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때만 되면 생각나는 서운했던 시어머니의 한마디

marie2007.11.14
조회3,408

작년 추석 즈음에 오른손을 다쳐서 깊스 하고 있다가

오른손이라 자꾸 물 쓸일이 생겨서 손이 덧났었어요.

김장 일주일 전쯤이 시어머니 생신이라 시댁 식구들이 모였는데 제 깊스한 손을 보자마자

"넌 그 손 아직도 안나았냐?"  "넌 올해는 (김장에)내려오지 마라!!!" 하면서 못마땅해 하시던 시어머니 얼굴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저 역시 손 아파서 제때 제때 처리하기가 힘드니 집안일은 쌓여만 가고 스트레스 받고 있던 터였는데 그런 얘기 들으니까 무척 서운하대요.

자기 딸이었으면 그랬을까 싶고 말이죠.

누군 뭐 아프고 싶어 아픈 사람 있나요?

매년 내려가서 김장 도와드렸는데 작년에 손땜에 못갔더니 김치도 안주시대요? ㅋㅋ

딸네는 매년 안내려갔어도 김치 담자마자 차에 실어서 시아버지랑 운전하고 오셔서 손수 김치냉장고에까지 넣어주고 가시드만...

뭐, 딸이 아니니 그러려니 했습니다만, 사람 몸 아플때 그러니까 서운하긴 제대로 서운하더군요.

나중에 들었는데 그런 시어머니께 시아버지가 한말씀 하셨다더군요.

"당신 사람이 왜그래? 지금 딸이랑 며느리 차별하는거야? 왜 딸만 김치주고 며느리는 매년 내려오다가 올 한해 손아파서 못왔다고 김치도 안줘~ 얼른 갖다줘!!!"  ㅋㅋㅋ

 

올해는 11월 말에 저희가 소형 평형의 새 아파트 사서 입주 해요.

작년 김장때 저 손아파서 고생하고 속상했던 일을 잘 아는 남편, 엄마 김장 날짜에 딱 맞춰서 이사가자고 하는 바람에 그 핑계대고 올해는 김장에 안갈려고 합니다. (그나마 남편이 제 편이 되주니 고맙더군요)

이사 나가고 나서 전세금 빼주겠다는 집주인 때문에 이사날짜를 늦추게 되서 결국 김장 지나서 저희는 이사하게 되긴 했는데요.

 

이사를 가긴 가야겠는데 지금 사는 전세집 주인이 돈을 안빼줄려고 해서 한참동안 속이 시끄러웠거든요.

이런 얘기 물론 시어머니도 아시구요. (제가 일부러 말씀 드렸죠. 아무 얘기도 안하고 있으면 어려운줄 모르시길래)

새집 샷시며 확장이며 등기며 세금이며 집사서 이사하는데 뭐 그리 챙길건 많은지....

 이사땜에 정신없어 죽겠는데 이사간다해도 처음엔 "김장 언제 하러 올래?" 하면서 김장 걱정만 하시더니(아니 저 없을때는 대체 김장을 어찌 해드셨길래 저희 이사간다는데도 김장 얘기만 하시는겨!!! 하고 또 속좁은 저는 살짝쿵 서운했답니다)

전세집 얘기 하니까 그때사 "니가 집을 처음 사봐서 뭘 잘 몰라서 그러는데 다들 그러고 살아. 그게 뭐그리 바쁜 일이라고 호들갑이냐? " 하시더니 "근데 전세금 못돌려 받으면 안되니까 김장에 오지말고 그거나 신경써라" 하시대요.

저더러 니가 집을 처음 사봐서 뭘 몰라서 그런다고 핀잔하시는걸 들으니 저희 시어머니를 포함한 다른 분들은 집을 자주 사시나보다. 생각 들더군요. ㅋㅋ

일생에 서울시내 살면서 부모 도움 전혀 없이 내 집 사는 일이 몇번이나 되던가요?

그러고보니 지금 집 전 집에서 지금 집으로 이사한다 할때도 "집 이사하는데 니가 하는게 뭐가 있다고 바쁘냐?" 하시던 분이었죠. ㅎㅎ

 

입장 바꿔 당신 딸이 이사간다 했으면 설사 전세집 문제가 없었다고 해도 "김장 언제 올래?" 소리 하셨을까 싶으니 저도 참....

제가 아직도 시어머니에 대한 기대감을 접지 못하고 있나봅니다. 기대가 없음 실망도 없는 법인데....

 

오늘 하루도 마음 비우는 법을 연습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