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배추 주고도 욕먹는 친정부모님

망할놈의김장2007.11.14
조회43,963

저희 친정부모님은 시골에 내려가 계십니다.

한달전부터 전화하셔서 김장철에 맞춰 저희 시댁 주려고

배추와 무를 심어놨으니 때되면 뽑아놓을테니 가져가라고 하시더군요.

요즘 배추값 비싸잖아요.

시어머니도 좋아하시더라구요. 넉넉히 30포기는 준다고 하시니까.

그런데 저희 시할머니(우리 시어머님의 시어머님)도 시골에 계십니다.

몰랐는데 일주일전쯤에 배추 심어놨으니 시골 내려와서  김장하자고 그러셨나봐요.

그것도 시아버님한테 전화하셔서요.

사실 저희 시어머님, 시집살이를 정말 굉장하게 하신 분이시거든요.

(어머님께 시집살이 얘기 들었는데 이때까지 참고 사신게 존경스럽더군요...)

그럴때 시아버지는 중간 역할 전혀 못하고 자기 어머니 편만들고 자기 마누라만 잡아대고 했다더군요.

그래서 저희 시어머니는 저에게 굉장히 잘해주십니다.

저랑 남편이랑 안좋은거 같으면 제편들어서 남편만 혼내시고 할정도로....

본인이 워낙 괴롭힘을 당해서 물려주고 싶지 않으신 거죠....

저희 시어머니는 제 친정부모님한테 배추받아서 집에서 김장하고 싶어하시죠.

(보기싫은 시할머니보러 시골까지 가서 고생하고 김장하기 싫으신거죠..완전 일꾼이니까..거기가서

혼자 고생하고 김장해봐야 시누 두명한테 다 싸보내고 저희 시어머니 몫은 조금밖에 안준대요)

그래서 시아버지,시어머니,신랑,저 있는 자리에서

저희 친정집에서 배추를 주시기로 하셨는데 어쩌지...하셨죠.

시아버지 역시 난리난리입니다.

제가 앞에 있는데도 시어머님한테

"에이씨, 무조건 시골 내려가서 김장해! 어디서 가기 싫으니까 핑계질이야!"

"멍청한 생각하고는 어머니한테 얻어먹는게 맘편해, 사돈한테 얻어먹는게 맘편해?!"

여기까지 듣고도 전 맘이 불편해졌지요. 이외에도 몇마디 더 했는데 제가 생략해서 쓴겁니다.

아니 울 친정부모님이 시할머니가 배추 주실걸 아셨냐고요.

순전히 좋은 맘으로 바쁜일 하시면서 배추까지 심어서 뽑아 주신다는데.....

그런 말씀은 좀 저 없을때 하시지....

그런데 시아버님 이젠 저한테까지 말하십니다.

"너네 친정에선 너희 먹을것만 가져와.우린 우리대로 시골가서 김장해올테니."

"그리고 너네 어머니 안간다면 너혼자라도 시골가서 김장해"

저 아직 김장김치할줄 모릅니다...저희 친정도 일이 바쁘셔서 김치 못담가주시고 배추만 주시는거구요.

"그리고 너도 부모님한테 앞으로는 절대 그런거 해주시지 말라고 해! "

마치 우리 부모님이 부탁하지도 않은거 준다고 설쳐서 이렇게 됐다는 듯한 말투....

아...여기서 정말 울컥 하더군요.

친정부모님의 순수한 마음이 처참히 밟혀버린듯한...

안그래도 속으로 다신 그런거 해주지 말라고 말해야지...절대....

울 친정부모님 고생만 하고 좋은 소리도 못듣고 이게 뭐야...

그 비싼배추 준다면 다른집 같으면 좋아서 입찢어지련만.....

제 표정이 완전히 굳어버렸지요. 울 어머님 괜히 제 눈치 살피시구....ㅠㅠ

시아버님도 말실수를 깨달으셨는지 그때부턴 좀 수그러 드시더군요.

아무튼 이번 주말에 저희 모두 시할머니 시골에 김장하러 갑니다..

울 시어머님이 어차피 거기가도 김치 조금밖에 안주니까

친정부모님껜 20포기 받아서 따로 김장 또 하자고 하시더군요...

 

시아버지가 제일 미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