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칼리 나무#2

아레쿠스2007.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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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시계를 보니 벌써 8시가 넘었다.

밥 때가 지나서 그런지 뱃 속이 텅 비었다.


소영은 집으로 향하는 걸음을 재촉했다.


일단 집 앞의 마트에 들려서 반찬거리를 사기로 했다.

 

'집 안의 전기 밥솥에 밥은 아직 남았었지?'


이틀이 지나긴 했지만 개의치 않는다.

밥이 밥솥 안에서 약간 푸석해지거나 눌러 붙는 정도는

자취 생활에선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

평소 소영의 지론이다.


마트에 들러 진열대를 둘러본다.

 

다듬고 씻어야 하는 등의 손이 많이 가는 채소는 귀찮아서

사지 않는다.


결국 튀김 매장과 반찬 매장에서

완제품을 몇 가지만 골라 바구니에 넣는다.

그리고 3분 미역국을 몇 개 챙겼다.


소영이 사는 아파트는 지은 지 20년이 지난 곳이다.

리모델링을 하지 않아서 건물 외관을 바라보고 있으면 절로 우울해진다.


전세라서 집세 부담은 별로 없지만 여름에 덥고

겨울에 추운 전형적인 옛날 아파트다.


돈만 있었다면 애초에 아무 미련없이 떠나버렸을 것이다.


현관 앞에서 열쇠를 꺼내려는데 뭔가 발 끝에 닿는 느낌이 있다.

무심코 아래를 내려다보니 커다란 물체가 바닥에 놓여 있었다.



“으.....으악 !”


무심결에 소리를 쳤다.


뭔가 물컹한 느낌에 처음엔  동물 사체가 누워 있는 줄 알았다.


소영은 두 세발짝 성큼 뒤로 물러나자 잠시 후

컴컴한 복도 바닥에서 물체가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어?”


소영은 눈을 동그랗게 뜬다.


“...........선배?”


어둠 속에 쭈그리고 있던 물체가 일어나서 허리를 펴자

껑충한 여자가 소영의 시야에 들어온다.


“세상에......여기서 대체 뭐하고 있는 거예요?”


여자는 양 팔을 쭉 뻗어 기지개를 편다.

티 셔츠가 짧은 탓에 아래로 하복부가 노출된다.


7부 바지 밑으로 드러난 다리도 말라깽이라서 더 길어 보인다.


몇 년만에 보는 모습이지만 마른 체형은 하나도 변하질 않았다.


“후아함....”


여자가 아주 달게 하품을 한다.

소영과 눈이 마주친다.

여자의 눈망울이 흐리멍텅하다.


“아우......잘 잤다.”


뭐? 이 복도 바닥에서 자고 있었단 말인가?


“우왓!!!”


여자가 갑자기 소영을 덥석 안는 바람에 소영이 비명을 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