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리한 남자랑은 헤어지기 힘들다니.. 덧붙이며

맹맹2003.07.24
조회426

여자친구가 수술을 해서 가슴이아프다, 라는 오늘의 톡을 보고 또 흥분해서 쓴다는것이 그만

이렇게 긴 글이 되버렸네요

많은 여자분들한테 경각심(?)을 주고 싶어서 나름대로 글을 올려봤는데

막상 많이들 읽어주시고 답글들 메일들 보내주셔서 되게 감사해요

 

남자분들한테도 메일이 왔어요, 여자친구를 위한다면 조심해야겠다, 는 그런 말씀들 많이 하시더군여

여자들의 고통에 대해서 속상한 마음에 쓴 글이지만..

사실, 임신을 하기까지의 일에는 남자 여자 모두 절반의 책임이 있는거라고 생각해요

남자친구가 피임없이 관계를 원했을때, '설마 한번으로 그러겠어' 라고 생각해버린 여자들도 분명

임신에 대한 잘못과 책임이 있거든요, 단호하지 못하고 넘어간 약한 마음, 저도 그랬구요

그렇기 때문에 임신을 하게 된다면, 어쨌든 정도를 따진다면 여자도 분명 절반의 책임이 있는거지요

 

전 수술당시에는 제 돈으로 수술을 했어요

그런데 헤어지고 난 뒤, 얼마 전에 몇몇 친구들을 보면서.. 그리고 또 제가 생리통이 수술 후 너무 심해져서 병원도 다니게 되면서.. 참 억울하더군요

다른걸 억울해 할순 없었어요 사실, 나도 잘못이 있으니까, 그리고 헤어진뒤 몸이 안좋아지고 기억이

나는거 사실 남자가 어떻게 해줄수 있는것도 아니니까

근데 그때 수술비를 나 혼자 낸게 너무 억울하더군요, 자꾸 이런 고통까지 당하면서, 임신을 한건 둘다 책임인데, 나 혼자 수술비까지 내버렸고 그친구는 '미안해, 많이 아파?' 정도로 밖에 책임감을 보여주지 않았다는 억울함

 

사실, 내게 마음이 이미 변하고, 다른 여자가 생긴 사람에게

'너때문에 몸안좋아, 어떻할거야' 라고 해봤자, 정말 지가 어떻하겠어요

대신 아파주겠어요, 아님 맘도 이미 떠났는데 다시 돌아 오겠어요

그리고 '나 혼자 잘못했어?' 라고 하면, 또 할말이 어딨어요

 

새삼 헤어진 후에 그 일로 발목잡긴 나도 구차스럽고.. 그 일에 대한 나의 책임을 지기 위해서라도

헤어졌다면 다시 그 일을 빌미삼아 만난다거나 뭘 요구한다거나 할수는 없는거지요

그렇지만 그 일에 대한 책임이, 남자보다 여자가 훨씬 더 무겁다는게 그게 답답해서 여자분들에게

조심하라고 글을 쓴겁니다

 

저는 그래서 한달쯤 전에 생리통이 심해 병원엘 또 가면서, 그때 수술했던 당시에 그친구는 내게 그 절반의 책임마져 지지 않았던 것을 그냥 넘어간 내가 너무  바보스럽더군요

그래서 헤어져서 내가 정말 '치사스러운'게 아닐까 싶어서 망설이기도 했지만, 결국  그친구에게 그때 안준 수술비의 절반을 달라고 메일을 보냈죠

 

니가 그때 네 몫의 절반의 책임마저 지지 않아서, 헤어졌는데도 난 니가 자꾸 밉고 원망스럽다고,

앞으로 몸이 계속 안좋을때마다 너 생각나서, 너가 책임감이 없었다는게 , 그리고 네게 바보같이 난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았다는게 화가 날까봐, 너를 떠올려도 추억도 안될까봐 지금 내게 그때의 책임을 절반을 져 달라고.. 그렇게 요구했어요

물론 내가 원하는건 단지 그때의 일에 대한 책임이고, 따라서 수술 후 그리고 헤어진 후 내 몸이 설사

다신 임신을 못하게 되더라도 그 책임까지 네게 묻진 않을거라고.. (이래서 여자들이 갖는 고통이 훨씬

더하다는 거죠..) 네게 나 임신못하니 니가 나 데리고 살라거나, 위자료를 달라거나 그런일은 없을거라고

왜냐면 나도 잘못이 있고, 남자 여자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그 고통의 정도는 본질적으로 다르기때문에 그것까지 요구할 수는 없었죠

 

보내주더군요.. 절반의 그때 수술비를요

 

그돈으로 기분도 우울한김에 나가서 혼자 영화보고 좋아하는 삼겹살도 실컷 먹고, 맥주도 마시고

하루만에 거의 다 써버렸어요, 온종일 내가 하고 싶은거 하는걸로

기분이 참 씁쓸하더군요

'이제 정말 너랑 나랑은 아무런 남은게 없구나, 이젠 너도 그때 일에 니 책임을 졌으니, 널 원망할 수도 없겠구나, 이제 남은건 내 몫의 절반뿐이구나, 결혼에 대한 생각을 버린 나와, 낳지 못할 미래의 내 아기와, 이미 지워져 버린 내 아기의 댓가가 고작 이거구나.. 풉'

무척 착잡하고 씁쓸했습니다

 

남자에게도 결코 쉬운 일은 아닐거에요..

특히 우리같은 사회에선, 여자친구 임신시켜 수술까지 해놓고는 헤어졌다 그럼 남자한테 돌맹이 많이 날라가겠죠, 어떻게 책임안지냐고(여기서 책임은 결혼이겠죠)

그렇지만 이미 맘이 떠났다면.. 그 결혼이 행복하겠어요.. 두고두고 고통이겠죠, 서로에게

그렇지만 사랑을 떠나서, 그런 일에 무덤덤할 수 있다면 인간성을 의심해 봐야 하는거겠죠

사랑한 여자가 임신해서 슬퍼하다가 사랑이 식었으니 아무렇지 않게 딴 여잘 만나고 아길 갖고..

그 자식은 또 하고싶다는거 다 시켜주고 공부 잘 시키려고 열심히 돈벌어서 갖다 주겠죠, 그때 지운 건 아기가 아니라 '세포'일 뿐이다 어쩌구 하면서.. 인간 말종이지요

사랑이 식어 헤어질 수 있어요, 그걸 탓하는건 아니에요 (그저 좀 씁쓸하지만)

그치만 적어도 인간적이라면, 최소한의 양심이 있다면, 그 일에 대해 싸그리 잊어버리고 별 생각 없이

살진 못하겠죠.. 자기 자식을 낳으면서 마음이 아프기도 하겠죠 (좀 회의적입니다만, 기대하는 겁니다)

그리고 솔직하게 말한다면, 결혼할 여자가 전에 다른 남자와 임신해서 수술했다는걸 알게 되면, 아무렇지 않은 마음으로 결혼할 수 있겠어요?

그리고 결혼했는데, 그때 그 후유증으로 아내가 만약 임신 못하게 된다면, 님들 아내 탓 안하겠어요?

내 여자친구는 임신했지만 능력도 안되고 어쩌고 하니까 수술시켜놓고, 시집은 가는지, 애는 낳는지

신경도 안쓰면서 아내에게 그런걸로 탓을 할수는 없겠죠?

 

피임준비가 안되었다면, 그 늘 주장하는 '실수 안할 수 있어' 란 말 자꾸 하면서 여자친구 맘흔들지말고

후딱 나가서 사 오던가, 여자친구가 거부하면 받아들여주는게, 책임감 있는 남자의 모습 아닐까요

물론 미리미리 준비를 하는것도요

 

또 긴글이 되었네요.. 이런 얘기는 글로 풀기보다 술한잔 하면서 풀어야 하는데 하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무슨 상담원이 된거 같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