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자체가 싫어지는 나 ..

결혼생활포기2007.11.25
조회8,087

원래 사람들이 전부 전형적인 O형 체질이라구

(혈액형 따진다고 딴지 걸지마시구요)

사람 좋아하고 사교성 좋고 모임도 좋아하고 술자리도 좋아하는

외향적이고 밝고 적극적인 성격입니다.

 

이게 장점이라면 단점은 또,

다혈질적 성향이 있고 싫음 싫고 좋음 완전 좋고 대신 뒤끝 깔끔한 스탈이죠.

정말 전형적인 여장부 성격이랄까?

 

근데요..

요즘은 남들이랑 대화하는게 너무 싫어졌어요.

남편이랑 시부모님, 심지어 울엄마랑두요.

 

시댁에서 전화오면 막 떨리고 마냥 받기싫기만 하고

액정 넋놓고 바라보고 있다보면 벨소리가 멈추죠.

다시 해야 하나 어쩌나 하다가 다시 전화와서 받아요.

빨리 끊고만 싶고 그냥 네네~하고 맙니다.

 

근래에도 전화와서 특유의 그 측은함과 비꼼이 묻는 어조로 뭐 먹고 사냐고 합니다.

나물 생채, 숙채도 해 먹고 생선이랑 고기도 궈 먹고 국이랑 찌게도 끓여서

매끼니 때마다 5군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할 수 있도록 잘 해 먹습니다.

조미료는 한방울도 안 넣구요.

......라고 하고 싶지만 언제나 생각 뿐.

그냥 네~뭐 이것저것요..하고 맙니다.

 

신혼 땐 다들 싸운다고 하지만

처음 싸울 땐 성질대로 화나는 거 다 말하고 울기도 하고 서로 얼굴도 붉히고 그랬는데

지금은 싸우면 그냥 서로 등돌리고 입 딱 닫아버립니다.

차라리 싸울 때가 더 나은데..

최소한 서로 대화는 오가잖아요?

 

그리고 나서 둘 중 하나는 집에서 나갑니다.

남편이 나가면 전 집에 있고 제가 나가면 남편은 집에 있던가 자기도 나가겠죠.

잘은 몰라요. 어차피 자기 동네니까 친구도 많고 시댁도 있겠죠.

 

내가 왜 이까지 와서 이렇게 살고 있나 하는 생각 뿐이네요.

그래도 얼마전까진 싸우고 이혼해서 잘 살아갈 자신 있었는데

사람이 환경에 점점 적응해가는 건지 점점 자신감만 없어지고

괜히 시간만 죽이고 있는거 아닌가 싶어 우울하기만 해요.

 

차라리 그냥 이혼하는 게 좋을까 싶지만

막상 가구, 가전, 옷가지들 어떻게 처분할까 싶기도 하고

당장 돈은? 이런 생각..

 

저 인간이 내가 믿고 사랑했던 그 인간인가?

배신감과 절망감과 우울함 ..

복수해 주고 싶기도 하고 생각하면 할수록 머리만 아프네요.

 

항상 자신감에 넘쳐 있던 사람이었는데

내 선택에 신중하고 매사에 충실히 살아왔는데

결혼생활이 실패해 가는 것같아 절망스러워요.

 

그냥 한줌 먼지같이 사라졌으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