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가게 문을 열고 들어가자 고기 굽는 연기가 장난이 아니었다. 소영은 속으로 안절부절 못한다. ‘어휴........옷에 냄새 엄청 배겠구나.’ 소영의 걱정은 아랑곳 않고 선배는 뭐가 그리 신나는지 콧소리까지 내면서 자리에 앉는다. 소영은 엉거주춤하게 맞은 편에 앉았다. 바닥을 쳐다보니 그냥 시멘트다. 테이블도 드럼통을 잘라서 만든 것이다. 소영은 불편한 마음을 누르고 테이블 위의 메뉴판을 펴보았다. 흔한 동네 고깃집 메뉴가 주욱 눈에 들어온다. 그래도 이 중에서 제일 먹을 만한 게 뭘까? 어? 차돌박이가 있네! 그래, 이게 그나마 낫겠다. “선배....우리 뭐 먹을까요?” 소영은 일단 넌지시 선배에게 묻는다. “삼겹살!” 선배는 메뉴판 볼 생각도 안 하고 외친다. “...............” “왜? 넌 딴 거 먹고 싶니?” 소영이 아무 말이 없자 선배가 묻는다. “아, 아니요. 그걸로 주문하죠.” 소영이 종업원을 부르려고 한 손을 들었다. “여기요. 삼겹살로 2인분만 주세요.” 소영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선배가 잽싸게 말을 덧붙인다. “아줌마, 소주 시원한 걸로 일단 1병 주세요.” “..........................” “너 예전엔 술 꽤 했잖아? 오랜만인데 한 잔은 해야지!” 소영은 뭐라 말하기도 귀찮아서 가만 있기로 했다. 이윽고 갖가지 반찬이 나오고 불판 위의 삼겹살에서 지지직하는 연기가 피어오른다. 선배의 젓가락이 불판 위에서 신나게 날아 다닌다. 소영이 보기엔 채 익은 것 같지도 않은 고깃 점을 후딱 후딱 잘도 집어 먹는다. 저러다 기생충 감염이라도 되는 게 아닐까 걱정이 다 될 정도였다. “넌 왜 안 먹구 그러고 있니?” 볼이 터지도록 고기를 우물거리면서 선배가 묻는다. “네? 아니...저도 먹고 있어요....선배. 많이 드세요.” 소영은 사실 딱 한점을 입에 넣고는 젓가락을 놓고 있었다. 돼지고기를 좋아하지도 않지만 그보다는 선배의 갑작스러운 출현 자체가 소영의 뱃속을 불편하게 만들고 있었다. 특히 선배 발치에 놓인 커다란 룩색이 신경이 쓰인다. 완전히 갈 곳 없는 부랑자의 행색 아닌가 ! 소영의 마음이 점점 어두워진다. ‘설마 오늘 우리 집에서 자고 가려는 건 아니겠지?’ 소영이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저어기......희진 선배.........외국에서 오늘 돌아왔으면 선배네 집에 먼저 들려야 하는 것 아닌가요?” 소영은 일부러 ‘선배네 집’ 이라는 단어에 한 글자 한 글자마다 꾸욱 힘을 주어 물었다. 희진은 여전히 고기를 부지런히 우물거린 채 아무 일 아니라는 투로 말한다. “으응....당분간 너네 집에서 좀 머물려고.” 으악!~~~~
유칼리 나무 #4
4.
가게 문을 열고 들어가자 고기 굽는 연기가 장난이 아니었다.
소영은 속으로 안절부절 못한다.
‘어휴........옷에 냄새 엄청 배겠구나.’
소영의 걱정은 아랑곳 않고 선배는 뭐가 그리 신나는지 콧소리까지 내면서
자리에 앉는다.
소영은 엉거주춤하게 맞은 편에 앉았다.
바닥을 쳐다보니 그냥 시멘트다.
테이블도 드럼통을 잘라서 만든 것이다.
소영은 불편한 마음을 누르고 테이블 위의 메뉴판을
펴보았다.
흔한 동네 고깃집 메뉴가 주욱 눈에 들어온다.
그래도 이 중에서 제일 먹을 만한 게 뭘까?
어? 차돌박이가 있네! 그래, 이게 그나마 낫겠다.
“선배....우리 뭐 먹을까요?”
소영은 일단 넌지시 선배에게 묻는다.
“삼겹살!”
선배는 메뉴판 볼 생각도 안 하고 외친다.
“...............”
“왜? 넌 딴 거 먹고 싶니?”
소영이 아무 말이 없자 선배가 묻는다.
“아, 아니요. 그걸로 주문하죠.”
소영이 종업원을 부르려고 한 손을 들었다.
“여기요. 삼겹살로 2인분만 주세요.”
소영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선배가 잽싸게 말을 덧붙인다.
“아줌마, 소주 시원한 걸로 일단 1병 주세요.”
“..........................”
“너 예전엔 술 꽤 했잖아? 오랜만인데 한 잔은 해야지!”
소영은 뭐라 말하기도 귀찮아서 가만 있기로 했다.
이윽고 갖가지 반찬이 나오고 불판 위의 삼겹살에서
지지직하는 연기가 피어오른다.
선배의 젓가락이 불판 위에서 신나게 날아 다닌다.
소영이 보기엔 채 익은 것 같지도 않은 고깃 점을
후딱 후딱 잘도 집어 먹는다.
저러다 기생충 감염이라도 되는 게 아닐까 걱정이 다 될 정도였다.
“넌 왜 안 먹구 그러고 있니?”
볼이 터지도록 고기를 우물거리면서 선배가 묻는다.
“네? 아니...저도 먹고 있어요....선배. 많이 드세요.”
소영은 사실 딱 한점을 입에 넣고는 젓가락을 놓고 있었다.
돼지고기를 좋아하지도 않지만 그보다는 선배의 갑작스러운
출현 자체가 소영의 뱃속을 불편하게 만들고 있었다.
특히 선배 발치에 놓인 커다란 룩색이 신경이 쓰인다.
완전히 갈 곳 없는 부랑자의 행색 아닌가 !
소영의 마음이 점점 어두워진다.
‘설마 오늘 우리 집에서 자고 가려는 건 아니겠지?’
소영이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저어기......희진 선배.........외국에서 오늘 돌아왔으면
선배네 집에 먼저 들려야 하는 것 아닌가요?”
소영은 일부러 ‘선배네 집’ 이라는 단어에 한 글자 한 글자마다
꾸욱 힘을 주어 물었다.
희진은 여전히 고기를 부지런히 우물거린 채 아무 일 아니라는 투로 말한다.
“으응....당분간 너네 집에서 좀 머물려고.”
으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