거나 흥분되는 작용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각종 차: 둥굴레차, 구기자차, 생강차 등/ 둥굴레는 한방에서 '위수'라 명명하는, 음액을 보충하는 약이다. 따라서 모든 허약한 환자에게 인삼과 황기 대신 사용하거나 마른기침, 식은땀, 눈이 아프거나 허열이 날 때 사용한다. 그러나 열이 심하거나, 설사를 잘하거나, 가슴 답답증이 있는 사람에게는 금기로 되어 있다. 생강차, 구기자차, 대추차 등은 각기 약의 성질에 따라 특징을 갖고 있지만 임신부에 나쁜 영향을 줄 요소는 거의 없다.
그러나 이러한 한약재를 임신중에 차로 만들어 한 가지만 계속 먹는 것은 권장할 만한 일이 아니다. 모든 약물은 장단점이 있는데, 만에 하나 다소의 단점이 좋지 않은 영향을 불러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임신부가 알아야 할 한방약 정보
임신중 금기 한약/ 한방에서 말하는 금기 약품은 독극약 외에 성질이 맵고 열이 많은 것도 포함된다. 또한 땀을 내거나, 설사를 유도하거나, 소변을 통해 이뇨 작용을 일으키는 약재도 임신부에게는 사용하지 않는다. 체액의 손실을 가져와 태아의 성장을 방해하고 유산의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구토를 일으키거나 독성이 있는 약재도 포함되는데, 임신중 금해야 하는 한약재는 약 50여 종 정도다. 반묘, 대황, 파두, 흑축, 구맥, 도인, 홍화, 삼능, 봉출, 소목, 포황, 현호색, 수질, 노회, 부자, 오두, 천오, 초오, 대극, 영사, 오공, 괴화, 남성, 우황, 사향, 선퇴, 조각자, 망초, 웅황, 규자 등이 대표적 금기 한약재다.
피해야 할 건강 식품/ 우리가 건강 식품이나 미용식으로 알고 애용하는 차나 영양제 중에도 임신중에 피해야 할 것이 있다. 어혈을 풀어주는 복숭아씨·홍화·모란 껍질, 땀을 나게 하여 근골의 긴장을 풀어주는 계피·마른 생강, 수분 대사를 조절해 군살을 빼주는 율무·엿기름, 가래를 삭히는 반하, 변비와 피부 미용에 좋다는 알로에 등은 태아에게 손상을 주거나 유산의 위험이 있다.
보약의 가격/ 보약은 한방 병원이나 한의원마다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고, 어떤 약재를 가감했는지에 따라 가격이 달라질 수 있다. 또한 첩당 계산되는지, 재당 계산되는지, 1g당 계산되는지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다만 평균적으로 보혈 작용을 위한 한약은 10만∼15만원 선이고, 조기 수태나 분만 대비를 위한 한약은 7만∼8만원 선이다.
글/ 김영숙(객원 기자) 취재에 도움주신 분/ 장준복(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부속한방병원 부인과 교수)
임신중 보약 먹으면 천재나 기형아가 나온다?
임신중 보약 먹으면 천재나 기형아가 나온다?
경희대한방병원 부인과의 장준복 교수는 "임신 초기에 약물 복용에 특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은 한약의 복용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한약은 그 성분이 풀뿌리나 나무 열매, 식물의 종자, 잎, 줄기 등 생약 성분 위주이므로 대개는 안전한 편이다. 그리고 전문 한의사의 진찰에 따른 처방이라면 걱정할 필요가 없다. 조금이라도 태아와 모체에 해를 주는 약물은 임신중에는 절대로 쓰지 않을 뿐더러, 증상에 꼭 필요한 약재만을 사용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보약이란 신체에서 부족한 것을 보충해주는 것이다. 한방에서 말하는 '신체의 부족'이란 전체적인 불균형상태를 말한다. 불균형상태란 질병이 이미 진행된 상태이거나 곧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태 모두를 말한다. 보약이란 병이 있을 때 또는 병이 없으면서 단지 허할 때 모두 사용할 수 있으며, 치료약과는 구분된다. 보약은 허약한 체질에 기혈을 보충하여 인체기능의 평형을 조절함으로써 질병을 예방하고, 병독을 완전히 제거할 수 없는 경우에는 생명력을 회복시켜 질병치료에 도움을 준다.
그렇다면 임신중에도 보약을 먹어야 한다는 의미일까? 이에 대해 장준복 교수는 "임신은 물론 병이 아니지만 평상시의 몸 상태와는 다르다. 뱃속의 태아는 모체의 기와 혈로 자라기 때문에, 모체는 자연히 기와 혈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임신이라는 특수한 상황 덕분에 고통이 있어도 참고 있는 것보다는 그 상황에 맞게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그래서 사람에 따라 보약이 필요한 것이다. 물론 임신 과정이 정상적인 건강한 임신부라면 보약을 굳이 권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또한 임신부를 보하려는 목적만으로 보약을 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유산을 방지한다든지 입덧을 없애주는 치료의 목적으로 복용하는 것이 태아나 모체를 위해 좋다고 한다. 간혹 건강한 임신부가 보약을 잘못 복용해서 유산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과도한 기와 혈의 보강으로 인해 오히려 인체의 평형 기능이 깨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일례로 모 방송국의 사극인 '명성황후'에서 임신중에 산삼이 좋다 하여 그것을 먹고 유산을 하게 되는 내용이 잠깐 나온 적이 있다. 여러 가지 내용과 정황은 접어두고 산삼은 원래 기를 보하는 보약재인데, 기가 실한 명성황후한테는 오히려 해가 되었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결과적으로 임신중의 보약은 누구에게나 좋은 것이 아니라 사람에 따라 필요한 경우가 있으며, 그것은 반드시 전문의의 처방에 따라 임신부의 상태를 고려해서 복용해야 한다.
임신 초기에 나타나는 유산 조짐이나 입덧, 임신중의 기침이나 감기와 같은 증상들에 대해 안정을 목적으로 한약을 복용하는 경우는 흔하다. 그러나 임신 중반기에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서 단지 기운이 나게 하기 위해 한약을 복용할 필요는 없다. 임신부에게 있어 보약은 허증을 보완하기보다는 임신 전과정을 단계별로 잘 밟아나가도록 도와주는 개념에서 먹어야 하기 때문이다.
한방에서는 일반적으로 임신 과정을 전반기 5개월과 후반기 5개월로 분류하는데, 임신 전반기는 모체 내에서 태아가 안정될 때까지의 시기이고, 임신 후반기는 분만에 대비하는 시기라고 할 수 있다.
한방에서는 유산 위험이 높은 임신 3, 5, 7개월의 홀수 달에 한약을 권하기도 한다. 이 시기에 태아의 장기 형성 등의 변화가 많기 때문이다. 임신부가 유산 경험이 있거나 유산 조짐이 있을 때는 홀수 달에 약을 써서 미리 대비하는 것이 좋다. 또한 허약한 임신부의 경우에는 임신 7개월째 태아가 급속도로 커지면서 혈이 부족해지기 쉬워 보약을 사용하기도 한다. 임신 7∼8개월에는 분만에 대비해 약을 쓰기도 하는데, 이는 분만시의 통증을 완화시키거나 출산을 용이하도록 도와주는 의미에서다.
한편 임신 과정을 도와주기 위한 용도와 달리 질병 치유를 위한 치료약은 보다 엄격한 처방 원칙이 적용된다. 먼저 치료약의 성분은 태아를 안정시키면서 독하지 않은 약재로 구성한다. 또한 임신부의 체질과 임신 시기, 건강 상태, 태아의 상태에 따라서 약의 선택에 신중을 기한다.
한방에서는 '임신중의 질병을 치료할 때에는 몸 속의 열기를 낮추고, 부족한 혈액 성분을 보충하며, 임신에 의해 장애를 받을 수 있는 소화기 계통의 기능을 원활하게 하고, 전체적인 몸의 기운의 흐름을 조절한다'는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한방에서 주로 사용하고 있는 8가지 치료의 대원칙 가운데 땀을 내거나 설사·이뇨를 유도하는 방법은 임신부에게는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와 같은 치료법은 체액의 손실을 가져와 태아의 성장 발육을 저해하고 유산을 초래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한방에서 임신부에게 처방하는 약은 대개가 임신 트러블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다. 트러블을 해소한다는 것은 결국 임신 과정을 순조롭게 해준다는 점에서 한방 처방의 근본 취지와 같다. 단, 아무리 경미한 것이라고 해도 한의사의 정확한 진단을 받고 약을 복용해야 하는데, 일반적인 처방약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오저(입덧)/ 한방에서는 입덧을 일종의 태기 불안, 즉 임신 불안정증의 하나로 여겨 임신을 보다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본다. 임신을 하게 되면 모체는 태아에게 영양분을 공급하는데, 그러다 보니 자신은 영양분이 부족하여 체내에 열기가 발생해 위로 상승하고 위장을 자극함으로 인해 '임신 오저' 현상, 즉 입덧이 나타나게 된다.
증세가 가벼운 경우에는 별로 문제가 없지만, 입덧이 심해 구토가 계속되면 자칫 영양 실조가 되어 태아에게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또한 전과 다르게 한 가지 음식만을 골라 먹는 편식 습관이 생겼다면 이것은 한 장기가 허약해진 탓이다. 가령, 신 것을 좋아하는 것은 간(肝)이 허해졌기 때문이라고 본다.
이때에는 백출·향부자·오약·인삼·감초 등을 사용한 '보생탕'을 처방하는데, 입덧으로 정신은 정상인데 음식 냄새를 맡기 싫어하고 편식하거나 또는 심하게 토하거나 맑은 물을 토할 때 효과가 있다. 이 밖에 입덧의 원인에 따라 위가 약해서 오는 경우에는 위를 튼튼하게 하여 구토를 멈춰주는 '향사육군자탕' 혹은 '보생탕' 등을 먹으면 좋고, 간열(肝熱)로 인한 경우에는 '황련온담탕'이나 '순간익기탕'을 먹으면 간의 화를 꺼주고 구역질을 멈추게 해준다.
유산기가 있을 때/ 유산은 대개 임신 3, 5, 7개월 등 홀수 달에 많다. 만일 지난 임신 때 3개월 만에 유산하였다면 후에 다시 임신을 했을 때에도 같은 시기에 유산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유산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다시 임신이 되었을 때 임신 2개월 반에 접어들 무렵에는 열을 내리고 안태(安胎)하는 약을 몇 첩 써서 유산을 예방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유산 예방에는 일반적으로 백출, 황금, 당귀, 백작약, 숙지황, 사인, 진피, 천궁, 소엽, 감초를 사용한 '안태음'을 쓴다.
임신으로 인해 몸이 부을 때/ 임신 6개월 이후에 얼굴이나 팔다리가 붓는 것을 임신 부종이라고 한다. 특히 임신중독증에 의한 부종일 경우 심하면 전신 경련과 실신, 발작을 되풀이하는 자간증에까지 이르기도 하므로 세심한 치료가 필요하다. 원인에 따라 '백출산', '오령산가미방', '천금리어탕' 등의 처방으로 부기를 제거한다.
난산 예방/ 보통 순산을 위한 한약은 임신 9개월경 체질에 따라 먼저 보름 정도 복용한다. 체구가 크고 뚱뚱하여 움직이기 힘든 사람은 태아를 작게 하는 처방을 쓰고, 모체의 맥이 허약하고 음양이 부조화한 사람은 혈액을 보충하여 태아를 안정시킨다.
한방에서는 예로부터 산달이 되면 분만시 통증을 완화시키고 출산을 용이하게 하는 방법으로 '달생산'과 같은 약물로 산모의 원기를 북돋워주면서 태아가 지나치게 커지는 것을 예방했다. 또, 진통이 오기 시작하면 '불수산', '송수단' 등의 처방으로 진통을 경감시키면서 태아의 만출력을 좋게 해주었다. '달생산'은 대복피·감초·당귀·백출·백작약·인삼·진피·소엽·지각·사인 등으로 구성되며, '불수산'은 당귀와 천궁이 6:4의 비율로 구성된 처방인데 여기에 녹용을 첨가하면 효과가 더욱 좋다고 한다.
불수산이란 말 그대로 부처님의 손과 같이 잘 보살펴서 통증을 가라앉히고 순산을 도와준다는 처방이다. 불수산은 출산 전에 자궁의 수축력을 증가시켜 태의 배출이 용이하도록 할 뿐 아니라 혈액을 충분히 공급하여 산후 혈액 손실을 보충해준다. 또한 골반의 수축을 유도하여 산후 빠른 회복을 도와주고, 자궁 내에 남아 있는 어혈이 신속하게 배출되도록 하여 산후 후유증을 예방해주는 처방이다.
임신중의 질병/ 임신중의 감기나 기침에는 '궁소산', 설사에는 '가미 삼백탕', 위염과 소화 불량에는 '가미곽향정기산' 등을 처방한다. '궁소산'은 황금·전호·맥문동·천궁·진피·백작약·백출 등으로 구성된 임신부용 감기약으로, 태아에 해롭지 않은 처방법이다. 머리가 아프고 오한과 신열이 있으며 기침을 하는 경우에 복용한다.
한약이 좋다고 하여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인삼, 녹용 등의 보약재를 마치 건강 식품으로 생각해 스스로 조제해 달여 먹거나 주위에서 좋다고 권한다고 함부로 복용해서는 안 된다.
장준복 교수는 "한약재는 그 증상이나 체질에 맞게 사용하여야 하며,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경우 여러 가지 문제점을 일으킬 수가 있다. 또한 한두 가지 약물만으로 기대하는 효과를 얻기는 어려우므로 전문가의 정확한 진찰에 따라 적합한 처방제를 복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한 가지 약물의 장기간 복용은 임신이라는 특수 상황 때문에 환자에 따라 더욱 신중해야 하고, 모체의 건강 증진과 체질 개선을 생각한다면 전문의와의 상담이 꼭 필요하다"고 말한다.
일례로 임신중에 인삼을 계속 복용하면 태아에게 열이 전해져 출생 후에도 영향이 있을 수 있고, 녹용 역시 아기에게 비만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치커리나 구기자, 황기 등은 직접적인 해는 없으나 장기간 복용하면 조금씩 독성이 쌓이므로, 임의대로 몇 가지 약재를 선정하여 차를 만든 뒤 물 대신 먹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차로 만들어 먹으면 막연히 몸에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렇게 먹는 차보다는 오히려 고른 음식 섭취와 적당한 운동이 임신부 자신과 태아에게 이롭다.
녹용/ 녹용은 그 성질이 온하며 주로 간신을 보하는 작용을 갖고 있어서 허리와 무릎이 시고 아프거나, 머리가 어지럽고 귀가 잘 안 들리거나, 눈이 침침해지는 등의 전반적인 기능 쇠퇴 현상이 나타나면 사용하는 약이다. 그래서 한방에서는 노화 현상으로 인한 여러 가지 기능 쇠퇴가 나타날 때 종종 사용한다. 체질 의학으로 보면 녹용은 태음인 약으로 분류하여 주로 허약한 태음인에게 투여하고 있다.
소양인에게 투여할 경우엔 설사를 하는 등의 부작용이 생기기도 한다. 녹용은 사람들에게 무조건 좋은 약으로만 알려져 있는데, 복용자의 상태와 체질을 고려하지 않으면 효과가 없는 약재다.
인삼/ 인삼이 흔해지다 보니 인삼을 단순히 건강 식품쯤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분명히 말하건대, 인삼은 '약'이다. 따라서 잘못 쓰면 오히려 해로운 경우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인삼은 성질이 열한 식품으로 몸이 냉한 체질이나 허한 병증에 사용하면 도움이 되지만, 몸에 열이 있는 체질이나 열성인 병증에 복용하였을 때는 몸의 균형과 조화를 잃게 된다.
임신중에는 태아를 일종의 '열 덩어리'로 보기 때문에 아무리 평소 몸이 찬 체질이었더라도 열성이 강한 인삼 한 가지만 장기 복용하는 것은 생리적으로 좋지 않다. 게다가 인삼은 기를 보완하는 선약으로서 확실한 위치를 차지하는 약물인 만큼 그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따라서 임신부라면 특히 진료를 받은 뒤 복용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좋겠다.
황기/ 황기는 한약재 중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보약 중의 하나다. 기운을 보하고 땀구멍을 막아주는 작용이 있어서 여름에 땀이 많이 나는 경우 닭과 함께 고아 먹으면 기운이 나고 땀도 줄게 된다. 또한 두드러기에 황기를 사용하기도 하는데, 보통은 다른 약재와 함께 처방하여 사용하며 황기 하나만 장기간 복용하지는 않는다. 부작용으로는 열이 많은 체질인 사람의 경우 머리가 아프거나 가슴이 답답하고, 잠이 안 오거나 흥분되는 작용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각종 차: 둥굴레차, 구기자차, 생강차 등/ 둥굴레는 한방에서 '위수'라 명명하는, 음액을 보충하는 약이다. 따라서 모든 허약한 환자에게 인삼과 황기 대신 사용하거나 마른기침, 식은땀, 눈이 아프거나 허열이 날 때 사용한다. 그러나 열이 심하거나, 설사를 잘하거나, 가슴 답답증이 있는 사람에게는 금기로 되어 있다. 생강차, 구기자차, 대추차 등은 각기 약의 성질에 따라 특징을 갖고 있지만 임신부에 나쁜 영향을 줄 요소는 거의 없다.
그러나 이러한 한약재를 임신중에 차로 만들어 한 가지만 계속 먹는 것은 권장할 만한 일이 아니다. 모든 약물은 장단점이 있는데, 만에 하나 다소의 단점이 좋지 않은 영향을 불러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임신중 금기 한약/ 한방에서 말하는 금기 약품은 독극약 외에 성질이 맵고 열이 많은 것도 포함된다. 또한 땀을 내거나, 설사를 유도하거나, 소변을 통해 이뇨 작용을 일으키는 약재도 임신부에게는 사용하지 않는다. 체액의 손실을 가져와 태아의 성장을 방해하고 유산의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구토를 일으키거나 독성이 있는 약재도 포함되는데, 임신중 금해야 하는 한약재는 약 50여 종 정도다.
반묘, 대황, 파두, 흑축, 구맥, 도인, 홍화, 삼능, 봉출, 소목, 포황, 현호색, 수질, 노회, 부자, 오두, 천오, 초오, 대극, 영사, 오공, 괴화, 남성, 우황, 사향, 선퇴, 조각자, 망초, 웅황, 규자 등이 대표적 금기 한약재다.
피해야 할 건강 식품/ 우리가 건강 식품이나 미용식으로 알고 애용하는 차나 영양제 중에도 임신중에 피해야 할 것이 있다. 어혈을 풀어주는 복숭아씨·홍화·모란 껍질, 땀을 나게 하여 근골의 긴장을 풀어주는 계피·마른 생강, 수분 대사를 조절해 군살을 빼주는 율무·엿기름, 가래를 삭히는 반하, 변비와 피부 미용에 좋다는 알로에 등은 태아에게 손상을 주거나 유산의 위험이 있다.
보약의 가격/ 보약은 한방 병원이나 한의원마다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고, 어떤 약재를 가감했는지에 따라 가격이 달라질 수 있다. 또한 첩당 계산되는지, 재당 계산되는지, 1g당 계산되는지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다만 평균적으로 보혈 작용을 위한 한약은 10만∼15만원 선이고, 조기 수태나 분만 대비를 위한 한약은 7만∼8만원 선이다.
취재에 도움주신 분/ 장준복(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부속한방병원 부인과 교수)
육아잡지 앙쥬에서 읽은 내용인데 도움이 될 것 같아 복사해서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