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열녀의 이야기

오스카2003.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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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시대,

송(宋)나라 강왕(康王)의 문객(門客) 중에 한빙(韓憑)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하(何)씨 성을 가진 빼어난 미인을 아내로 맞이하였다.

그런데 강왕은 한빙의 아내를 빼앗고, 한빙을 잡아다가 성단형(城旦刑)에 처하였다.

한빙의 아내는 몰래 남편에게 은밀한 비유로 되어있는 다음과 같은 글을 보냈다.
"오랜 비 그치지 않으며, 강물은 크고 물은 깊으니, 뜨는 해는 나의 마음."

그런데 그때 갑자기 한빙이 자살하였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한빙의 아내는 일부러 옷을 썩게 하고, 어느 날 왕과 함께 누대에 올라갔다.
한빙의 아내가 누대에서 뛰어내려고 하자,
옆에 있던 사람들이 그녀를 붙잡았지만 그녀의 옷이 이미 낡아 있었으므로 그녀는 떨어 죽고 말았다.
한빙의 아내가 띠에 지니고 있던 유서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었다.
"왕은 제가 살기를 바라지만 저는 죽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원컨대 저의 주검을 남편과 함께 묻어주시기 바랍니다."
화가 난 강왕은 그녀의 유언을 무시하고, 두 사람이 서로 보이는 곳에 무덤을 만들게 하였다.
그리고 강왕은 이렇게 말했다.
"그들 부부의 사랑은 끝이 없으니, 만약 그들이 자신들의 무덤을 합치게 할 수 있다면, 나는 그것을 막지 않겠다."

그런데 하룻밤 사이에, 두 무덤 끝에 커다란 가래나무가 자라기 시작했는데,
열흘이 지나자 서로를 감싸고 휘어지며 서로에게 향하였다.
뿌리는 아래에서 서로 얽히고, 가지는 위에서 서로 얽혔다.
또한 암수 원앙새 한 쌍이 늘 나무 가지 위에 깃 들며, 아침부터 저녁까지 나무를 떠나지 않고,
서로 목을 꼬고 슬피 울었는데,
그 소리는 사람들을 감동시켰다(又有鴛鴦雌雄各一, 恒棲樹上, 晨夕不去. 交頸悲鳴, 音聲感人).
송나라 사람들은 이를 슬퍼하여, 그 나무를 '상사수'라고 부르게 되었으며,
'서로를 그린다'는 말을 여기에서 나왔다(宋人哀之, 遂號其木曰相思樹, 相思之名, 起于此也).
남쪽 사람들은 이 새들을 한빙 부부의 영혼이라고 말한다.
지금 수양현(휴陽縣)에는 한빙성이 있으며, 그들이 불렀다는 노래는 지금도 전하여진다.

* 성단형(城旦刑)이란, 머리를 깎고 형구를 씌운 채 낮에는 변방을 지키고 밤에는 성을 쌓는 4년 동안의 형벌을 말한다.

* 憑(기댈 빙) 雌(암컷 자) 雄(수컷 웅) 恒(항상 항) 棲(살 서) 晨(새벽 신) 頸(목 경) 悲(슬플 비) 遂(이를 수)

* 鴛鴦之契(원앙지계; A couple of love-birds)
금슬(琴瑟)이 좋은 부부(夫婦)」를 비유한 말이다. 「鴛鴦契(원앙계)」라고도 하며, 유사한 표현으로 「相思樹(상사수)」라는 말이 있다.

* 鴛(yuan1; 원앙 원; 鳥-5획) 鴦(yang1; 원앙 앙; 鳥-5획) 之(zhi1; 갈 지; 별-3획) 契(xie4; 맺을 계; 大-6획)

* 출처 : 동진(東晉) 간보(干寶)의 <수신기(搜神記)>
<수신기>는 동진(東晉: 317-420)의 사학자(史學者) 간보(干寶)가 신령하고 괴이한 고사를 모아 20권으로 펴낸 책이다. 간보는 자가 영승(令升)이며, 신채(新蔡; 지금의 하남성) 사람이다. 원제(元帝: 317-322재위) 때 저작랑이라는 관직에 있으면서 진나라의 역사인 <진기(晉紀)>를 편찬하였다.

* 열녀불경이부(烈女不更二夫) : 열녀는 두 지아비를 섬기지 않는다.

【English】

-A good wife makes a good husband.
(좋은 아내가 좋은 남편(男便)을 만든다)
-The felicity of husband and wife.(부부 사이의 지극한 복)
* felicity: 지복(至福), 경사(慶事)
-Conjugal affection.(부부애(夫婦愛))
-Marital harmony.(부부의 조화(調和))
* marital: 결혼(結婚)의, 부부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