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째 맞는 부모님의 이혼위기입니다

혼란스럽다2007.11.19
조회359

저는 지금 스무살 여자이고 대학생입니다

저희 가족은 지방에 살고 저는 대학때문에 자취를 하구요

엄마, 아빠, 동생이 두명 있습니다

 

소개는 여기까지,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저희 부모님, 중매로 결혼하셨고 사이가 별로 안좋습니다

엄마는 책도 많이읽고, 온화하고, 정말 존경스럽고

본보기가 되는, 외모도 고상한 이미지의, 그런 분입니다

반면에 아빠는 말투도 험하고 자기 중심적이고

아무튼 제가 어릴때부터 아빠를 많이 싫어했습니다

서로 너무 많이 다른 두 사람이 20년동안 그래도

이런저런 안좋은 일도 많았지만 즐거운 추억도 많이 가진채로 살아왔는데

제가 집에서 나오면서부터 분위기가 급 악화되고

여러차례의 폭력과 폭언에 견디다 못해

엄마가 집에서 나와버렸습니다

 

처음 엄마가 나왔을때 외갓집에 가 계셨고

아빠는 엄마의 행방은 모르고 엄마는 이혼 소송을 준비하셨습니다

저는 엄마가 어디서 뭘 하는지 다 알고 있었죠

외할머니 할아버지는 아빠가 어떤 사람인지 대충 알고있고

또 엄마가 많이 힘들어하니까

마음은 아프지만 이혼하는데 반대는 안하셨습니다

그냥 "애들을 봐서 다시 생각해봐라" 는 말씀은 종종 셨지만

항상 엄마의 생각을 존중하고 믿어주는 분들이셔서

말리지는 않으셨습니다

그동안 아빠는 또 아빠대로

동생들 둘 밥챙겨먹이고 학교보내고

또 엄마가 어디서 뭐하는지 불안하기도 하고

하루가 멀다하고 저한테 전화해서 하소연하고

몇날 며칠을 그러다 보니 아빠의 하소연에 저는 또 넘어가서

엄마에게 아빠가 마음을 고쳐먹은거 같다

내 동생들 마음이 지금 어떻겠냐 하면서 엄마를 다시 설득했고

아빠는 엄마가 어딨는지 안 후로는

외갓집에 가서 외할아버지께 용서를 빌고

결국은 엄마가 다시 집에왔죠

 

그렇게 며칠은 평온하고 좋았습니다

근데 며칠이 지나자 아빠가 또 엄마를 괴롭힙니다

"어디 한번 또 나가봐라, 잘 나가더구만"

"니 아버지가 니 이혼하라고 돈 대주더냐"

"나가있는동안 어디서 뭐했냐, 어느 놈 만났냐"

이런식으로...........................

 

그러다 어느날 밤 폭력이 있었고

엄마는 아빠한테 맞다 그대로 잠옷바람으로 뛰쳐나와

택시타고 또 외할머니집에 갔다고 합니다

그 상황에 다시 집으로 들어가는건 맞으러 가는거고

달리 갈데는 없고

엄마한테 그 얘기를 들으면서 얼마나 울었던지

그러다 여름방학이 됬고 저는 마침 동생들을 돌봐야겠기에

집으로 내려갔습니다

밤마다 술이 아니면 잠을 못드는 아빠는

매일 눈물로 저를 앞에 앉혀놓고 하소연했고

직접 동생들을 보니 가슴도 아프고 해서

정말 엄마 마음 굳게 먹었었는데

또 모진말까지 해가며 엄마를 오게 했습니다

그땐 저희 할머니까지 외갓집에 가서 부탁했고

엄마는 결국 아빠랑 공증까지 써서

(폭력, 폭언금지, 혹시 이혼하게 되면

어느 부모에게 갈지는 아이들 선택에 따를것,

재산중 얼만큼은 엄마에게 줄것 등)

집에 왔지만

 

한달도 못가서

엄마에게 병신이라느니 멍청한년이라느니

어린 동생들 앞에서도 이런 말을 서슴없이 했답니다

 

또 큰 싸움이 일어났고

아빠는 엄마에게서 경제권을 뺏고 생활비를 안주고

때리고, 현관 앞으로 끌고 가서 나가라고 발길질하고

그런 상황에서 엄마가 경찰에 연락했답니다

그 길로 엄마는 경찰차 타고 병원가서 진단서 끊고

다시 집에 들어가지 않고 이번에도 외할머니집에 갔습니다

제가 잠시 시간을 내서 외갓집에 가봤더니

외할아버지 할머니는 저희 엄마가 왜 이혼할려는지 모르시더군요

"어떻게 내가 맞고 쫒겨나왔다는걸 외할아버지한테 말하겠냐

얼마나 가슴이 아프시겠냐" 라고 엄마가 말합니다

외갓집에서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으려니 하고

엄마에게 이혼하게 되면 남에게 의지하려 하지말고

스스로 힘으로 애들 잘 키워야 한다고 격려만 해주십니다

 

지금 엄마는 직장을 얻었고

집에서 동생들을 데려오기 위해 집을 구하고

나름대로 계획을 세우고 열심힙니다

 

지금 학교 다니느라 직접 보지는 못하지만

어린 동생들이 옷이나 머리나 깔끔하게 해 다니는지

숙제나 학원은 빼먹지 못하는지 엄마도 저도 걱정이 많습니다

제일 걱정되는것은

어릴때부터 항상 저런 아빠는 없었으면 좋겠다 해도

그래도 막상 이혼이라고 하니 동생들은 엄마랑 살테니

아빠가 신경이 쓰이고 아빠혼자 살면 맨날 술에

폐인처럼 살까봐 걱정입니다

사실 아빠 형제가 한명 더 있는데 그분도 이혼하신 이력이 있어서

아빠까지 이렇게 되면 할머니 할아버지가 받으실 충격도

 

사실은 제 자신이 가장 걱정입니다

제 나이는 성인이기때문에 부모님에게서 벗어나

양육권 이런게 없어서 뭐 엄마에게 간다거나 아빠에게 간다거나

그런건 없습니다만 아무래도 동생들이 있는

엄마한테 많이 기울겠지요

동생들이, 아빠없는 가정에서 살게 될거라는게 슬픕니다

제 자존심에 남들이 우리를 동정할것도 너무 미치도록 싫고

또, 지금가지 부족한거 없이 지내다가

엄마가 지금 나이에 혼자 번걸로 살아가려면 앞으로 얼마나 힘들지

이혼이 현명한 선택인지 아직 확신이 안섭니다

두번이나 엄마를 설득해서 데려왔지만

번번히 아빠는 저와 엄마를 실망시켰고 폭력까지 썻고

그래도 저는 또 아빠를 믿어보고 싶고

이혼한 후 서로 힘들어질 앞날을 생각하기도 힘듭니다

엄마가 어디서 알아봤더니

폭력 남편은 고쳐지는 경우가 거의 제로라네요

그런 아빠밑에서 자란 자녀들도 상담치료를 받아야 하고

 

그래도 저 대학가기 전까진

같이 등산도 자주가고, 낚시도 가고 야식도 많이 먹고

나름 좋았던것도 많은데 왜 이렇게 된건지 슬퍼 죽겠네요

아빠랑 대화는 거의 없었지만 해달라는건 다 해줬고

은근히 농담도 잘 걸고 그랬는데

 

정말 어떻하면 좋을까요

솔직히 아빠 거친 성격이고

예전에도 올해처럼은 아니었지만 부부싸움 할때 가끔 폭력 있었고

엄마가 너무 순하니까 만만히 보는 경향도 있고

그래도 막상 이렇게 엄마가 이혼하자 하면

정말 뉘우치는것 같긴 해요

근데 두번이나 당한게 있으니 당연히 안믿죠

 

동생들한테도 전화해보면

"엄마가 없어서 속상해?" 물어보면

"아니, 그건 아니야, 요즘 싸우는꼴 안보니 좋아, 별로 불편한건 없어" 랍니다

예전처럼 싸울까봐 마음졸일 일 없고, 잔소리할 사람 없으니 좋은가봅니다

정말, 아빠만 엄마를 그렇게 괴롭히지만 않으면 좋을텐데

 

그래도 엄마는 충격받을 할머니 할아버지 걱정하고

아빠한테는 미련도 미움도 이제 싹 버리고

저희보고도 이렇게 됬지만 아빠 자주 찾아보고

명절때도 할머니집 꼬박꼬박 가야되는거랍니다

 

이런일이 한두번이 아니니

이모들은 이제 두팔 걷어붙이고 엄마 이혼을 돕고

아빠는 엄마 마음 돌리게 도와주지 않는 외가 식구들을 정말 증오하는 정도니까

다시 잘 된다해도 막막하고

 

톡에 글올린 사람들중에 어떤 사람들은

그래도 아빠가 같이 살때가 좋았다고 하는 사람들 종종 있잖아요

어떤 사람들은 그런 부모랑 살바엔 이혼이 낫다 하기도 하고

해결책이 정해져 있는거 같지 않아요

속상한 마음에 주절주절 적긴 했는데

뭔가 대책이 있을까요? 조언좀 해주세요..............

너무 길어서 다 읽을분도 없을거 같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