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키지 캐스팅, 독인가? 약인가?

윤호와궁합2006.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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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키지 캐스팅, 독인가? 약인가?

 

한때 할리우드의 전설이자 권력으로 불렸던 사람이 마이클 오비츠다. 마이클 오비츠는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이 크고 스타 시스템의 핵인 유명인 에이전시, CAA의 CEO를 역임한뒤 월트 디지니 CEO까지 역임한 인물이다.

CAA에서 소속 연예인과 유명인의 우편물을 배달해주는 메일룸 출신(우리로 말하면 로드 매니저)으로 미국 할리우드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친 인물로 부상한 마이클 오비츠의 권력의 원천은 무엇보다 CAA에 소속된 톰 크루즈, 스티븐 스필버그 등 400여명에 이르는 스타와 유명감독, 작가들이었다. 그리고 마이클 오비츠가 고안한 패키지 캐스팅 기법도 그의 권력을 상승시키는데 한몫했다.

패키지 캐스팅 기법은 작가에서부터 감독, 주연배우까지 자사와 계약을 맺고 있는 스타나 감독, 작가를 한묶음(패키지)로 해 영화제작사에 일괄계약을 하는 방식이다. 마이클 오비츠는 400여명에 이르는 스타와 감독, 작가들을 무기로 해 패키지 캐스팅 거래를 고안한데 그치지 않고 패키지 캐스팅을 통한 출연료를 대폭 인상하거나 아카데미 영화제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미쳤다.

요즘 우리 거대 연예기획사들이 자사 소속의 연예인들을 세트로 해 남녀 주연을 한작품에 출연시키거나 아예 자사 소속의 연기자들을 위주로 한 영화나 드라마를 제작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에이전시가 제작을 못하게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지만 우리는 이에 대한 규제법규가 없어 자회사를 통하거나 아니면 연예기획사가 아예 드라마나 영화를 제작하고 있다. 이러한 점을 이용해 점차 패키지 캐스팅과 유사한 연예기획사의 출연관행들이 속속 등장해 일반화하고 있는 추세다. 주연 연기자를 출연시키는 조건으로 조연이나 신인들을 드라마나 영화에 끼워팔기식으로 출연시키는 것도 패키지 캐스팅의 유사한 출연관행이다.

이 때문에 거대 기획사의 패키지 캐스팅과 끼워팔기식 캐스팅 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최근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싸이더스나 나무 액터스 등 거대 기획사들의 패키지 캐스팅에 대한 비판도 연장선상이다.

‘사랑 따윈 필요없어’의 김주혁, 문근영 등 이영화의 주연 출연자가 나무액터스 소속이고 ‘새드 무비’같은 경우는 정우성 임수정 등 주연 출연진이 대부분 싸이더스 소속이었다. 드라마 ‘건빵선생과 별사탕’에서도 이같은 출연관행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같은 패키지 캐스팅의 문제는 제작사나 기획사가 선택할 문제지만 배우의 매너리즘을 심화시키고 연기역량을 한정시키는 약점을 갖고 있다. 또한 출연료의 문제, 끼워팔기로 인한 불공정한 캐스팅 문제와 적역에 맞는 연기자를 캐스팅하지 못하는 문제 등 적지 않은 부작용을 낳고 있다. 물론 같은 소속사 연기자들의 연기조화라든가 장점은 많지만 패키지 캐스팅은 득보다 실이 많은 것이다. 기획사들도 이러한 점을 알아야한다.

['사랑따윈 필요없어'의 남녀 주연을 맡은 김주혁 문근영은 같은 소속사 소속의 연기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