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부터 관계를 갖았기 때문에 헤어질수 없다, 는 말을 들으면 황당한 생각이 먼저 드는게 사실이다, 가장 친한 친구가 5년만난 애인과 헤어지고 싶지만 관계를 갖아서 못헤어진다고 할때마다 답답하고 착잡한 그런 기분, 그친구를 만나고 헤어지고 특별한 일을 겪어본 나로써는 수긍이 어렵다
나도 그런 적이 있었다, 불과 이삼년 전, 그친구를 만나 사랑하고 결실을 맺길 바란적이 있었다
혼전순결 주의자는 아니었지만, 그친구를 무척이나 사랑했고 그로 인해 잠자리를 갖게 되었었고
그런 관계를 갖음으로 인해 우리 사이는 쉽게 변하지 않을 거라고, 가끔은 결혼이란 결실을 맺는 걸 상상해 보기도 했다
그친구를 처음 만난 21살때, 난 정말 무섭게 그친구에게 빠져버렸다 모든게 완벽해보였고, 절망의 구렁속에 빠져있는 날 구원해준 구원자 같이 느껴졌다
그친구의 모든 것이 나의 선택기준이었고, 모든 선택에 있어서 그친구가 제일 우선했다
날 좋아하게 만들려고 그친구가 원하는대로 날 맞춰갔다, 염색을 하고, 손톱에 매니큐어를 칠하고 다니고, 21년동안 뚫지 않았던 귀를 뚫었고, 그친구에게 잘 보이기 위해 공부를 열심히 했다
날, 조금만 더 사랑해 주기만 한다면, 아니 좋아하는 마음에서 '사랑'만 해주기만 한다면, 그게 나의 목표였고 그 이상은 바라지 않았다, 아니 적어도 관계를 갖으면서도 결혼까지 생각할 정도의 순둥이는 아니었다 그렇진 않았다
그렇지만 그 일 이후로 모든게 달라졌다
만난지 반년여만에 난 임신을 하게 되었고, 5주째에 수술을 했다
수술한 다음날 난 혼자 있었고 그친구는 미리 계획했던 친구들과의 여행을 떠났다
예정일에 하지를 않아 불안해서 검사를 두번이나 해봤다, 임신으로 나왔었고 난 겁이 덜컥 났었다
이걸 어떻게 해야하나- 란 걱정이 아니었다, 임신으로 인해 그친구가 내게 부담을 느끼면 어쩌나, 떠나버리면 어쩌나 그것이 걱정이었다
헤어지자고 하는 내게 그친구는 다정하게 어떻게 그럴수 있냐고, 아기를 지우고 다시 만나면 된다고 조심하자고, 그렇게 위로를 했었고 그 말을 듣는순간 눈물이 나면서 마음이 편했었다, 그리고 그렇게 말을 해주는 그 친구를 더 .. 더 많이 사랑했다고 해야하나
임신했다는 걸 알게 된 때에 이미 그 친구는 친구들과 여행을 가기로 날짜를 잡아 놓았었다, 내가 수술 날짜를 잡으러 병원엘 간 날, 나는 예약만 하고 오려고 했으나 간호사가 오늘 당장 하자고 해서 얼떨결에 바로 수술을 해버리게 되었다, 마침 방학때라 알바를 하던 내게 돈이 있었고 그 돈으로 그냥 했다
수술한 날, 친구와 같이 갔었고 친구가 일을 가고 난 뒤에 그친구가 왔었다, 조리실에 있다가 그친구와 함께 그친구 집으로 가서 (자취한다) 몇시간 누워있다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는 내일 여행을 정말 가도 괜찮겠냐는 그 친구의 물음에, 난 너무도 괜찮다는 듯이 '어 잘 다녀와
그냥 집에서 좀 쉬면 된댔어 걱정마' 하고 친절하게 웃어가며 다녀오라고 했었다
그리고 그친구는 여행을 갔고, 다음날 그 다음날 난 혼자였다
사실 정말 괜찮았었다, 여행을 내가 가라고 했던 거고 수술에 대해 별다른 죄책감을 그때까지도 별로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날 밤 우연히 튼 TV의 시사교양 프로에서 낙태한 여자들의 이야기와 미혼모의 이야기가 나오고 있었고, 막상 그친구를 보내놓고 허전해서 맥주를 마시고 있던 난 기분이 말할 수 없이 우울했었다
그러나 그런 내가 할 수 있었던 건, 여행에서 돌아온 그 친구에게 울면서 징징대다 안긴게, 그게 전부였다
그 일 이후로 일년을 더 만났다
잠자리 했다고 결혼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던 나였지만 그 친구와는 다르게 생각했다
수술을 한 죄책감은 이상하게도 시간이 흐를수록 더 커져갔고, 그 지운 '아기'에 대해서 내가 보상해줄 것은 그친구와 결혼해 다시 아기를 갖아서, 그 아기를 지운 아기라 생각하고 정말 잘해주면 될거다 라는 그런 순진한 위안, 부모님께 죄스러운 마음과 아기에 대한 죄책감, 그리고 몸이 상하는게 아닌지 싶은 불안이 들때마다 난 그친구와의 결혼을 떠올리며 결혼하면 당당해 질 수 있을거라 생각하며 위안을 했었다
그러나 그친구는 그게 아니었다, 원치 않는 임신을 그저 잠자리의 연장선상에서 생각했던 것일까
실수로 그런 일이 있었고, 지웠고 그러니 없던 일이다, 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
커플링을 하자는 나의 말에 계속 거절을 하길래, 왜 거절하냐 했더니 자기는 반지를 결혼 할 상대와만 하고 싶다고.. 근데 아직은 결혼 할 때가 아니라 커플링을 할 수 없다고..
그 말은 내겐 나와는 결혼 할 생각이 없으니 할 수 없다는 말로 들렸다
그친구는 시기가 문제일 뿐이라고, 결혼 할 시기가 되었을 때 나를 만나고 있으면 나와 결혼하고 다른 여자를 만나고 있으면 그 여자와 하겠지, 라고 했다, 너무나도 솔직한.. 그런 사람이었다
차마 그친구에게 '난 수술까지 했어!' 란 말을 하진 못했다, 그말을 들은 이후로 그친구와 난 사소한 일에도 싸움이 잦아졌고 그때 내가 느낀 서운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지만 그래도 그친구를 난 탓할 수 없었다, 너무 미우면서도 너무 사랑했다
그러나 예전과는 많이 달랐다, 그때 느꼈던 서운함들이 계속 남아서 그 친구에게 난 많이 시비를 걸고, 대들고 그러다 만난지 일년반이 되던 때 헤어지자고 해버렸다
그리고 그친구는받아들였다
헤어진 후 일년동안, 정말 난 '죽도록'힘들었고, 죽도록 방황했다
다시만나고 싶었고, 너무나도 그리웠다 매일같이 술에 취해 살았고 취한 날이면 그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보고싶다고, 울먹이던 날들이반복되었다
내가 그렇게 사랑했던건 아무것도 아니었구나, 사람의 마음이 이렇게 쉽게 변하는구나 너무나도 허무했고 잘 몰랐던 내가 너무나도 바보같았다, 그 친구는 내게 내가 너무 자길 좋아해서 긴장이 안되었다고, 사랑의 기술 남자의 심리를 내가 너무 몰랐다고 했었고 난 그런 나의 어리석음을 자책하며 그렇게 일년을 보냈다 다른 사람은 평생 만나지도 못할줄 알았다
우연히 알게 된, 화이트데이때 그 새 여자친구에게 사준 각종 선물들을 보면서 난 지칠만큼 지쳐 있었다
그러나 헤어진지 일년이 되던 올해 5월, 난 또다른 남자를 만나게 되었고 그 오빠와 아직까지 만나고 있다, 예전의 그친구와는 다르게 잘생겼고 키도 컸던 외모가 처음엔 큰 이유였던 것 같다
그렇지만 만나다보면서 정치적 성향, 해박함, 냉철한 판단력, 확고한 가치관 같은 것에 점점 끌렸고 좋아하게 되었고, 사귀게 되었다 , 그리고 지금은 같이 살고 있다
거의 그 친구 생각이 나지 않았었다, 오빠를 내가 사랑하는 걸까, 사실 내가 다른 사랑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오빠가 좋았고 우린 서로를 좋아한다는걸 알고 있다
무척 진보적인 사람이고, 현실적인 사람이고, 사랑도 호르몬의 작용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난 사랑이 단지 호르몬일뿐이라고까지 생각하진 못하지만, 어쨌든 그런 열정은 한번정도면 충분하다 생각하고 있고, 사랑이란 것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지 않다, 그래서 오빠와의 만남에 만족한다
당연히 같이 동거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로 결혼을 전제하지 않고있고
그러나 얼마전, 오빠가 수술한 여자와 결혼 할 수 없을것 같다는 얘길 해서 무척 놀랐다
여성단체에서도 활동할만큼 진보적이라는 사람이 그런 말을 해서 무척 놀랐고, 물론 나의 수술사실은 말하지 않았었지만 뜨끔했었다
이유는, 자기는 괜찮을것 같지만 여자가 수술때문에 다른 남자랑 결혼하면 죄책감 갖아서 힘들어 하는걸 많이 봤다고.. 그래서 불행해 질것 같다고, 과거의 기억에서 벗어나기 힘들어하더라고
그렇다, 난 그친구와 헤어진 이후 누군가와 결혼이란걸 하고 싶은 마음이 없다
그친구가 돌아온다고 해도 전혀 그럴 생각이 없다, 사랑이란걸 크게 생각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그냥
어떤 남자와 결혼해 아기를 갖게 되면, 그 아기에도 옛날 내 실수로 지웠던 아기에게도 죄책감이 들것
같았기 때문이다, 결혼한 남자에게도 미안했고, 처음 임신에서 수술하면 부작용이 많다는데 혹시 내가 결혼 후 임신을 못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함도 있었다
그런 나의 마음을 마치 거울로 본 듯이 오빠는 얘기했고 그날 난 너무도 우울했다
절대 잊혀지지 않는다, 그날 수술실에 들어가 초음파로 보여준 애기집, 그리고 수술대 위에 올라가 다리를 벌리던 그 수치스러움, 마취에 취해 일어나보니 너무 많이 울었어서 퉁퉁 부어있던 얼굴이며 몸..
그리고 아직도 밑배에 힘을 줄 수 없는 무서움.. 수술 담날 혼자 집에서 맥주를 마시며 울던 내 모습..
매일같이 생각나진 않지만, 가끔 생각날 때마다 날 걷잡을 수 없이 우울하게 만든다
이젠 그친구를 완전히 잊었고, 원망도 그리움도 남아있지 않지만, 그리고 많이 사랑했었다는걸 인정하지만 가끔 궁금하다
그친구는 새여자친구와 관계를 가질지.. 그리고 그 여자친구에게 나와의 그 일을 얘기 할지.. 그리고 나중에 결혼해서 자식을 낳으면 그때 그 일에 대해서, 그 아기에 대해선 생각을 할지..
회의적이다
잠자리는 여자에게도 손해가 아니다, 시대가 많이 바뀌고 있고 이제 여자만의 혼전순결을 바라는 위선적인 남자들도 많이 없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사랑하면, 또는 서로 합의한다면 원나잇스탠드라도 관계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그에 따른 고통은, 정말 x같지만 90% 여자의 몫이다
수술을 하는 당시의 고통뿐만 아니라, 평생 갖게 되는 죄책감과 수술대에 올라가 다릴 벌리는 수치감,
그리고 몸에 이상이 생기지 않을지에 대한 두려움, 남자들은 아무리 사랑하는 여자가 그런일을 겪어서 속상하다 하더라도 헤어지면 그뿐, 인간적인 죄책감은 남자들도 헤어진 후에 가끔은 들겠지만, 여자가 항상 아랫배의 묵직함을 느낄때마다 그 고통이 떠올려지는것 처럼은 아닐 것이다
내 친구 하나는, 삼년 만난 남자친구와 실수로 임신을 했고 수술을 했다, 둘은 그 일 이후 결혼까지 약속한 사이였고 그 오빠는 내 친구에게 부러울 정도로 잘 해주었었다
그러나 내 친구의 고쳐지지 않는 문제로 둘은 며칠전에 헤어졌다, 내친구가 수술 하던 시기에 내친구 남자친구의 형수가 아기를 낳았던 것이다, 내 친구는 이상한 강박관념에 쌓여서 그일 이후로 아기들을 이유없이 싫어했고 특히 형수의 아기에 대해서는 나로서도 이해 안될 정도로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런 일이 자꾸 반복되었고 그 오빠나 내 친구 모두 지쳤던 것 같다, 오빠는 내 친구를 이해하지 못했고
성격이 이상하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고, 내 친구도 자기도 그러고 싶지 않지만 그 아길 볼때마다 괴롭다고, 내 아길 뺏긴것 같다고 그렇게 말을 하며 울고는 했다
그리고 둘은 헤어졌고, 헤어진지 며칠 된 날 날 만난 자리에서 내 친구는 아직도 오빠가 좋다고,, 보고싶다고 그렇지만 만나면서 또다시 그 형수 아기때문에 싸우는 것에 대해 자긴 지쳤다고..
자기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면 될텐데 이상하게도 그렇게 안된다고..
내가 그친구와 헤어지고 나서 수술한 기억때문에 더 힘들었고 배신감 죄책감 느꼇던게 생각나서 헤어지지 말라고 몇번이나 말렸었지만 결국 헤어졌다
나도 널 완전히 이해는 안되지만.. 여러 사람들 만나고.. 다른 사람도 만나고 그러면 무뎌 질거라고..
그렇게밖에 난 위로할 수 없었다, 난 이제 결혼할 생각이 안든다, 고는 차마 말할수 없었다 어쩌면 그 친구도 그렇게 생각할 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남자친구가 있는 다른 친구들에게 난 늘 강요하고 있다, 절대 까먹지 말고 꼭 피임하라고.. 체외사정 같은거 믿지 말고 확실하게 하라고.. 그 일의 고통은 당해본 사람만 알고 여자만 두고두고 힘든 좇같은 일이라고.. 욕을 잘 하지 않는 나지만, 생리날짜가 되면 불안해하는 친구들을 볼때마다 나도 모르게 화가 나서 바보라고, 뭐하는 짓이냐고 욕을 하곤 해버린다
결국 내가 잃은 건..
사랑이란 걸 해보았던 그때의 순수했던 사랑에 대한 믿음.. 그리고 열정
그리고 언젠가 갖게 될지도 몰랐던 출산의 고통과 희열
아이를 낳아보면 우리 엄마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던 기대
그친구를 생각하며 '좋은 추억이었다' 라고 웃으며 생각할 수 있었던 기회
그리고 얻게 된 여러가지 안좋은 느낌들, 기억들
사랑과는 달리, '경험했지-' 라고 넘기기엔 너무 씁쓸한 일이다
그친구를 사랑했던 순수했던 내 모습을 아름답게만 떠올리기엔, 그 일이 연관지어져서 항상 씁쓸해진다
그러나 한가지 계획은 있다
나중에 버려진 아기들을 입양해서 내 자식으로 키우겠다는 것.. 정말 사랑하고 아끼는 것..
그때 지운 내 아기를 그 아기로 생각하는, 어찌보면 유치할 지 모르는 감성일 뿐이지만..
버려진 아기들에 대한 안타까움역시 그일 이후로 많이 커졌기 때문에 그냥 그렇게 내 아기를 키우고 싶다
물론 그렇게 되려면 우선 호주제가 폐지되어야 하겠지.. ㅎㅎ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함다
읽어보시는 여자분들.. 잠자리 자체에 대해 부담갖지는 마세요
자긴 아니면서 여자의 혼전순결을 강요하는 남자랑은, 결혼할 필요 없을것 같네요
물론 결혼전에 처녀인척 위장하는 것도 위선적이긴 마찬가지겠죠
다만 책임질 수 있는 관계를 가지세요.. 잘 쓰진 못했지만 그 괴로움은 당해 본 사람만 안답니다
남자친구가 피임을 싫어하고 귀찮아 하면, 관계를 단호히 거부할 줄 아는 최소한의 책임감..
잠자리한 남자랑은 헤어지기 힘들다니..
언젠가부터 관계를 갖았기 때문에 헤어질수 없다, 는 말을 들으면 황당한 생각이 먼저 드는게 사실이다, 가장 친한 친구가 5년만난 애인과 헤어지고 싶지만 관계를 갖아서 못헤어진다고 할때마다 답답하고 착잡한 그런 기분, 그친구를 만나고 헤어지고 특별한 일을 겪어본 나로써는 수긍이 어렵다
나도 그런 적이 있었다, 불과 이삼년 전, 그친구를 만나 사랑하고 결실을 맺길 바란적이 있었다
혼전순결 주의자는 아니었지만, 그친구를 무척이나 사랑했고 그로 인해 잠자리를 갖게 되었었고
그런 관계를 갖음으로 인해 우리 사이는 쉽게 변하지 않을 거라고, 가끔은 결혼이란 결실을 맺는 걸 상상해 보기도 했다
그친구를 처음 만난 21살때, 난 정말 무섭게 그친구에게 빠져버렸다 모든게 완벽해보였고, 절망의 구렁속에 빠져있는 날 구원해준 구원자 같이 느껴졌다
그친구의 모든 것이 나의 선택기준이었고, 모든 선택에 있어서 그친구가 제일 우선했다
날 좋아하게 만들려고 그친구가 원하는대로 날 맞춰갔다, 염색을 하고, 손톱에 매니큐어를 칠하고 다니고, 21년동안 뚫지 않았던 귀를 뚫었고, 그친구에게 잘 보이기 위해 공부를 열심히 했다
날, 조금만 더 사랑해 주기만 한다면, 아니 좋아하는 마음에서 '사랑'만 해주기만 한다면, 그게 나의 목표였고 그 이상은 바라지 않았다, 아니 적어도 관계를 갖으면서도 결혼까지 생각할 정도의 순둥이는 아니었다 그렇진 않았다
그렇지만 그 일 이후로 모든게 달라졌다
만난지 반년여만에 난 임신을 하게 되었고, 5주째에 수술을 했다
수술한 다음날 난 혼자 있었고 그친구는 미리 계획했던 친구들과의 여행을 떠났다
예정일에 하지를 않아 불안해서 검사를 두번이나 해봤다, 임신으로 나왔었고 난 겁이 덜컥 났었다
이걸 어떻게 해야하나- 란 걱정이 아니었다, 임신으로 인해 그친구가 내게 부담을 느끼면 어쩌나, 떠나버리면 어쩌나 그것이 걱정이었다
헤어지자고 하는 내게 그친구는 다정하게 어떻게 그럴수 있냐고, 아기를 지우고 다시 만나면 된다고 조심하자고, 그렇게 위로를 했었고 그 말을 듣는순간 눈물이 나면서 마음이 편했었다, 그리고 그렇게 말을 해주는 그 친구를 더 .. 더 많이 사랑했다고 해야하나
임신했다는 걸 알게 된 때에 이미 그 친구는 친구들과 여행을 가기로 날짜를 잡아 놓았었다, 내가 수술 날짜를 잡으러 병원엘 간 날, 나는 예약만 하고 오려고 했으나 간호사가 오늘 당장 하자고 해서 얼떨결에 바로 수술을 해버리게 되었다, 마침 방학때라 알바를 하던 내게 돈이 있었고 그 돈으로 그냥 했다
수술한 날, 친구와 같이 갔었고 친구가 일을 가고 난 뒤에 그친구가 왔었다, 조리실에 있다가 그친구와 함께 그친구 집으로 가서 (자취한다) 몇시간 누워있다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는 내일 여행을 정말 가도 괜찮겠냐는 그 친구의 물음에, 난 너무도 괜찮다는 듯이 '어 잘 다녀와
그냥 집에서 좀 쉬면 된댔어 걱정마' 하고 친절하게 웃어가며 다녀오라고 했었다
그리고 그친구는 여행을 갔고, 다음날 그 다음날 난 혼자였다
사실 정말 괜찮았었다, 여행을 내가 가라고 했던 거고 수술에 대해 별다른 죄책감을 그때까지도 별로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날 밤 우연히 튼 TV의 시사교양 프로에서 낙태한 여자들의 이야기와 미혼모의 이야기가 나오고 있었고, 막상 그친구를 보내놓고 허전해서 맥주를 마시고 있던 난 기분이 말할 수 없이 우울했었다
그러나 그런 내가 할 수 있었던 건, 여행에서 돌아온 그 친구에게 울면서 징징대다 안긴게, 그게 전부였다
그 일 이후로 일년을 더 만났다
잠자리 했다고 결혼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던 나였지만 그 친구와는 다르게 생각했다
수술을 한 죄책감은 이상하게도 시간이 흐를수록 더 커져갔고, 그 지운 '아기'에 대해서 내가 보상해줄 것은 그친구와 결혼해 다시 아기를 갖아서, 그 아기를 지운 아기라 생각하고 정말 잘해주면 될거다 라는 그런 순진한 위안, 부모님께 죄스러운 마음과 아기에 대한 죄책감, 그리고 몸이 상하는게 아닌지 싶은 불안이 들때마다 난 그친구와의 결혼을 떠올리며 결혼하면 당당해 질 수 있을거라 생각하며 위안을 했었다
그러나 그친구는 그게 아니었다, 원치 않는 임신을 그저 잠자리의 연장선상에서 생각했던 것일까
실수로 그런 일이 있었고, 지웠고 그러니 없던 일이다, 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
커플링을 하자는 나의 말에 계속 거절을 하길래, 왜 거절하냐 했더니 자기는 반지를 결혼 할 상대와만 하고 싶다고.. 근데 아직은 결혼 할 때가 아니라 커플링을 할 수 없다고..
그 말은 내겐 나와는 결혼 할 생각이 없으니 할 수 없다는 말로 들렸다
그친구는 시기가 문제일 뿐이라고, 결혼 할 시기가 되었을 때 나를 만나고 있으면 나와 결혼하고 다른 여자를 만나고 있으면 그 여자와 하겠지, 라고 했다, 너무나도 솔직한.. 그런 사람이었다
차마 그친구에게 '난 수술까지 했어!' 란 말을 하진 못했다, 그말을 들은 이후로 그친구와 난 사소한 일에도 싸움이 잦아졌고 그때 내가 느낀 서운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지만 그래도 그친구를 난 탓할 수 없었다, 너무 미우면서도 너무 사랑했다
그러나 예전과는 많이 달랐다, 그때 느꼈던 서운함들이 계속 남아서 그 친구에게 난 많이 시비를 걸고, 대들고 그러다 만난지 일년반이 되던 때 헤어지자고 해버렸다
그리고 그친구는받아들였다
헤어진 후 일년동안, 정말 난 '죽도록'힘들었고, 죽도록 방황했다
다시만나고 싶었고, 너무나도 그리웠다 매일같이 술에 취해 살았고 취한 날이면 그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보고싶다고, 울먹이던 날들이반복되었다
내가 그렇게 사랑했던건 아무것도 아니었구나, 사람의 마음이 이렇게 쉽게 변하는구나 너무나도 허무했고 잘 몰랐던 내가 너무나도 바보같았다, 그 친구는 내게 내가 너무 자길 좋아해서 긴장이 안되었다고, 사랑의 기술 남자의 심리를 내가 너무 몰랐다고 했었고 난 그런 나의 어리석음을 자책하며 그렇게 일년을 보냈다 다른 사람은 평생 만나지도 못할줄 알았다
우연히 알게 된, 화이트데이때 그 새 여자친구에게 사준 각종 선물들을 보면서 난 지칠만큼 지쳐 있었다
그러나 헤어진지 일년이 되던 올해 5월, 난 또다른 남자를 만나게 되었고 그 오빠와 아직까지 만나고 있다, 예전의 그친구와는 다르게 잘생겼고 키도 컸던 외모가 처음엔 큰 이유였던 것 같다
그렇지만 만나다보면서 정치적 성향, 해박함, 냉철한 판단력, 확고한 가치관 같은 것에 점점 끌렸고 좋아하게 되었고, 사귀게 되었다 , 그리고 지금은 같이 살고 있다
거의 그 친구 생각이 나지 않았었다, 오빠를 내가 사랑하는 걸까, 사실 내가 다른 사랑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오빠가 좋았고 우린 서로를 좋아한다는걸 알고 있다
무척 진보적인 사람이고, 현실적인 사람이고, 사랑도 호르몬의 작용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난 사랑이 단지 호르몬일뿐이라고까지 생각하진 못하지만, 어쨌든 그런 열정은 한번정도면 충분하다 생각하고 있고, 사랑이란 것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지 않다, 그래서 오빠와의 만남에 만족한다
당연히 같이 동거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로 결혼을 전제하지 않고있고
그러나 얼마전, 오빠가 수술한 여자와 결혼 할 수 없을것 같다는 얘길 해서 무척 놀랐다
여성단체에서도 활동할만큼 진보적이라는 사람이 그런 말을 해서 무척 놀랐고, 물론 나의 수술사실은 말하지 않았었지만 뜨끔했었다
이유는, 자기는 괜찮을것 같지만 여자가 수술때문에 다른 남자랑 결혼하면 죄책감 갖아서 힘들어 하는걸 많이 봤다고.. 그래서 불행해 질것 같다고, 과거의 기억에서 벗어나기 힘들어하더라고
그렇다, 난 그친구와 헤어진 이후 누군가와 결혼이란걸 하고 싶은 마음이 없다
그친구가 돌아온다고 해도 전혀 그럴 생각이 없다, 사랑이란걸 크게 생각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그냥
어떤 남자와 결혼해 아기를 갖게 되면, 그 아기에도 옛날 내 실수로 지웠던 아기에게도 죄책감이 들것
같았기 때문이다, 결혼한 남자에게도 미안했고, 처음 임신에서 수술하면 부작용이 많다는데 혹시 내가 결혼 후 임신을 못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함도 있었다
그런 나의 마음을 마치 거울로 본 듯이 오빠는 얘기했고 그날 난 너무도 우울했다
절대 잊혀지지 않는다, 그날 수술실에 들어가 초음파로 보여준 애기집, 그리고 수술대 위에 올라가 다리를 벌리던 그 수치스러움, 마취에 취해 일어나보니 너무 많이 울었어서 퉁퉁 부어있던 얼굴이며 몸..
그리고 아직도 밑배에 힘을 줄 수 없는 무서움.. 수술 담날 혼자 집에서 맥주를 마시며 울던 내 모습..
매일같이 생각나진 않지만, 가끔 생각날 때마다 날 걷잡을 수 없이 우울하게 만든다
이젠 그친구를 완전히 잊었고, 원망도 그리움도 남아있지 않지만, 그리고 많이 사랑했었다는걸 인정하지만 가끔 궁금하다
그친구는 새여자친구와 관계를 가질지.. 그리고 그 여자친구에게 나와의 그 일을 얘기 할지.. 그리고 나중에 결혼해서 자식을 낳으면 그때 그 일에 대해서, 그 아기에 대해선 생각을 할지..
회의적이다
잠자리는 여자에게도 손해가 아니다, 시대가 많이 바뀌고 있고 이제 여자만의 혼전순결을 바라는 위선적인 남자들도 많이 없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사랑하면, 또는 서로 합의한다면 원나잇스탠드라도 관계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그에 따른 고통은, 정말 x같지만 90% 여자의 몫이다
수술을 하는 당시의 고통뿐만 아니라, 평생 갖게 되는 죄책감과 수술대에 올라가 다릴 벌리는 수치감,
그리고 몸에 이상이 생기지 않을지에 대한 두려움, 남자들은 아무리 사랑하는 여자가 그런일을 겪어서 속상하다 하더라도 헤어지면 그뿐, 인간적인 죄책감은 남자들도 헤어진 후에 가끔은 들겠지만, 여자가 항상 아랫배의 묵직함을 느낄때마다 그 고통이 떠올려지는것 처럼은 아닐 것이다
내 친구 하나는, 삼년 만난 남자친구와 실수로 임신을 했고 수술을 했다, 둘은 그 일 이후 결혼까지 약속한 사이였고 그 오빠는 내 친구에게 부러울 정도로 잘 해주었었다
그러나 내 친구의 고쳐지지 않는 문제로 둘은 며칠전에 헤어졌다, 내친구가 수술 하던 시기에 내친구 남자친구의 형수가 아기를 낳았던 것이다, 내 친구는 이상한 강박관념에 쌓여서 그일 이후로 아기들을 이유없이 싫어했고 특히 형수의 아기에 대해서는 나로서도 이해 안될 정도로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런 일이 자꾸 반복되었고 그 오빠나 내 친구 모두 지쳤던 것 같다, 오빠는 내 친구를 이해하지 못했고
성격이 이상하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고, 내 친구도 자기도 그러고 싶지 않지만 그 아길 볼때마다 괴롭다고, 내 아길 뺏긴것 같다고 그렇게 말을 하며 울고는 했다
그리고 둘은 헤어졌고, 헤어진지 며칠 된 날 날 만난 자리에서 내 친구는 아직도 오빠가 좋다고,, 보고싶다고 그렇지만 만나면서 또다시 그 형수 아기때문에 싸우는 것에 대해 자긴 지쳤다고..
자기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면 될텐데 이상하게도 그렇게 안된다고..
내가 그친구와 헤어지고 나서 수술한 기억때문에 더 힘들었고 배신감 죄책감 느꼇던게 생각나서 헤어지지 말라고 몇번이나 말렸었지만 결국 헤어졌다
나도 널 완전히 이해는 안되지만.. 여러 사람들 만나고.. 다른 사람도 만나고 그러면 무뎌 질거라고..
그렇게밖에 난 위로할 수 없었다, 난 이제 결혼할 생각이 안든다, 고는 차마 말할수 없었다 어쩌면 그 친구도 그렇게 생각할 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남자친구가 있는 다른 친구들에게 난 늘 강요하고 있다, 절대 까먹지 말고 꼭 피임하라고.. 체외사정 같은거 믿지 말고 확실하게 하라고.. 그 일의 고통은 당해본 사람만 알고 여자만 두고두고 힘든 좇같은 일이라고.. 욕을 잘 하지 않는 나지만, 생리날짜가 되면 불안해하는 친구들을 볼때마다 나도 모르게 화가 나서 바보라고, 뭐하는 짓이냐고 욕을 하곤 해버린다
결국 내가 잃은 건..
사랑이란 걸 해보았던 그때의 순수했던 사랑에 대한 믿음.. 그리고 열정
그리고 언젠가 갖게 될지도 몰랐던 출산의 고통과 희열
아이를 낳아보면 우리 엄마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던 기대
그친구를 생각하며 '좋은 추억이었다' 라고 웃으며 생각할 수 있었던 기회
그리고 얻게 된 여러가지 안좋은 느낌들, 기억들
사랑과는 달리, '경험했지-' 라고 넘기기엔 너무 씁쓸한 일이다
그친구를 사랑했던 순수했던 내 모습을 아름답게만 떠올리기엔, 그 일이 연관지어져서 항상 씁쓸해진다
그러나 한가지 계획은 있다
나중에 버려진 아기들을 입양해서 내 자식으로 키우겠다는 것.. 정말 사랑하고 아끼는 것..
그때 지운 내 아기를 그 아기로 생각하는, 어찌보면 유치할 지 모르는 감성일 뿐이지만..
버려진 아기들에 대한 안타까움역시 그일 이후로 많이 커졌기 때문에 그냥 그렇게 내 아기를 키우고 싶다
물론 그렇게 되려면 우선 호주제가 폐지되어야 하겠지.. ㅎㅎ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함다
읽어보시는 여자분들.. 잠자리 자체에 대해 부담갖지는 마세요
자긴 아니면서 여자의 혼전순결을 강요하는 남자랑은, 결혼할 필요 없을것 같네요
물론 결혼전에 처녀인척 위장하는 것도 위선적이긴 마찬가지겠죠
다만 책임질 수 있는 관계를 가지세요.. 잘 쓰진 못했지만 그 괴로움은 당해 본 사람만 안답니다
남자친구가 피임을 싫어하고 귀찮아 하면, 관계를 단호히 거부할 줄 아는 최소한의 책임감..
합의해서 약을 먹거나 콘돔을 준비하는 그런 책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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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글을 다시는 분들께
본의아니게 제목을 두껍게 썼습니다, 읽어주신 몇몇 분들은 제 의도와는 다르게 받아들이시는 것 같아
짧은 글솜씨를 탓하며 높은 조회수에 흥분해서 울궈먹기 하는 것처럼 2,3 이란 숫자를 붙혀 이음글을
쓰네요
미리 분명히 말씀드리겠는데
저는 그친구에게 절 책임지지 않았다고 원망하지 않습니다, 책임은 여자에게도 똑같이 있는것입니다
그리고 전 혼전순결자가 아닙니다, 따라서 제 글은 이미 혼전관계 커플인 여자분들을 전제하고 쓴 글입니다(제가 혼전순결을 철폐하자고 주장하거나, 혼전관계 적극 찬성한다거나 그런것을 말하고자 하는게 아닙니다, 그건 개인의 성생활일 뿐이니 알아서들 하시겠지요)
이남자랑 애가졌는데 나 떠나고 딴여자 만나더라, 그래서 남자들은 다 나쁜놈이고 믿을놈 없더라 이얘기를 하는 것도 아니고, 난 섹스를 결혼전에도 가능하다고 생각하니까 아무 남자나 만나서 동거하고 있다
라는 얘기도 아니고, 개인적인 일이지만 저 그친구와 헤어진후 일년동안 죽도록 괴로웠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른 좋은 남자 만나 행복합니다
우선, '사랑'이라는 것에 대해 제가 생각하고 있는 것은
사랑이라는 것에 대한 정의는 사람마다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순결한 사랑, 육체가 아닌 정신적인 사랑, 또는 육체적인 사랑, 이타적인 사랑 또는 뭐 단순히 호르몬의 작용이랄지..
정신적인 사랑만을 인정하여 저에게 걸레라고 글을 쓰시는 분들께 분노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분이 생각하는 사랑은 그런 것일 테지요.. (그리고 저와 맞지 않는 사람이니 안만나면 되겠지요)
그렇지만 결코 섹스를 '아무남자한테나 다리를 벌리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닙니다
개인적으로, '순결서약식' 같은 것이 신문기사로 나오거나.. 그것을 자랑스레 과시하고 다니는 사람들을
보면 답답하고 안타까운 맘이 드는게 사실입니다
여자의 순결은 남자에 의해서 강요당한 측면이 굉장히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백지영씨 사건이나, 요즘 이슈가 되고있는 동거에 관한 의견들을 들어보면 분노할 때가 참 많습니다
그러나 제가 하고 싶었던 얘기는 그것이 아닙니다
제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순결'이 아니라, '책임감있는 관계' 였습니다
여러분의 성생활, 예를들어 '그럼 넌 여자친구랑 안자냐?' '결혼전까지 안잘거냐?' 같은 것에 대해 반문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알아서 하실 테지요
그렇지만 제가 말하는 '책임' 속에는 결코 한번의 충동으로 윤락가를 찾는 그런 충동은 아닙니다
책임 속에는, 임신 여부를 떠나서 잠자리를 하고 났을때 내가 내 스스로에게 환멸을 느끼지 않을 것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술김에 한번, 용돈이나 얻어볼까 한번 그런게 아니란 겁니다
임신에 대한 책임 뿐 아니라 내 스스로의 감정에 대한 책임도 질 수 있을 때 관계를 갖는 것입니다
후회하지 않을까? 내 자신이 싫어지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면 관계를 갖지 않습니다, 성관계에 부여하는 의미들은 다 다르실테지요(사랑하니까 잔다, 자고 나면 더 좋아질거 같다, 믿으니까 잘수 있다 등등), 그 의미에 내가 충실한지, 그것을 생각하는 것도 책임입니다
그리고 제가 사랑없이도 동거를 한다- 라고 생각하시는 분도 있는데
'상처받아서 사랑 다시는 하기 싫다', 거나 '남자는 이제 믿지 않을래' 같은 신파조 드라마같은 생각을
한건 아닙니다
단지 사랑이란 것이, 내 모든걸 내던질 정도로 극한 '열정'에 의해서만 되는 것인지 가 회의가 드는 거죠
서로 좋아하고, 같이 있는 것에 만족하고, 즐거우면 그것이 그런 '열정'적이진 않더라도 나름대로 '사랑'이라고 표현 할 수도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개인적으로는 사랑이란 단어가 주는 느낌이 제겐 아직
상처로 남아있기 때문에 단어 자체를 쓰기 싫어하는 것 뿐입니다만.
저는 지금 만나는 분을 존경하고, 좋아하고, 같이 있는데서 만족하고 즐거우며 행복합니다
거기에 '섹스'를 포함한 모든것이 들어가 있겠지요
열정적이지 않다고 해서 이것이 '아무에게나 다리를 벌리는' 것이 되는건지, 남자들과 그에 의해 학습되어진 일부 여자분들의 생각에 참 답답합니다
벌써 동거하냐, 자랑이냐 그러시는데 제가 감정없이 섹스가 좋아서 동거한다고 했습니까?
사랑이라는 것이 일생에 한번밖에 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섹스를 일생에 한명하고만 하는것도 아닙니다
동거란 것에 걸레라고 하시는 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인데, 동거나 섹스나 무엇이 다릅니까?
동거하면 섹스하는 횟수가 백배 천배 많아질것 같아서 그러시는 겁니까?
흔히 동거의 반대이유로 내세우는 임신의 가능성은 섹스나 동거나 어느것에도 있습니다
저는 동거하지 않던 상황에서 임신을 했구요
섹스하자! 동거하자! 를 주장하는것이 아니라, 개인의 판단에 의해 하게 된다면 피임을 하자 는 얘기입니다
말이 짧아 표현하기가 힘이 드네요
여자들의 고통이 크다고 한것은, 어쨌든 인간은 망각을 하는 동물이고, 남자들은 잊기 쉽기 때문입니다
여자들은 잊기가 힘들죠, 무엇보다 그 느낌이 몸에 남고, 수술실에 올라가 보지 않은 남자들로서는 이해하지 못할 만큼 기억에도 남기 때문입니다
책임은 반반 져야죠.. 피임을 제대로 하지 않은건 여자도 분명 책임이 있습니다 '설마 오늘은 괜찮겠지' 라거나, 남자들이 그 자주 쓰는 '실수 안 할수 있어' 란 말에 넘어가버린 책임
저도 그 책임을 아직까지 지고 있고, 그래서 결혼을 하는 것에 회의적인 것입니다, 미래의 내 남편에게 미안하고 내 자식, 지운 아기에게 미안할까봐, 잊지 못할까봐 또는 잊을까봐
그렇지만 그에 비해 남자들이 지는 책임은 얼만큼입니까..?
수술비의 절반과, '미안해' 하는 위로, 때로는 '내가 너 책임진다' 는 약속
그렇지만 약속은 깨어지면 그뿐입니다 , 대신 아파주겠습니까, 평생 느낄 고통에 대해 위자료를 주겠습니까, 맘 떠났는데 책임감때문에 결혼해놓고 바람이나 피러 다니는게 책임입니까
본질적인 남녀의 신체구조가 주는 불평등일수도 있습니다, 첫 수술의 후유증은 여자들의 몸에 남기 때문입니다, 저만해도 그 일 이후로 생리통이 굉장히 심해져 매달 고생하고 있습니다
남자들을 탓하지 않습니다 '왜 책임을 그것밖에 못지냐' 하고서요, 다른 방법이 사실 없다는 것을 인정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제 전 남자친구를 지금은 원망하지 않습니다, 그저 씁쓸한, 늘 그저 여자들은 씁쓸할 수 밖에
없는 거죠, 그게 남녀신체구조의 불평등을 탓할수밖에 없는 것에서 나오는 거겠죠
걸레라고 답글을 쓰신 님들이 실제로 결혼전에 성생활을 하든 안하든, 저는 상관없습니다
'혼전 성관계 대부분이 한다' 라는 주장을 펴고 싶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사실이 '가치'와 '기준'이 되는것은 아니니까요
알아서 하실테고 저 역시 제 나름대로의 기준과 가치관에 의해 성생활을 하든 말든 하겠지요
제가 여기서 제가 관계를 맺을 사람을 택하는 기준이라도 구구절절 설명해야 하는겁니까? 님들은 또 님들이 관계갖는 이유와 때에 대해 늘어놓으시렵니까? 그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개인의 성생활일 뿐입니다
님들의 걸레라는 비난에 대해 신경쓰지도 않지만, 님들의 그 비난을 들을 이유도 없습니다 그리고 덩달아 님들을 보수라느니 수구꼴통이라고 비난할 생각도 없습니다
님들은 걸레라고 생각되지 않는 분을 만나면 되는 겁니다
그렇지만 님들은 알아서 빠져주시길 바랍니다, 제 글은 이미 성관계를 갖고 있는 연인들, 특히 여자분들께 답답한 마음에 조언하고 싶어 쓴 글이기 때문입니다
다시말해, 초점을 잘못 맞추셨다는 거죠
(혼전순결 해야할까요? 이런 글에다 쓰시기 바랍니다)
저는 이제 그 일에 매몰되어 있진 않습니다, 자나깨나 그일과 그친구를 생각하며 눈물짓지 않습니다
(불행하지 않다는 말이죠)
그렇지만 그만큼, 결혼과 미래의 내 아기에 대해 기대를 하지도 않고 있고, 몸에서 그때의 기억이 되살아날때마다 우울하고 죄책감이 듭니다 (잃은것에 대해 알고 있고, 겸허합니다)
그걸 제 책임의 연장선에서 전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책임을 지는게 쉽지 않기 때문에
다른 분들은 그러질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 쓴 글일 뿐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