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목나무에 붙은 매미

민이네2003.07.21
조회375

나는 키 큰 남자 만난 죄로 졸지에 매미 되었다.  오빠랑 나랑 도라다니믄 사람들이 그런다.

고목나무에 매미 붙은 거 같다고....  

오빠가 키가 커서 그렇다...  187센치...   내가 좀 아담하긴 아담하다...

뿌득뿌득 우겨서 160센치...   오빠가 한번 재본다고 달라들었다가...  디지게 맞았으니...

내 키에 대해서는 더 이상 묻지 말아줬음 좋겠다...

우리는 서로를 존중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장난삼아... 반말과 막말(?)을 한다...

그냥 재미삼아 그런다, 우리 두리 있을때만...

보통 이런 식이다.

오빠가 나 데리러 회사 앞으로 차 가지고 마중 왔다.    내가 "자기야, 안녕?"  하며 옆자리에 탄다.

안전벨트를 메고 붕~ 출발하며 오빠가 한마디..

오빠 : 차비 가지고 왔니?

 나   : 씨끄러 출발해.  오빠 달려!!

오빠 : 이뇬이... 내가 니 기사니?

 나  :  왜 욕하니?  정신이 있니 없니?

오빠 : 있니?

 

바로 이거다.  우리가 요새 즐겨하는 놀이다.  정말 재미따.

한참 놀다가 "집에 안가니?" 하면 한사람이 "가니" 그런다.

나도 안다... 엄청스리 유치하다는거...  그런데 연애해보니 별 시덥짢은게 잼나더라...   -.-;;

 

내가 오빠한테 성대모사 잘해준다.   특히... 즈아~ 즈아~ 즈아갸~~~  아주 니끼하게..

그러면... 대답 안한다...

앞만 보고 운전만 한다.

그러다가 내가 "왜 대답 안하니?  대답 안하니?"    하면... 한마디 한다.

"야, 토할  꺼 같애"

 

하여튼 식당에 가두 꼭 좋게 돈 안낸다.

오빠 : 밥값 가지고 왔니?

 나  :  미쳔니?  내가 왜 내니?

오빠 : 차비도 안 냈는데, 밥도 그냥 먹을려구 하니?

 나 : 아라써.  내가 밥값 낼테니까 5마넌만 빌려죠.  36개월 무이자 할부루...

오빠 : 시끄러, 이뇬아 .   내가 낼게.

 

그런데 가끔 오빠한테 까불면 안되는 때도 있다...  

앞 차가 열받게 했을때다.  오빠가 생각보다 다혈질인 것 같아 은근히 걱정되는 부분이다.

한번은 앞 차가.... 앞 차가 솔직히 멀 잘몬했는지 모르겠다.

난 워낙...  차와 신호에 대해선 모른다.  길도 모른다.  왕 길치다.

그냥 초록불이 켜지면 내가 건널 수 있다는 것 하나만 알고 이날 이때까지 살았다.

하여튼 오빠가 앞차에게 느닷없이 욕을 하더니...  "아니, 저 쉐이가!!"

막 쫓아가는거다... 헉... 딥따 무서웠다...  막 쫓아가서 앞차 옆으로 가서 창문 내리라고 손짓한다.

난 나도 모르게...

오빠, 왜 그래?  엉 왜 그래? 엉 무서워, 오빠... 잘못햇어.. 내가 잘못했어, 자기야 참어...

 

............ 내가 멀 잘못했지.....??

그런데 우리 오빠........... 나한테 한마디 하더니 가던 길 간다...

똑빠루 해.

^-.-^;;

 

요즘도 가끔 앞차가 맘에 안든다며 쫓아가곤 한다... 그럼 난 또.. 자기야 참어... 참어...

 

이상하다.... 앞차가 멀 잘못한걸까....  수상하다... 나도 면허 따야지 안되겠다.

 

아무튼... 이렇게 오빠한테 매미처럼 붙어다닌지 일년이 좀 안되었다.... 열달쯤 되었나..

요새 자두 노래 좋더라... 김밥..

밥알이 김에 달라 붙는 것처럼 너에게 붙어 있을래~~

내가 이 노래하면, 울 오빠 진저리친다.  짜식...  그래도 넌 이제 내꺼야.. 으흐흐...

 

아무튼...  우리에게도 권태기 같은거 올까바 겁난다.

난 처음하는 연애에 완전 바보같이 푹 빠져버렸다...

 

맨날 오빠 앞에서 쌩쑈하는 걸 보면....  울 엄마도 그랬다...  내가 훨씬 마니 좋아하는 것 같다고..

니가 쫓아다닌거 아니냐고...

그건 아니다... 첨엔 오빠가 싫었는데, 오빠가 하도 쫓아다녀서 만나준거 맞다.   진짜다.

 

그래도 난 ...  오빠를 위해 준비한다.  개그콘서트 열심히 보고 성대모사 열심히 연습한다.

내가 생각해도 좀 잘 흉내낸다. 

오빠가 데굴데굴 굴러다니면서, 웃다가 못해 눈물까지 흘리는거 보면 넘 행복하다.

가끔 안 비슷하면 혼난다....  분발하랜다...  

 

내가 너무 웃겨서 이제 날 떠나서는 살 수 없댄다....  먼 말이여...

암튼 나는 날 떠나서는 살 수 없다는 말만 새겨 들었다. 

오빠는 나 만날때 멀리서부터 나 걸어오는 모습만 봐도 삐죽삐죽 웃는다..

짜식... 내가 그렇게 좋나.... (좋아서 그러니, 웃겨서 그러니....)

 

예전엔 통굽을 즐겨 신었는데, 요샌 그냥 땅바닥에 붙어 다닌다.

오빠 옆에서 괜히 어설픈 굽 있는 신발 신었다간 더 비참해 보일 뿐이다.

 

모르겟다... 난 그냥 .... 마냥 오빠가 좋은데.... 오빠는 어떤지..

ㅋㅋ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