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엔 할머니가 두 분 계시답니다.

풀잎처럼2007.11.24
조회340

안녕하세요 - 짬나면 톡을 감상하는 21세 건장한 대학생 청년입니다.

요새 이래저래 집안일 때문에 답답한 마음에.. 군대도 한달이 채 남지 않아 불안하고 초조하고..

그리고 어떻게 해결해야 할 지 모르겠어서 글을 적어봅니다.

(글이 매우 길어요 ㅠㅠ.. 죄송해요.. 그래도 읽어보시고 조언 부탁드려요.. ㅠ)

 

먼저 제목에 대한 말씀을 드리자면 저희집에서 친할머니 외할머니 두 분다 모십니다.

그리고 저는 집에서 떨어져 나와 수원에서 학교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집에는 친할머니, 외할머니, 그리고 어머니와 여동생 이렇게 넷이 있습니다.

아버지는 해외에서 직장을 다니시는 관계로 6개월마다 한번씩 오시구요.. ㅠ

장남인데.. 아버지도 안계신 상황에서 집에 잘 들어가지 못해 정말 안탑깝더군요 ㅠㅠ..

그나마 대학교 1학년인 동생이 수업 끝나면 칼같이 집에와 어머니 도와드리고

어머니가 안계실 때는 할머님들을 챙겨드리고 정말 착한 동생 덕에 핑계아닌 핑계로

대학 자취생활을 연명하고 있네요..

 

아.. 서론이 길었네요.

저의 외할머니는 제가 수원으로 자취를 시작하고 집에서 같이 살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어머니가 외동딸도 아니고 큰외삼촌과 작은외삼촌이 건강히 잘 계신 상태였습니다^^

외할머니께서는 당뇨를 심하게 앓고 계셔서 혼자 거동이 불편하시답니다.

잠자리서 부터 밥, 씻는 부분까지 어머니의 손길이 필요합니다.

물론 외할머니가 우리집에 오셔서 어떠하다는건 전혀 아닙니다. 좋습니다. 집에 가면 뵐 수 있고

저를 보며 환하게 웃어주시는 모습이 정말 좋습니다.

외숙모와 어머니의 갈등 때문에 외할머니는 저희집으로 오시게 된것이지요.

외삼촌은 어찌 못하시고.. 당뇨로 힘들어 하시는 할머니.. 날이 가면 갈 수록 몸무게가 줄어

30키로 라인까지 떨어진 할머니때문에 이래저래 맘고생 하던 어머니는 외할머니를 우리집으로

모시게 된것이지요 요새는 다시 50키로가까이 몸무게가 느셨습니다. 외할머니의 얼굴에 살이

올라 정말 그 때에 비하면 보기 좋게요...

흐음.. 그럼 문제인 우리 외숙모.. 정말 대단하신 분입니다. 자식들 공부는 독하게 시키시는 분이시니까요.. 큰 딸은 지금 미국에서 정말 누구나 다 아는 대학에서 석사과정중이고 둘째 딸은 S교대에.. 막둥이는 고2인데.. 여름에 들은 소식으로는 카이스트 준비중.. -0-;;

외할머니를 제대로 안모시는 부분.. 뭐 요즘 세상에 어른들 모시고 산다는 것도 힘들고 어려운 일이죠. 그런데 그런 부분 제대로 하지도 않으면서 생색만 내고 다니는 모습을 보면..

여러가지 많은데 일단 외할머니를 모시고 오면서 그런 부분 다 생각 안하자고 어머니와 말했습니다.

문제는 올해.. 올해 초 큰외삼촌께서 췌장암 말기라는 진단을 받으셨습니다. 정말 좋은 분이신데ㅠ.

몸이 안좋으신 외할머니가 충격을 받으실까 말씀도 못드리고 조마조마한 날들이였지요.

그러다가 가을 초 큰외삼촌께서 돌아가셨습니다. 그 소식 듣고 바로 장례식장에 달려가니 어머니가 우시고 계시더라구요 ㅠㅠ.. 평소에 나름 애교도 떨고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어찌 할 줄 몰라

굳어버린 제 자신을 보고 그냥 너무 죄송하더군요..

별 위로도 제대로 못해드리고 그냥 옆에만 있었습니다. 그런데 외숙모라는 분.. 저는 그자리에 없었지만 밤이 되서 갑자기 사라졌답니다. 작은외삼촌이 알아보니 집에 가셨나 보더군요.. 부조금 함과 함께요.. 물론 ! 외숙모의 남편 장례식장이고 뭐 그걸 가져갔다고 해서 돈 때문에 뭐라 하는 것 아닙니다. 어머니께선 그래도 서로 불편하고 어색해도 그런 부분에서라도 얘기 하고 한자리에서 좀 보고 서로 위로하고 하는거지 그렇게 쌩하니 얘기 없이 돈만 들고 가니 서운하시다고 하더군요.

작은 외삼촌께서도 모든 부분 열심히 준비하시고 뛰어다니시고 노력 많이 하셨는데 그런 식의 행동이 참 보기 그렇다고 하셨다네요. 서운하셨겠죠..

그리고 그 잘난 딸들.. 외국에 있는 큰딸은 아예 오지도 않더군요.. 그리고는 마지막날쯤 되서야 전화 한통..  정말 잘났더군요.. 공부와 인간됨됨이는 비례하지 않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 하였죠..

둘째딸..  발인 후 위문객들과 모두 식사를 한 뒤 남은 떡들을 싸주고 있었습니다. 물론 저희도 받았죠. 하지만 어머니께서는 몇일동안 계속 집을 비우니 외할머니가 계속 캐물으신다고 걱정만 하시고 계셔서 떡은 다른 분께 드렸습니다. 혹시나 떡보고 알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요..

(그리고 지금까지 외할머니께 말씀을 못드렸어요.. 이거.. 잘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ㅠㅠ..)

아무튼 둘째딸.. 빼꼼히 보고 있다가 와서는 톡한마디 쏘고 갑니다.

"우리 할머니 좋아하는데 가져가서 좀 드리면 안되? 고모?"

그 좋은머리 어따 두고 그런 소릴 하는지.. 생각을 조금만 해보면 알텐데 상황이 상황인만큼..

 

뭐 어찌저찌 해서 큰외삼촌의 장례식은 끝이 났고 이제 다신 연락 안할 줄 알았습니다.

 

그리고 몇일 전.. 외할머니께서 집에 계시다 혼자 쇼파에서 내려 앉으시려고 하시다가

넘어지셔 좌골이 부러지시는 부상을 당했습니다. 어머니가 잠시 동생 학교 일 때문에 자리를

비운 상태였고 외할머니는 그상태로 침대까지 가셔서 어떻게 몸을 눕히셨나봅니다.

어머니는 놀라 119에 신고 하셔서 지금은 병원에 계십니다.

그리고 다음주 초.. 수술을 하신다고 하시더군요. ㅠ 학교에서 맡고 있는 직책이 있어 아직

병문안을 가지 못해 안타깝기만 합니다. ㅠ 주말엔 꼭 가봐야지요..

 

아무튼 그런 일로 외갓집에 연락을 했습니다.

어짜피 다른 도움은 바라지도 않았기 때문에 연락만 했습니다. 그리고 외할머니 주소지를

우리집으로 바꾸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돌아오는 답변은 .. "왜 그렇게 해야되지?"

띵................ 우리 집에서 모시고 있고 계속 모실 것이기에 옴겨달라고 했더니 안된답니다.

도대체 이유를 알 수 없어 생각해 보니.. 할머니 할아버지께 지급되는.. 그 돈..;; 무슨 돈이였지;;?

복지 지원금인가.. 그 돈 매 달 8만원 가량의 돈이 나온다고 어머니께서 그러시더군요. 당연히

그건 외할머니께 돌아와야하는 것인데 그것마저 자신이 가지겠다는 심보십니다.

우리 잘나신 외숙모님..........

할머님께서 다치셨는데.. 도와주지는 못할 망정.. 아니 그부분은 바라지도 않았습니다.

할머니께 나오는 그 조그마한 돈까지 안내놓겠다는 심보.. 정말 밉더군요..

 

허나 우리 어머니께서는 그런 부분을 잘 따지고 들지 못하셔서.. 별 말 못하신 듯 합니다.

그리고는 답답해만 하십니다... 정말 어떻게 해야 할까요 새파랗게 어린 제가 이런 문제가지고

외숙모님께 대든다는 것도 정말 말이 안되는 것 같고 어머니는 제대로 대처 못하시고..

글이 너무 길어졌는데요.. 정말 .. 조언이 필요합니다.

 

정말 아버지가 안계신 상황에서 집안의 남자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지만

걱정되고 답답하고 복잡합니다. 곧 군대도 가게 되는 상황이라.. 더 걱정됩니다.

강하시지만 모든 답답함을 가슴속에 품고만 계신 우리 어머니 걱정에.. ㅠㅠ..

옆에서 제대로 풀어드리지도 못하지만.. 그래도 군대까지 가버리면..............................

 

너무나도 긴 글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려요 ㅠㅠ.. 어디다 표출하지 못하고.. 이런 곳에

하소연 아닌 하소연 하게 된 것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