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우리오빠..하늘에서 꼭 행복해..♥

먕이2007.12.12
조회498

4년전 아빠가 고혈압 뇌출혈로 돌아가시고

엄마랑 3살위 오빠.. 그리고 저 이렇게 3식구 ..

어느 가족보다도 더 화목하고 행복하게 살고 있었다 생각합니다..

남들이 봐도 지나치다 싶을만큼 가까운 우리 3가족.

 

제 친오빠라서가 아니라 오빠가 정말 공부를 잘했어요.

초등학교때부터 전교 1등이었고 고등학교때까지 공부를 잘해서 전교에서도 알아주고

선생님들도 오빠를 많이 알아주셨습니다.

대학교도 서울쪽에 합격했는데 그당시 부모님 교통사고가 나서 집안이 어려워

스스로 합격 포기하고 그래도 대구에선 최고라 하는 국립대 장학생으로 입학해

4년 내내 장학금 받으면서 부모님께 손 안 벌리고 학교 다녔습니다.

 

그리고 2년전쯤 오빠는 아빠와의 약속이자 오빠의 어릴적부터의 꿈인 외교관이

되기 위해서 서울로 공부를 하러 갔습니다.

엄마도 저도 오빠가 될거라 확신했고 오빠가 공부에 전념할수 있도록 엄마가 뒷바라지를

하셨어요. 정말 믿음대로 오빠는 고시촌에서도 알아주게 공부를 잘했고

가끔 모의시험을 치고 성적이 좋아 벽보에 이름을 올리면 폰카로 찍어 보내주곤 했어요

그렇게 열심히 하고 고생하여 이제 두달뒤쯤이면 그렇게 기다리던 시험인데..

 

11월말쯤...오빠가 쓰러졌습니다...

모르는 사람이 오빠폰으로 전화가 와선 폰주인이 위급하니 빨리 오라고 하더군요.

막막하고 앞이 캄캄하고...진정도 안되는 맘으로 부랴부랴 대구에서 서울로

올라갔더니 심장이 3번 멈추고 심폐소생술을 하고 머리엔 출혈이 나서 관을 꼽고 있더군요..

그리고 제가 도착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또다시 4번째 심장이 멈췄고 심폐소생술을 하며

부모님 빨리 오시라고.. 오늘밤 넘기기 힘들다고....

 

우리오빠.. 엄마를 기다렸나봅니다..

엄마가 일때문에 전화를 못 받으시다 뒤늦게 받으시고 서울로 올때까지

간신히 숨을 유지 해주었어요.

 

또 다행히도 열흘정도를 참아 주었어요..

엄마와 내가 너무 보고싶어서 쉽게 갈수가 없었나봐요..

중환자실에 있어서 하루 2번 면회들어갔는데 그때만이라도 얼굴을 보는게 좋았습니다.

의식은 없었지만 손을 잡아주고 얼굴을 닦아주고 힘내라고.. 빨리 눈 떠서 우리 봐달다고

사랑한다고.. 말해 주었습니다..

 

열흘동안 힘겹게 참아주더니... 딱 열흘째가 되는날 새벽에 결국 아빠에게로 갔어요...

 

우리오빠가 엄마랑 저를 엄청 생각해주거든요..

외출해서 늦을거 같으면 늦는다고 꼭꼭 전화하고.

서울가서는 엄마 생각해서 공부하면서도 종종 전화하고 저한테도 우리동생 잘 있냐고

전화하고 문자하고...

오빠는 나를 믿고 서울에서 공부하는 거라며

엄마는 나한테 맡기니 잘 챙겨드리라며 항상 엄마 건강 걱정했으면서

마지막엔 아무말도 하지 않고 가네요...

 

오빠 쓰러지고 건네받은 오빠폰 바탕화면에는 엄마와 내가 웃고 있었습니다..

고시방에 있는 오빠 컴퓨터 바탕화면에도 엄마가 내가 웃고 있는 사진이 그 큰 모니터

화면을 가득 채우고 있더군요..

얼마나 우리가 보고싶었을까요..

난 그런 오빠맘도 모르고 전화오면 항상 첫마디에 왜. 무슨일인데. 했었는데.....

오빠에게 너무너무 미안합니다..

내 폰엔 오빠사진 한장 없었는데...너무너무 미안합니다..

 

저번달에도 몸이 너무 안좋았던 오빠가 걱정되어 엄마가 쉬면서 공부하라 했더니

그럴여유가 없다고.. 밥먹는 시간도 아깝다고.. 열심히 해야 된다던 오빠...

고시공부가 너무 힘들었나 봅니다..

2년동안 먹은 고시촌 식당 화학조미료가 잔뜩 들어간 밥들이 오빠몸을 힘들게 했나봅니다..

 

 

대구에 다시 내려와 차린 빈소.

우리오빠 사람들에게 어찌나 잘 했는지 사람들이 무척 많이 오시더라구요..

선배 후배 동기들, 서울에서 같이 공부하는 분들까지...

많은 분들이 오셔서 자리가 모자라 결국 옆방까지 빌려서 손님들을 모셨습니다.

밤새 울던 친구분들...

스터디그룹짱으로 있었던 우리오빠에게 너무 미안하다며.. 받은게 너무 많은데

해준게 없어서 너무 미안하다며 엄마와 내손을 잡고 우시던 스터디그룹 분들..

오빠 영정사진 보며 원통해 하시던 고시학원 선생님까지...

 

우리오빠 마지막 가는길 외롭진 않았을거예요..

정말 너무 감사드려요.

 

오빠..

오빠가 항상 자랑스러워 하고 이뻐해주던 먕이야..

엄마 걱정은 하지마.. 내가 누구야. 오빠 동생이잖아.

내가 엄마 잘 돌볼테니 걱정하지말고 좋은데로 가..

아빠 잘 만나서.. 나중에 다시 만날때까지 잘 있어줘..

우리 엄마 안 아프게 해주고..

나도 안 아프게 해줘.. 엄마 챙겨드릴수 있게..

오빠.... 정말 .... 마지막까지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해....

사랑해 오빠..진짜 사랑해 오빠.