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거부하네요...

며늘...2003.07.18
조회2,830

조산기가 있는 관계로 시댁못간지 한달여.

이주전쯤 시모 전화통화하다 돈이야기로 힘드네 어쩌네 하시길래,

나도 힘들단 소리 했다가 본전도 못찾은 후 전화드려도 냉랭.

울 랑이한테 난 쟤가 돈얘기하면 디게 기분나빠하셔서 랑이랑도 하루이틀 냉전.

그래도 부모님인데, 울 랑이 키워주시고 길러주신 부모님인데,

내가 옹졸해지면 안되겠다싶어 전화로 애교떨어봐도 냉랭.

 

근 2주동안을 찬바람 쌩쌩부는 목소리 마주대하려니 인내에 한계도 오고.

그러나 어쩌랴싶어 그래도 한다고 했는데...

 

문제는 엊그제 초복.

울 시모 문화센터를 세군데나 다니시는 관계로 집에 계시는 시간 불확실.

아침에 전화드렸더니 안받으시고.

점심때 전화드렸더니 안받으시고.

시부 핸펀, 시모핸펀 열심히 눌러대도  다 안받으시고.

결국엔 두분다 문자로 초복인데 더위 많이 타시지 말으시라고,

맛난 보양음식 사드려야되는데 몸상테가 이래서 못가니 죄송하다고,

저녁에 별일 없으시면 낼 휴일이고 하니 저희집오셔서 저녁드시고 주무시고 가시라고.

한참을 기다려도 문자는 커녕 전화도 없길래,

다섯시 넘은시간 다시 핸펀으로 집으로 열심히 전화기 돌려댔죠.

열번도 넘게 울린 후 집전화 도련님이 받대요.

엄마가 연락이 안되서 그러는데 아직 안 오셨냐 그랬더니,

들어오셔서 주무신다네요, 피곤하시다고.

형수 전화온거랑 문자 받으신거랑 말씀은 하시더라고.

근데 안가신다고 하더라고 하더군요.

 

좌우간 좀 있다 전화 다시 드린다 하고 .

다시 통화가 됬는데 여전히 찬바람 쌩쌩.

오셔서 맛있는거 사드린다고, 제가 못찾아뵈서 죄송하다고, 낼 휴일이니 오셔서 쉬시다 가시라고 문자로 날렸던거 다시 조목조목 말씀 드리는데,

한마디로 노~

그 다음 마디 끊어라. 뚝.....

 

어제 아침.

시부  문자랑 핸펀 온거 모르셨다고,

저녁이나 같이 먹도록하자시대요. 내려오신다고.

저녁시간...시부 도착하셨다고 내려오라고 전화주셔서 내려갔더니.

시부 차밖에 나오셔서 제가 달려가 안아드리길 기다리고 계시고,

(시댁 식구들이 하도 무뚝뚝해서 제가 시댁 다닐때마다 꼭 껴안아드리거든요, 들어갈때,나올때. 울 아가씨도 워낙에 잔정이 없어서 생전 포옹못받아보시다 며늘이 포옹해드리고 가끔씩 서비스로 볼에 뽀뽀한번씩 해드리면 울 시부 참 좋아하세요.)

도련님 저 어그적 대며 걸어오는거 보더니 차에서 내리고,

울 시모?

제가 차문 열고 포옹해드릴때까지 꼼짝도 안하시더군요.

그나마 포옹도 피하실려고 하시고.

 

좌우간 약간 무색, 무안하긴했지만 모시고 식당으로 갔죠.

한마디 말씀이 없으시더군요,

눈도 안마주치고.

얼마나 무안한지.

그래도 열심히 퍼드리고, 짜드리고.

어케 먹었는지 모르지만 어찌어찌 먹고 나와서,

집에 들어가셔서 과일드시자니 아버님 걍 올라가신다고 하시대요.

그래도 서운해서 안된다고 여기까지 오셔서 걍 가시면 제가 너무 서운하다고,

들어가시자고 아파트 현관앞에서 한참을 실갱이를 했는데,

울 시부 기어이 그냥 가시겠다더라구요.

 

혹시나 하고 손지갑에 기름값 조금 봉투에 담아뒀던거 올라가시는데 기름 넣으시라고 드리니

시부 맛있는거 사먹으라며 넣어두라는거 억지로 앞좌석에 밀어넣는데,

울 시모 내내 한마디 말씀없으시다가,

뭐하는데 조금 담았냐? 돈없단 소리 하지말고 넣어둬라. 조금이면 받을 필요도 없지.

하시는데 정말 어찌할 바를 모르겠더라구요.

그냥 성의라 생각하시고 받으시라고 아버님 뒤에서 한번 더 껴안아 드리고,

여전히 차속에 붙박이처럼 앉아계신 어머님 안아드리려고 팔뻗었는데.

 

내 팔 무색도 하여라.

휘~익.

밀어내시대요.

그래도 어거지로 안았더니 등돌리고, 고개돌리고.

 

얼마나 더 인격수양을 해야만 될른지.

언제까지 계속 그러실건지 모르겠네요.

귀한 아들 데리고 갔다고 닭똥같은 눈물 뚝뚝흘려대시던 그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한데.

그 귀한 아들 장가보내시면서 해주신거라곤 정말이지 아무것도 없으시면서.

신랑월급쪼개고쪼개 사느라 팍팍하단 소리 한번했다가 여파가 참 크게 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