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함에도 불구하고 8

천석들이 쇠북2007.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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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함에도 불구하고 8
  8장. 기다림    여느 연인들처럼 두 손을 꼭 잡은 채로 길거리를 걷는다.
 깍지 낀 두 손이 마치 놓치면 평생을 잡을 수 없을것 같이
 꽉 지워져 있다.    그러지 말라는 만류에도 기어코 옆자리에 앉아서
 먹음직스럽게 보이는 반찬을 숟갈위에 올려다 준다.   - 밥 안먹고 계속 쳐다 볼거에요.    그녀의 얼굴에
 그녀의 조그만 행동에
 순간 바보처럼 멍해져 버리는 게 일상이 되어 버린 나는
 멋적은 미소와 함께 시선을 돌린다.
 
- 그거 알아?
  어떤 사람과 빠른 시일내에 가까워 지려면
  식사를 같이 해야 한데. 그것도 자주.
  같은 밥을 함께 먹는 다는 동질감.
  그런 것들이 둘을 하나로 엮어 준다네.
  그래서 앞으로 만날 때마다 밥 먹으려고.    또다시 경직되는 얼굴.
 가까워진다는 말에는 유독스럽게도 경직된다.
 내게로 빠져드는 것이 그렇게나 불편스러운가.
 아마도 그 사람에게 죄를 짓고 있다는 느낌이 다시금 드는 거 같다.
 그래도 어쩔 수 없이 빠져드는 자신의 모습을
 다시금 다잡고 몰입되는 것을 막으려는지도.    입맛이 없다는 그녀에게 기어코 몇 숟갈 더 먹이고서야
 식당을 나왔다.
 
 어느새 밖은 노을이 가득하다.
 노을속에서도 여전히 두 손은 놓치않은채다.
 같아져 버린 체온이 놓기 싫을만큼의 친근함을 만들어낸다.
 영원히 놓지 않고 싶을만큼...   - 이제 가야할 시간이네.
  나 안가면 안돼?    웃는다.
 그녀가 내게 웃어준다.
 
 환한 미소.
 내 가슴에 박혀 있는 그녀의 미소가 내게로 날아든다.
 평생을 잊지못할 느낌.
 감사합니다.
 내 곁에 있어줘서.
 비록 이 순간이 세상 마지막일지라도
 당신을 가슴에 품은 것을 후회하지 않겠습니다.    웃고있는 그녀를 온 몸으로 안아본다.
 가만히 내 속으로 빨려드는 그녀.
 내 마음속까지 고스란히 녹아드는 그녀.
 
- 이 안에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은데
   그 말을 다 해버리면
   니가 너무 슬퍼할 것 같아서 안하려고.
   말하고 싶어서 터질 것 같은데
   니가 내 곁에서 사라지는게 무서워서
   그냥 꾹 눌러서 참아보려고.
 
 가슴을 툭툭 치며 억지웃음인 채로 작별의 말을 건넨다.   - 억지로 말하려고 하지마세요.
  세상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게 너무 많아요.    눈물이 터진다.
 그녀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아니 그녀의 눈물까지 보면
 내려가지 못할 것 같아서 그냥 돌아선다.  차가운 도시가 왜 이다지도 야속한지.
 조금의 온기라도 전해진다면 돌아서는 발걸음이
 이다지도 무겁지는 않을텐데.
 곁에 있어주지 못해 정말 미안하다.    돌아오는 6시간은 참으로 길었다.
 올라오는 길에 절반을 잠으로 보냈던 피곤은 어디에도 없었다.
 어둔 창밖을 내다보는 내 두눈은
 끊임없이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이 사랑을 어떻하누.
 이 아픔을 어떻하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